|
잉어, 거부기, 두꺼비, 게, 개구리와 관련한 전설
지금까지 설화에 많이 나오는 동물들은 우에 언급된 동물들외에도 잉어, 거부기, 게 등 수없이 많다. 잉어와 관련하여서만도 적지 않은 전설들이 전해진다. 옛날 명주지방의 한 처녀가 이미 약속한 사랑이 고초를 피할수 없게 되자 그 소식을 멀리 서울로 떠난 님에게 전하려고 부모 몰래 편지를 써서 자기가 길들여오던 잉어못에 하소연하면서 던졌더니 한마리의 큰 잉어가 알아차린듯 편지를 물고 강으로 나갔다. 편지를 삼킨 잉어는 그후 어부에게 잡히여 사랑하는 님의 식탁에 오르게 되였는데 그 배속에서 편지가 나와 선비총각은 처녀의 그간 사연을 알게 되였다. 그래서 총각이 한달음에 달려가 처녀의 부모에게 노래로써 언약한 사연을 알리여 혼사가 성사되였으니 이것을 어찌 잉어의 보은과 결부시켜보지 않을수 있겠는가. 《거부기의 보은》전설은 리제현의 《력옹패설》에 전재되여 전하여온다. 그는 쓰기를 지난날에 있은 일이라고 하면서 당시 동해에 웬 거부기가 밀물을 타고 바다가에 밀려들어왔다가 썰물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바다가마을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고을현령이 그 큰 바다거부기를 죽이지 못하게 하고 배에 싣고 바다 한가운데 나가 놓아주게 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거부기를 놓아준 그날밤 꿈에 웬 백발로인이 나타나서 인사를 하며 하는 말인즉 《제 아들놈이 날씨를 가리지 않고 나가놀다가 자칫하면 잡혀먹히울번 한것을 공이 다행히 살려주었으니 그 은혜가 망극하옵니다. 공과 그 자손들이 앞으로 3대까지는 반드시 재상의 벼슬을 지낼것이오이다.》 하고 예언하고는 사라져버리였다. 현령은 꿈이야기를 자식들에게 하면서 거부기를 살려준것은 덕이라고 할지라도 3대가 재상벼슬을 지낼것이라는 예언은 한갖 꿈소리로만 생각했다. 인덕이 높아서였던지 그후 현령과 그 아들은 재상벼슬까지 하였으나 그 손자만은 상장군의 벼슬밖에 하지 못하였다. 손자는 마음이 울적하여 하루는 바다가에 나가 자기의 심정을 시로 읊조리였다.
거북아 거북아 너 왜 잠만 자느냐 삼대 재상 한다던 말 믿지 못할 거짓말
이렇게 거부기를 탓하며 시를 읊조리고 온 그날밤이였다. 꿈속에 거부기가 나타나서 하는 말이 《당신이 높은 벼슬을 못하는것은 자신이 주색에 빠져 스스로 복을 덜게 한것이지 내가 은혜를 잊은탓은 아니로다.》고 일러주고는 덕을 닦고 수양하면 벼슬은 스스로 찾아올것이라고 하였다. 그후로 도리를 지키고 수양하여 그 손자도 한등급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전설은 누구나 자체수양과 인덕을 쌓아야 한다는것을 교훈적으로 제시하고있다. 두꺼비의 보은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은데 그런것의 하나로 《효녀와 두꺼비》를 들수 있다. 옛날 한 산촌에 늙으신 홀어머니를 모시고 근근히 살아가는 효성이 지극한 한 처녀가 있었다. 어느 하루는 집의 부엌 독밑에 큰 두꺼비 한마리가 나타났다. 처녀는 기이한 일로 생각되여 두꺼비를 내쫓지 않고 정히 길렀다. 돌밭을 매고 집에 들어서면 어머니와 함께 두꺼비도 반겨맞는지라 때로는 밭에 나갈 때면 벌레를 잡아먹게 두꺼비도 안고나가군 하였다. 그러한 때 늙은 어머니가 앓아눕게 되자 효녀는 온갖 성의를 다하였다. 돈을 꾸어 약을 사오고 흰밥도 대접하며 봉양하였으나 빚만 졌을뿐 차도가 없어 결국 어머니는 세상을 뜨게 되였다. 홀몸이 된 효녀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느라고 또다시 부자집 돈을 꾸다나니 결국은 빚더미우에 올라앉은 신세가 되여 죽고싶은 생각뿐이였다. 이런 때 고을에는 흉년이 들고 질병이 돌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재앙이 크게 번져갔다. 무당을 불러 액막이를 하였어도 소용이 없자 이번에는 산당집의 큰 구렝이가 재앙을 가져온다는 미신이 퍼져 처녀를 제물로 바치기로 하였다. 효녀는 그간 진 빚을 갚을 길도 없는데다가 혼자 살아가기도 힘들고 더구나 고을의 재앙을 가시게 한다니 자기가 팔려 제물로 가기로 하였다. 단벌옷을 차려입고 효녀가 제물로 팔려가는 날 두꺼비는 함께 가려는듯 그의 치마폭에 철썩 매달려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효녀는 애지중지 길러온 두꺼비를 몰래 품속에 넣고 산당집에 갔다. 고을로인장들이 모여 제단에 술을 붓고 향을 피운 다음 제물로 처녀를 앉혀놓고 가버리였다. 정적이 깃든 산당집에는 처녀와 두꺼비만이 있었다. 밤이 이슥하여 재앙을 가져온다는 그 구렝이가 천정밑으로 혀를 날름거리면서 처녀를 잡아먹으려고 내려왔다. 그러자 처녀의 치마폭에 안겨있던 두꺼비가 구렝이를 쏘아보더니 연신 독을 내뿜는것이였다. 구렝이는 혀를 길게 뽑으며 두꺼비를 죽이려 했으나 두꺼비독에 혀바닥이 까부라지면서 천정에서 떨어져죽고말았다. 두꺼비도 온몸에 있는 독을 다 빼다나니 그만 맥이 진하여 더는 움직일줄 몰랐다. 처녀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으나 두꺼비를 살려내지 못한 서러움에 젖어있다가 다시는 구렝이같은 산당귀신이 나타나지 못하게 두꺼비를 제단옆에 묻고 봉분까지 해주었다. 다음날 아침에 마을로 살아돌아온 처녀를 붙들고 모두 눈물이 글썽하여 사연을 물으니 처녀는 두꺼비의 보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이렇게 되여 두꺼비의 보은이야기가 널리 퍼져 전설화되였다고 한다. 그후 마을로인장들도 재앙을 가져온다는 구렝이를 쳐없앴으니 마을이 길할 징조라고 좋아하였으며 자식을 둔 사람들은 저저마다 효녀를 며느리로 삼겠다고 하였다. 처녀는 그후 귀한 가문에 시집가서 자손들도 번성하고 그 효행도 오래오래 전하여지게 되였다는것이다. 전설은 덕과 선을 찬양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동정하고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게의 보은전설에도 반영되여있다. 강원도 원산에서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옛날부터 널리 알려진 《시중호》라는 못이 있다. 옛날 이 이웃마을에 생활이 어려운 한 늙은이가 있었는데 늘 산에 올라가 나무를 해서 팔아 근근히 살아가고있었다. 어느날 그는 장마당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 못가에서 다리쉼을 하고있는데 난데없이 왜가리가 큰 게를 물고 싸움질을 하고있었다. 왜가리는 긴 부리로 게다리를 물고 끌어당기고 왕게는 풀대를 물고 버티고서서 집게다리질을 하였다. 그것을 본 늙은이는 지게지팽이로 왜가리를 겨누어 내던지였다. 그러자 왜가리는 게를 놓고 날아가버리였다. 그곳으로 달려간 나무군이 게를 손우에 놓고 살펴보니 상한데는 없었다. 이때 호수가에서 나온 동료게들이 줄지어나와 그 광경을 지켜보고있었다. 그래서 왕게를 물에 놓아주었더니 큰 눈을 세웠다눕혔다 하며 감사하다는 시늉을 하다가 뒤걸음질하면서 시중호속으로 들어갔다. 그후 세월은 흘러 늙은이는 먼길을 걸어다니며 바삐 지내다나니 관절염에 걸리게 되였다. 어느 하루 장마당에 갔다가 오는 길에 오륙이 쑤셔나며 뼈마디가 아파서 시중호곁에서 다리쉼을 하다가 그만 잠들어버리였다. 얼마나 깊이 잠들었던지 몸에 이상한 기운이 돌아 깨여나니 저녁녘이 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전에 구원해준 왕게가 자기를 지켜서있고 작은 게들이 줄지어 감탕을 물고와서 자기 몸의 뼈마디마다 발라주고있었다. 너무나 신기하여 큰 게를 살펴보니 그전과 같이 고맙다는 시늉을 하는지라 게를 손에 올려놓고 미물이지만 너도 은혜를 잊지 않고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호수가에 놓아주니 작은 게들도 따라서며 꾸벅꾸벅 인사를 하는것이였다. 늙은이는 발라놓은 감탕을 씻으며 생각하기를 저녁때가 다되였으니 자기를 깨우려고 발라놓는줄 알고 그저 고맙게만 여기였다. 그런데 일어나 걸어보니 힘이 나고 저려오던 뼈마디가 나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후로 장마당에 갔다가 돌아올 때에는 호수가에 와서 쉬면서 감탕을 바르군 하였다. 그후로 늙은이의 병은 완전히 낫게 되였다.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시중호가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처럼 시중호 왕게의 보은에 대한 전설은 비록 환상적으로 의인화되여있으나 선에 대한 찬양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 등 인민적인 지향과 리념을 반영하고있다. 《고려사》에는 개구리와 관련된 선비 서릉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고려시기 일찌기 아버지를 잃고 늙은 홀어머니를 봉양하느라고 벼슬길에도 오르지 않고 효도하는 선비 서릉이란 사람이 있었다. 어느해 겨울이였다. 늙으신 어머니가 목에 종물이 생겨 앓아 몸져눕게 되였다. 병은 점점 심하여 위급한지라 소문난 명의를 청하여 보였더니 이 병은 산 개구리를 구하여 쓰지 않으면 낫기 어렵다고 하였다. 때는 겨울철이라 산 개구리를 어데서 얻겠는가고 울먹이며 하소연하자 의원도 너무 측은하여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효도가 극진하니 나을수도 있을것이라고 말하였다. 더 다른 도리도 없고 해서 서릉은 집앞에 서있는 큰 느티나무밑에 솥을 걸어놓고 약재로 쓰인다는 여러가지 나무뿌리와 마른 풀잎까지 넣어 달이기 시작하였다. 련일 약재로 될만 한것은 다 뜯어서 정성스럽게 약을 달여 어머니에게 대접했다. 그러던 어느날 약재를 솥에 넣고 끓이다가 솥뚜껑을 여는 순간 느티나무의 가지에서 이상한것이 뚝 떨어지는지라 썩은 나무옹이가 아닌가 휘저으며 찾아보았더니 그것이 신기하게도 개구리가 아닌가! 그는 너무도 기뻐 명의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알리였다. 깊은 산중에 있으면서 신통력과 의술을 익힌 명의는 자네의 효성이 하도 지극하니 천신도 감동되여 보낸것인지라 달여서 어머니에게 대접하면 인차 나을것이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효자 서릉이 그것을 어머니에게 정히 대접하였더니 어머니는 병이 깨끗이 나았으며 그후로 건강하여 90살까지 살았다고 한다. 전설은 덕행과 효성이 지극하면 막혔던 일도 풀리게 된다는것을 보여준다. - 식물의 연원과 그에 깃든 전설 여러가지 식물이 생겨난 유래와 사람과의 관계를 다양한 류형으로 전설화한것도 적지 않다. 인삼, 불로초, 도라지, 고사리에 깃든 전설뿐만아니라 참대나 은행나무, 수수대에 깃든 전설도 있는가 하면 콩나물과 그 생태에 비유하여 풍자한 전설도 있으며 할미꽃, 칡뿌리와 뽕나무에 대한 전설도 일화적인것이지만 적지 않다. 여기에서는 그 대표적인 몇가지만 살펴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