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릉과 소미

 

옛날 평양성에는 산중에 들어가 삼년석달 무술을 익히고 도술을 련마하여 락랑언덕에서 대성황리에 진행되는 무술경기에서 나라의 큰 장수로 이름을 날린 청춘남녀 두 장수가 있었으니 그들이 사화전설집들에 실려 오래동안 전하여온 우릉과 소미장수이다. 무술과 함께 무르익혀간 두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전설은 다음과 같이 전하고있다.

우릉은 평양성의 한 농가에서 평민집 아들로 태여났다. 그는 17살 되여 기골이 잡혀들자 당시 고구려남아라면 누구나 온 나라에 차넘치는 상무기풍을 따르느라 열을 올릴 때인지라 대성산에 입산하여 무술터를 잡고 밤낮으로 무술을 닦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대성산 계곡가에서 그림을 그리는 처녀를 보게 되였는데 그것이 다름아닌 전설의 녀주인공 소미였다.

소미도 평양성의 한 농가에서 자라난 평범하고 얌전한 미모의 처녀였다. 그에게 남다른 사연이 있다면 어렸을 때 아버지가 외적의 침입을 반대하여 용감히 싸우다가 전쟁터에서 희생된것이였다.

철이 들면서부터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를 그려보며 무술을 닦아 아버지의 원한을 풀어주리라는 결심을 품게 된 소미는 마침내 대성산 도사를 찾아가 만나게 되였다.

그가 도사를 스승으로 삼고 무술을 익히려 하니 도사가 말하기를 그림그리는 일부터 시작하여야 지세를 정확히 판정하고 생기있는 무술과 도술로 은을 낼수 있다고 하는것이였다.

그리하여 소미는 평양성 저자거리에 나가 붓과 화구를 사가지고와서 대성산의 계곡을 따라 흐르는 내가에 앉아 산수화나 산짐승그림 같은것을 그리며 날을 보내게 되였다.

어느날 집에 잠간 내려갔다가 무술훈련장을 향하여 걸음을 다그치던 우릉의 시야에 신선같이 내려앉아 그림을 그리고있는 한 처녀의 모습이 안겨왔다. 인적이 드문 대성산 깊은 골짜기 내가에 앉아 붓을 놀리는것을 한참 보고있던 우릉은 이 세상 사람이면 이런 한적한 곳에 와서 그림을 그릴수 없고 선녀라면 날개옷을 입었을터인데 종시 가늠이 안가서 발자욱소리를 죽여가며 다가가서 조용히 말을 걸었다.

소미는 처음엔 놀랐으나 그 청년도 자기와 같이 무술 닦으러 이 산중에 와있다는것을 알고는 마음놓고 화답하게 되였다. 그러는 사이에 그들의 마음속에 은연중 사랑의 샘이 솟구쳐오르게 되였다.

우릉은 이산저산 날아오르며 무술을 닦다가도 쉴참이면 대성산 벽계수 흐르는 골짜기에 이르러 그림을 그리는 소미를 내려다보고는 다시 마음을 진정시켜 훈련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어느 하루 우릉은 참다 못하여 골짜기를 타고내려 소미앞에 다가가 백년가약을 청원하였다.

고개를 숙인채 한동안 말이 없던 소미는 우릉의 재촉을 받고서야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어찌 도를 다 닦기 전에 언약부터 하오리까?! 그리구 인륜대사인 혼인문제를 부모들의 허락이 없이 기약할순 없사와요.》 하면서 무술을 다 익히고 돌아가는 날 두집 부모를 만나뵙고 허락을 받자고 자기의 진정을 털어놓았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무술훈련장으로 향했던 우릉이 며칠후 또다시 골짜기로 내려왔으나 이미 종적없이 사라진 소미를 찾을 길이 없었다.

우릉은 소미의 마음이 혹시 달라진것이 아닌가 하여 울적해서 날을 보내다가 문득 도사의 말대로 짐승들을 그린다던 소미의 말이 생각나 무릎을 쳤다.

우릉은 날래게 노루 한마리를 덮쳐서 그 목에다 편지를 유표하게 달아매고는 놓아주었다.

회답편지를 가지고 돌아올 노루를 기다려 우릉이 애태우고있을 때 난데없이 나타난 까마귀가 머리우를 감돌며 소리를 내기에 활을 쏘아 떨구니 다리에 소미의 회답편지가 매달려있었다.

자기를 잊고 무술을 련마하는데 전심하면 기꺼이 성공하리오니 그날까지 기다려달라는 당부가 담긴 소미의 편지를 본 우릉은 가책과 아울러 힘을 얻고 다시 무술훈련장으로 향했다.

부모들의 념원과 애국충정 그리고 뜨거운 사랑을 간직한 두 젊은이는 삼년석달동안 열심히 도를 닦고나서 마침내 삼월삼질을 맞으며 락랑언덕에서 진행되는 사냥경기에 출전하게 되였다.

우릉은 무술경기의 매 종목마다 출전하여 단연 우승하였다. 마지막경기는 말을 타고 달리여 누가 더 많은 짐승을 잡아오는가 하는 사냥경기였다.

우릉은 말을 쏜살같이 몰아 숲속을 달리는데 자기옆으로 송아지만 한 큰 사슴이 스쳐지나가고있었다. 그래서 활을 당겨 쏘려고 하였으나 사슴이 나무사이를 요리조리 빠져 달아나는통에 얼마 안되여 화살이 다 떨어졌다.

우릉이 맨손으로라도 잡을 결심으로 사슴을 뒤쫓으니 벼랑끝에 이르러 어쩔수 없게 된 사슴은 그만에야 벼랑 경사지를 따라 미끄러져내리다가 밑에 깔린 풀덩굴속에 숨어버리였다.

우릉은 말에서 뛰여내려 풀덩굴속에 숨은 사슴을 산채로 끌어안고 말을 몰아 경기장에 선참으로 들어섰다. 경기장안에서는 큰 사슴을 안고 들어서는 우릉을 장원급제한 무장으로 환성을 올리며 북과 징을 크게 울려 환영하였다.

우릉은 성공의 기쁨으로 임금앞에 다가가 안고온 사슴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가.

사슴은 온데간데 없고 그자리에는 꿈에도 그립던 소미가 웃음짓고 서있었다. 그제야 우릉은 소미가 둔갑술을 써서 사슴으로 변신하여 자기앞에 나타났댔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이날 사냥경기에서는 맨 선참으로 들어선 우릉과 둔갑술을 훌륭히 보여준 소미를 크게 표창하고 나라의 장수로 임명하였다.

그후 우릉과 소미는 평양성사람들과 함께 외적을 치는데서 큰 공을 세워 만사람이 다 아는 장수부부로 널리 알려지게 되였다.

소미는 둔갑술로 외적을 기만유인하고 우릉은 매복기습하여 단숨에 족쳐댐으로써 나라방위에 크게 공헌하였다.

전설은 도술적인 환상장면을 비롯하여 사실보다 가공된 점들이 적지 않으나 생동한 생활화폭을 통하여 고구려의 상무기풍을 충분히 엿볼수 있게 하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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