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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개와 촉석루의 《의암》
진주기생 론개는 임진조국전쟁시기 촉석루에서 적장을 수장시킨 위국충정을 발휘한 전설적인 애국렬녀이다. 촉석루는 옛날부터 진주성의 장대(군사지휘처)였다. 임진조국전쟁시기(1593년) 왜적들은 아군에 대비할수 없이 많은 군사를 들이밀며 련일 진주성을 공격해왔다. 진주성의 인민들과 의병대장수들, 그 수하장졸들은 밤낮을 이어 결사전을 벌렸으나 력량상차이로 하여 성은 끝내 함락되고 의병대의 지휘관들도 모두 장렬한 최후를 마치였다. 진주성전투때 론개도 최경희대장의 수하에서 분연히 일떠서 싸웠다. 성이 함락되고 최경희대장이 전사하자 론개는 시비 송월이와 함께 관을 마련하여 그의 시신과 옷가지, 장검, 활과 살, 필묵 등을 산기슭에 안치한 후 영결의 술잔을 붓고는 분통이 터져올라 울음을 삼키며 왜놈들을 복수하리라 다짐하였다. 그리고는 날이 어두워서야 마을로 내려와 몸을 숨기였다. 그는 련일 벌어진 싸움에서 지친데다가 슬픔까지 겹쳐 앓아눕게 되였다. 그러던 며칠후 진주성을 강점한 왜놈적장 게다니가 남강기슭 벼랑우에 세워진 촉석루에 《승전》의 술판을 벌려놓고는 앞잡이를 시켜 진주성의 명기 론개를 불러오라고 하였다. 앞잡이 아전은 론개를 데리러 갔다가 도리여 자기가 그의 칼에 맞아죽을것 같아 머뭇거리며 힘들것이라고 여쭈었다. 왜장은 성이 독같이 올라 이런 술판에 절색의 기생이 없이 무슨 재미란 말이냐, 빨리 데려오라며 칼을 휘둘러 엄포를 놓았다. 아전은 두려웠지만 왜장 게다니가 알아들으라는듯 《론개는 기생이지만 성품이 강직한데다가 의병들과 가까이 지내온터이고 며칠전에는 최경희의병대장의 장례까지 치르었으니 응해나서겠는지 알수 없소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왜장은 껄껄 웃으면서 《너는 기생이란게 뭔지 모르는구나. 기생은 언제나 강자를 따르는 법이다. 걱정말고 빨리 가서 내가 부른다고 해라.》 하고는 왜병 수십명을 앞잡이에게 달아보내였다. 놈들은 론개가 한씨집에 숨어있다는것을 내탐하고 무작정 달려들어 누워 앓고있는 론개를 끌어내려고 하였다. 한씨어머니도 앓고있는 몸이니 지금은 가지 못한다고 막아나섰다. 그러나 놈들은 막무가내로 방에 뛰여들어 론개의 팔을 잡아끌었다. 론개는 결심한듯 점잖게 일어서서 《네놈들은 도덕도 모르느냐? 대장이 <부르신>다는데 앓던 몸 이 꼴로 어찌 가겠느냐? 밖에 나가 기다려라.》 하고는 한씨어머니에게 왜장의 손아귀에서 빠지기 어려우니 차라리 끌려가기보다는 떳떳이 가서 일을 치르는것이 나을것이라고 말하였다. 론개는 초록색적삼에 다홍치마를 화려하게 차려입고 머리도 단정히 틀어올려 금빛나는 비녀를 꽂았다. 그리고 량손에 가락지까지 끼고 마당에 나왔다. 론개가 촉석루에 이르자 왜장은 그 화려한 차림새와 미모에 대번에 반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만난듯 기뻐 어쩔줄 몰라했다. 왜장은 론개가 권하는대로 술을 받아마시고는 만취되여 혀꼬부라진 소리로 조선기생이 이 게다니를 멀리할수 없으니 가까이 하는것을 모두 보라며 객기를 부렸다. 론개는 다른 놈들이 취해 모두 곯아떨어진 틈에 게다니에게 눈짓하여 너럭바위우에 끌어다놓고 《이놈아, 나를 똑바로 보아라. 조선녀성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보여주마.》 하며 게다니의 목을 잡아조이면서 벼랑아래로 떠밀었다. 순식간에 강물에 빠진 게다니는 그의 손에서 벗어날수 없어 끝내는 수장되고말았다. 그리하여 진주기생 론개의 의로운 애국적장거는 촉석루의 너럭바위와 함께 길이 전해지게 되였다. 이때로부터 이 바위를 론개의 애국절개를 칭송하는 의로운 바위라고 하여 《의암》이라고 부르게 되였으며 전설과 더불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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