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의 발단과 구술의 매듭

 

설화가 사람들의 흥미를 끌게 되자면 그자체가 이야기거리를 안고있어야 하며 구술자가 이야기의 시작을 잘 떼야 할뿐아니라 구술의 매듭들을 잘 지어주어야 한다.

력사적으로 보면 당대의 현실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것이 다 전하여지거나 구술성을 가지는것은 아니다.

인간생활에서 있게 되는 사건과 사실이 아무리 요란하고 사변적인것이라 할지라도 보도성만을 안고있는 이야기들이 적지 않다.

임진조국전쟁시기에 수많은 싸움이야기와 애국명장들, 의병장들과 인민들의 투쟁이야기가 생겨나고 전쟁정황을 알려주는 긴절하면서도 보도성을 띠는 이야기들이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구술되는 과정에 더 보태지고 문학화되여 인민설화적인 군담(전쟁이야기를 내용으로 한 설화)이나 인물, 지물전설로 《임진록》에 묶이여졌지만 그것은 많다고 볼수는 없다.

그것은 임진조국전쟁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적지 않게 전파되는 과정에 보도성(소식전달)의 령역에서 벗어나지 못한것으로 하여 입으로 전해오다가 일정한 지역범위안에서 사그라진것과 관련된다.

이것은 설화적인 이야기거리를 안고있지 못한 이야기들은 많은 경우에 사람들의 입을 통해 해석되고 구술되여나가지 못함으로써 설화문학령역에 들어설수 없었다는것을 말하여준다.

구술성은 소식을 알리는 보도성의 범위를 벗어나 이야기를 흥미있게 엮어나갈수 있는 구전문학의 집중적인 표현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모아 해설과 설명을 더하여 문학적으로 전개시켜나가는 구술의 견인력을 표시하는 성질이다.

력사적으로 창조된 인민설화는 구술되는 과정에 대중의 지혜와 리념을 반영한 문학적이야기로 완성되였고 시작과 끝이 있고 극적매듭들로 이어지는 하나의 완결된 설화작품으로 결실을 보게 되였다.

여기로부터 설화가 구술성을 가지려면 우선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 해석과 설명을 덧붙여나갈수 있는 화제거리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입을 모아갈수 있는 이야기거리는 사람과 주위세계, 그 생활속에 있다.

원시사회에서 화제거리는 신비스러운 자연현상, 인간의 기원에 대한 해석이였으며 이에 대하여 구술해가는 과정에 첫 설화양식으로 신화가 생겨났다.

신화로부터 전설에로 양식분화가 이루어지면서 화제거리는 《신》의 세계로부터 인간과 그 주위세계로 돌아오게 되였으며 비범한 사람과 그 주위의 지물과 풍물에 대한 연원과 유래를 밝히는데 돌려지게 되였다.

전설과 함께 민화에서는 현실생활에서 보게 되는 보통 평범한 인간들의 아름다운 소행과 기질 그리고 악과 불의를 고발하고 풍자해학하는 이야기거리가 주로 구술의 대상으로 되며 실화적인것도 그 화제거리로 된다. 이것은 재담, 소화, 우화, 동화에서도 례외로 되지 않는다.

설화가 화제거리를 가지고있다 하더라도 구술성을 가지려면 또한 이야기의 발단이 바로잡혀져야 한다.

이것은 씨앗과 같은것으로서 거기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여 매듭을 이루면서 줄기가 뻗게 되는것과 같은 리치이다.

이야기의 발단이 바로 설정되고 착안되지 못하면 인민의 지향과 리념에 맞게 부단히 보태고 다듬어나가면서 이야기줄거리를 일관하게 구술, 전개해나갈수 없다.

실재한 이야기라도 문학적인 이야기로 구술, 전개되여나가자면 인민들의 념원과 리해에 맞게 이야기줄거리를 펼쳐갈수 있게 발단이 바로 착안되여야 하며 그래야 구술과정이 련속 이어지면서 인민설화에로의 발전을 가져올수 있다.

원통하기 그지없는 심청의 죽음과 심봉사의 가긍한 정상은 그토록 훌륭한 인민설화와 판소리를 낳게 한 발단으로 될뿐아니라 인민의 지향과 리념을 담아 이야기줄거리를 구술하고 전개해나갈수 있는 극적인 환기점으로 된다.

설화의 발단은 작품마다 특색이 있을뿐아니라 설화양식에 따라 독특하게 나타난다.

례하면 황해북도 수안군 도하리 뒤산에 있는 50리굴과 관련된 이야기는 그 마을에서 산 마십의 부부와 결부시켜 설화의 발단을 열어주면서 민화로 이야기를 펼쳐간것이 아니라 지물과 관련된 전설적이야기로 권선징악적으로 맺어주고있다.

설화는 굴과 결부시켜 사건의 발단을 설정하고 그 굴과 함께 파멸되는 원 아들의 죄상이 고발되고 징벌되도록 권선징악적으로 이야기줄거리를 펼쳐나간다.

이것은 설화의 양식과 이야기줄거리의 전개방식에 따라 구술되는 이야기의 발단이 독특하게 선정된다는것을 말하여준다.

설화에서 발단이 바로 주어져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구술성을 가지려면 또한 정황과 사건에 따르는 매듭들을 흥미있게 극적으로 엮어주어야 한다. 극적인 매듭들로 이어지지 못한 이야기는 설화로 형성될수 없다.

설화는 대중의 관심밑에 입을 모아갈수 있는 화제거리를 구술전개해나감에 있어서 이야기의 극적인 매듭들로 이어진다.

이러한 매듭들은 구술의 매듭인 동시에 이야기를 전개, 확대시켜나갈 때 생기는 련관의 고리들인것과 함께 이야기줄거리의 요소로 된다.

설화의 양식에 따라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수법은 같지 않지만 그것이 구술성을 가지고 전개되여나가려면 반드시 이야기의 매듭들도 이어져나가야 한다.

전설은 이야기가 시작되여 유래와 연원을 밝히는 방향에서 구술전개되여나가면서 이야기의 매듭을 이어나간다.

이야기의 매듭은 사건의 발생발전의 매듭인 동시에 구술의 매듭으로 이어진다. 이런 매듭의 련결로 이야기가 설화적으로 구술, 보충되여 문학적인 이야기로 완성된다.

례하면 《금강산팔선녀》전설은 금강산의 구룡연우에 있는 팔담과 지물적으로 련결되여있다.

하기에 금강산의 나무군총각과 선녀와의 사랑관계를 이야기거리로 하여 흥미있는 사건적인 매듭들로 이야기가 구술전개되여나간다.

전설의 발단은 나무군총각이 사슴을 나무단밑에 숨겨줌으로써 그 보은으로 하늘선녀와 인연을 맺을수 있는 묘방을 사례받는것으로 설정되여있다.

이야기의 첫 매듭은 나무군총각이 한 선녀의 날개옷을 몰래 바위밑에 깊숙이 감추어놓는데서 주어진다.

전설의 다음매듭은 선녀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홀로 남아 나무군총각과 인연을 맺게 되는데서 주어진다.

전설적이야기의 그 다음매듭은 선녀가 땅세상에서 농사짓는 법도 배우고 산채를 뜯고 물고기도 낚으며 인간생활의 향수를 마음껏 누리게 되는것이다.

그 다음매듭은 주제적과제를 일단락 결속지어주는 매듭이다.

금강산에 내려와 복을 마음껏 누리게 된 선녀에게도 두자식이 태여나 생활은 더욱 단란하고 부부간의 정은 나날이 깊어만 갔으니 인간세상에 내려와 일하며 사는 보람을 찾았다는 설화의 주제적과제를 매듭지어주고있다.

설화는 계속 구술전승되는 과정에 그 폭을 넓히며 흥미있게 굴곡을 주기 위하여 이야기매듭들을 련속 첨부해나간다.

나무군이 사슴의 당부도 잊고 지금껏 살아온 정에 겨워 안해의 요구대로 감추어두었던 날개옷을 꺼내줌으로써 여기로부터 전설은 새로운 이야기실마리를 받아안고 굴곡있게 전개되여나가며 새로운 매듭들로 보충확대되게 된다.

날개옷을 받아안은 선녀는 두 자식을 거느리고 신선세계에 들어섬으로써 그의 소원은 일단락 매듭되였으나 그것은 기쁨보다는 서러움과 모멸감, 자책의 순환으로 이어지게 되였다.

한편 금강산의 나무군은 안해는 물론 두 자식까지 하늘세상에 올려보낸것으로 하여 서글픈 나날을 보내고있었다.

이런 때에 사슴이 다시 나타나서 지금은 하늘선녀들이 팔담의 물을 드레박으로 퍼올려 목욕하니 그것을 타고올라가 두 자식과 안해를 데리고오라고 초부에게 일러주었다. 이리하여 이야기는 다음단락에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초부는 나서자란 금강산을 떠나서 순간도 살수 없노라고 사슴에게 말한다.

어린 사슴을 통하여 금강산에 대한 초부의 진실한 사랑의 마음에 탄복한 백발신령은 천궁으로 룡마를 보내여 선녀와 초부의 두 아들을 데려오게 하였다.

설화는 처음 설정된 이야기의 발단과 극적인 매듭을 따라 전개되면서 절정을 크게 장식할뿐아니라 신선도 천하절경 금강산을 못잊어 다시 땅세상으로 내려오는것으로써 인민의 지향에 맞게 주제적과제를 다음과 같이 매듭지어준다.

하늘의 선녀들이 하늘세상에서 함께 살자고 권유하였으나 초부의 안해는 제 손으로 땅을 가꾸고 자식을 키워가던 금강산의 생활이 못견디게 그리워 천하절승 금강산에 다시 내려와 땅을 가꾸며 금강산부부로 한생을 복락하게 된다.

설화는 전해오는 과정에 여러 변종이 생겨나고 변종된 설화는 이야기의 매듭을 전개하거나 결속하는데서 일련의 차이를 보여주는것도 있다.

그러나 그모두는 발단으로부터 주어지는 나무군총각과 선녀사이에 맺어지는 인연관계를 금강산의 팔담과 결부시켜 신선들도 금강산이 천하절승이고 산수가 수려하고 인정이 지극하여 하늘세상을 버리고 땅세상에 내려와 살았다는 이야기줄거리를 풀어나가는데 일관하게 복종되여있다.

인간세상의 사람도 아닌 하늘의 신선까지 금강산에 내려와 살았다는것은 인간생활과 풍토에 대한 절대적인 매혹과 뜨거운 감수, 절절한 체험속에서 축적된 운명적인 순환과 곡절로 매듭지어지지 않고서는 전설적으로도 납득될수 없는것이다.

따라서 설화가 아무리 문제성있는 이야기거리를 안고있다고 하여도 설화의 발단을 바로잡는것과 함께 운명적이면서도 뗄래야 뗄수 없는 인연적인 관계와 극적인 매듭들로 이어지는 구술과정, 이야기줄거리를 펼쳐가는 견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짤막하면서도 평범한 이야기도 처음에는 어데서나 볼수 있는 이야기, 사실을 전달하는 이야기로부터 문제성을 안고 설화의 발단을 금강산팔담과 같이 전설적으로 기이하게 꾸미고 실지 체험하였거나 보고 들은것처럼 굴절과 순환, 융합 등으로 련속 극적으로 맞물려가면서 이야기를 매듭지어나갈뿐아니라 설화적인 절정도 크게 장식하여 설정된 과제를 흥미있게 풀어나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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