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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국과 수로왕전설
가락국은 락동강중하류에 있던 봉건소국이 확대발전하여 1세기 중엽에 6가야로 형성되였다. 가야국은 금관가야에 속하면서도 일정한 독자성을 가진 소가야, 아라가야, 대가야, 성산가야, 고녕가야 등 5개의 소국으로 이루어진것으로 하여 6가야라고 한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편에 가야국형성과 그 왕의 신비한 유래에 대한 전설이 서사화되여있다. 그것은 당대의 사회적 및 문화지물적인 환경을 배경으로 한것이 아니라 나라와 임금도 없는 천지개벽후의 원시적인 배경속에서 9개 마을의 씨족우두머리들이 백성들을 거느리고 구지봉에 올라 하늘에서 내려보내는 대왕을 맞기 위하여 영신가(거부기노래)를 부르며 의식행사를 벌리는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금함(하늘에서 내려보낸 붉은 보자기에 싼 금궤)에 들어있는 6개의 황금알에서 여섯 사나이가 태여나 6가야의 임금으로 되였다는 신비한 유래를 설화화한것이다. 따라서 《가락국기》의 수로왕전설은 천강신화적양상에 란생신화형식을 결합한 전설의 하나이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보낸 대왕을 맞이하기 위하여 부른 거부기노래는 원시제천행사에서 부르던 주술적인 영신가이다. 아래에 그 번역문을 추려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천지개벽후 이 땅에는 아직 나라이름이 없고 또한 임금이나 신하라고 부르는 칭호도 없었다. 여기에 있다는것이 아도간, 여도간, 피도간, 오도간, 류수간, 류천간, 신천간, 오천간, 신귀간 등의 아홉 우두머리들이 있었으니 이들이 추장이 되여 백성들을 통솔하였으며 호수는 모두 100호에 7만 5 000명이였다. 대부분 산과 들에 모여 우물을 파고 밭을 일구며 살았다. 어느해 3월 계욕날에 이곳의 북쪽 구지봉에서 무엇인가 수상한 소리로 부르는 기척이 났다. 그래서 200∼300명이나 되는 무리가 모였더니 사람의 목소리 같은데 형체는 감추고 소리만 내여 말하기를 <여기 누가 있느냐?>고 하였다. 아홉 우두머리들이 대답하기를 <저희들이 있습니다.> 하니 또 묻기를 <내가 있는 곳이 어데인고?> 하기에 대답하기를 <구지입니다.>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하늘이 나에게 이르기를 이곳에 와서 나라를 새롭게 하여 임금이 되라 하였으므로 이곳에 내려왔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봉우리꼭대기에서 흙을 파면서 노래하되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들어라/ 들지를 않으면/ 구워서 먹겠다/ 하며 뛰놀고 춤추면 그것인즉 대왕을 맞이하여 기뻐 뛰노는 행사로 될것이다.>라고 하였다. 아홉 우두머리들이 그 말대로 모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얼마후 우러러 쳐다보니 가지빛노끈이 하늘로부터 드리워져 땅에 닿아있었는데 거기에 붉은 보자기로 싼 금함이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해와 같이 둥근 여섯개의 황금알이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놀랍고 기뻐서 신나게 백배하였다. 사람들은 그것을 아도간의 집으로 가지고와서 탁자우에 놓아두었다가 이튿날 아침에 뚜껑을 열어보았더니 여섯개의 황금알모두는 사내아이로 변하였다. 용모가 하도 특출하여 그들모두를 상에 앉히고 사람들은 절하여 축복하며 극진히 공경하여 맞이하였다. 사내아이들은 나날이 달라져 10여일 지나니 키가 9척이나 되였다. … 그달 보름날에 그들모두는 왕위에 올랐는데 맨 먼저 나왔다 하여 이름을 수로(혹은 수릉)라 하고 나라이름을 대가락 또는 가야국이라 일컬었으니 즉 여섯 가야의 하나이다. 나머지 다섯사람은 각각 다섯 가야의 임금이 되였다.》 보는바와 같이 이 설화는 가락국(6가야)형성과 그 시조왕(수로를 비롯한 다섯 가야의 임금)의 신비한 연원과 함께 왕위에 오르는것을 하늘의 계시로 축복하며 영신행위로 맞이하는 신화적외피를 쓴 중세초 시조왕전설의 하나이다. 설화는 우선 사회적 및 시대지물적환경을 천지개벽후 씨족공동체의 현실로 설정해놓고 군주의 출현을 천강신화적인 양상으로 이야기를 신비하게 발단시킨다. 이 설화는 건국설화형식을 띤 가락국 시조왕전설이지만 그 기원을 신비화하기 위하여 천지개벽후 나라이름도 임금도 없고 오직 씨족마을 추장들만 있는 원시적인 사회지물적인 배경속에서 하늘로부터 대왕이 내려오고 9간(촌락)의 우두머리와 사람들이 구지봉에 올라 노래를 부르며 <신>을 맞이하는것으로 신비성을 부여하고있다. 이와 같이 설화는 건국설화로 기사화된 가락국의 수로왕과 다섯 임금에 대한 설화로서 하늘로부터 금함이 내려오는 천강신화적양상에 황금알에서 사내아이들이 나오는 란생신화형식을 결합한 중세초 시조왕전설이다. 설화는 시조왕을 신비화, 신성화하기 위하여 계시를 받고 하늘로부터 금함이 내려오는것으로 그리고 알에서부터 비범한 사내아이들이 까나오는것으로 이야기를 신화전설적인 양상으로 꾸미고있다. 원래 《신》에 의하여 인간세상을 다스리는 시조왕, 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것은 일반적으로 신화에서 이야기를 꾸미는 방법과 다름없다. 이런 의미에서 이 설화도 신화적외피를 입었다고 하는것이다. 그러나 신화와 같이 주인공은 《신》이 아니라 신성화된 인간이며 그 생활무대도 《신》의 활동무대가 아니라 국가창업에 대한 력사적현실이며 가야지방 인간들의 세습적인 생활이다. 따라서 이 전설은 중세초에 해당하지만 고대국가형성과 그 군주의 래력을 해석한 설화와 같이 신화전설적인 양상을 이어오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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