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관계설정과 대조, 대립관계

 

 

설화는 시대력사성과 양식에 따라 어떤 류형의 인물을 설정하는가 하는데서는 차이가 있지만 여기에서도 례외없이 사회적관계가 반영되며 당대 인민들의 리념에 맞게 긍부정과 선악의 대조, 대립관계가 뚜렷이 표현된다.

원시 첫 설화양식인 신화에서는 《신》이나 신적인물이 나오고 원시신앙적표상에 기초하여 원시사회관계가 반영되며 자연정복에 대한 인민들의 소망도 《신》의 지배와 그 힘에 대한 숭배로 표현된다.

사회적관계를 《신》의 관계로 설정하고 그 상대인물도 신적인 상징인물로 설정하거나 대조, 대립관계로 설정하는것은 다른 나라의 신화에서도 보편적으로 보게 되며 우리 나라 신화의 경우에도 례외로 되지 않는다.

환웅신화인 경우에는 상대인물을 《신》으로 설정하고 주인공인 환웅을 신성화하기 위한 요구로부터 인간관계와 사건을 《신》의 활동세계로 맺어주고있다.

《하늘신》인 환웅은 땅세상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정하고 인간세상을 다스리며 상대인물로 설정된 범과 곰도 환웅의 주술적인 기법에 의하여 그 소망에 따라 변신하게 된다.

이 모든것은 원시사회관계를 신앙적표상에 기초하여 굴절시켜 반영한것이며 《바람신》, 《비신》, 《구름신》이나 범, 곰으로 의인화된 상대인물도 신적인 관계로, 환웅을 절대적인 천왕으로 신비화하고 조상으로 숭배한것과 관련된다.

해모수신화인 경우에는 천왕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인간관계와 사건전개도 폭이 크게 맞물려주고있다.

신적인간관계만 놓고보더라도 상대인물과 함께 《하늘신》과 《바다신》사이의 대조, 대립관계가 뚜렷하게 설정되여있다.

해모수와 《바다신》의 맏딸 류화와의 인연관계가 맺어지고 그것이 사건적으로 심화되여 그들사이에 재주겨루기가 있게 된다.

나아가서는 대조, 대립관계속에서 승패가 판가리될뿐아니라 주술적인 기법과 술법을 가진 《하늘신》과 《바다신》간의 인연이 맺어지다가 해모수가 류화를 버리고 혼자 하늘로 올라가는것으로 하여 결렬된다.

원시신화의 세계로부터 현실적인 인간세계에로 돌아온 고대의 시조왕전설에 와서는 계급사회의 인간관계가 보다 뚜렷하게 설정되며 주인물과 상대인물의 대조, 대응과 함께 대립과 갈등관계도 보다 보편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해모수신화에서 상대인물로 나왔던 류화와 금와왕, 그 일곱아들과 주몽사이의 관계는 뚜렷한 대조, 대립을 이루며 심각한 모순과 반목, 운명의 판가리선상에 놓여있게 된다.

고구려의 시조왕전설로 이어지는 동명왕전설에 와서는 비류국 송양왕과의 대결, 신묘한 재주겨루기와 그 승패의 판결로 하여 송양왕이 항복하고 나라를 동명왕에게 바치는 등 최고집권자인 왕들사이의 대조, 대립관계로 발전한다.

시조왕전설로부터 시작된 이후시기 왕대교체와 왕권쟁탈을 위한 궁중비사들에서는 최고권력자와 그 신하관료배, 충신과 간신, 역신간의 대조, 대립과 갈등관계가 보다 첨예하게 사회정치성을 띠고 전설화된다.

례하면 리성계의 왕권쟁탈에 대한 사화전설적인 이야기는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왕권을 둘러싼 충신과 간신, 역신과 모해자, 정변음모군들간의 대결과 혈투, 사생결단의 싸움으로 가장 엄혹하고 치렬한 대치, 대립관계로 되여있다.

일반적으로 정권욕과 관련된 궁중비사나 사화당쟁의 참극과 같은 사회력사적사건들을 반영함에 있어서 인간관계는 류혈적인 적대관계로 설정될뿐아니라 그 결과는 충신과 간신, 규탄대상과 동정자, 선악관계 등의 판결이 비교적 명백하다.

리조 초기의 소위 《왕자의 란》과 《함흥차사》와 관련된 사건을 놓고보더라도 왕과 신하, 왕세자와 그의 형제간이 모두가 죽이고 빼앗고 하는 류혈적인 적대적대립관계로 설정되고 력사의 추물들의 비극적오점을 천하에 고발하거나 단죄비판하고있다.

력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6신》과 《생6신》에 대한 사화전설에서도 왕위를 둘러싸고 폭군과 충신, 간신과 역신간의 암투와 류혈적인 참극이 빚어지며 인간관계도 례외없이 대조, 대립관계로 엮어진다.

이것은 봉건왕족간에는 물론이고 이를 둘러싼 지지자와 반대파간의 대립, 대결관계의 승패가 그들의 운명도 결정짓는다는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력사에 커다란 오점과 참극을 가져온 왕권찬탈에 대한 비사와 문무량반관료들의 정변에 대한 사화전설은 례외없이 당대 인민들의 리념, 사회발전의 추향이 아니라 오직 권력쟁탈과 치부를 위한 봉건통치배들간의 류혈적대립과 반목, 질시, 대결과 청산 등에 대한 반영에 불과하다.

그것은 1170년 정중부를 비롯한 무관들이 문신집권자들을 반대하여 일으킨 《무신정변》을 놓고보아도 잘 알수 있다.

이상과 같이 왕위를 찬탈하는 궁중비사나 관료통치배들의 권력쟁탈과 같은 류혈적참극 등은 그모두가 최고통치자와 권력자, 집권관료배들사이의 사생결단의 혈투관계로서 부정과 악의 대치, 권력배들의 대립과 대조, 비판과 규탄, 단죄의 대상간의 대립관계로 설정되여있다.

따라서 인민설화의 사회적관계,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그 대조, 대립관계가 봉건통치배, 지배층내의 대치와 혈투의 관계로 국한되여있으며 선악관계의 견지에서도 어느것이 선이고 어느것이 악인가 하는것을 론할수조차 없는 규탄의 대상으로 설정되여있는것이다.

시조왕전설로부터 시작된 인물전설은 종족간의 전쟁이나 외적을 반대하여 나라를 지켜낸 애국명장들에 대한 전설에 와서는 인간관계의 대조, 대립관계가 적장이나 적군과의 싸움으로 더욱 첨예화되며 주로 명장의 기질과 묘술을 찬양하는데로 지향되여있다.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전설에서 불곡산의 석굴에 대한 전설은 을지문덕이 석다산기슭에서 태여날 때부터 비범한 신기를 타고났다거나 자라날 때부터 장수다운 힘과 용기가 컸다는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꾸며진것이다.

이것은 그가 장군으로 자라날수 있었다는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화적인 지명전설로서 여기에는 인간관계의 대조, 대립이 주어져있지 않다.

을지문덕이 지략과 용맹을 떨쳐 고구려의 명장으로 널리 전설화된것은 외적을 쳐물리치는 싸움에서 살수대전의 승리를 이룩하여 고구려의 위용과 명성을 크게 떨친 이후부터이다.

애국명장의 지략과 위용을 찬양하여 힘의 대조, 대립관계속에서 전설화한것은 장군전설의 보편적인 구성형식이다.

고려시기의 애국명장 강감찬이나 임진조국전쟁시기 승병을 일으켜 이름을 떨친 서산대사와 사명당 그리고 애국명장 리순신, 평양성을 중심으로 하여 용맹과 지략을 떨친 김응서장군과 계월향에 대한 전설도 적장과의 대결속에서 그들의 애국적인 위훈과 용병술, 애국충정이 전설화되여있으며 인간관계설정에서는 적대적대립관계가 기본으로 되여 그들의 위품과 용맹이 엮어져있다.

무신들의 인물전설에서 적대적대립관계가 인간관계설정에서 보편적인 현상이라면 력사적인물이나 보통 평범한 인물인 경우에도 례외없이 사회적관계반영으로서의 상대인물과 함께 대조, 대립관계속에서 전설화된다.

물론 그것이 신분상이나 빈부의 차이, 도덕의리적인 측면에서 주어졌다 하더라도 상대인물과 함께 대조, 대립적인 구성형식이 보편적으로 작용한다.

지어 인물과 관련되는 지명, 지물전설과 풍물전설들에서도 적지 않게 상대인물과 함께 대조, 대립관계를 보여준다.

《마십굴》전설만 보아도 평민과 봉건관료배족속간의 심각한 신분적대립, 선악간의 대립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에밀레종》전설에서는 왕업찬송을 위하여 봉덕사에 큰 종을 만드는것과 관련하여 시주를 모아들이는 승려와 애기어머니사이의 오해적인 말머리로부터 실마리가 주어지지만 결국에 가서는 어린 생명이 끓는 쇠물속에 들어가게 되는 비극적참사로 이어짐으로써 악에 대한 원한의 종소리가 울려나오는것으로 하였다.

《손돌바람》전설도 왕의 단 한마디의 어명에 의해 너무나도 억울하게 수장당하는 평백성(배사공)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있다.

물론 모든 전설류들이 인물관계를 대조, 대립과 선악관계로 설정하고 그 운명을 권선징악적으로만 처리하는것은 아니다.

인물전설인 경우 예능과 재능의 성공을 주로 찬양하는 전설과 련정과 보은을 내용으로 하는 전설들은 상대인물이 설정되여있는 경우에도 대조, 대립관계보다는 일치의 관계가 많으며 사건적인 곡절은 있지만 갈등에 의한 승패로는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지명, 지물(선녀바위, 토끼바위, 구룡연, 보덕굴)이나 풍물(인삼, 할미꽃)의 력사와 기원을 밝히는 전설들은 짧고 간단한데다가 주로 생태연원적인것을 밝히는것으로 하여 사회적관계가 주어지지 않을뿐아니라 상대인물이나 인간관계를 설정하지 않은것이 적지 않다.

인물관계에서 대조, 대립관계를 보다 뚜렷이 설정하고 실지 있었거나 있을수 있는 생활적인 사실과 사건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재치있게 끌고나가는것은 민화(민담)의 보편적인 구성방식으로 된다.

민화는 신화를 이어 비범한 인물에 대한 전설이 나오고 그것이 여러 생활령역에 걸쳐 분화되고 형태양식상변이와 가공을 거쳐 보통 평범한 사람들의 소행에 눈을 돌리는 과정에 평백성의 이야기로 창조출현하게 되였다.

이상과 같이 설화문학은 시대력사성과 형태양식상에 따라 사회적관계를 반영하는데서 일련의 차이와 특색을 가지고있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설정하고 이야기거리를 굴곡있고 흥미진진하게 끌고나가는데서 보게 되는것은 대조, 대립관계이며 총체적으로는 긍정과 부정, 선과 악의 대조속에서 인민적인 리념과 지향에 맞게 긍정과 선을 찬양하면서 부정과 악을 징계하고 풍자조소하는것이다. 따라서 이런 대조, 대립관계가 설화의 보편적인 구성방식으로 된다.

물론 직접적인 대치관계가 아니라 아름다운 소행에 대한 찬양이나 미적평가인 경우에도 당대 사회계급적관계에 기초하여 인물이 설정되고 현실적환경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되는것만큼 그 기초에는 대조, 대립의 합법칙성이 작용한다.

그것은 긍부정과 선악관계의 평가와 승패의 결속 그리고 좋은것을 찬양하고 그와 대립관계에 있는것을 풍자, 조소, 야유하는것이 모두 사회관계에 기초하여 밝혀지고 교훈성도 추구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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