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기

 

백마전설과 더불어

고 현 숙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항일혁명투쟁시기 한 2년간 리용하셨던 백마에 대하여 감회깊이 회고하시면서 그 백마가 만일 사람이라면 충신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충신이라는 평가를 받을것이라고, 세상에는 충견애마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오히려 그것을 충마애견이라는 말로 고치고싶은 심정이라고 뜨겁게 쓰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그토록 못 잊어하시며 애틋한 심정으로 추억하신 백마에 대한 전설같은 이야기는 당시 유격대와 유격구의 경내를 벗어나 적구의 인민들에게까지 전해졌으며 오늘은 그 백마가 전설적인 명마로 온 나라, 온 세상에 날리 알려지고있다.

하지만 그 백마를 키워낸 위대한 수령님의 로고에 대하여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백마가 천성적으로 주인을 잘 받든 말은 아니였다.

그 말의 본래 주인은 일본놈장교였다.

일본놈장교가 우리의 총에 맞아 너부러지자 백마는 놈들편이 아니라 우리 편으로 달려와 위대한 수령님께서 계시는 지휘부에 멎어섰다.

그때 전령병인 조왈남동무가 얼마나 야단했는지 모른다.

그는 말때문에 지휘부가 적의 목표물이 될것 같아서 막 쫓아버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백마는 떡 버티고 서서 달아날념을 하지 않았다.

결국 《의거》한셈이였다.

본래부터 주인을 잘 섬기는 말이였다면 백마는 응당 죽은 일본군장교를 태우고 적진으로 돌아갔어야 했을것이다.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영화에서 간혹 보게 되는것처럼 주인의 곁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백마는 자기 주인이 죽자마자 우리 편으로 왔던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백마가 조선사람과 일본사람을 가려본다는 말이 생겨났다.

전투후에 그 백마를 중국로인에게 역축으로 쓰라고 주었는데 그도 다루어내지 못하고 부대에 다시 가지고왔다.

발목이 가늘고 연약해서 역축으로 쓸모가 없거니와 너무 사나와서 다루어낼수 없다는것이였다.

그런데 위대한 수령님께서 백마에게 다가서시니 신기하게도 백마는 머리를 주억거리며 반기였고 처음부터 수령님의 말씀을 고분고분 잘 들었다.

무슨 연고인지는 알수 없으나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백마가 장군님을 알아본다.》고 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때부터 백마를 리용하시였는데 타시는 시간보다 백마를 위해 품을 들인 시간이 더 많으시였다.

나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우리 중대의 사업을 지도하시기 위하여 내려오실 때마다 그러한 사실을 여러번 목격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소왕청 마촌에 계실 때 왕청유격대의 중대들에 자주 내려가시여 대원들과 침식을 같이하시며 중대의 사업을 지도하시군 하였다.

그럴 때면 백마는 하는 일 없이 며칠씩이나 풀만 뜯군 하였다.

하지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바쁜 시간에도 짬을 내시여 백마를 관리하군 하시였다.

당시 왕청유격대안의 중대들은 마촌과 셋째섬, 십리평과 가야허 등지에 자리잡고있었는데 내가 속해있던 2중대는 소왕청유격구의 셋째섬에 주둔하고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1933년 한해동안에만도 마촌에서 50~60리 떨어진 곳에 있는 우리 2중대를 수없이 찾아주시고 세심한 지도를 주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1933년 초여름 어느날 험한 산길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셋째섬에 주둔하고있는 우리 왕청2중대에 내려오시여 중대원들과 침식을 같이하시며 중대사업을 지도해주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중대에 내려오신 이튿날 새벽이였다.

중대의 아침식사를 보장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 취사장으로 가던 우리 작식대원들은 병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는 인기척소리를 듣게 되였다.

사위는 아직 어둑어둑하여서 그 인기척소리의 임자가 누구인지 잘 분간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무심결에 소리를 쳤다.

《거기에 누가 있어요?》

그런데 그쪽에서 부드러운 음성이 들리여오는것이였다.

《작식대동무들이구만.…》

우리는 대뜸 위대한 수령님이심을 알수 있었다.

(아직 날도 밝지 않은 이 새벽에 왜 나오시였을가.)

이런 생각을 하며 위대한 수령님께서 계시는 쪽으로 다가간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몸소 손에 철빗을 잡으시고 말잔등을 쓸어주고계셨던것이였다.

《장군님, 장군님께서 이런 일까지 하셔야 하십니까.…》

나는 황급히 위대한 수령님께로 한걸음 더 다가서며 그이께서 하시는 일을 대신해드리려고 했다.

그러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이런 일은 남성들이 하는 일이라 하시며 우리들에게 어서 취사장으로 가라고 말씀하시였다.

그날 아침식사가 끝난 후 나는 전령병동무를 따로 조용히 만나서 새벽에 있었던 일을 자초지종 이야기하며 그런 일이야 장군님께서 손을 대시기 전에 전령병동무가 각성해야 되지 않는가고 섭섭한 소리를 했다.

전령병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딱해하면서 말하는것이였다.

《글쎄, 아무리 각성을 높이고 주의를 해도 저로서는 어쩔수 없구만요. 언제 일어나시고 언제 주무시는지 그리고 말사육법은 또 얼마나 잘 아시는지.…》

그리고나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며칠전에 있은 일이였다.

갑자기 말이 먹이를 먹지 않고 앞발로 땅바닥만 긁는것이였다.

한 서너시간쯤 지나서는 아예 땅바닥에 모로 누워버리고말았다.

당황한 대원들은 부근마을에 내려가신 위대한 수령님께서 돌아오시기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며 안절부절을 못했다.

이때 위대한 수령님께서 돌아오시였다.

울상이 되여 사정을 말씀드리는 대원들의 이야기를 듣고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말이 변질된것을 먹었거나 과식하여 생긴 병이 분명하니 빨리 관장을 시켜야 나을수 있다고 하시며 전령병에게 미지근한 물에 비누를 연하게 타서 가져오라고 하시였다.

그리고 다른 대원들에게는 필요한 도구들을 가져오게 하시였다.

준비가 다 되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몸소 팔소매를 걷어올리시면서 대원들에게 말대가리와 잔등을 꽉 붙잡으라고 말씀하시였다.

대원들은 그이를 만류해드리며 저마끔 하려고 했다.

하지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동무들은 옆에서 구경들이나 하면 된다고 흔연히 말씀하시며 그 험한 일에 손을 적시시는것이였다.

한 15~20분정도 시간이 지나자 말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건초더미우에 주둥이를 가져다댔다.

대원들은 위대한 수령님앞에서 죄스러운 마음을 누를길 없었다.

숱한 대원들을 거느리고계시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험하고 궂은 말관리에 항상 손을 대시지 않으면 안되게 한 자신들의 처사가 스스로도 얼마나 못마땅한지 몰랐다.

위대한 수령님의 편의를 도모해드리려고 백마를 드리였는데 오히려 말관리는 자신께서 도맡아하다싶이 하시고 말리용은 대원들의 생활과 부대사업보장에 더 많이 돌리고계시는것이 아닌가.

돌이켜보면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하루에 두번 말털을 철솔로 닦아주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매일 두번 말의 발통짬에 낀 오물을 뽑아주는 일에 이르기까지 자신께서 직접 하군 하시였다.

전령병의 뇌리에는 말이 처음 생기였을 때 어느 한 로인에게서인가 들었던 말이 생각키웠다.

《이 짐승은 사람이 해주는것만큼 사람을 따른다네. 짐승들중에서 사람의 손이 제일 많이 가는 짐승이지. 늘 붙어있다싶이 해야 해.…》

전령병은 백마를 잘 관리할것을 굳게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후에도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전령병이 손을 댈 사이 없이 말을 관리하시였다.

전령병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위대한 수령님이시야말로 한없이 근면하시고 소탈하신분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나의 마음에 갈마들었다.

백마를 키우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모습을 뵈오며 우리 대원들이 느끼게 된것은 그뿐이 아니다.

어느 한 습격전투때에 있은 일이다.

당시 일제침략자들은 날로 확대강화되는 반일인민유격대의 영향을 막으며 소왕청유격대를 《토벌》하기 위한 군사적거점으로 꾸리려고 인민들을 강제적으로 동원하여 소왕청부락과 마반산부락사이에 있는 자그마한 부락에 토성과 포대 등 견고한 방어시설물을 축성해놓고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러한 적의 기도를 사전에 파탄시킬 목적으로 그 부락에 대한 습격전투를 조직지휘하시였다.

일제는 그때 이곳에 20여명의 자위단놈들을 주둔시키고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최춘국 등 우리 2중대 지휘관들을 부르시여 습격전투계획을 토의하신 다음 2명의 정찰소조를 먼저 파견하시였다.

이리하여 적정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 이튿날저녁 우리 작식대원들을 제외한 중대전원을 인솔하시고 그곳으로 떠나시였다.

병실에는 나까지 3명의 작식대원들만 남아있었는데 우리들은 병실보초근무를 서면서 중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려 한밤을 뜬눈으로 밝혔다.

중대가 돌아온것은 날이 밝은 뒤였다. 중대는 38식보총 20여정을 로획하고 적자위단장놈까지 생포하여 끌고 사기충천하여 돌아왔다.

우리 작식대원들이 최춘국정치지도원으로부터 통쾌했던 간밤의 전투이야기를 한참 듣고있는데 한 동무가 와서 소금을 조금만 달라고 하였다.

갑자기 소금은 왜 찾는가고 하니 백마가 습격전투때 외상을 당하여 위대한 수령님께서 휴식도 못하시고 그 말때문에 걱정하신다는것이였다.

나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식기에 소금을 담아들고 위대한 수령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달려갔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살이 찢어지고 피가 흐르는 말의 상처를 씻어주고계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내가 소금을 가지고온것을 보시자 그것을 더운물에 연하게 풀라고 하시였다.

그러시고는 소금물로 말의 상처를 여러번이나 씻어내시는것이였다.

우리들이 몇번이나 간청드렸으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말임자가 있어가지고 이런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는가고 하시며 하시던 일을 여전히 계속하시였다.

그뿐이 아니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말의 허벅다리우를 짚솔로 문질러주시며 이렇게 하면 피순환이 잘되고 피로가 인차 풀린다고 하시는것이였다.

전령병이 이젠 그만하고 휴식하시라고 말씀드리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사람이야 자기 몸을 혼자서도 조절할수 있지만 말못하는 짐승은 사람의 손이 미치지 못하면 어쩌지 못하지 않는가고 하시면서 말발등을 드시고 짬에 끼운 오물까지 쇠꼬치로 말끔히 뽑아주시였다.

그런데 이때 병실근처를 지나가던 마을의 한 로인이 땀을 흘리시며 말을 보살펴주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모습을 뵈옵고 황황히 달려와서 《장군님, 어찌 장군님께서 이런 하찮은 일까지 다 하십니까.

옛적부터 장군이란 말잔등에 올라앉아서 병졸들을 거느리는것으로만 일러왔는데 하물며 우리 만백성이 하늘처럼 믿고 따르는 장군님께서…》하고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로인은 너무도 기가 막히다는듯 한동안 말을 더 잇지 못하더니 주위에 있는 우리들을 향해 꾸지람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우두커니 서있으면서 장군님께서 저 일을 하시게 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응…》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러한 로인에게로 다가서시여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하시며 자신께서는 말잔등에 올라앉아 호사하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사람은 일상생활의 모든 일을 손때를 묻혀가며 할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자신께 말사육법과 관리법을 배워준 종마장사람도 자신께서 말에 대해 너무 세세하게 물으니 처음에는 몹시 의아해하며 장군님께서야 소일거리로 휴식삼아 이따금씩 말잔등이나 한번 쓸어주면 되지 않는가고 하였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말을 관리하는 일이 어떻게 소일거리로, 휴식거리로 될수 있겠습니까. 세상만사는 무슨 일이든지 애써 품을 들인것만큼 이루어지는것입니다.

위대한 수령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백마가 수령님을 위해 충실히 봉사하는것이 결코 우연한것이 아니라는것을 가슴깊이 새기게 되였다.

백마는 날이 갈수록 나무랄데 없는 명마로 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품을 들이신 그 공을 갚았다고 해야 할지, 어쨌든 백마는 사람들속에서 신비스러운 존재로 되였다.

어느해인가 오백룡소대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지금도 나의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고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심한 감기에 걸리셨을 때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고열과 허약해지신 몸으로 하여 움직이실 형편이 되지 못하시였지만 제기된 문제의 현실태를 직접 알아보시기 위해 길을 떠나시려고 하였다.

그런데 말을 타시기 위하여 몸을 솟구치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 갑자기 몸의 중심을 잃으시였다.

오백룡소대장은 자기도 모르게 《앗!》하고 비명을 지르며 위대한 수령님께로 달려갔다.

그 순간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백마가 위대한 수령님의 몸이 땅에 닿기 전에 먼저 자기 몸을 옆으로 쓰러뜨리며 땅바닥에 모로 눕는것이였다.

하여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땅바닥이 아니라 말허리에 몸을 붙이게 되시였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어떤 상처를 입었을지 모른다.

그는 말갈기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으며 몇번이고 되뇌이였다.

《백마야, 네가 우리 장군님을 도와드렸구나. 네가 정말 우리를 대신하여 큰일을 했구나. …》

백마가 얼마나 령리하였는가 하는것은 위대한 수령님께서도 회고록에서 상세히 서술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백마에 대해서는 그렇듯 애틋한 추억을 가지시고 회고하시면서도 그 백마에게 들이신 자신의 품, 정성에 대해서는 너무도 쓰지 않으시였다.

내가 이 글에서 백마와 관련한 가슴뜨거운 그 이야기들을 다 적을수 없는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명백히 하고싶은 말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그처럼 잊지 못해하신 백마가 수령님께서 품들이신 그 공을 응당히 갚은 짐승일따름이라는것이다.

그러니 그 백마에 대하여 이야기하자면 먼저 위대한 수령님께서 지니신 한없이 고결한 풍모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손때를 묻히시며 정성을 다하셨기에 백마는 명마로 될수 있었으며 전설적인 위인이신 수령님을 모시였기때문에 백마는 전설적인 명마로서 세상에 자기의 존재를 뚜렷이 할수 있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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