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장

 

1

 

장백일대의 촌락들을 휩쓸고다니면서 기세를 올리고있던 연사들이 도천리에 내려가 그 리면이 들장나서 쫓겨났다는 통보를 받은 가와사끼는 즉시에 백지주와 아라가와를 위시한 연사일행을 불러올렸다.

그는 백지주와 아라가와를 앉혀놓고 누가 그따위 어수룩한 선전놀음을 도천리바닥에서 벌리라고 했는가, 이 거듭되는 실패를 어떻게 만회하겠는가 하고 엄격하게 추궁하였다. 백지주와 아라가와는 땀을 도가니로 흘리면서 자기들의 엄청난 실수에 대해서 그지없이 통분해하였다. 가와사끼는 사건의 면모를 하나하나 까밝히면서 실패의 원인들을 해부하였다. 그러자 여기에 엄청난 실수와 면밀하게 타산하지 못한 주관적인 착오들이 존재하였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와사끼는 그들이 실패하지 않을수 없었던 중요한 원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것을 알지 못했다거나 알지 못한 그때문에 발생한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하지 않았으며 여기에는 전적인 다른 원인, 보다 복잡하고 풀기 어려우며 내면적인 각종 요인들이 존재하고있다는것을 확고하게 믿었다.

그리하여 가와사끼는 이 사실로 미루어 두가지의 본질적인 요점을 추리할수 있었는데 그것은 우선 도천리에 지하조직이 있으며 그것은 깊숙이 은페된 형식으로 존재한다는것과 아라가와나 백지주같은 인물로써는 이 지하조직선을 들추어내기는 실로 어려우리라는 사실이였다.

가와사끼는 리성을 잃지 않고 그가 늘 자주 그렇게 착용하여 이제는 그것조차 큰 비밀로 되여있지 않는 수수한 보통하급사무원 복장을 하고 도천리공사장에 내려갔다. 처음은 석재채취장에 들려 머리에 수건을 싸동이고 정으로 돌자박지를 따내고있는 두명의 농군과 공사형편을 묻고나서 막돌운반터를 거쳐 자갈과 모래선별장으로 갔다.

한때 상당히 넓은 구간에서 일을 벌렸다는것이 알려지는 일터에는 지금 기껏해야 두 작업조, 도합 사오십명도 되나마나한 농군들이 띠염띠염 늘어서서 연장들을 놀리고있었는데 그것은 일한다기보다 할수없이 끌려나와 공수를 때고있다는것이 여실히 알려졌다. 가와사끼는 그렇지 않아도 썰렁한 작업장을 더욱 썰렁하게 만드는 그 흥심없는 일군들의 손놀림을 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주머니에 손을 깊숙이 지르고 재빨리 걸음을 옮겨 토성쌓기공사장과 배수로굴착장에 차례로 들리였다. 거기서는 태반이 아낙네들과 아이들, 늙은이들로 혼잡을 이룬 산만한 농군들의 떼가 질서없이 널려서 규률도 공정도 죄다 무시해버린 일같지 않은 일을 하고있었다. 실례로 마을의 우측 버드나무 둔덕으로부터 장엄하게 시작되면서 높이 2.5m, 넓이 70㎝의 규모로 흘러내려오던 토성이 작업장어방에 이르러서는 높이나 넓이가 대단히 여위워져서 이미 유격대의 보총탄알을 막을수 없게 되였을뿐만아니라 유격대습격조의 기동도 불허할수 없는 수수깡울바자나 다름없이 되여버린것이였다. 게다가 농군들은 기초가 없는 땅에다 마른 자갈들과 막돌을 몇개씩 가져다놓고 이겨진 흙을 퍼쌓고있었다.

가와사끼가 하도 기가 막혀 한 농군에게 왜 기초공사를 하지 않고 흙담부터 쌓느냐고 물은즉 질문을 당한 사람은 말의 의미조차 리해하지 못한듯 멍청해 있고 옆의 아낙네들과 농군들이 입을 합쳐 가와사끼를 몰아줄 차비부터 하면서 자기들은 토담쌓는 조인데 왜 자기들보고 묻느냐고 하였다.

그래서 가와사끼는 기초작업조는 다 어디 가고 토담조만 있는가고 다시금 물으니 이번에는 저마끔 무어라 불만에 차서 일제히 끓어번지는통에 어느 한사람의 말도 분명히 알아들을수가 없었다. 단지 표정과 란잡한 손질들로써 그들이 대단히 못마땅해하며 이제라도 당장 집어치고 돌아갈 기세라는것을 알수가 있었다.

배수로굴착작업장에는 목조기중기와 창이 난 가마니짝들과 바오래기처럼 몇겹으로 비틀어꼰 굵은 새끼토막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었다. 일전에 가와사끼가 이곳 공사장에 왔을 때는 거의 새빨갛게 웃동을 벗어제낀 농군들이 흙과 진창에 새까맣게 이겨져가지고 목조기중기에 흙가마니를 달고 달아다니는가 하면 바퀴처럼 빽빽이 다가붙어 일제히 연장들을 휘둘러대면서 배수로바닥을 찍고 벽을 깎고 흙탕을 퍼올렸던것이다.

지금은 치마허리를 새끼오리로 묶은 아낙네들이 배수로바닥에 내려가서 붐비면서 소란을 일으키고있었다.

가와사끼는 여기에 어째서 아낙네들이 와 있는가, 이것이야말로 남자들 힘에도 부치는 토역공사가 아닌가 하고 아낙네들에게 말을 걸었다. 아낙네들은 남정들이 들일을 나가고 공수를 땔 사람이 없어서 나왔노라고 하였다.

가와사끼는 그 말에 즉시 반대를 표시하였다. 들일이야 아낙네들이 할수 있지만 공사바닥이야 아낙네들이 팔수 있는가 하고.

그러자 아낙네들은 금시 사나와지기 시작하였다.

경사지의 밭을 아낙네들이 어떻게 갈겠는가? 거름은 누가 나르며 씨앗은 누가 뿌리겠는가 하고.

가와사끼는 그들이 절박한 생활상의 고통을 부르짖고있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이 부르짖음은 그렇게 쉽사리 무찔러버릴수 있는것이 못되며 이것을 잘못 다루게 되면 이로부터 수습할수 없는 복잡한 화단이 일어나게 되리라는것을 예감하였다.

결국 공사장은 거의 중단상태에 이르고있었다. 그렇다고 당장 강권을 발동하여 씨앗뿌리기를 중단시키고 공사장에 내몰수는 없었다. 이것은 오늘의 한가지를 위해서 래일의 열가지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되여 이같은 일이 발생할수 있었는가.

가와사끼는 자기의 실패를 투철하게 자인하였으며 그 쓰라린 참패의 고뇌에서 도저히 헤여날수 없었다. 도천리일대에는 큰 지하조직이 있다. 담차고 기지있는 유격대공작원이 이곳에 박혀있다. 가와사끼는 만만치 않은 큰 인물과 맞서고있다는 위구를 처음으로 느꼈다.

그렇다면 지하조직은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가? 그들은 어디서 이렇게 갑작스런 대기동을 준비할수 있었는가?

도천리일대에 포치된 경찰들과 밀정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있었는가? 그들은 죄다 소경이고 귀머거리였었다. 아니, 단순히 그렇기만 한것이 아니라 오히려 야학방을 비롯하여 도천리에 지하조직이 있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통보만을 보내왔다.

아라가와가 무산에 파견하였던 경찰관도 오랜 시일을 지체하였으나 끈터구가 될만 한 자료는 한건도 쥐지 못하고 맨손으로 돌아왔다. 향옥이에게서도 제공된 자료가 없었다. 구장누이가 도대체 어떤 녀자이기에 현지에 파견한 경찰관이나 렴탐군으로 박아넣은 향옥이도 아무 자료도 없다고 하는가?…

가와사끼는 리성적으로 사고하는데 버릇된 사나이였다. 그는 자기가 추격하고있은것이 아니라 추격을 당하였다는것을 깨달았다.

실패는 오늘로써 끝날것이 아니였다.

그는 생활의 변증법을 알고있는 사람이였다. 힘을 가진 물체는 일정한 기간 자기의 법칙대로 운동하기 마련이다. 그 힘, 그것을 물리학에서는 운동에네르기라고 말한다.

가와사끼는 일정한 기간 정지된 위치에서 대오를 수습하고 힘을 가다듬으며 내부적잠재력을 키우는 지하조직의 기미를 알아내려고 애를 써왔다.

그러나 자기는 그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지하조직은 힘을 키웠으며 일정한 량의 힘이 축적되자 곧 운동으로 지향한것이였다.

그 힘, 그 축적된 힘이 얼마나 되는지, 그것이 얼마마한 진폭과 파괴력을 가지고 자기의 진지를 육박해올지 가와사끼는 그것조차 알수가 없었다.

가와사끼는 자기의 총명한 두뇌와 랭철한 리지를 언제나 믿었다. 그는 흥분을 앞세운적이 없었으며 주관적인 욕망으로 일을 처리한적이 없었다.

실패는 어디서 시작되였는가?

무능한 아라가와가 자기를 보좌하였으며 그 박약한 두뇌의 인간이 일을 그르쳤기때문일가?

책임은 물론 거기에도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그런것은 아니다. 아라가와의 무능과 무책임이 아무리 컸다 해도 그것이 실패의 전적인 요인으로는 되지 못하는것이다.

가와사끼는 그를 잘 알고있었다. 그러므로 그를 전적으로 믿은적이 없었다. 그의 힘과 능력에 맞게 일을 맡겼으며 할수 있는 일들을 나누어주었던것이다.

괴로운것은 실패하였으나 실패의 요인을 알수가 없으며 따라서 교훈도 전망도 목표도 가질수 없는것이다.

가와사끼는 불꺼진 어두운 창문가에 기대서서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한때 천문학자의 딸에게 애정을 품고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가슴을 태우던 천진한 젊은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는 세상에 사랑처럼 애달픈것이 없으리라고 생각하였다. 성미가 호방하지 못했던 젊은 가와사끼는 오래동안 처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채 가슴속으로 앓고있었다.

그는 남성답지 못한 자신을 얼마나 저주하였는지 모른다. 언젠가는 용단을 내여 남 다 자는 밤에 홀연 담을 뛰여넘어 처녀의 방문앞까지 다가간적이 있었다.

달이 비치는 밤이였는데 마루에는 유리알처럼 반짝이는 굽높은 녀자의 구두가 놓여있었다. 가와사끼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그것을 만져보았다. 두발자국만 지나면 처녀의 방문이 있고 불빛이 휘황한 창가에 녀자의 머리그림자가 드리워있었지만 가와사끼는 일어설념을 못했다. 저고리잔등은 밤이슬에 축축히 젖어있었다.

새벽에 가와사끼는 개한테 들키워 발뒤꿈치를 물리울번하면서 담을 넘어 도망쳤다. 그러느라니 천문학자의 온 집안에 들키운 처지가 되고말았다.

가와사끼는 이 부질없는 행동으로 오래동안 고민하였다. 미모의 련인은 그를 랭대하였다. 가까이에서 할수 없었던 사랑의 고백을 가와사끼는 편지에 적었다. 불타는 젊은 심장의 호소가 한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료양지로 날아갔다. 처녀에게서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가와사끼는 그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거절하는 편지가 온다면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큰 고통이였으랴! 가와사끼는 그때부터 짝사랑도 행복이며 그 행복에 취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지금은 실패에 습관될수가 없었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되는것이였다.

가와사끼는 아라가와를 불러 이제부터는 도천리에서 지하조직의 기미를 알아내는데 일체의 력량을 넣으며 지주의 산판에는 일본인 감독들(백지주는 일본인 감독을 채용하고있었다.)과 조선인 인부들속에 밀정망을 조직하라는 과업을 다시금 주었다. 그는 산판에서의 금후사태가 대단히 념려되였던것이다.

가와사끼는 밀정망을 늘이는 한편 자위단을 급속히 조직하여 감시와 단속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13도구에 있는 《토벌대》를 도천리에 주둔시켜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조급히 일을 서두른지 사흘째 되는 날 가와사끼는 련속적으로 백지주의 산판에서 인부들이 씨붙임준비를 하겠다고 마을들로 떠나가고있으며 나무찍기를 태만하고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가와사끼는 백지주를 부랴부랴 불러올리는 한편 아라가와를 불러다놓고 단단히 따져물었다.

《산판에서 인부들이 나무찍기를 태만하고 농군들이 자꾸 떠나고있는데 밀정망을 통해 얻어들인 자료가 뭔가?》

《각하, 아직은…》

아라가와는 자못 당황하여 말을 얼버무렸다. 가와사끼는 꼭뒤까지 치밀었으나 가까스로 참았다.

《산판에 충실한 감독들로써 밀정망을 조직하라는 내 지시는 수행하였는가?》

아라가와는 선자리에서 힘차게 발을 빼여 반보가량 앞으로 나갔다.

《명령은 즉시에 수행하였습니다. 각하!》

《어떻게? 누구에게 임무를 주었는가?》

《오까모도십장과 겡이찌십장에게 주었습니다.》

《오까모도라고? 그는 어떤자인가?》

《나이는 서른여섯이고 성미는 삽삽한 사람입니다. 후꾸오까에서 태여나 소학교를 졸업하고 반도로 건너와 조선녀자와 결혼하고…》

아라가와는 잠간 말을 멈추고 가와사끼의 얼굴을 흘끔 쳐다보았다. 가와사끼는 엄엄한 기색을 띠우고 그의 말을 듣고있었다. 아라가와도 정신을 똑똑히 차려야 하겠다고 내심 자신을 다잡으며 목청을 돋구어 씩씩하게 말했다.

《오까모도의 부친은 자그마한 잡화가게를 경영하고있었는데 아들 둘에 딸 셋을 두고 넉넉치 못한 살림을 살아가다가 20년 초가을에 홀연 자취를 감추어버렸습니다. 후에 경찰이 밝혀낸데 의하면 이웃에서 술장사하는 돈많은 과부를 꿰여차고 북해도로 행랑을 놓았다고 하는데…》

《아라가와, 요점만을 말하라. 조선녀자와 결혼하고 어찌되였는가?》

아라가와는 당황하였다. 너무 긴장하여 말이 빗나갔던것이다.

《각하, 그는 조선녀자와 결혼하고 감독이 되였습니다. 가정은 비교적 화목하고 아이 둘이 태여났습니다.》

《그가 왜 조선녀자와 결혼하였는가?》

《거기에는 특별한 리유가 없을것 같습니다. 계집이 아주 절색이고 써비스도 좋고 하여.》

가와사끼는 주먹을 쥐였다폈다하면서 방안을 왔다갔다하였다.

그는 참기 어려운 분기를 겨우 자제하고있는것 같았다.

《아라가와, 바로 당신은 그것을 알아야 했었소. 그것을!》

아라가와는 다시 몸을 꼿꼿이 펴려고 기착하였다.

《그 사람의 성미는 어떤가? 우리 일을 도울만 한 재목은 되는가?》

《예, 확신합니다만 그는 정탐에 드러난 사람인데 아주 엉큼하고…》

가와사끼는 눈을 감고 두손을 작살처럼 벌려가지고 눈딱지를 천천히 문질렀다.

《아라가와, 국경연안의 형사들이 모두 당신처럼 사고하는가?》

가와사끼는 높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라가와는 불현듯 입을 다물고 침을 삼켰다. 방안에는 무거운 긴장이 서렸다. 종다리를 팽팽히 감싸고 돌아간 아라가와의 장화목다리가 후들후들 떨기 시작하였다.

창문옆의자에 쪼크리고 앉아있는 백지주의 종아리도 후들후들 떨렸다.

가와사끼는 경찰서장을 불러들였다.

《이제부터 도천리의 일체사업은 나의 명령하에 경찰서장이 직접 하라. 아라가와, 당신은 당분간 휴가를 받아도 좋고 련무장에서 훈련을 해도 좋다. 돌아가라!》

서장은 당당히 구두발소리를 내면서 절도있게 돌아섰다. 그러나 아라가와는 땅에서 발을 들수가 없었다. 발을 들기만 하면 땅에 쓰러질것 같았으며 그러면 다시는 영영 일어날수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람되기 그지없는 소망입니다만 저를 토벌대에라도 보내주십시오.》

가와사끼는 힐난하는듯 한 노한 기색으로 아라가와를 쏘아보았다.

《토벌대에도 머리를 쓰는 사람이 필요해. 아라가와, 제국의 창창한 젊은 군인들이 어째서 공산군의 총탄에 무리죽음을 하는지 아는가? 당신같은 우매한 두뇌의 인간들이 대오를 관리하고있기때문이야. 제국에는 청렴하고 용맹하고 지혜로운 장교가 필요하다는걸 알아야 해. 병사복을 입고 충성을 바치려거든 토벌대로 가라?》

《각하, 병사복을 입고라도 싸우겠습니다. 각하의 승리가 이룩되는 국경대안을 떠날수는 없습니다. 이를 악물고 복수를 하겠습니다.》

가와사끼는 아무 대꾸도 않고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어 토벌대를 찾더니 아라가와를 지도관 직무에서 철직시켜 토벌대 소대장으로 보낸다는 명령을 하달하였다.

백지주는 간이 말라드는것 같은 순간을 가까스로 참다가 끝내 견디지 못하여 벌떡 일어났다.

책상모서리를 짚고 생각에 잠겨있던 가와사끼는 고개를 홱 돌렸다. 그의 눈에는 살기띤 열기가 번뜩거렸다.

《각하!》

백지주는 무엇인가 저저히 사과하려고 눈물겹게 입을 열었으나 생각은 죄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이 광포하고 단호한 인간이 자기에게 무슨 화를 입힐지 그것만이 똑똑히 생각되고있었다.

《당신도 이 책임을 져야 하오!》 가와사끼는 목소리를 높여 책망하였다.

《마을에서 그처럼 큰 소요가 일어나도 실마리 하나 잡지 못하는 당신은 도대체 뭘하는 사람인가?》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지만 실마리야 왜… 잡지 못했겠나요. 눈치야 채고… 있습지요.》

《무슨 눈치인가?》

가와사끼는 한발 내짚다 말고 다시 발을 끌어가며 백지주를 미타하게 굽어보았다.

《내 생각에는 저 구장누이가 확실히…》

《무슨 단서라도 있는가?》

《내 생각에는 구장누이가 춘옥이와 가까이 얽혀있고 권용산이와도 통하고있는걸 보면 마을에서 소요나 산판에서 인부들의 움직임이 다 구장누이와 관련되여있는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왜 렴탐군들은 아무 자료도 물어오지 못하는가?》

《그건 렴탐군들이 무능하기때문이지요. 이제부턴 제가 직접 팔을 걷구 나설터입니다.》

《그렇게 하라. 구장누이를 잘 살피는것이 아무래도 중요할것 같다. 관련되는자들도 뒤를 캐보고.》

《각하, 명심하겠습니다. 그래서 실은 오늘 권용산이라는놈이 신파장에 갑자기 떠나가더라니 미행을 붙여놓았습니다.》

가와사끼는 흥미있게 그 말을 들으면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노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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