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공화국기를 바라보며

 

나는 만수대언덕우에 높이 모셔진 어버이수령님의 동상에 인사를 드리고 내려올 때면 꼭꼭 만수대의사당우에 휘날리는 공화국기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걸음을 멈추군 한다. 우리 조국의 존엄의 상징인 국장과 함께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위엄있게 펄럭이는 공화국기를 바라볼 때 내 가슴속에 차오르는 격정을 무엇이라 표현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

내 나라의 맑은 하늘가에 언제나 나붓기는 람홍색공화국기발, 바라볼수록 이 나라의 공민된 가슴벅찬 긍지와 자부심, 필승의 신념을 안겨주는 우리의 공화국기발.

티없이 순결한 량심과 신념에 떠받들려 휘날리는 기발이기에 영원한 내 나라의 푸른 하늘가에 그처럼 자랑스럽게 휘날리는 기발이였다.

아름다운 노을속에 펄럭이는 공화국기발을 바라보느라면 저 기폭과 운명을 같이한 수많은 동지들의 고결한 모습이 떠오른다.

전호가에서, 진격의 길에서, 철창과 교수대에서 너를 위해 목숨도 서슴없이 바친 유명무명의 전사들은 그 얼마였던가.

기발에 대해 생각할 때 나의 머리속에 언제나 제일먼저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비전향장기수중의 한사람인 박동지의 모습이였다. 그 누구와 다름없이 그도 이 나라의 평범한 공민이였다. 그러나 그의 한생은 공화국의 기발을 지켜싸운 위훈의 한생이였다고 말할수 있다.

그가 처음으로 공화국기발을 품에 안은것은 조국해방전쟁시기였다.

진격의 길에 오른 인민군땅크부대가 박동지의 고향마을로 들어섰다.

사람들은 거리로 떨쳐나와 《김일성장군 만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영웅적조선인민군 만세!》를 목이 터지도록 웨치며 인민군대를 열광적으로 환호하였다.

공화국기발을 휘날리며 선두에서 달리던 땅크가 환호하는 군중들앞에서 멈춰서고 한 인민군군관이 땅크우에 올라서서 흥분된 목소리로 연설하였다.

《여러분, 얼마나 고생이 많았습니까. 여러분들의 고향은 해방되였습니다.》

순간 또다시 환희에 넘친 《만세!》소리가 터져올랐다. 진정에 넘친 그의 격조높은 연설을 듣던 박동지의 눈동자에 땅크우에서 펄럭이며 휘날리는 공화국기발이 비껴들었다. 람홍색공화국기발을 바라보는 박동지의 눈가에는 감격의 눈물이 솟구쳐올랐다. 잠시후 땅크들이 떠나려고 하였다. 박동지는 연설하던 그 인민군군관의 손을 굳게 잡으며 절절하게 부탁하였다.

《저 공화국기발을 저에게 줄수 없습니까?》

간절히 말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군관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땅크안에서 공화국기발을 꺼내주려고 하였다.

박동지는 서둘러 지금 땅크우에 휘날리고있는 저 기발을 줄수 없는가고 하였다.

인민군군관은 좀 망설이다가 《그렇게 합시다.》라고 시원스레 말하며 땅크우에 휘날리는 공화국기발을 내려 박동지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새로 꺼낸 공화국기발을 다시 달고 고향사람들의 환호속에 또다시 진격의 길에 올랐다.

박동지는 놈들이 군청으로 쓰던 건물의 지붕우에 공화국기발을 높이 띄웠다. 고향사람들은 힘있게 나붓기는 공화국기발을 바라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를 소리높이 웨쳤다. 그후 박동지는 군인민위원회에서 일하게 되였고 인민위원회 게양대에서 펄펄 휘날리는 공화국기발을 아침저녁 바라보며 조국을 위해 한생을 바칠 새로운 결의를 다지군 하였다.

해방된 박동지의 고향에서 토지개혁이 진행되였다. 바로 그 기발밑에서 농민들은 한생의 숙원이였던 땅을 분여받고 땅의 주인이 되였다. 농민들은 그 흥분과 감격을 억제할수 없어 공화국기발을 우러르며 《장군님!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거듭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리였다. 기발은 그들의 새로운 삶이였고 기쁨이였고 조국의 모습이였다.

그런데 그후 인민군대의 전략적인 일시적후퇴가 시작되고 군당은 유격대를 조직하여 산으로 들어가게 되였다. 박동지는 유격대로 떠나는 날 공화국기발을 손에 들고 기어이 다시 돌아올 비장한 맹세를 다지였다.

자식과 헤여지는것보다는 공화국기발과 잠시나마 떨어지는것을 그토록 가슴아파하는 어머니를 위하여 박동지는 기발을 어머니에게 맡기였다.

피어린 전투의 낮과 밤에도 박동지는 고향하늘가에 날리던 공화국기발을 한시도 잊은적이 없었다. 박동지는 심한 동상을 입고 유격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날 적《토벌대》의 포위에 들게 되였다. 최후격전의 순간이 오자 그는 자폭을 결심하고 수류탄을 뽑아들며 웨쳤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그러나 수류탄은 폭발되지 않았고 박동지는 그만 무리로 달려드는 놈들에게 체포되였다.

옥중에서 그는 발의 동상으로 발가락이 다 빠져 제대로 설수도 걸을수도 없는 몸이였지만 모진 전향공작에 맞서 견결히 싸웠다. 순간순간 생사를 판가리하는 옥중생활속에서도 그는 해방된 고향땅에 들어서는 인민군땅크우에서 휘날리던 공화국기발, 초면의 한 인민군군관에게서 난생처음 받아들던 그 기발을 그려보았다.

먹방에 갇히고 고문을 당하는 순간에도 그는 마음속의 공화국기발을 한시도 내리울수 없었다. 어느날 박동지는 물에 적신 손가락으로 감방벽에 공화국기발을 그리였다. 폭력에 의한 전향공작이 실패하자 놈들은 회유공작을 벌릴 목적으로 그에게 어머니와의 면회를 허락해주었다.

옥중생활 12년만의 일이였다.

면회장에 나가니 어머니와 함께 10대의 소녀가 서있었다. 소녀는 박동지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서서 낯선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있었다.

그가 바로 박동지의 딸이였다. 딸애는 그가 유격대로 떠난 이듬해에 태여났고 안해와 아버지는 놈들에게 학살되였다. 처음 보는 아버지의 낯선 얼굴을 쳐다보며 움직일줄 모르는 딸의 등을 떠밀며 어머니는 말했다.

《인사해라. 너의 아버지다.》

그 말에 딸애는 몇걸음 다가서더니 《아버지!》 하고 부르며 박동지의 품에 와락 안기였다.

신통히도 안해의 눈과 입을 꼭 닮은 딸애는 이름을 묻는 아버지에게 《곱단이입니다.》 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잠시 아버지의 얼굴에 난 상처자욱과 여윈 목을 작은 손으로 쓰다듬던 딸애는 아버지의 귀가에 입을 가져다대고 속삭이였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기발을 나도 좋아해요. 너무너무 아름다운 기발이예요.》

박동지는 뭉클 가슴이 젖어와 귀여운 딸애를 더 꼭 껴안아주었다. 놈들은 딸애의 재롱에 아버지의 마음이 흔들리고있다고 생각한듯 흐뭇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그러나 놈들은 그때 박동지가 딸애의 말에서 얼마나 큰 힘을 얻고있는지 알수 없었다.

놈들의 회유공작도 실패하고말았다.

박동지가 35년간의 옥중생활을 마치고 감옥문을 나설 때 그앞에는 이미 중년부인이 된 딸이 서있었다.

그날 밤이 깊어 손님들이 다 돌아간 뒤 집에는 아버지와 딸만이 남아있었다. 수십년을 떨어져살아온 그들사이에 하고싶은 말인들 얼마나 많았으랴. 그러나 이때 그들이 처음 나눈 이야기는 공화국기발에 대한것이였다. 딸은 할머니가 사용하던 장농을 열고 붉은 천으로 정히 싼 함을 내놓았다.

《아버님이 제일 사랑하시고 할머니와 제가 가장 귀중히 보관해온것입니다.》

그안에는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박동지가 한 인민군군관으로부터 받았던 공화국기발이 들어있었다.

박동지는 서둘러 공화국기발을 펼쳐보았다. 옥중의 시련에 찬 나날에도 항상 마음속에 휘날리던 공화국기발이였다. 또 그의 어머니와 딸이 수십년세월 가슴에 품고 살아온 기발이였다. 지나온 옥중 35년은 이 기발을 지켜온 35년이였으며 이 기발밑에서 삶을 이어온 35년이였다.

6. 15북남공동선언이 발표된 그날 저녁 박동지는 딸에게 기발을 가지고 공화국에 가서 자기에게 그 기발을 넘겨주었던 인민군군관을 만나보겠다고 하였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딸이 조용히 말하였다.

《아버지의 마음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 기발은 인민군대에 의하여 고향이 해방되던 날 처음으로 고향하늘에 휘날린 기발입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고향사람들은 오늘도 그날의 감격을 전설처럼 이야기하고있습니다. 나도 아버지처럼 언제나 이 기발을 가슴에 안고살렵니다. 저에게 이 기발을 주고가십시오.》

딸의 간절한 부탁을 들으며 박동지의 가슴은 뭉클 젖어들었다.

《너의 뜻이 그렇다면 네가 잘 보관하거라. 우리 이 기발앞에서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힘껏 싸우자는것을 약속하자.》

박동지와 딸은 노을이 비끼는 아침까지 창가에 공화국기발을 걸어놓고 조국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 바칠 신념의 맹세를 다지였다.

얼마나 많은 이 땅의 아들딸들이 자기의 피와 생명을 바쳐 지켜온 기발이였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심장속에 조국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며 휘날리는 공화국기발인가. 박동지가 조국의 품에 안기였을 때 그의 눈에 제일먼저 안겨온것은 창공높이 휘날리는 공화국기발이였다. 어디서나 람홍색공화국기발이 휘날리는것을 보며 그는 후더운 눈물을 쏟았다. 이제는 목숨처럼 지켜온 그 기발을 언제나 마음껏 바라보며 살수 있게 된것이였다.

새로 받은 집 창가에 공화국기발을 날리던 날 그는 먼저 경애하는 장군님의 초상화를 우러러 인사를 올리였다.

우리의 장군님께서 수령님의 나라, 인민의 나라를 선군으로 지켜주시지 않았다면 어찌 우리의 하늘에 우리의 공화국기발이 휘날릴수 있었겠는가.

우리 조국의 하늘에 언제나 우리의 기발이 휘날리고있었기에 가련한 배신자들이 더러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적의 기발밑으로 기여들어갈 때 우리는 우리의 조국이고 우리의 사상이며 우리의 사랑인 이 기발밑을 단 한치도 떠난적 없었다.

그 기발은 우리의 사랑이고 존엄과 긍지이며 우리의 생명이였다. 그 기발이 있어 우리들의 삶이 있었다.

오늘도 푸른 하늘가에 힘차게 나붓기는 기발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내 한생의 마지막까지 이 기발앞에 부끄럼없이 살 결의를 가다듬는다.

휘날려라, 기발이여.

영광스러운 우리의 공화국기발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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