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제 3 편

 

9

 

저녁무렵 오영범은 총참모부작전직일관이 보낸 무선암호문을 받았다. 2시간내로 총참모부에 도착하라는 총참모장의 지시였다. 그외 다른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그는 의혹이 비낀 눈길로 암호전문을 두번세번 훑어보았다. 금방 《섬광》훈련이 끝났으므로 즉시 전투에 림할 준비를 또 갖추어야겠는데 군단장을 급히 부르는것이 잘 리해되지 않기때문이였다.

(엄중한 정세가 또 조성됐는가?)하고 그는 재빨리 생각을 굴려보았다. (군단에 새로운 전투임무가 부과됐는가?…)

그는 군단참모장에게 필요한 지시를 주고 서둘러 차를 타고 떠났다. 불과 얼마전엔 려단을 인계하고 군단에서 빌린 《갱생》승용차로 총참모부를 향해 달리던 그 길이였다. 지금은 군단장으로서 고급승용차에 몸을 싣고 밝은 전조등불빛을 내두르며 대도로를 살같이 내달린다. 하지만 그는 차의 속도가 느린것만 같아 계속 속도를 높이라고 명령했다. 운전사는 오영범의 엄엄한 기상에 눌려 입술을 바르르 떨며 조향륜을 틀어쥔 두손이 과다져버릴 정도로 차를 내몰았다.

총참모부에 도착했을 때엔 날이 완전히 어두웠다. 작전직일관이 그의 도착에 대하여 보고하자 전혀 낯모를 작전국의 대좌가 그를 맞아주었다.

《안녕하십니까. 중장동지!》 대좌의 말이였다.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얼마전엔 중좌가 그를 안내했었다. 그리고 그날 오영범은 총참모부건물계단을 걸어서 올라갔었다. 그러나 이번엔 승용차를 타고 달렸다. 그렇게 한동안 달려서야 오영범은 지금 자기가 어데로 가는지 짐작할수 있었다.

불시로 심장의 박동이 맹렬해졌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그를 부르신것이다. 그는 걷잡을길 없는 흥분에 사로잡혀 승용차등받이에서 몸을 떼고 꼿꼿이 앉아 앞을 내다보고있었다.

얼마후 그는 고속승강기에 몸을 실었다. 승강기가 멎자 그는 꿈결에서처럼 문을 나섰고 문앞에서 기다리고있는 작전국장을 보았다.

《대장동지!》

오영범이 보고하려는것을 그가 손을 들어 막으며 재빨리 속삭였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기다리시오.》

《!!…》

그는 아무 말도 못하고 구름속을 걷듯이 작전국장의 뒤를 따라 최고사령부작전실로 들어섰다. 규모있고 위엄있게 꾸린 커다란 방, 며칠전 군단장으로 임명받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로부터 수령님의 존함이 새겨진 은빛권총을 선물로 받던 그 방이였다. 그날의 휘황하던 방안이 지금은 파르스름한 불빛에 잠겨 아늑하게 느껴졌다. 맞은편 벽면의 영사막에 전투훈련의 장면이 비쳐지고있었다.

작전국장이 방 한가운데 놓인 쏘파에로 다가갔다. 그가 허리를 굽히고 보고드리기 바쁘게 오영범은 쏘파에 앉아계시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향하여 힘차게 걸어나갔다. 막상 경례를 붙이며 청높은 소리로 보고드리려는 순간 그이께서 먼저 말씀하시였다.

《아, 오동무, 수고했소!》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하고 그는 기어이 규정의 보고를 드리려 했으나 그이께서 한손을 들어 막으시였다.

《아 됐소, 됐다니까. 어서 여기 와 앉으시오.》

《알았습니다!》

그는 그이께서 손짓으로 가리키시는 뒤자리에 앉았다. 가슴은 여전히 세차게 들뛰였고 쿵쿵 흉벽을 울리는 심장의 고동소리마저 귀에 들리는듯 싶었다.

최고사령관동지의 우측에는 총참모장, 좌측에는 작전국장이 앉아있었다. 총참모장은 오영범이 자리에 앉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영사막으로 눈길을 돌렸다. 영사막에서는 바야흐로 《섬광》이라는 작전대호를 가진 타격집단의 반공격훈련이 고조를 이루고있었다. 오영범은 항공륙전대가 하늘을 덮으며 날고있는것을 보았다. 그자신이 직접 지휘한 전투훈련이건만 전혀 새로운 의미로 놀랍게 바라보았다.

공격지대의 상공을 덮은 시꺼먼 불연기, 직승기들에서 내쏜 방사포의 불줄기가 그속에서 싯허연 비발처럼 퍼부어지고있다. 어느새 오영범은 다시금 피가 뛰는 전투의 열광속에 잠겨버렸다. 관자노리의 피줄들이 툭툭 뛰기 시작하였다. 수백수천의 공작탄이 일시에 터지면서 《적》의 참호우에 파편의 우박을 퍼붓는 장면은 보다 새로운 인상으로 안겨왔다.

이윽고 하늘에서 항공륙전대원들이 락하산을 진채 배허벅에 자동총을 대고 내리기 시작했다. 아래를 향하여 점발 혹은 련발 사격을 가하는 그들의 긴장한 얼굴들이 얼핏얼핏 지나가군 했다.

공격출발위치에서는 벌써 제1제대의 땅크련합부대가 산과 들을 뒤덮으며 내달리고있다. 땅크에서 내쏜 화염방사기의 불줄기가 시뻘건 화염의 타래구름을 이루어 밀려가군 했다. 오영범자신도 얼핏 나타났었다. 공중촬영화면이였다. 직승기를 타고있던 어느 촬영가가 지휘감시소의 타격집단사령관 오영범과 군단참모부의 전투훈련지휘모습을 망원렌즈로 재빨리 포착하였던것이다.

오영범은 전투훈련이 벌어진 현장에서는 미처 보지 못한 많은 장면들을 지금 여기 최고사령부작전실에서 보다 새로운 눈으로 죄다 남김없이 보게 되였다. 화면으로 보는 전투훈련은 다각적이고 세부적이며 생동하고 풍부한것이 특징이였다. 많은 촬영가들이 직승기에서, 땅크에서, 포진지와 통신결속소, 도하장, 공격지대 등에서 훈련의 전과정을 포괄적으로 그리고 세부적으로 화면에 담았던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록영화가 아니다. 다분히 예술적인 효과를 노린 대중관람용 화면들이 아니라 《섬광》훈련의 전모를 생동하게 상세히 보고드릴 목적으로 촬영, 편집된 화면보고자료인것이다. 오영범은 차츰 흥분을 가라앉히고 앞자리에 앉아계시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모습을 우러렀다.

푸르스름한 빛이 반사된 그이의 옆모습을 줄곧 우러르면서 그는 마음을 조이고있었다.

(지금 장군님께서는 무엇을 주목하고계실가. 훈련의 전과정일가, 속도일가, 아니면 타격력의 집중과 같은 전술상의 문제일가… 아니면 화면자료들을 보시면서 동시에 또 다른 새롭고 무자비한 타격전을 구상하고계시는것일가?!…)

《섬광》훈련을 수록한 기록화면들은 얼마후에야 끝났다. 불이 켜졌다.

비로소 오영범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모습을 자세히 우러를수 있었다. 여느때처럼 간편한 잠바옷차림이였는데 며칠새 또 눈에 띄게 축가신것 같았다. 그러나 오영범을 향하여 약간 몸을 돌리시였을때 그이의 두눈에서는 여전히 불꽃같은것이 이글거리고있었다.

실로 그이의 눈빛은 그 어떤 글로도 웅변으로도 다 표현할수 없는 열정과 기개와 예지의 섬광과도 같은것이였다. 언젠가 중국의 등영초동지가 그이를 뵙고나서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는 첫순간에 그이의 눈빛을 보고 과시 영걸이시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비범하고 출중한 인물은 눈빛만 보고도 알수 있거든요.》

김정일동지께서 물으시였다.

《오영범동무, 이번에 진행한 〈섬광〉훈련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오?》

오영범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으나 다음 순간 혀로 입술을 추기며 재빨리 생각을 굴리였다. 그이께서 이런 질문을 하시리라 예견하고 수십번도 더 마음속으로 대답을 올려본 그였으나 지금은 미리 준비해두었던 그 모든 답들이 웬일인지 전혀 어울리지 않고 또 적중하지도 못한것 같았다. 하여 그는 자기가 준비해두었던 답과는 판다른 대답을 불쑥 올리고말았다.

《최고사령관동지! 이번의 〈섬광〉훈련은 그야말로 번개와 우뢰같은 대타격전이였습니다. 저는 작전을 지휘하면서 자기를 다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진짜 전쟁판에 나선것 같고… 자꾸만 배심이 커지는게… 정말 하나의 군사대학을 또 나온것만 같습니다!》

《그렇다!ㅡ》 그이께서는 미소를 지으시였다.

《우리의 작전일군들, 군사지휘관들이 머리 하나는 더 커진 셈이요. 당에서 바라는 전격전을 높은 수준에서 보장했거든. 이번 훈련을 보면 오영범동무의 공로도 적지 않소.》

순간 오영범은 가쁘게 숨을 들이그었다.

《아닙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그는 부르짖고싶었다.

《저희들은 그저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가르쳐주신대로 했을 뿐입니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완성시켜주신 〈섬광〉작전을 그대로 집행하였을따름입니다!》

그러나 이 말을 입밖에 내지 못하였다. 한순간 혀가 굳어져버린듯 했었다. 자기를 미덥게, 대견하게 바라보시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밝은 미소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목이 꺽 메였던것이다. 다음 순간 벌써 그이께서는 총참모장에게로 눈길을 옮기시였다.

《이번에 진행한 훈련에 대해 적들이 어떻게 반응할것 같습니까?》

총참모장은 심중하게 생각해보는듯 했다. 얼핏 작전국장쪽을 바라보는데 그가 까딱 움직이지 않고있는것을 보자 곧 자세를 바로하였다. 이윽고 그는 주의를 집중하면서 천천히 대답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적들은 아마… 놀랄것입니다. 증강된 한개군단의 화력타격이 이럴진대 전반적무력의 타격력은 아마 상상하기도 무서워할것입니다.》

《음ㅡ》

그이께서는 옆탁우에 놓은 가방에서 얄팍한 서류를 하나 꺼내드시였다. 그리고 그것을 번져보시며 말씀하시였다.

《중앙통신사에서 보내온 자료에 의하면 벌써 그러한 보도가 나오고있습니다. 남조선의 그리스도교방송은 북에서 이번 훈련에 참가한 무력만 가지고도 온 남〈한〉땅은 물론 일본까지도 불바다로 만들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일본의 엔에취케이방송은 우리의 대응훈련에 대해 보도하면서 지금 북조선이 38°선전역에 1만문이상의 중포, 방사포를 배치하고있다는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불러댄 1만문이라는 수자가 도대체 어데서 나온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그렇듯 자신있게 찍는것을 보면 우리에 대해 상당히 연구를 깊이 하고있는것 같습니다.》

그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뒤따라 총참모장과 부부장, 작전국장, 오영범이 일어나 허리를 꼿꼿이 폈다.

그이께서는 대형지도가 걸린 벽앞으로 다가가시였다. 지도에 표기된 각종 부호들을 눈여겨보시며 왼손으로 허리를 짚으시였다.

얼마전에도 그이께서는 이 지도앞에 서시여 이번의 《팀 스피리트93》합동군사연습의 특성과 전쟁기도, 그에 대처한 우리의 정치군사전략에 대하여 심중히 검토하시였었다. 불과 한달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때로부터 얼마나 많은 놀라운 사변들이 일어났는가. 우리의 준전시상태 선포,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성명… 타격은 드세고 무자비한것이였다. 그리하여 요즘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은 당황망조하여 어쩔바를 모르고있다. 그러한 실례로 오늘 오전 괴뢰들의 제의에 따라 판문점에서는 리인모로인의 송환을 위한 실무접촉이 있었다.

접촉에서 남측대표는 종래에 그들이 고집하던 일체 정치적부대조건이 없이 리인모로인을 무조건 넘겨주기로 결정했다는것을 통고하였다. 접촉에서는 이러한 말들이 오고갔다고 한다.

 

남측대표; 어제 15일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3월 19일 리인모로인을 무조건 넘겨주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 대표; 또 한번 정치적부대조건을 걸어보지요.

남측대표; 아 아닙니다. 이번에는 진짜 아무 조건도 없습니다.

우리 대표; 이왕 끌어오던바엔 며칠 더 있다 넘겨주는것이 어떨는지?…

남측대표; 아니 북측에선 한시바삐 돌려보내라고 하시더니 막상 돌려보내겠다고 하니까 또 저러신다ㅡ

 

리인모가 돌아온다!… 비록 그는 40여년전 종군기자로 떠날 때 메고간 배낭조차 없는 빈몸으로 오지만 온 나라 인민의 가슴에 안겨줄 신념과 의지의 승리를 안고온다. 그는 비록 제발로 걸을수 없는 불구의 몸이 되여 담가에 실려오지만 우리 식 사회주의의 진리성과 불패성에 공감하는 온 세상 수억만의 지지자, 동정자들을 이끌고 온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손을 허리에 짚으신 자세로 여전히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지도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계시였다. 지도에 그려진 붉은색 화살표들이 방금 보신 기록화면의 거대한 폭발과 섬광으로 바뀌이는듯 여겨지시였다.

우리의 《섬광》작전은 핵대결전의 일환으로서 공화국정부의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조치에 대한 우리 인민군대의 강력한 지지성원이기도 하다. 우리의 조약탈퇴가 외교적제스츄어도 아니며 허세도 아니라는것을, 우리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것을 그리고 우리 혁명의 기본대상인 미국과 총결산하려는것이 바로 우리의 결심이라는것을 보여주는것이다. 그리고 적들에게 마지막으로 전쟁인가, 대화인가? 하고 준엄하게 따져묻는것이다. 그들식으로 말하면 《예쓰》냐, 《노》냐? 하는것이다.

1943년 태평양전쟁이 전동남아를 휩쓸고있을 때 《말라이의 범》으로 불리운 일본 제25군 사령관 야마시다중장은 싱가포르로 진격하여 련합군을 궁지에 몰아넣고 련합군사령관이였던 영국륙군대장 웨벨과의 담판시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면서 한마디만 하라, 《예쓰》냐, 《노》냐? 하고 따지고들었다. 오래도록 갑자르며 진땀을 뽑고있던 웨벨은 마침내 《예쓰.》하고 한마디 내뱉고는 머리를 푹 떨구고말았다. 그때부터 서방세계에서는 담판장에서의 《예쓰》라는 말을 굴욕과 수치를 상징하는 말로 쓰이고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치욕스러운것이라 해도 력사는 부단히 패자들에게 그 말을 반복케 썼다. 조선정전담판에 나온 유엔군총사령관 클라크가 우리의 항복요구에 《예쓰.》하고 대답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후의《푸에블로》호사건, 《이씨ㅡ121》비행기 격추사건때에도 미친듯 전쟁을 부르짖던 적들이 끝내는 우리의 추상같은 물음에 《전쟁인가?》 《노ㅡ》, 《대화인가?》 《예쓰.》하고 대답하지 않을수 없었다. 력사의 심판은 준엄하다. 지금 력사는 누가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고 드디여 어떤 심판을 받게 되는가를 기록하려고 한다. 대답하라, 우리 인민이, 무적의 우리 인민군대가 묻고있다. 길게 맡할게 없다. 한마디면 된다.

《전쟁인가?》 《노ㅡ》

《대화인가?》 《예쓰.》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총참모장에게로 몸을 돌리시였다.

《이제 적들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래도 기어이 전쟁의 길로 나오겠는가?… 어쨌든 우리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적들의 일거일동을 예리하게 주시하여야 합니다. 〈섬광〉훈련에 참가한 타격군단도 즉시 포탄과 탄약 등 전투정량을 보충하고 다시 돌격전개구역을 차지하여야 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오영범을 눈길로 찾으시였다. 오영범이 허리를 꼿꼿이 펴자 따뜻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이번 훈련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의 지휘관참모부들이 주체적인 전법을 활용함으로써 현대전의 요구에 맞는 정황분석, 대담한 결심과 훌륭한 지휘능력을 소유하고있다는것을 기쁜 마음으로 볼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과와 교훈에 대해서는 훈련총화때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도록 합시다. 그러되 언제든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이 모든 성과의 기초에 우리 인민군전사들의 불타는 충성심이 깔려있다는 그것입니다.》

그 순간 오영범은 림정산을 생각하였다. 위기일발의 순간 한몸바쳐 부대의 지휘통신을 보장하고 전우들의 생명을 구원한 전사,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친히 만나보셨고 남달리 관심해오신 나어린 정찰병, 이제 그의 희생에 대하여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 보고드려야 하는 오영범이다. 그런데 무슨 말로 어떻게 보고드린단말인가? 자신께서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시던 전사가 희생되였다는것을 아시면 그이께서는 얼마나 가슴아파하시겠는가! 그러니 어찌하면 좋은가. 훈련의 성과로 이렇듯 기뻐하시고 만족해하시는 그이께 굳이 오늘 꼭 보고를 드려야만 하는가?…

그때 작전국장이 보고자료를 그이께 가져다드렸다. 이곳 최고사령부작전실로 직접 보고를 올린것으로 미루어 급한 자료인것 같았다. 시시각각 그이의 집무실로 집중되는 그 많은 보고자료들가운데서 중대보고라 여기고 책임서기가 따로 골라 그이께 올렸을것이다. 보고자료를 읽어보신 그이의 얼굴에 기쁨의 미소가 어리고있었다.

《좋은 소식이요. 아주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이께서는 보고자료내용에 대해서는 그이상 더 밝히지 않으시였다. 《이제부턴 아마 좋은 소식들이 더 많아질것입니다.》

그이께서는 총참모장을 향하여 물으시였다.

《오영범동무는 언제 군단에 내려보내겠습니까?》

《지금 당장 내려보내야 할것 같습니다.》

총참모장의 대답이였다.

《지금 당장?》하고 그이께서는 오영범을 돌아보시였다. 《음ㅡ 어찌겠소. 빨리 돌아가 군단을 정비해야겠으니… 떠나기전에 내게 들리시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이렇게 대답올리는 오영범의 얼굴엔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가 비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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