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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의 생태연원을 밝힌 동화
의인화된 동화에는 어린이들의 탐구심에 맞게 동물의 생태연원을 흥미있는 이야기거리로 밝힌 연기(사물의 원인이나 유래)설화형식의 동화들이 적지 않다. 특히 아이들이 주위세계와 관련하여 자주 물어보게 되는 동물들의 생김새와 행동에서의 특이한 모양새를 연원적으로 밝힌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수다하다. 이런 동화는 동물의 특이한 생태와 행동을 연원적으로 밝힌 연기설화로서 그것이 아이들의 탐구심을 키워주는 흥미있는 하나의 이야기거리로 된다. 례하면 토끼의 꼬리가 짧고 몽통한것, 개미의 허리가 잘룩하고 메뚜기의 이마가 벗어진것, 참새가 콩당콩당 뛰는 모양과 파리가 앞발로 마치도 죄를 비는듯 한 시늉을 하는 행동 등 그 연원을 밝힌 이야기들이 이 부류의 동화에 속한다. 이 동화는 이야기거리자체가 교훈성을 가지고 전개되여나가다가 그 맺음에서 동물의 생태와 기이한 행동의 연원을 밝혀주는것이 일반적인 례로 된다. 력사적으로 보면 이런 연기동화가 창조될수 있은것은 아이들이 동물세계에서 보게 되는 특유한 생태와 행동에서 의문을 품고 물어보았거나 탐구하려는데로부터 그에 해답하기 위하여 꾸며낸 사정과 관련되여있다. 따라서 이 동화류형은 인간생활을 의인화하여 교훈성을 주는것도 있지만 보다 우선시되는것은 동물의 생태에 대한 흥미와 그것을 연원적으로 풀어보려는 탐구심을 자극하고 발양시키는데 작용한다고 볼수 있다.
토끼꼬리는 왜 짧아졌나?
옛날 어느 한 산골에 늙은 토끼 한마리가 살고있었다. 하루종일 굴에 엎디여있던 토끼가 그만 배가 고파 굴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때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범이 토끼를 노려보며 《이놈, 꼼짝말고 섰거라!》 하고 소리치는것이였다. 토끼가 깜짝 놀라 굴안으로 뛰여들어가려는데 글쎄 하늘공중에서 매방울소리가 《딸랑딸랑》 하고 요란스레 울려왔다. 순간 토끼는 자기를 잡아먹겠다는 범을 혼내주려고 생각하고 이렇게 소리쳤다. 《범고기만 먹는 <딸랑귀신>이 온다!》 범은 토끼의 말이 정말인줄 알고 《<딸랑귀신>?! 그러면 난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하고 토끼에게 다급히 물었다. 토끼가 《어쩌기는 어쩐다고 그래. 빨리 뛰지 않고. 빨리…》 하고 다시 소리쳤다. 이때 하늘에서 매가 먹이를 발견한듯 《딸랑딸랑》 하고 또 요란스레 소리를 냈다. 범은 이제 뛰여간대야 영낙없이 《딸랑귀신》에게 잡힌다고 생각했는지 하는수없이 토끼있는데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자기 꼬리에다 토끼꼬리를 매여놓고 꼼짝말고 매달려있으라고 하였다. 정말로 범도 토끼 못지 않게 기발한 생각을 하였던것이다. 아마 《딸랑귀신》의 눈에는 범도 아니고 토끼도 아닌 《범토끼》라는 이상한 동물이 보일것이다. 더구나 범의 꼬리에 토끼가 꺼꾸로 매달려있으니 괴이하기 그지없었다. 범은 자기 엉뎅이에 매달려있는 토끼에게 《어때, 이렇게 하면 <딸랑귀신>도 내가 범인줄 알아보지 못할테지!》 하고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토끼는 범의 행동이 고약스러워 《아직은 자만할수 없어. 그 <딸랑귀신>은 냄새만 맡고도 범을 알아보는 귀신이야. 지금까지 <딸랑귀신>이 잡아먹지 못한 범은 없다질 않아.》 하고 말해주었다. 이때 하늘에서 《딸랑딸랑》 하고 또 매방울소리가 울려왔다. 그제야 범은 토끼가 한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줄행랑을 놓았다. 범은 당장이라도 《딸랑귀신》이 따라와 붙는것만 같아 진대나무속을 누비며 줄창 뛰여갔다. 토끼는 범의 꼬리에 뒤발을 걸고 궁둥이에 붙어 앞발을 꼬부리고 매달려갈수밖에 없었다. 범도 숨차하였지만 꺼꾸로 매달려가는 토끼는 더 급하고 어지러워났다. 그래서 토끼가 《범아, 그만 뛰여라. 여기는 진대나무속이여서 <딸랑귀신>도 공중에서 볼수 없을테니 이젠 좀 쉬여가자꾸나.》 하고 사정하였다. 그 소리를 듣고 범이 성이 나서 《가만있지 못하겠니. 이제 이 함박골을 지나 내가 사는 굴에 가야 무사할테니 잔말 말고 매달려있기나 해!》 하는것이였다. 그러니 필경 제 굴에 가서는 배가 고파 자기를 잡아먹을것이 틀림없었다. 토끼는 묶어놓은 꼬리를 풀어보려고 모지름을 썼으나 꺼꾸로 매달려있는지라 앞발을 꼬부려 우로 올려잡을수가 없었다. 토끼는 화가 나서 말하였다. 《네가 암만 뛰여도 <딸랑귀신>을 당할 길은 없으니 힘을 빼면서 죽기보다는 편히 앉아서 죽는게 낫지 않겠니? 잘 생각해봐!》 그러자 범은 또 대번에 성이 나서 《<딸랑귀신>이 범고기만 먹는다니 너는 별일없겠지만 나는 사정이 달라! 빨리 뛰여가 숨어야 한단 말이다!》라고 말하는것이였다. 이때 토끼가 또다시 다급히 소리쳤다. 《이거 야단났구나. 네 말소리를 알아듣고 <딸랑귀신>이 네뒤를 따르는구나!》 토끼의 말에 이젠 꼼짝 못하고 잡혔구나 하고 생각한 범은 결사적으로 진대나무속을 빠져나갔다. 그러는통에 진대나무에 걸린 토끼꼬리가 《퉁-》 하고 끊어지고말았다. 토끼는 데굴데굴 굴러 숲속에 몸을 감추었으나 범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꾸만 뛰여갔다. 토끼는 그제야 끊어져나간 짧은 꼬리를 보고 정신없이 뛰여가는 범에게 내 꼬리를 떼여놓고 가라고 소리치려 했으나 어느새 범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말았다. 그때로부터 토끼는 범의 궁둥이에 매달려있었던 모양으로 짧은 앞발을 꼬부리고 모아서서 짧아진 자기의 꼬리를 자주 내려다보는 습관이 생겼으며 그대신 범은 그만큼 긴 꼬리를 가지고 날짐승도 후려쳐 잡아먹을수 있게 되였다고 한다.
이마 벗어진 메뚜기, 허리가 잘룩해진 개미
옛날 깊은 산골 개울가에 황새와 메뚜기, 개미가 살고있었다. 어느 여름날 저저마다 먹을것을 찾아 개울가에 나왔는데 늘 만나는 친구들인지라 먹이감이 서로 다르지만 물고기만은 그들이 다같이 즐기는것이였다. 그런데 물고기잡이명수는 다리가 길고 몸집도 우람진 황새였다. 황새는 두 친구(메뚜기와 개미)를 만나자 내가 잡아주는 물고기를 얻어먹으러 나왔는가고 웃으며 말하였다. 그러자 약삭바른 개미가 《황새어르신님!》 하고 올려추어주고는 늘 찌꺼기만 먹어보았는데 오늘은 이 모래불가에서 천렵놀이를 하는게 어떠한가고 청하였다. 그러자 메뚜기도 찬성해나서며 황새어른덕분에 천렵놀이를 하게 되였으니 우리가 가마를 걸고 불을 피우겠다고 하였다. 황새는 자기를 추어주며 모두들 부탁하니 그러면 천렵놀이를 시작해보자고 하면서 자기가 물고기를 잡아올테니 메뚜기는 고기밸을 따내고 개미는 가마에 불을 때라고 분담하였다. 그래서 각각 자기가 분담받은 일을 맡아하기 시작하였다. 황새는 강가에 나가 발을 휘저으며 고기를 몰아대고 한마리씩 잡았으나 생각대로 잘 잡히지 않았다. 이렇게 황새가 한마리를 잡아오면 메뚜기는 제꺽 밸을 따서 가마에 집어넣었다. 개미는 자기대로 열성을 내여 가마가 설설 끓게 불을 때였다. 그런데 황새가 고기를 미처 빨리 잡지 못하니 안타까웠다. 메뚜기는 황새가 있는데로 뛰여가 빨리 잡으라고 소리쳤고 황새는 또 황새대로 그게 그리 쉬운가고 서로 핀잔하였다. 이렇게 메뚜기가 계속 독촉하니 황새는 잡아물었던 물고기까지도 놓치고말았다. 황새가 그만 성이 나서 《고기도 못 잡는게 무슨 큰소리냐. 거기 서서 기다리기나 해!》 하고 욕을 퍼부었다. 그러나 메뚜기는 진정을 못하고 기슭에서 서성거리다가 고기 한마리가 떠오르는것을 보고 또 소리쳤다. 《네 발옆에 물고기가 떠오른다. 빨리!》 황새가 뒤를 돌아보며 《어드메냐?》 하고 물으니 메뚜기는 너무 급하여 《그게 아니냐!》 하면서 제가 발로 거머잡을듯 얼결에 강으로 《첨벙-》 뛰여들었다. 그 순간 물속에 있던 커다란 잉어가 메뚜기를 보고 물우에 솟아올라 제꺽 먹어치웠다. 그 광경을 본 황새가 메뚜기를 물고 달아나는 잉어를 재빨리 뒤쫓아가 끝내 그 잉어를 물고 강기슭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개미에게 빨리 잉어의 배를 갈라 메뚜기를 꺼내라고 소리쳤다. 개미가 잉어의 배를 가르니 그속에서 메뚜기가 《아이, 숨막힌다.》 하고 소리치며 발을 버둥거리는것이였다. 개미가 제꺽 앞발로 메뚜기를 안아 꺼내놓았다. 황새는 《너는 재간도 없는게 뛰는 버릇만 있어 물속에 뛰여들더니 고기밥이 되지 않은게 정말 다행스럽구나!》 하고 욕설을 하였다. 메뚜기는 황새앞에 앉아있기가 면구스러워 앞발로 이마를 쓸어넘기며 사죄하는듯 머리를 숙이였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그렇게 거칠었던 메뚜기의 이마가 훌렁 벗어지고말았던것이다. 개미는 그제야 메뚜기가 이마가 벗어진것을 보고 너무나도 우스워 허리를 부여잡고 죽어라 웃어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얼마나 웃었던지 그만 개미의 허리가 잘룩해지고말았다. 결국 천렵놀이를 하러 나왔던 메뚜기는 잉어의 배속에 들어가 죽을번 하고 황새에게 미안하다며 연신 이마를 쓸어넘기는통에 이마 벗어진 뛰기선수가 되였으며 개미는 그것이 너무도 우스워 허리를 부여잡고 죽어라고 웃다가 끝내 허리모양새가 잘룩해지고말았다고 한다. 이 연기동화의 다른 한 변종은 천렵놀이의 배경은 같으나 메뚜기가 이마 벗어지고 개미허리가 잘룩하게 된 사건의 동기는 달리 설정하고있다.
콩콩 뛰는 참새, 앞발을 비는 파리
어느 한 여름날이였다. 참새가 먹을것을 찾아다니다 농가에 들어가 밥알을 물고 나오는 파리를 보고 잡아먹으려 하였다. 파리는 물었던 밥알을 참새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야금야금 핥아먹어야 할것을 꿀떡 삼키고는 도망치려 하였다. 그러자 참새가 쏜살같이 날아들며 덮치려 하였다. 급해맞은 파리는 할수없이 농가집 문살에 붙어서 참새에게 물었다. 《너는 왜 죄없는 나를 쫓아다니며 잡아먹으려 하니?》 참새는 버릇없이 묻는 파리에게 큰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죄가 없기는 왜 없어. 너같이 나쁜 미물은 이 세상에 둘도 없다. 남의 집에 날아들어 밥상에 먼저 앉아 음식을 맛보고 빨아먹는가 하면 피곤에 몰려 잠을 자는 농부의 얼굴에 앉아 발길질을 하는게 그래 죄가 아니란 말이냐?》 그러면서 참새는 파리의 죄행을 계속 렬거하였다. 《네놈은 또 사람이 사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앵앵거리며 시끄럽게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깨끗한 흰옷에 날아앉아 검은 똥을 싸놓고 잠자는 어린아이에게 붙어 못살게 놀아 울음까지 터치게 하니 너는 정말 제일 나쁜 벌레이다. 그래 이게 네 죄가 아니란 말이냐?》 성이 나서 자기의 죄행을 렬거하는 참새의 말을 듣고있던 파리는 그에 반박할 말이 없는지라 참새의 허물을 들추어냈다. 《참새, 너는 더 나쁜 놈이다. 농부들이 땀흘려 가꾼 곡식이삭에 매달려 쪼아먹는가 하면 가을엔 낟가리를 타고앉아 온종일 자기 동료들과 재잘거리며 낟알을 축내니 사람들이 덫을 놓아 너를 잡아먹겠다고 하지 않니. 그래도 네겐 죄가 없단 말이냐?》 참새는 쪼꼬만 미물이 종알대는 소리를 듣고 당장 쪼아줄듯 노려보다가 《나는 이 한여름엔 풀씨만 쫏고있다. 너같이 일년내내 집안에 날아들어 음식을 훔쳐먹고 검은 똥까지 발라놓는 그런 못된짓은 하지 않는다. 그러니 네 죄는 더 엄중하지 않느냐.》 하였다. 그리하여 서로 허물을 들추어내고 죄목을 따져묻는통에 말싸움은 크게 번져져 까치가 있는데까지 들리게 되였다. 까치는 집울타리의 황철나무에 날아와앉아 참새와 파리의 말싸움을 다 듣고나서 《내가 판결할테니 듣거라!》 하며 당장 재판관이라도 된듯 큰소리로 말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까치앞에서 잘못 맞섰다가는 당장 쪼아죽일것 같아 입을 다물고 그의 판결만 기다렸다. 까치가 《너희들은 사람들에게 해를 주는데서는 모두 꼭같은 놈들이다. 네놈들이 서로 시비질하며 죄상을 고발한것을 들어보면 다 알만 하겠지? 어느 놈이 더 극성스레 치사스럽고 욕심스러운지는 가려볼수 없겠지만 그 죄상을 따져놓고보면 모두다 같고같은 놈들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네놈들을 때려잡으려고 한다는것을 그래 너희들은 모른단 말이냐?! 죽기 전에 내앞에서 종아리를 때리는 형벌부터 받아야 하겠다.》 하고는 나무가지를 꺾어들었다. 까치는 큰소리로 빨리 땅바닥에 내려앉으라고 소리쳤다. 참새와 파리는 하는수없이 까치앞에 내려앉았다. 까치는 참새를 앞에 나오라고 하고는 회초리로 종아리를 후려치며 《네 죄상을 알겠느냐?》 하고 물었다. 참새는 회초리를 맞을 때마다 콩당콩당 뛰면서 아프다고 아부재기를 쳤다. 종아리를 다 치고나서 까치가 《계속 콩당콩당 그렇게 뛰여가거라. 그래야 후에도 제 잘못을 알터이니 잊지 말고 그렇게 하거라!》 하고는 참새를 쫓아버리였다. 까치가 다음차례는 파리라고 하면서 앞으로 불러냈다. 파리는 그 회초리에 맞으면 대번에 다리가 꺾어져나갈것만 같아 겁에 질려 앞발을 모아 싹싹 빌면서 용서해달라고 애걸하였다. 까치는 《네놈같이 치사스럽고 요사스러운 미물은 없다. 그래도 죄를 면해보겠다고 빌붙는거냐?!》 하며 회초리를 내리쳤다. 그러자 파리는 붕- 날아올랐다가 내려앉으며 또 앞발을 모아 싹싹 빌면서 용서해달라고 하였다. 까치는 그래도 용서할수 없다면서 또 내리쳤는데 이번에도 파리는 날아올랐다가 또 내려앉으며 빌어댔다. 그러자 까치는 다시 회초리를 쳐들어보이면서 《좋다! 회초리를 열대 칠 동안만 그렇게 빌것이 아니라 일생동안 네 잘못을 빌며 살아라. 알겠느냐?》 하고 쫓아버리였다고 한다. 이렇게 까치의 《재판》을 받은 다음부터 영원히 그때 일을 잊지 않고 참새는 땅에 내려앉아서는 콩콩 뛰여가며 먹이를 쫏고 파리는 자기의 잘못을 용서받으려고 앞발을 모아 싹싹 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