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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인화된 동화
- 선과 지혜를 찬양한 동화
의인화된 동화에는 선과 지혜를 찬양한 동화가 기본을 이룬다. 이 동화는 생활무대가 동식물세계로 설정되여있지만 사회관계에 비유하여 선악관계가 주어져있을뿐아니라 선의 승리와 그 지혜를 찬양함으로써 동심을 랑만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생동하게 펼쳐보여준다. 하기에 이 부류의 의인화된 동화에서는 동물세계에서의 선악관계로 이야기가 엮어져있지만 그것은 례외없이 사회적인 선악관계가 반영된것이다. 뿐만아니라 선과 지혜의 통쾌한 승리와 결실을 동심적으로 감칠맛이 나게 엮어줌으로써 동화무대를 이채롭게 장식하며 교훈성을 스스로 찾아보게 한다. 이런 형식의 동화에서는 힘은 약하나 령리한 동물들이 포악하고 미련한 동물들을 꾀로써 골탕먹이고 승리하거나 인간에게 선을 베풀어주는것으로 이야기줄거리를 엮어나가는것이 보편적인 구성방식으로 된다.
구슬을 찾아온 개와 고양이
옛날 대동강가의 설암리라는 한 마을에 설씨성을 가진 총각이 살았다. 그 총각은 집이 가난하고 못살아 늘 나무를 해다가 장마당에 가서 팔아 얻은 몇푼의 돈으로 개와 고양이와 함께 근근히 살아갔다. 어느 하루 설씨총각은 장마당에서 나무를 팔고 강기슭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낚시군이 잡은 큰 잉어가 눈물을 흘리는것을 보게 되였다. 잉어가 가엽게 생각된 나무군총각은 낚시군에게 나무를 판 돈을 다 털어주고 그 잉어를 샀다. 《다시는 그런 봉변을 당하지 말아라.》 나무군총각이 잉어를 강에 놓아주자 그 잉어는 두번세번 뛰여오르며 감사하다는듯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설씨총각은 비록 집은 가난하여 입에 풀칠도 겨우 하며 근근히 살아갔지만 그날 저녁에는 좋은 일을 하였다는 기쁨에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한참이나 잠을 잤는데 어데선가 푸른 옷을 입은 동자가 나타나 그를 깨우는것이였다. 그 동자는 설씨총각이 구원해준 잉어가 바로 룡왕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거듭거듭 사례를 하였다. 그리고는 설씨총각을 룡궁으로 안내하는것이였다. 이렇게 동자를 따라간 설씨총각은 룡궁에서 며칠동안 륭숭한 대접을 받으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날도 이렇게 며칠이 흘러 이젠 설씨총각이 돌아갈 때가 되였다. 설씨총각이 그동안 대접을 잘 받았으니 그만 돌아가겠다고 하자 룡왕은 총각의 그 은혜를 잊을수 없다면서 룡궁에서 제일 귀중한 보물인 구슬을 선물로 선사하였다. 그래서 설씨총각은 그 보물구슬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보니 쌀독마다 쌀이 그득그득 차있고 궤짝에는 돈이 넘쳐나는것이였다. 그제야 총각은 바로 이것이 보물구슬의 조화라는것을 알고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그러다나니 설씨총각은 나무를 해서 장마당에 가서 팔 걱정도 없어졌고 날을 따라 생활은 더욱 유족해져 소문난 부자가 되였다. 이렇게 설씨총각이 룡왕이 준 보물구슬을 가지고 와서 부자가 되였다는 소문은 이웃마을은 물론 강건너마을에까지 퍼졌다. 그러자 그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저저마다 그 보물구슬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 어느날 강건너에서 사는 도깨비가 그 소문을 듣고 몰래 기여들어 보물구슬을 훔쳐갔다. 뜻밖에 보물구슬을 잃어버린 설씨총각의 생활은 예전과 같이 다시 어려워져 고양이와 개마저 굶는 신세가 되고말았다. 개와 고양이는 어떻게 해서든 도적을 잡아내여 주인의 보물구슬을 기어이 찾아오자고 약속하고 길을 떠났다. 그리하여 구슬을 훔쳐간 도적의 발자국냄새를 맡으며 개가 앞섰고 그뒤를 고양이도 따라섰다. 한참 도적의 흔적을 따라 추적하니 어느덧 강가에 이르렀다. 그제야 개와 고양이는 분명 강건너에 사는 도깨비가 보물을 훔쳐간것이 틀림없다고 단정하였다. 그래서 헤염을 잘 치는 개가 고양이를 등에 업고 강을 헤염쳐 건넜다. 밤이 이슥하여 도깨비가 사는 집어귀에 이른 개는 출입구를 지켜섰고 밤눈이 밝은 고양이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도깨비는 어디로 나가고 없었다. 그래서 고양이는 마음놓고 집안을 샅샅이 훑었으나 보물구슬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두운 방을 자세히 살펴보느라니 집 한구석에 큰 궤짝이 놓여있었는데 거기에는 자물쇠가 잠그어져있는것이였다. 고양이는 필경 그속에 구슬이 감추어져있을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열쇠를 열고 꺼내오는것이 문제였다. 이때 령리한 고양이가 벽을 뚫고들어온 쥐굴을 발견하였다. 아니나다를가 큰 쥐무리가 궤짝안의 쌀냄새를 맡고 기여나왔다. 고양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란 눈총을 쏘며 단숨에 큰 쥐에게 달려들었다. 옴짝달싹 못하게 된 큰 쥐는 제발 살려달라고 손이야 발이야 싹싹 빌었다. 고양이는 큰 쥐에게 살겠거든 저 궤짝에 들어가 그안에 있는 구슬을 물고 나와 내앞에 가져다 놓으라고 하였다. 하는수없이 큰 쥐는 자기 무리에게 궤짝을 빨리 쏠게 하고 제놈이 직접 들어가 보물구슬을 찾아내여 고양이앞에 정히 바치였다. 고양이는 구슬을 받아물고 밖에 나와 문을 지키고 서있는 개에게 구슬을 찾아냈다고 자랑하였다. 개도 너무 기뻐 껑충껑충 올리뛰며 좋아하였다. 그리고는 구슬을 물고있는 고양이를 자기 등에 태우고 재빨리 강물에 들어섰다. 어느새 개와 고양이는 잠간사이에 강 한복판에 이르게 되였다. 개는 네발로 힘껏 헤염치면서도 고양이가 구슬을 단단히 물고있는지 걱정이 되여 등뒤를 돌아보며 《고양아, 너 구슬을 단단히 물고있니?》 하고 물었다. 그런데 고양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것이였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입에 구슬을 물고있었으므로 아무런 대답도 할수 없었던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개는 안달이 나서 다시 고양이에게 따져물었다. 그러나 여전히 고양이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더 참을수 없게 된 개는 고양이에게 구슬을 단단히 물었는가고 재차 물었다. 고양이는 자기가 구슬을 물고있다는것을 대답할수가 없어 개의 잔등을 두드려보이며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개는 성을 냈다. 《고양아! 그래, 구슬을 단단히 물고있니?》 개의 물음에 그만 화가 치밀어오른 고양이가 《단단히 물었다는데 왜 자꾸 큰소리치며 묻는거냐!》 하고 대답하다가 그만 입에 물었던 구슬을 강물에 뚤렁 떨어뜨리고말았다. 개와 고양이는 자기들이 강은 건너왔으나 애써 찾은 구슬을 강물에 빠뜨린것으로 하여 집에 돌아갈수 없다는것을 알았다. 맥이 풀렸다. 그런데다가 두끼나 굶은 개와 고양이는 배까지 고파났다. 이때 저쪽 강기슭에서 아이들이 고기잡이를 하느라고 벅적 고아대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이라고 생각한 고양이는 아이들이 잡은 물고기라도 얻어먹어보려고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런데 이때 큰 물고기가 낚시에 걸려 올라왔다. 고양이는 얼른 그 큰 물고기를 입에 물고 멀리 달아나버렸다. 멀리까지 도망친 고양이가 물고기를 막 씹어삼키려는데 무엇인가 굳은것이 씹히는것이였다. 그래서 뱉아보니 고기 배속에서 뜻밖에 자기가 물속에 떨군 구슬이 나오는것이 아닌가. 아마 구슬을 먹이로 알고 물고기가 삼켜버렸던것 같았다. 고양이는 구슬을 다시 찾은 기쁨에 너무 좋아 어쩔줄 몰라하며 개와 함께 나는듯이 집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물고 온 보물구슬을 집주인에게 가져다 주었다. 설씨는 잃어버린 구슬을 다시 찾아온 고양이와 개가 더없이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다시는 구슬을 도적질해가지 못하게 고양이는 방안에서 살면서 구슬이 들어있는 궤를 지키도록 했고 개는 집울타리로 도적이 다가서지 못하게 밖에서 지켜서있도록 하였다. 이때로부터 고양이는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집안에서 살았고 개는 집마당을 지키며 밖에서 살았다고 한다.
호랑이를 산채로 잡은 토끼
옛날 한 산촌마을에서 사는 나무군총각이 겨울날 준비를 하려고 옆집에서 발구를 빌려가지고 산에 올랐다. 가까운 산판에는 나무가 없어 할수없이 발구를 끌고 깊은 산속에까지 들어가다나니 범이 많다는 비호산턱밑에까지 가게 되였다. 하루종일 열심히 나무를 하다나니 날이 어두워져 저녁때가 되였다. 그래서 해놓은 나무들을 한단씩 묶어 발구곁에다 쌓아놓고 실으려고 할 때였다. 한마리 호랑이가 총각의 거동을 살피며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고있었다. 총각은 그제야 호랑이를 보고 너무도 아찔하여 《어, 누가 없소?》 하고 소리치며 나무하던 도끼를 거머쥐였다. 그런데 이때 숲속에서 장대를 쳐들며 묻는 소리가 났다. 《여봐라 나무군총각, 나는 포수인데 방금 호랑이를 쫓아오는 길이다. 네앞에 앉은것이 호랑이냐 아니면 나무단이냐?》 호랑이는 그제야 소리나는 곳으로 머리를 돌려보니 장대를 쳐든것이 신통히도 총같이 보여 포수인줄 알았다. 이제는 꼼짝달싹 못하고 죽게 되였다고 생각한 호랑이는 나무군총각에게 작은 목소리로 간신히 애원하였다. 《나무군총각! 내가 호랑이가 아니라 나무등걸이라고 해주게. 제발 사정하네.》 나무군총각은 호랑이가 애원하는대로 《포수》에게 《이것은 범이 아니라 내가 해놓은 나무등걸일세.》 하고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포수로 가장한 토끼가 《쫓아온 호랑이가 어데로 갔단 말이냐. 그것이 나무등걸이라면 어둡기 전에 빨리 발구에 싣고 집으로 가거라.》 하고 책망하듯 말하였다. 그제야 호랑이는 한숨놓인듯 《여보게 나무군총각, 포수가 오기 전에 나를 나무등걸처럼 빨리 발구에 실으라구.》 하고 재촉하였다. 나무군총각은 간이 콩알만 해 떨고있는 호랑이를 넙적 들어 발구에 싣고 그우에 나무단을 올려놓은 다음 바줄로 꽁꽁 동여매였다. 그것을 지켜보고있던 《포수》는 숲속에서 불쑥 나타나서 통쾌한듯 깔깔 웃어댔다. 《이 고약한 놈아! 산중에서는 제노라고 포악하게 놀더니 오늘은 내 꾀에 속아넘어갔구나. 남을 마구 해치며 잡아먹던 네놈이 오늘은 죽을 때가 되였구나!》 호랑이는 그제야 토끼에게 속히운줄 알고 분하여 요동을 쳤으나 바줄에 꽁꽁 묶이운 신세가 되였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동화는 이처럼 꾀로써 호랑이를 산채로 잡은 토끼의 지혜를 찬양하고있지만 여기에도 사회적관계가 비껴있다. 다시말하여 착하고 부지런한 나무군총각이 범앞에서 사경에 처하였을 때 토끼가 나타나 《포수》의 흉내를 내여 선을 동정하고 구원해줄뿐아니라 범을 산채로 잡아 그 결말을 통쾌하게 권선징악적으로 처리하고 매듭짓고있다.
수달의 꾀에 넘어간 미련한 범
옛날 어느 강기슭에 부지런한 수달이 나무뚝집을 든든히 쌓고 살아가고있었다. 겨울준비도 착실히 한 수달은 산에 눈이 한길나마 덮이고 강추위가 닥쳤어도 근심걱정없이 낮잠만 자고있었다. 그런데 잠결에 울밖의 강뚝에서 누구인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달이 잠에서 깨여나 나무뚝집 창살로 밖을 내다보니 산중을 헤매이던 큰 범이 강기슭에 내려와 서있는것이였다. 범은 수달을 부르고나서 산판에는 눈이 한길같이 쌓이고 먹을것도 없어 할수없이 물고기나 좀 얻어먹으려고 내려왔노라 말하였다. 범은 《자네야 겨울에도 물고기를 떨구지 않고 잡아먹으니 그 신수가 얼마나 좋겠나!》 하고 부러워하였다. 범은 이번 눈사태와 강추위로 하여 고기 한점 못 먹고 굶은지도 사흘째나 된다고 하면서 《자네의 그 물고기잡는 솜씨를 좀 배워주지 않겠나?》 하고 졸라대는것이였다. 수달은 이 포악한 놈이 자기를 잡아먹지 못해하는 소리라는것을 제꺽 알아차렸다. 이 흉측한 놈을 어떻게 골탕을 먹일가 생각하던 수달은 신통한 꾀를 하나 생각해냈다. 《자네 이젠 물고기맛까지 보겠다는 말이지. 그런데 헤염쳐서 잡을수는 없는게고 어쩐다?… 그래 좋은 수가 있지. 자네 그 긴꼬리를 물속에 꾹 잠그면 물고기가 먹이감인줄 알고 꼬리를 물게 아닌가. 그때에 잡아채면 물고기들이 제꺽 잡혀 올라올걸세.》 범은 수달이 울안에서 나오지는 않고 《묘술》만 엮어대니 잡아먹을수가 없는지라 하는수없이 물가에 나와 긴 꼬리를 물속에 깊숙이 잠그었다. 울안에서 그것을 살펴보던 수달은 자기의 꾀에 넘어간 범에게 다시 당부하였다. 《너무 성급하게 꼬리를 뽑지 말고 지그시 잠그고있다가 고기가 많이 모여들 때 나꾸어채야 한다네. 그러자면 근기있게 오래동안 기다리고있어야 한단 말일세.》 범은 처음 해보는 일이여서 수달이 시킨대로 꼬리를 깊숙이 잠그고 오래동안 근기있게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리 있어도 고기가 다가드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참고 견디여야만 하였다. 범은 사흘째나 굶주린데다가 추운 날 물속에 꼬리를 잠그고있자니 온몸이 얼어들어왔다. 그래서 꼬리를 한번 휘저어보려고 하였는데 움직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물속에서 꼬리를 빼보려고 모지름을 썼으나 얼어붙은 꼬리가 빠질리 없었다. 급해난 범은 그제야 수달을 소리쳐불렀다. 《이거 왜 꼬리가 빠지지 않니?》 잠결에 바빠맞은 범의 웨침소리를 들은 수달은 틀림없이 범의 꼬리가 얼었을것이라고 생각하며 《꼬리가 빠지지 않으면 큰 고기가 네 꼬리를 억세게 잡아문 모양이구나. 물고기와 힘내기를 더 세게 해보아라. 너야 힘세기로 이름났는데 아무렴 물고기에게 져서야 되겠니?!》 하고 말해주었다. 범은 수달의 말이 진짜인줄 알고 있는 힘껏 몸을 움츠렸다가 꼬리를 잡아챘다. 그런데 꼬리는 나오지를 않고 당장 꼬리가 빠질것처럼 죽어라고 아파났다. 《아이쿠, 나 죽는다. 수달아! 날 살려주렴.》 그 소리를 들은 맞은편 언덕굴에 숨어있던 토끼가 나와서 얼어붙은 범의 꼬리를 보고 앞발로 손벽을 치며 《시원도 해라. 저 미련한 놈, 나를 쫓아다니다가 오늘은 꼬리가 통채로 얼어붙었으니 이젠 꼼짝달싹 못하고 고기밥이 되였구나. 남만 먹으려들다가 제놈이 먹히우게 되였으니 죽어 싸다.》 하고 깔깔 웃어댔다. 수달도 토끼의 장단에 맞추어 꼬리를 빼지 못하여 죽을상이 된 범에게 그 진속을 밝히며 욕을 퍼부었다. 《네놈이 물고기를 먹어보겠다고 나를 찾아왔지만 실은 나를 잡아먹으려고 왔으니 낸들 너를 어떻게 속여넘기지 않을수 있겠느냐. 이 포악하고 어리석은 놈아! 죄는 지은데로 가기마련이거늘 거기에서 얼어붙어 콱 뒈지기나 하렴. 그래야 우리도 발편잠을 잘수 있을게 아니냐!》 이렇게 되여 범은 더 말도 못하고 껑껑 울음소리를 내다가 끝내는 얼어죽고말았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