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슴이 《환대》를 받다
이 주제의 소화는 지주집 머슴을 살면서 천대를 받던 머슴총각이 집주인이 죽자 과부가 된 지주녀편네 눈에 들어 《환대》를 받고 일약 《상전》이 되거나 또 그 값을 톡톡히 받아내는 우스개소리를 담고있다.
특히 육담적인 통쾌한 이야기를 통하여 봉건적신분제도의 불합리성을 은연중 비판조소하고있을뿐아니라 과부가 재가하지 못하는 페습을 독특한 꾸밈수로 이야기를 엮어내여 기지있게 해학하고있다.
물론 이 소화들은 남녀간에 있게 되는 행동을 통하여 웃음을 환기시키지만 그 바탕에는 최하층 백성들이 지주나 그 상전을 골려주는 통쾌한 웃음이 짙게 깔려있으며 머슴총각도 락을 보고 웃을 때가 있다는것을 보여주고있다.
상전만의 일
이 우스개소리는 남편을 잃은 지주집 과부가 나이든 총각머슴과 재미를 보고 《상전》으로 섬기며 후히 대접한 해학적인 이야기이다.
옛날 어느 한 고을에 나이찬 총각이 지주집 머슴을 살았다.
젊은 지주가 살아있을 때는 구박이 심하였는데 너무 바람을 피운 연고인지 덜커덩 죽다나니 지주 녀편네만 덩실한 기와집에 머슴총각과 함께 남게 되였다. 그러니 전과 같이 구박하는 일도 적어지고 오히려 궂은 일까지 도와주는 형편이였다.
지주집 과부는 머슴총각이 자기 집에 와서 일한지도 몇해가 잘되고 나이도 지극히 찼으나 장가보내줄 생각은 하지 않고 밤에 남자생각이 날 때면 머슴총각의 방을 살펴보군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밤 머슴총각 방에 등잔불이 켜져있기에 말동무나 해보려고 방문을 열어제끼였다. 때마침 총각은 밑의것을 가지고 장난질을 하고있는 참이였다.
과부가 당황하여 짐짓 못 본체 하며 무얼하는가고 묻자 머슴총각은 《갑갑하여 담배를 피우려던 참입니다.》 하고 얼버무리였다.
《무슨 담배인지 맛이 좋은 모양인데 나도 한대 피워보자꾸나.》
총각은 말귀를 찾지 못해하다가 용기를 내여 《주인마님도 이 담배를 좋아하시나요? 그런데 한대밖에 없어서 어쩐다?》 하고 슬쩍 넘겨보았다.
청상과부도 그 말뜻을 알아차린듯 《그 담배를 피우는 입이야 따로 있지 않나. 그것도 모르고 그 좋은 담배를 혼자 피우다니.》 하고는 속치마를 넌지시 벗어보이였다.
총각은 그제야 《그럼 주인마님과 같이 피워봅시다.》 하고는 선채로 《거사》를 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주인마님은 그렇게 맛보는것이 아니라면서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이 배우에 올라타라구. 오늘부터 자네는 내 상전이니 제구실을 바로하자면 그 쟁기를 가지고 힘껏 노를 저어야 해!》 하고는 좋아라고 웃어댔다.
그리고는 《내 배우에서 가죽방아를 찧는것은 상전만이 하는 일이니 이젠 쌀방아를 찧지 않아도 돼!》 하고 머슴의 멍에를 당장 벗겨줄듯이 말하였다.
머슴총각은 《상전이 되여 배를 타고 노를 저으니 이제는 내 말을 잘 들을셈이요?》 하고 오금을 박았다. 지주녀편네는 청상과부로 재가도 하지 못하는지라 《여부가 있겠나. 이 사람! 내 배우에서 가죽방아를 찧는 사람은 상전이라고 하지 않았나?!》 하고 곱씹어 되뇌였다.
이리하여 나이든 머슴총각은 난생처음으로 《상전》대접을 받아보게 되였다 한다.
보는바와 같이 소화는 지주집 머슴총각과 청상과부간에 있은 이야기거리를 통하여 봉건사회에서의 과부에 대한 페습을 은유적으로 발가놓으면서 머슴총각이 《상전》대접까지 받는것으로 재치있게 꾸며내고있다.
과부에게서 값을 받아내다
이 소화에서는 머슴총각이 지주집 과부와 재미를 보고 그 값을 톡톡히 받아냄으로써 과부를 골려준것을 육담적인 외피를 쓰고 해학조소하고있다.
한 고을에 일찌기 청상과부가 된 지주집 마누라가 머슴총각을 데리고 외롭게 살고있었다.
어느덧 머슴총각이 억대우같이 자라자 과부는 그의 동정을 살피며 다른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머슴총각이 비를 맞으며 꼴을 한짐 베다놓고 자기 방에 들어가 젖은 옷가지들을 벗어 줄에 걸어놓았지만 아래바지는 여벌이 없다보니 입은채로 내리끄고 수건으로 문지르고있었다.
그때 불쑥 방문이 열리더니 지주집 과부가 들어서는것이였다.
그는 쑥스러워하는 머슴총각에게 옷을 내밀며 어서 갈아입으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그의 몸동작을 유심히 실피다가 《자네 뭣을 그렇게 가리우나?》 하고 물었다.
머슴총각은 너무도 급하여 우뚝 일어난 쟁기를 수건으로 가리우며 《예, 비오는 날이여서 그런지 저 송이버섯이 자꾸만 자라나기에 눌러서 주저앉히려고 그럽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지주집 과부는 그 능청스러운 소리를 듣느라니 우뚝 살아난 그의 쟁기가 눈앞에 보이는듯 했다.
말을 걸어볼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 과부는 《나는 그 버섯맛을 본지가 오래되였는데 그걸 나한테 팔지 않겠나?!》하고 물었다.
머슴총각은 예전에는 그리도 린색하던 마님이 요즘에 와서 더욱 극성스레 위해주는듯 하는지라 분명 이 물건이 탐나서 그럴것이라고 짐작하고 《이것은 파는 버섯이 아니랍니다. 정 맛보고싶으면 빨아보라고 빌려줄수는 있습니다.》라고 구미가 동하게 건네였다.
그러자 지주집 과부는 어서 빌려달라고 재촉하였다.
머슴총각도 열이 올랐지만 어리숙한체 하면서 《거저야 어떻게 빌려주나요. 이 집 소도 하루 빌려쓰고는 쌀 세말씩 받아내는데 버섯맛을 보겠다면서 거저야 어떻게…》하고 잘라버리였다.
지주집 과부는 그 소리를 듣고 《자넨 지금까지 내 집 머슴이였지만 이제부턴 내 서방이나 다름없으니 재산이 아까울게 뭐 있겠나. 나와 같이 살면서 그 버섯맛만 보게 해준다면야 저 재산을 가지고 평생 호강할수 있게 해주지.》하고 구슬렸다.
이 말을 들은 머슴은 이 청상과부가 영영 자기를 끼고 살려는줄 알고 《싫수다. 이 집 재산을 내가 다 가지면 죽은 지주가 다시 살아났다고 할게 아니요. 마님도 말밥에 오를텐데…》 하고 못박아주었다.
지주집 과부는 《그러면 빌려라도 주게. 한번 빌려쓰는데 쌀 한섬씩 주면 되지?!》하고는 앞으로 상전 모시듯 할테니 그리하자고 하였다.
그때부터 머슴총각은 지주집 과부로부터 《상전》대우를 받으면서 쌀 한섬씩 꼭꼭 받아내여 머슴살이를 면하게 되였고 린색하고 남을 천시하는 지주집 과부의 못된 버릇도 고쳐주었다고 한다.
소화는 사건의 째임새와 대사의 세련성으로 하여 소화적인 웃음을 더하여준다고 볼수 있다.
청상과부와 미역감다
이 우스개소리는 봉건적인 《부덕》을 지켜 수절한다고 소문난 청상과부가 나이찬 머슴총각에게 반하여 《규범》을 어기는 해학적인 내용을 담고있다.
옛날 한 고을에 스무살을 갓 넘긴 청상과부가 살고있었는데 한다하는 량반집안이라 봉건《부덕》을 지키느라고 수절하며 재가를 하지 않고 살고있었다. 그러다나니 바깥출입도 하지 않았고 남자와 말을 건네보자고 해도 머슴총각뿐이였다.
원래 머슴총각은 15살 나는 해에 이 집에 왔는데 주인집 며느리가 시집올 때에는 가마채를 메왔고 주인집 아들이 죽었을 때에는 묘지에서 울음을 터치며 내려오지 않겠다고 발버둥치는 그를 업고 내려오기도 했다.
이런 사연으로 하여 머슴이지만 과부와 막역한 사이가 되였다. 더구나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다음에는 남자손이 없는지라 그가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과부가 몸이 근질거린다고 하기에 큰 함지박에 물을 끓여 채워주었다. 그러자 과부는 자네가 먼저 하라며 권하는것이였다.
머슴총각은 황송하여 《마님이 한 다음에 나도 하렵니다.》 하고 사양하였다. 그래서 부엌에 놓은 큰 함지박에 청상과부가 들어앉아 목욕하게 되였다.
과부는 한동안 몸을 문지르고나서 이젠 잔등을 밀어야겠는데 그럴 사람이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밖에서 나무를 패는 머슴총각을 불러들일가 하는 생각까지 해보았으나 쑥스러워 끝내는 말을 떼지 못했다.
한참 땀흘리며 나무를 패던 머슴총각은 이제는 목욕을 끝냈을거라고 생각하고 자기가 할 목욕물을 데우려고 나무단을 안고 부엌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어쩌면 좋단 말인가. 아니 글쎄 아릿다운 녀인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그 큰 함지박에 아직도 들어앉아있는것이 아닌가.
머슴총각은 얼굴이 뜨거워 얼굴을 돌리고 나무단을 아궁가까이에 내려놓으면서 《이거 미안합니다. 목욕이 끝난줄 알고 들어왔더니…》 하고 말을 더듬거렸다.
그러자 욕할줄 알았던 과부가 상냥하게 웃으면서 《뭘 그러나. 한집에 살면서… 내것은 보아도 별일없어. 아마 이런 일을 처음 당하는게지? 내 지금 자네에게 부탁할게 있는데 어쩐다?》 하며 머슴총각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총각은 《마님의 부탁이라면야… 그것이 무엇인지 제 어련히 해드리지 않을라구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청상과부는 함지박에서 벌떡 일어서며 《총각을 처음 목욕시키는것은 이 가죽주머니야. 저기 가서 같이 식혀보세나!》 하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끌어안았다.
머슴총각은 생전처음 당해보는 일인지라 《나같은 머슴과 일없을가요?》 하고 미안한듯 중얼거렸다.
그러자 젊은 과부는 《일없지 않구. 이제부터 임자가 주인구실을 하게. 이 집에도 남자주인이 있어야 할게 아닌가. 그렇지요?!》 하고 아양을 떨었다.
그래서 머슴총각은 청상과부의 주인노릇을 하려면 가죽주머니에서 미역감기부터 시작해야 하는가부다 하고 생각하며 재미를 본 다음 부엌에 나가 목욕물을 덥히며 이제는 쌀방아를 찧는 머슴노릇은 안해도 되겠구나 하고 좋아하였다.
소화는 보는바와 같이 머슴총각과 량반집 청상과부가 목욕을 계기로 정분을 나누고 청상과부의 《주인》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해학적인 이야기를 담고있다.
소화는 웃음의 희극적인 동기와 그 행동을 육담식으로 엮어주고있지만 봉건사회에서 청상과부가 재가를 못하고 《부덕》의 올가미에 매여 한탄만 하다가 머슴총각과 재미를 본 후 그를 주인처럼 섬기는 이야기를 실감있게 해학적으로 펼쳐보여주고있다.
뿐만아니라 가난한탓으로 량반집 머슴을 살게 되는 순진한 총각도 봉건적신분차이로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오지만 실제로는 량반집 주인만 못하지 않다는것을 우스개소리를 통하여 충분히 엿보게 한다.
하기에 항간에서는 량반집 청상과부와 그 집 머슴총각을 설정해놓고 교훈적으로 이런 우스개소리를 꾸며낸것이라고 볼수 있다.
량반집 과부와의 《쥐뽑는 련습》
이 소화도 앞에서 본 우스개소리와 주제상 상통한 이야기이다. 다만 인물설정에서 이웃집 총각이 우연한 동기로 하여 과부를 돕느라고 한짓이 《쥐뽑는 련습》으로 되여버렸을뿐 주제적추구는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볼수 있다.
옛날 어느 한 고을에 스무살 남짓한 량반집 청상과부가 살고있었다.
자기보다 두살 아래인 남편이 일찌기 죽다나니 아이 하나 보지 못한채 외롭게 큰집에서 사는 녀인이였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녀인은 다리미에 숯불을 담아 옷을 다리고있었다.
날씨는 복더위라 무더운데다가 숯불로 다리미질까지 하니 그 더위를 참기 어려워난 녀인은 《에라, 혼자있는데 뭐라나!》 하고는 속옷을 훌렁 벗어버리고 홑치마만 걸치고 다리미질을 하였다.
이윽고 다리미질을 끝낸 과부는 온몸에 땀이 배여나와 목욕을 할가 하다가 그만두고 치마를 걷어올려 잠시 부채질하며 땀을 식히고있었다.
그런데 어데선가 생쥐 한마리가 홀딱 뛰여나와 먹을것을 찾다가 치마밑에 기여들어갔다. 치마폭을 얼른 눌러 쥐새끼를 잡으려고 하니 더는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 못한 생쥐는 바빠맞았던지 과부의 밑의것에 대가리를 박고 기여들어가려 하였다.
과부는 기절초풍하여 치마를 걷어올리고 다리를 벌리면서 쥐새끼를 털어버리려고 안깐힘을 썼다. 그런데 생쥐는 더 깊숙이 기여들어갔다.
과부는 《이거 야단났구나!》 하며 언젠가 귀구멍에 바퀴가 들어갔을 때처럼 반듯이 누워서 그곳에 참기름을 떨구어넣었다.
그러자 생쥐는 살을 허비며 물어뜯었다. 급해맞은 과부는 《아이고, 이 쥐새끼야. 나 죽는다. …》 하며 소리쳤다.
때마침 그의 집앞을 지나던 이웃집 떠꺼머리총각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보니 과부가 대굴대굴 굴며 죽는 소리를 하는것이였다.
그래서 어째 그러는가고 묻자 과부가 숨차하면서 치마를 들어올리고는 여기에 생쥐가 기여들어갔다고 우는소리를 하였다.
총각은 처음 당하는 일이라 급한김에 《어디 갈구리가 없어요?》 하고 물었다.
과부는 그 다급한 속에서도 《이 사람, 갈구리는 안되네. 쥐를 뽑자다가 살점을 긁어내여 사람을 죽이겠네.》 하고는 가는 소리로 《자네의 그 쟁기로 안될가?!》 하였다.
총각은 그것이 좋은 수라고 생각하였던지 성난 자기의 쟁기를 밀어넣어 쑤셔볼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바지를 걷어내리고 반듯이 누워있는 과부를 올라타고 두세번 쑤셔주었다.
바빠맞은 생쥐는 그안에 참기름까지 차있어 쉽게 돌아앉았던지 쑤셔대는 총각의 쟁기를 꽉 물었다. 기분이 오르려는데 쥐새끼가 꽉 무는지라 너무도 아프고 급하여 몸을 후닥닥 일으켜세웠는데 그통에 쥐새끼가 묻어올라와 달아나버리였다.
그제야 과부는 숨을 《후!》 하고 내쉬고는 자네 덕에 쥐를 뽑았다고 좋아하였다. 그러면서도 일어날 생각은 하지 않고 부끄러움도 잊은듯 넌지시 웃어보이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는것이였다.
《자네도 이런 일을 해보기는 처음일테지… 어쩐지 하다가 만것 같은게 마음이 개운치 않구만. 그리고 생쥐가 또다시 들어갈수 있으니 기왕이면 〈쥐뽑는 련습〉을 마저 해보는것이 어떨가?!》 하며 목을 끌어안았다.
총각은 난생처음으로 녀자의 그것을 본지라 자기의것이 다시 용을 쓰기에 《내가 주인마님의 〈랑군〉구실을 해도 일없을가요?》 하고는 다시 힘차게 궁둥방아를 찧었다.
청상과부는 너무도 흡족하고 씨원하여 《이제는 나에게 이 재산이 무엇에 필요하담. 자네가 〈쥐뽑는 련습〉만 잘해준다면야 랑군이 아니라 상전 모시듯 하지. 그러니 남들이 알아도 쥐뽑기를 한다고 하고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들며 이 과부의 설음을 덜어주게나.》 하고는 그를 후히 대접하였다고 한다.
보는바와 같이 소화는 우연한 계기점을 기회로 하여 량반집 청상과부와 이웃집 떠꺼머리총각이 인연을 맺고 《상전》의 대접을 받는 희한한 이야기를 통하여 봉건사회녀성들의 세태생활의 일면과 《부덕》에 얽매여 살아가는 불우한 청상과부의 처지를 여실히 엿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