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과 안해의 서로 다른 속궁리
이 계렬의 소화에는 잘산다고 흥타령하며 남을 착취하는 량반과 그의 안해의 비도덕적행실을 해학조소한 우스개소리들이 속한다.
유모 구하기
옛날 량반집 녀편네가 줄줄이 딸만 낳다가 늘그막에야 아들 하나를 보았다.
남편되는 량반은 아들을 보았으니 대를 잇게 되였다고 좋아하였으나 녀편네의 젖이 부족하여 걱정끝에 유모를 데려오기로 작정하였다.
녀편네는 젖이 적은지라 유모를 데려오는것을 반대하지 않았으나 남편의 행실이 미타하여 제가 손수 나서서 인물은 없으나 젖많은 유모를 얻어보겠다고 사방에 수소문하였다.
녀편네의 행동거지를 살펴보던 량반은 유모의 얼굴모양이 흉하면 그 젖을 먹는 아이도 유모를 닮지 않을수 없으니 같은 값이면 젖도 잘나고 인물도 예쁜 젊은 유모를 구해오자고 하였다. 그리고는 내가 점찍어둔 이웃마을 갑돌이네 집 향단이가 어떤가고 하며 어서 데려오게 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녀편네가 남편되는 량반의 속궁리를 알아차렸던지 한사코 막아나서며 《아이가 젖을 먹지 얼굴까지 닮을가?!》 하고 핀잔하였다.
그러자 그의 남편은 성이 독같이 올라 《애가 유모의 얼굴을 쳐다보며 젖을 빨터인데 그 얼굴이 흉측스러우면 젖도 잘 안 먹거니와 얼굴을 찡그릴수 있으니 닮을수밖에 있느냐.》 하고 되게 꾸지람을 하였다.
녀편네는 20년가까이 같이 살면서 남편의 행실을 너무도 잘 아는지라 《말은 그럴듯하외다. 그렇다면 소젖을 먹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모두 송아지를 닮겠구만?》 하고 쏘아붙이였다.
남편되는 량반은 할 소리가 더는 없어 너같이 방정맞는 소리를 하는 년은 처음 보았다며 《아이가 송아지를 닮는게 그리도 소원이냐?》 하고 당장 쫓아낼듯 고아댔다.
그제야 녀편네는 약간 웃어보이면서 《잘 생긴 유모를 데려오는것은 반대없지만 당신의 속궁리가 다른것 같애 하는 말이외다.》 하고 누그러진 소리를 하였다.
남편되는 량반은 이때라고 생각하였던지 《내 속궁리가 다르면 어쩔테냐? 아들을 이 집안 가문을 이어갈 대장부로 키우자는데 속궁리부터 미리 짐작하고 방정맞게 놀테냐.》 하고 욱박질렀다.
량반집 녀편네는 그 속궁리가 뻔하였지만 더는 대꾸질하지 못하고 녀자로 태여난것을 한탄하였다고 한다.
소화는 보는바와 같이 량반집 세태생활의 일단을 기지있게 해학적으로 발가놓은것으로 하여 재담적기질과 소화적웃음거리를 다같이 안고있다.
소화는 《팔도재담집》에 실려 전하여오면서 윤색가공되여 세련되였을뿐아니라 재담적인 그 색채로 하여 대상을 더욱 신랄하게 풍자조소하고있다.
진사님의 볼기인줄 어떻게 알았나
이 소화는 량반나부랭이들의 뒤생활을 은유적으로 발가놓은 우스개소리로서 《팔도재담집》에 실려 전하여온다.
옛날 박가성을 가진 사람이 과거시험에 합격하였으나 벼슬길에는 나서지 않고 당시 고관으로 알려진 리판서의 높은 문패를 보고 그 집 딸에게 장가를 들었다. 그런데 그 안해의 얼굴이 못생긴데다가 말괄랭이여서 정을 붙이지 못하고있다가 그 집 녀종이 절색인것을 보고 가시집에 눌러앉아 딴장을 볼 속궁리를 하였다.
안해인 판서의 딸은 자기 랑군 박진사가 관청에도 나가지 않고 동네돌이를 하다가 밤늦게야 방에 들어와 자는것을 보고 이상한 예감이 들었으나 녀종의 방에 몰래 드나드는줄은 알지 못하였다.
그러던 어느 여름밤 박진사는 곁에 누운 안해가 잠들었는가를 가늠해보려고 그의 코에 귀를 대보았다.
안해가 잠들었다는것을 확인한 박진사가 속옷차림으로 사랑채에 다가가 녀종방문을 열려던 참이였다. 남편의 동태를 살피고있던 안해가 벌떡 일어나 문을 열어제치고 《도적이야!》 하고 고아댔다.
그러자 남자머슴은 물론이고 그 녀종도 뛰여나왔다. 그리고는 불뭉치에 불을 달고 집안팎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였다.
박진사는 속옷바람인지라 대문밖으로 나갈수도 없어 할수없이 마루밑으로 기여들어가 숨었다.
이때 녀종이 무심결에 마루밑을 들여다보다가 벌거벗은 궁둥이를 발견하였다. 하인들도 이제야 도적을 잡았구나 하고 볼기짝가까이에 불을 가져다댔다.
그때 녀종이 그 볼기짝을 다시 들여다보더니 놀라면서 《진사님 볼기짝인가보나이다.》 하고 그의 안해가 들으라고 큰소리로 말하였다. 그래서 잡아끌어내보니 정말 박진사였다.
그의 안해는 오늘 밤에야 진짜 《범인》을 잡은셈이였다. 그러나 제 남편의 망신이자 자기 망신이기에 더 캐여묻지 않았다.
그 이튿날 진사의 안해는 흰쌀밥에 고기반찬을 차리고 그 녀종을 불러내여 상냥하게 웃으며 많이 먹으라 하였다.
그리고는 《진사님이 너 아니였더라면 도적으로 몰려 불에 볼기짝을 지지울번 하였구나. 그런데 네가 그것이 진사님의 볼기짝인줄 어떻게 알았느냐?》 하고 물었다.
녀종은 진사 마누라의 속심이 빤한지라 흘겨보며 《진사님에게 물어보시면 더 잘 아실텐데…》 하고는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렇게 되니 진사의 안해는 녀종에게서 귀뺨이나 얻어맞은듯 하여 마음은 분하고 아팠으나 울며 겨자먹기로 더는 이 사실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그런데 그 집 종들이 많다나니 발설되여 그 사실이 온 동네에 소문이 퍼지게 되였다.
소화는 보는바와 같이 박진사의 뒤생활을 통하여 그 저렬성을 발가놓고있다. 뿐만아니라 속심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 안해의 물음과 녀종의 대답을 통하여 량반나부랭이들을 은유적으로 해학조소하고있다.
도적이 남편행세
옛날 벼슬은 비록 낮으나 잘산다고 소문이 난 량반집에 밤도적이 들게 되였다.
도적은 집주인이 밤이면 늘 수청기생이 아니면 눈맞은 계집과 딴장난을 하고있다는것을 렴탐하고 이 집에 살금살금 기여들어 동정을 살펴보았다.
때는 삼복철이라 달빛이 교교하게 비치여 방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였다. 주인은 딴장보러 갔는지 보이지 않고 안주인만이 속옷을 벗은채 자고있었다.
그래서 도적은 살그머니 방안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지고 갈 물건들을 살피다가 자고있는 안주인의 그것을 보고 너무도 군침이 돌아 급히 《거사》를 단행하였다.
그런데 그 녀인은 주인이 늦게 돌아와서 예전처럼 《거사》를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눈을 감은채로 《옷을 벗고나 하지요.》 하고 핀잔을 주었다. 그런데도 아무 기색이 없어 눈을 번쩍 떠보니 그는 남편이 아니라 처음 보는 사내였다. 그래서 벌떡 일어섰다.
이렇게 되자 물건을 훔치지 못한 도적은 방바닥에 펴놓은 이불을 걷어안고 줄달음쳤다.
주인녀편네는 그제야 도적인줄 알고 《저놈이 내 이불을 훔쳐가요. 저놈을 잡아주세요.》 하고 소리쳤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젊은 녀석이 이불을 안고 달아나니 이상히 여겨져 주춤거렸다.
그러자 도적은 《네년이 다른 사나이와 간통했는데 내 이불을 어떻게 너한테 그냥 두고 간단 말이냐.》 하고 마주 소리쳤다.
그러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홑옷을 걸치고 잠옷바람으로 달려오는 녀인을 보고서야 서로 딴궁리를 하는 부부간의 그릇된 행실인줄 알고 개입하려 하지 않았다.
녀인은 너무도 억울하여 풀썩 주저앉아 하는 소리가 《관리라는 주인량반이 밤마다 집에 있지 않고 딴장을 보니 도적이 들어와 남편행세를 할수밖에 없지.》 하고는 도적과 《거사》한것을 소문내여 그 남편을 더욱 아연실색케 하였다 한다.
보는바와 같이 소화는 속궁리가 달라 딴전을 피우는 남편에 대한 그 안해의 하소연을 통해 봉건관료집안내에서 일어나는 불칙스러운 행위를 기지있게 엮어주고있다.
- 머슴이 《환대》를 받다
이 주제의 소화는 지주집 머슴을 살면서 천대를 받던 머슴총각이 집주인이 죽자 과부가 된 지주녀편네 눈에 들어 《환대》를 받고 일약 《상전》이
되거나 또 그 값을 톡톡히 받아내는 우스개소리를 담고있다.
특히 육담적인 통쾌한 이야기를 통하여 봉건적신분제도의 불합리성을 은연중 비판조소하고있을뿐아니라 과부가 재가하지 못하는 페습을 독특한 꾸밈수로 이야기를 엮어내여 기지있게 해학하고있다.
물론 이 소화들은 남녀간에 있게 되는 행동을 통하여 웃음을 환기시키지만 그 바탕에는 최하층 백성들이 지주나 그 상전을 골려주는 통쾌한 웃음이
짙게 깔려있으며 머슴총각도 락을 보고 웃을 때가 있다는것을 보여주고있다.
상전만의 일
이 우스개소리는 남편을 잃은 지주집 과부가 나이든 총각머슴과 재미를 보고 《상전》으로 섬기며 후히 대접한 해학적인 이야기이다.
옛날 어느 한 고을에 나이찬 총각이 지주집 머슴을 살았다.
젊은 지주가 살아있을 때는 구박이 심하였는데 너무 바람을 피운 연고인지 덜커덩 죽다나니 지주 녀편네만 덩실한 기와집에 머슴총각과 함께 남게 되였다. 그러니 전과 같이 구박하는 일도 적어지고 오히려 궂은 일까지 도와주는 형편이였다.
지주집 과부는 머슴총각이 자기 집에 와서 일한지도 몇해가 잘되고 나이도 지극히 찼으나 장가보내줄 생각은 하지 않고 밤에 남자생각이 날 때면 머슴총각의 방을 살펴보군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밤 머슴총각 방에 등잔불이 켜져있기에 말동무나 해보려고 방문을 열어제끼였다. 때마침 총각은 밑의것을 가지고 장난질을 하고있는 참이였다.
과부가 당황하여 짐짓 못 본체 하며 무얼하는가고 묻자 머슴총각은 《갑갑하여 담배를 피우려던 참입니다.》 하고 얼버무리였다.
《무슨 담배인지 맛이 좋은 모양인데 나도 한대 피워보자
꾸나.》
총각은 말귀를 찾지 못해하다가 용기를 내여 《주인마님도 이 담배를 좋아하시나요? 그런데 한대밖에 없어서 어쩐다?》 하고 슬쩍 넘겨보았다.
청상과부도 그 말뜻을 알아차린듯 《그 담배를 피우는 입이야 따로 있지 않나. 그것도 모르고 그 좋은 담배를 혼자 피우다니.》 하고는 속치마를 넌지시 벗어보이였다.
총각은 그제야 《그럼 주인마님과 같이 피워봅시다.》 하고는 선채로 《거사》를 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주인마님은 그렇게 맛보는것이 아니라면서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이 배우에 올라타라구. 오늘부터 자네는 내 상전이니 제구실을 바로하자면 그 쟁기를 가지고 힘껏 노를 저어야 해!》 하고는 좋아라고 웃어댔다.
그리고는 《내 배우에서 가죽방아를 찧는것은 상전만이 하는 일이니 이젠 쌀방아를 찧지 않아도 돼!》 하고 머슴의 멍에를 당장 벗겨줄듯이 말하였다.
머슴총각은 《상전이 되여 배를 타고 노를 저으니 이제는 내 말을 잘 들을셈이요?》 하고 오금을 박았다. 지주녀편네는 청상과부로 재가도 하지 못하는지라 《여부가 있겠나. 이 사람! 내 배우에서 가죽방아를 찧는 사람은 상전이라고 하지 않았나?!》 하고 곱씹어 되뇌였다.
이리하여 나이든 머슴총각은 난생처음으로 《상전》대접을 받아보게 되였다 한다.
보는바와 같이 소화는 지주집 머슴총각과 청상과부간에 있은 이야기거리를 통하여 봉건사회에서의 과부에 대한 페습을 은유적으로 발가놓으면서 머슴총각이 《상전》대접까지 받는것으로 재치있게 꾸며내고있다.
과부에게서 값을 받아내다
이 소화에서는 머슴총각이 지주집 과부와 재미를 보고 그 값을 톡톡히 받아냄으로써 과부를 골려준것을 육담적인 외피를 쓰고 해학조소하고있다.
한 고을에 일찌기 청상과부가 된 지주집 마누라가 머슴총각을 데리고 외롭게 살고있었다.
어느덧 머슴총각이 억대우같이 자라자 과부는 그의 동정을 살피며 다른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머슴총각이 비를 맞으며 꼴을 한짐 베다놓고 자기 방에 들어가 젖은 옷가지들을 벗어 줄에 걸어놓았지만 아래바지는 여벌이 없다보니 입은채로 내리끄고 수건으로 문지르고있었다.
그때 불쑥 방문이 열리더니 지주집 과부가 들어서는것이였다.
그는 쑥스러워하는 머슴총각에게 옷을 내밀며 어서 갈아입으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그의 몸동작을 유심히 실피다가 《자네 뭣을 그렇게 가리우나?》 하고 물었다.
머슴총각은 너무도 급하여 우뚝 일어난 쟁기를 수건으로 가리우며 《예, 비오는 날이여서 그런지 저 송이버섯이 자꾸만 자라나기에 눌러서 주저앉히려고 그럽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지주집 과부는 그 능청스러운 소리를 듣느라니 우뚝 살아난 그의 쟁기가 눈앞에 보이는듯 했다.
말을 걸어볼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 과부는 《나는 그 버섯맛을 본지가 오래되였는데 그걸 나한테 팔지 않겠나?!》 하고 물었다.
머슴총각은 예전에는 그리도 린색하던 마님이 요즘에 와서 더욱 극성스레 위해주는듯 하는지라 분명 이 물건이 탐나서 그럴것이라고 짐작하고 《이것은 파는 버섯이 아니랍니다. 정 맛보고싶으면 빨아보라고 빌려줄수는 있습니다.》라고 구미가 동하게 건네였다.
그러자 지주집 과부는 어서 빌려달라고 재촉하였다.
머슴총각도 열이 올랐지만 어리숙한체 하면서 《거저야 어떻게 빌려주나요. 이 집 소도 하루 빌려쓰고는 쌀 세말씩 받아내는데 버섯맛을 보겠다면서 거저야 어떻게…》 하고 잘라버리였다.
지주집 과부는 그 소리를 듣고 《자넨 지금까지 내 집 머슴이였지만 이제부턴 내 서방이나 다름없으니 재산이 아까울게 뭐 있겠나. 나와 같이 살면서 그 버섯맛만 보게 해준다면야 저 재산을 가지고 평생 호강할수 있게 해주지.》 하고 구슬렸다.
이 말을 들은 머슴은 이 청상과부가 영영 자기를 끼고 살려는줄 알고 《싫수다. 이 집 재산을 내가 다 가지면 죽은 지주가 다시 살아났다고 할게 아니요. 마님도 말밥에 오를텐데…》 하고 못박아주었다.
지주집 과부는 《그러면 빌려라도 주게. 한번 빌려쓰는데 쌀 한섬씩 주면 되지?!》 하고는 앞으로 상전 모시듯 할테니 그리하자고 하였다.
그때부터 머슴총각은 지주집 과부로부터 《상전》대우를 받으면서 쌀 한섬씩 꼭꼭 받아내여 머슴살이를 면하게 되였고 린색하고 남을 천시하는 지주집 과부의 못된 버릇도 고쳐주었다고 한다.
소화는 사건의 째임새와 대사의 세련성으로 하여 소화적인 웃음을 더하여준다고 볼수 있다.
청상과부와 미역감다
이 우스개소리는 봉건적인 《부덕》을 지켜 수절한다고 소문난 청상과부가 나이찬 머슴총각에게 반하여 《규범》을 어기는 해학적인 내용을 담고있다.
옛날 한 고을에 스무살을 갓 넘긴 청상과부가 살고있었는데 한다하는 량반집안이라 봉건《부덕》을 지키느라고 수절하며 재가를 하지 않고 살고있었다.
그러다나니 바깥출입도 하지 않았고 남자와 말을 건네보자고 해도 머슴총각뿐이였다.
원래 머슴총각은 15살 나는 해에 이 집에 왔는데 주인집 며느리가 시집올 때에는 가마채를 메왔고 주인집 아들이 죽었을 때에는 묘지에서 울음을 터치며 내려오지 않겠다고 발버둥치는 그를 업고 내려오기도 했다.
이런 사연으로 하여 머슴이지만 과부와 막역한 사이가 되였다. 더구나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다음에는 남자손이 없는지라 그가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과부가 몸이 근질거린다고 하기에 큰 함지박에 물을 끓여 채워주었다. 그러자 과부는 자네가 먼저 하라며 권하는것이였다.
머슴총각은 황송하여 《마님이 한 다음에 나도 하렵니다.》 하고 사양하였다. 그래서 부엌에 놓은 큰 함지박에 청상과부가 들어앉아 목욕하게 되였다.
과부는 한동안 몸을 문지르고나서 이젠 잔등을 밀어야겠는데 그럴 사람이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밖에서 나무를 패는 머슴총각을 불러들일가 하는 생각까지 해보았으나 쑥스러워 끝내는 말을 떼지 못했다.
한참 땀흘리며 나무를 패던 머슴총각은 이제는 목욕을 끝냈을거라고 생각하고 자기가 할 목욕물을 데우려고 나무단을 안고 부엌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어쩌면 좋단 말인가. 아니 글쎄 아릿다운 녀인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그 큰 함지박에 아직도 들어앉아있는것이 아닌가.
머슴총각은 얼굴이 뜨거워 얼굴을 돌리고 나무단을 아궁가까이에 내려놓으면서 《이거 미안합니다. 목욕이 끝난줄 알고 들어왔더니…》 하고 말을 더듬거렸다.
그러자 욕할줄 알았던 과부가 상냥하게 웃으면서 《뭘 그러나. 한집에 살면서… 내것은 보아도 별일없어. 아마 이런 일을 처음 당하는게지? 내 지금 자네에게 부탁할게 있는데 어쩐다?》 하며 머슴총각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총각은 《마님의 부탁이라면야… 그것이 무엇인지 제 어련히 해드리지 않을라구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청상과부는 함지박에서 벌떡 일어서며 《총각을 처음 목욕시키는것은 이 가죽주머니야. 저기 가서 같이 식혀보세나!》 하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끌어안았다.
머슴총각은 생전처음 당해보는 일인지라 《나같은 머슴과 일없을가요?》 하고 미안한듯 중얼거렸다.
그러자 젊은 과부는 《일없지 않구. 이제부터 임자가 주인구실을 하게. 이 집에도 남자주인이 있어야 할게 아닌가. 그렇지요?!》 하고 아양을 떨었다.
그래서 머슴총각은 청상과부의 주인노릇을 하려면 가죽주머니에서 미역감기부터 시작해야 하는가부다 하고 생각하며 재미를 본 다음 부엌에 나가 목욕물을 덥히며 이제는 쌀방아를 찧는 머슴노릇은 안해도 되겠구나 하고 좋아하였다.
소화는 보는바와 같이 머슴총각과 량반집 청상과부가 목욕을 계기로 정분을 나누고 청상과부의 《주인》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해학적인 이야기를 담고있다.
소화는 웃음의 희극적인 동기와 그 행동을 육담식으로 엮어주고있지만 봉건사회에서 청상과부가 재가를 못하고 《부덕》의 올가미에 매여 한탄만 하다가 머슴총각과 재미를 본 후 그를 주인처럼 섬기는 이야기를 실감있게 해학적으로 펼쳐보여주고있다.
뿐만아니라 가난한탓으로 량반집 머슴을 살게 되는 순진한 총각도 봉건적신분차이로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오지만 실제로는 량반집 주인만 못하지 않다는것을 우스개소리를 통하여 충분히 엿보게 한다.
하기에 항간에서는 량반집 청상과부와 그 집 머슴총각을 설정해놓고 교훈적으로 이런 우스개소리를 꾸며낸것이라고 볼수
있다.
량반집 과부와의 《쥐뽑는 련습》
이 소화도 앞에서 본 우스개소리와 주제상 상통한 이야기이다. 다만 인물설정에서 이웃집 총각이 우연한 동기로 하여 과부를 돕느라고 한짓이 《쥐뽑는
련습》으로 되여버렸을뿐 주제적추구는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볼수 있다.
옛날 어느 한 고을에 스무살 남짓한 량반집 청상과부가 살고있었다.
자기보다 두살 아래인 남편이 일찌기 죽다나니 아이 하나 보지 못한채 외롭게 큰집에서 사는 녀인이였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녀인은 다리미에 숯불을 담아 옷을 다리고있었다.
날씨는 복더위라 무더운데다가 숯불로 다리미질까지 하니 그 더위를 참기 어려워난 녀인은 《에라, 혼자있는데 뭐라나!》 하고는 속옷을 훌렁 벗어버리고 홑치마만 걸치고 다리미질을 하였다.
이윽고 다리미질을 끝낸 과부는 온몸에 땀이 배여나와 목욕을 할가 하다가 그만두고 치마를 걷어올려 잠시 부채질하며 땀을 식히고있었다.
그런데 어데선가 생쥐 한마리가 홀딱 뛰여나와 먹을것을 찾다가 치마밑에 기여들어갔다. 치마폭을 얼른 눌러 쥐새끼를 잡으려고 하니 더는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 못한 생쥐는 바빠맞았던지 과부의 밑의것에 대가리를 박고 기여들어가려 하였다.
과부는 기절초풍하여 치마를 걷어올리고 다리를 벌리면서 쥐새끼를 털어버리려고 안깐힘을 썼다. 그런데 생쥐는 더 깊숙이 기여들어갔다.
과부는 《이거 야단났구나!》 하며 언젠가 귀구멍에 바퀴가 들어갔을 때처럼 반듯이 누워서 그곳에 참기름을 떨구어넣었다.
그러자 생쥐는 살을 허비며 물어뜯었다. 급해맞은 과부는 《아이고, 이 쥐새끼야. 나 죽는다. …》 하며 소리쳤다.
때마침 그의 집앞을 지나던 이웃집 떠꺼머리총각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보니 과부가 대굴대굴 굴며 죽는 소리를 하는것이였다.
그래서 어째 그러는가고 묻자 과부가 숨차하면서 치마를 들어올리고는 여기에 생쥐가 기여들어갔다고 우는소리를 하였다.
총각은 처음 당하는 일이라 급한김에 《어디 갈구리가 없어요?》 하고 물었다.
과부는 그 다급한 속에서도 《이 사람, 갈구리는 안되네. 쥐를 뽑자다가 살점을 긁어내여 사람을 죽이겠네.》 하고는 가는 소리로 《자네의 그 쟁기로 안될가?!》 하였다.
총각은 그것이 좋은 수라고 생각하였던지 성난 자기의 쟁기를 밀어넣어 쑤셔볼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바지를 걷어내리고 반듯이 누워있는 과부를 올라타고 두세번 쑤셔주었다.
바빠맞은 생쥐는 그안에 참기름까지 차있어 쉽게 돌아앉았던
지 쑤셔대는 총각의 쟁기를 꽉 물었다. 기분이 오르려는데 쥐새끼가 꽉 무는지라 너무도 아프고 급하여 몸을 후닥닥 일으켜세웠는데 그통에 쥐새끼가
묻어올라와 달아나버리였다.
그제야 과부는 숨을 《후!》 하고 내쉬고는 자네 덕에 쥐를 뽑았다고 좋아하였다. 그러면서도 일어날 생각은 하지 않고 부끄러움도 잊은듯 넌지시 웃어보이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는것이였다.
《자네도 이런 일을 해보기는 처음일테지… 어쩐지 하다가 만것 같은게 마음이 개운치 않구만. 그리고 생쥐가 또다시 들어갈수 있으니 기왕이면 <쥐뽑는 련습>을 마저 해보는것이 어떨가?!》 하며 목을 끌어안았다.
총각은 난생처음으로 녀자의 그것을 본지라 자기의것이 다시 용을 쓰기에 《내가 주인마님의 <랑군>구실을 해도 일없을가요?》 하고는 다시 힘차게 궁둥방아를 찧었다.
청상과부는 너무도 흡족하고 씨원하여 《이제는 나에게 이 재산이 무엇에 필요하담. 자네가 <쥐뽑는 련습>만 잘해준다면야 랑군이 아니라 상전 모시듯 하지. 그러니 남들이 알아도 쥐뽑기를 한다고 하고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들며 이 과부의 설음을 덜어주게나.》 하고는 그를 후히 대접하였다고 한다.
보는바와 같이 소화는 우연한 계기점을 기회로 하여 량반집 청상과부와 이웃집 떠꺼머리총각이 인연을 맺고 《상전》의 대접을 받는 희한한 이야기를 통하여 봉건사회녀성들의 세태생활의 일면과 《부덕》에 얽매여 살아가는 불우한 청상과부의 처지를 여실히 엿보여주고있다.
- 과부의 설음
봉건사회에서는 혹심한 남존녀비의 그릇된 도덕륜리로 하여 녀성들이 멸시당하는데다가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되면 임의로 재가를 못할뿐아니라 《절개》를
지키는것을 《부덕》으로 응당한 범절로 여겨왔다.
그러니 애어린 나이에 청상과부가 된 녀인의 설음과 외로움이란 더 말할나위 없었다.
량반관료집에서까지도 딸이 시집가서 인차 과부가 되면 재가시키지 못하였다. 만약 용단을 내려 재가시키면 봉건륜리도덕에 어긋난다고 비난받고 벼슬자리까지 떼우는것이 일쑤였다.
과부를 재가시키는것이 얼마나 심한 죄로 취급당했으면 당시 봉건사회의 페풍을 글에다 옮겨놓은것이 그리도 많았겠는가.
어숙권은 《패관잡기》에서 이런 페습을 두고 《과부딸을 재가시킨것도 죄》라는 제목을 달고 다음과 같이 썼다.
《중종때 정가성을 가진 관리 한분이 젊어서 과부된 딸을 가엾게 여기여 딴데로 시집을 보냈더니 조정에서는 풍속을 못쓰게 만든다 하여 일생동안 그의
벼슬을 떼여버리였다.》
그 페습이 얼마나 지독하였으면 이런 구체적인 기록을 남기였겠는가.
이렇게 량반집 청상과부는 재가할 엄두도 내지 못하였으며 상놈의 집 과부는 더 말할것도 없고 홀아비인 경우에도 상놈의 집 과부를 강제로 메와야 홀아비나 과부신세를 다같이 면할수 있고 비난도 적게 받았다 한다.
하기에 청상과부와 머슴총각 아니면 홀아비와 관련된 소화가 많은것은 당연하며 특히 재미를 몰래 보는 육담적인 우스개소리가 나오게 된것은 짐작할만 한 일이 아닐수 없다.
특히 애젊어 과부가 된 녀인에게 있어서는 외관상 《정절》과 《부덕》에 매여있지만 그 페습을 저주하며 설음에 차서 한탄하거나 몰래 재미를 보는 일이 드문하였다.
그래서 민간에 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널리 소문이 나서 우스개소리로 《과부는 설음만 있고 재미는 보지 말라는건가?》 하는 불만의 한숨소리와
함께 우스개소화도 생겨났던것
이다.
까마귀가 과부를 알아보다니
옛날 어느 량반집 젊은 과부가 집에 들어박혀있기 싫증나서 산천구경을 떠났다. 때는 봄절기인지라 바람도 청춘을 희롱하듯 하니 사람구경도 하고
운수가 나면 재미도 볼겸 처녀차림새를 하고 천하절승인 금강산어구에 들어섰다.
갓 스물을 넘긴 청상과부인지라 머리를 틀어올리지 않으면 누구나 숙성한 처녀로 보았다. 그래서 틀어올린 머리를 마을을 벗어나자 내리우고 처녀처럼 땋아드리웠다.
금강산에 유람오는 선비들과 젊은 량반도 미녀에게는 눈독을 들이는지라 운수좋으면 남자들과 말을 건네보거나 재미를 볼상싶었다. 그러나 혹시 아는 사람이나 동네어른들을 만나면 야단칠것 같아서 사위를 살피며 조심스레 산입구에 들어섰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가 어데선가 《꽈욱부, 꽈욱부, 꽈부》 하고 부르는 소리가 났다.
녀인은 흠칠 놀랐으나 분명 《과부》라고 부른것 같아 사위를 두루 살펴보았다.
가슴을 조이며 간신히 저쪽 산마루를 쳐다보니 소리임자는 분명 사람이 아니라 까마귀였다. 녀인은 놀란것을 생각하니 어처구니가 없고 분하기도 하여 까마귀를 향해 연신 돌총질을 하다가 《까마귀놈도 나를 과부라 부르며 못살게 굴어… 너같은 미물도 과부를 알아보니 처녀차림을 한들 무슨 락을 보겠나. 팔자도 사납지.》 하고는 세상을 원망하듯 풀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한참 설음에 겨워 푸념을 하다가 까마귀가 날아가는것을 보고 《까마귀의 울음소리도 <꽈욱부>하고 나를 부르는듯하니 과부는 설음만 있고 재미는 보지 말라고 비웃는게지?!》 하고는 제 방귀에 놀라 어리석게도 까마귀에게 돌총질한것이 우스워 혼자 웃고말았다.
그리고는 재수가 없는 날이여서 집으로 되돌아갈가 하다가 내친걸음이니 과부의 설음은 새길수 없어도 산천구경이라도 하고 가리라 마음먹고 등산길에 올랐다고 한다.
보는바와 같이 소화는 처녀차림새를 하고 유람길에 올랐다가 까마귀소리에 놀라 자기가 한 행동이 어리석었음을 자책하며 웃고마는 간단한 이야기를 통하여 은유적으로 봉건사회의 《부덕》을 조소해학하고있다.
괜한 송사
이 소화도 지주집 과부가 《부덕》을 어긴것이 죄가 될가봐 제가 재미를 본것도 잊고 송사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동거지를 해학조소한
우스개소리이다.
어느 한 고을에 지주집 과부가 나이찬 총각머슴을 부려먹으며 호화롭게 살고있었다. 과부에게 불편한게 있다면 밤이 되면 외로워 깊이 잠들지 못하는것이였다. 그래서 이따금 머슴을 불러 물을 떠오라 하고 더운 때면 문을 활짝 열어놓으라고 앙탈을 부리군 하였다.
그러던 어느해 여름 무더운 날 밤이였다.
너무 더워 잠을 못들고 뒤척거리던 지주집 과부는 더벅머리 머슴총각을 불러 가까이에 와서 부채질을 해달라고 하였다.
과부는 속옷만 입고 누워 머슴총각의 부채질하는 시원한 바람을 쏘이며 잠들듯 하다가 또 더워났던 모양인지 속옷을 아래로 내리끌어 허벅다리를 훤히 드러내보이였다.
머슴총각도 부채질하다가 너무나도 졸려 머리를 꺼덕거리며 부채질을 하는둥마는둥하였다.
과부마님은 잠이 들듯 하더니 또 뒤채기며 아래옷을 더 내리끌고서는 잠소리처럼 《더 부쳐라, 부쳐.》 하고 꾸짖었다.
머슴총각은 졸다가 그 소리를 듣고 눈을 번쩍 뜨고는 부채질을 빨리 하려고 손을 부지런히 놀리는데 지주마님이 홀랑 속옷을 내리끄어놓았는지라 그 밑의것이 환히 들여다보였다.
지주마님은 그런데는 관심이 없는듯 눈을 감고는 《더 부쳐라, 부치라는데…》 하고 이번에는 다급하게 말하는것이였다. 그래서 머슴총각은 자기가 주인마님의 말귀를 알아듣지 못해 그러는줄 알고 처음 보는 그 희한한데다가 자기의 큰 쟁기를 붙여놓았다. 그러니 쟁기가 그곳으로 저절로 미끄러져 들어가는것이였다. 머슴군총각은 하는수없이 과부를 안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과부는 잠결에 더 시원하게 해달라고 《부쳐라, 부쳐.》라고 독촉하듯 말했는데 머슴총각이 씨원스레 엉덩방아를 찧어주니 오랜만에 그 맛을 보는지라 얼싸 좋다며 성수가 나서 《빨리! 빨리!》 하고 소리쳤다.
그날 밤 과부는 깊이 잠들었다가 아침늦게야 깨여났다. 그런
데 마당에서 머슴총각이 동네총각들과 함께 나무하러 가려고 떠날 차비를 하고있었다.
지주집 과부는 머슴군총각에게 어제 저녁 일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오금을 박으려다가 그만두었다.
그런데 방안에 홀로 앉아있느라니 마음이 개운치 않고 기분이 흐려지면서 걱정이 앞섰다. 저 자식이 간밤에 있은 일을 동네총각들에게 자랑삼아 터쳐놓지나 않겠는지?!… 철없이 다른 총각들에게 너도 한번 지주마님과 그렇게 해보라고 충동질하면 이게 무슨 망신이람, 더구나 그 소문이 관가에까지 알려지면 지주집 과부의 행실을 두고 그것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하고 이리저리 속생각을 굴리다가 선손을 써야 한다며 끝내는 머슴이 간밤에 자기를 겁탈했다고 송사해버렸다.
다음날 머슴총각은 관가에 불리워가 심문을 받게 되였다.
관리는 머슴총각에게 눈을 부라리며 《네 이놈, 종살이를 하는 주제에 감히 주인마님의 몸에 손을 대다니? 이 망측한 놈 같으니.》 하고 된욕설을 퍼부었다.
그 자리에는 지주집 과부가 증인으로 와있었다.
머슴총각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 과부를 한번 더 골려주고싶은 생각이 들어 이렇게 꾸며댔다.
《나리님, 어찌 소인이 감히 무작정 주인마님을 욕보이겠나이까. 제가 마님의 곁에서 부채질하다가 너무 졸려 정신을 가다듬느라고 발을 쭉 폈던 일이
있는데 혹시 소인의 발가락이 그 짬으로 들어가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오이다.》
그러자 옆에 앉았던 지주집 과부가 성을 발끈 내면서 소리
쳤다.
《야, 이 머슴놈아, 내가 수절하기로서니 아무렴 발가락맛과 그 맛을 가늠 못할줄 아느냐? 그건 분명 우리 령감이 살아있을 때 맛보던 그 씨원한
맛이였단 말이다.》
머슴총각은 과부가 자기의 창피를 숨기려 하지 않자 사실대로 진실을 털어놓겠다고 하면서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사실은 제가 졸면서 부채질을 하고있는데 주인마님이 속옷을 내리끌어 보이면서 <붙이라, 빨리 붙이라는데…> 하고 요구하
기에 마지못해 갖다댔더니 아니 그렇게도 좋아하면서 빨리 엉
덩방아를 찧으라 하지 않겠소이까. 나도 처음 당해보는 일이였나이다. 이자 주인마님도 그 맛을 선명히 말하지 않았소이까. 나만 손해를 보고 좋기는
누가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 떨어지려고 하는데도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하면서 장밤 껴안고있고
서는…》
머슴이 더 털어놓으려 하자 관리는 이젠 알만 하니 그만하라고 헛기침을 하였다.
관리는 이런 송사를 처음 당해보는지라 한참 머뭇거리다가 다시 과부를 쳐다보고는 판결하기를 《듣거라, 그 동기와 목적은 어찌했든지간에 결과는 둘이 다 재미를 보았으니 이건 강간이 아니라 화간이라 하겠다. 더 들을 소리가 없으니 그만 물러들 가거라.》 하고 관청에서 쫓아냈다.
그제야 지주집 과부는 괜히 청백한것처럼 송사하였다가 망신만 당하고 더는 그 좋은 맛도 보지 못하게 되였으니… 하고 되뇌이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디디였다고 한다.
소화는 보는바와 같이 기지있게 육담식으로 엮어져있지만 봉건적인 《절제》밑에서 과부들이 얼마나 구속되고 《정절》을 강요당하였으면 그것이 《법도》를
어기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죄의식을 모면하기 위해 제가 좋아한 일도 소문이 두려워 송사까지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였겠는가 하는것을 충분히 엿볼수
있게
한다.
물론 육담적인 색채가 진한 제한성을 가지고있지만 봉건사회현실에서 남존녀비로부터 오는 그릇된 륜리관이나 《부덕》 특히 과부의 《절개》에 대하여 통쾌하게 해학조소하고있다.
《홀아비가 과부를 메고 왔대요》
이 소화는 과부가 눈맞은 남자가 있어도 뻐젓하게 재가를 하지 못할뿐아니라 홀아비가 되여 후처를 맞아들이자 해도 남보는데서 억지다짐으로 과부를
훔쳐메고 와야 하는 봉건적인 페습
을 우스개소리로 해학조소한것이다.
어느 한 산골동네에 해마다 부지런히 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한 농군이 살고있었다.
그는 말주변이 좋아 밤이면 한적한 산골마을에 마실을 다니며 우스개소리를 들려주군 하였다. 마을사람들은 그 농군의 이야기를 듣느라고 밤가는줄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안해가 급병으로 돌아가 상처를 한 다음부터는 말이 적어지고 마실도 다니는 일이 없어 그의 우스개소리도 들을수 없었다.
농부가 남자의 손으로 모든 살림살이를 하다나니 그 정상이 말이 아니였다.
옷도 제때에 빨아입지 못하여 어지럽기 그지없었다. 그러다나니 생활관습도 거칠어져 한숨속에 담배대만 빨고 앉아있다가도 어데서 술이 생기면 량껏 마시고 취해 자군 하였다. 그래서 동네어른들도 홀아비의 가긍한 정상을 헤아려 빨리 후처를 구해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수소문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 소문이 널리 퍼져 아래동네에 혼자 사는 과부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였다.
그 녀자로 말하면 여러해전에 량반집 둘째아들에게 시집을 가서 세간났는데 애어린 신랑이 덜컥 죽다나니 신혼맛도 보지 못한채 애젊은 나이에 숫처녀나 다름없는 청상과부가 되였다. 그래서 아무런 사는 맛도 모르고 과부의 설음속에서 호젓하게 살아가고있었다.
과부는 우스개소리를 잘하는 웃마을 그 장씨가 상처를 하였다니 그 신세 또한 자기만 못지 않게 외로우리라 생각되였다. 그리고 우스개소리를 잘하는 그런 서방을 데리고 사는 녀인은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생각도 났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한들 그 홀아비가 자기를 훔쳐메고 달아나지 않는한 자기 생각은 너무나도 부질없는것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웃마을 홀아비가 아래마을 청상과부네 집옆을 지나게 되였다. 때마침 그 과부는 밖에 나와 나무단을 쌓아올리고있었는데 지나가는 홀아비를 알아보고 《아주버니, 어딜 그렇게 바삐 가시우?》 하고 말을 건네였다.
홀아비도 과부를 알아보고 우스개소리를 하듯 《어딜 가긴… 신선이 되러 가지.》 하고 웃어보였다.
그러자 과부는 홀아비의 말이 잘 리해가 되지 않는지 재차 물어보았다.
《신선이 되다니? 어떻게 하면 신선이 되우?》
그러자 홀아비는 《맑은 정신에서야 어떻게 이야기하나? 얼근한 김이라면 몰라도…》 하고 능청스럽게 말하였다.
그러자 과부는 호기심이 동하여 《그러면 내 오늘 저녁 술상을 차려놓고 기다릴터이니 그 비결을 대주시오이다.》 하고 말하
였다.
그리하여 홀아비는 밤이 이슥하여 과부네 집 술상에 마주앉게 되였다. 홀아비는 부어주는 술을 연거퍼 마시고나서 《임자도 한잔 들라구, 온전한 정신으로는 신선으로 되지 못하네.》 하고 과부에게도 술잔을 건늬였다. 이쯤되자 두 외짝은 다 혼미한 상태에 빠지고말았다.
홀아비가 먼저 《이거 취하는게 진짜 신선나라로 가는게 아닌가?!… 내 잠간 웃방에 올라가 누웠다가 대주지.》 하고는 웃방으로 들어가더니 털썩 드러눕는것이였다.
과부는 우스개소리라도 한마디 들어보려 하였는데 홀아비가 저렇게 잠들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웃방으로 올라
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홀아비의 아래것이 방치만큼 곤두서있는것이 아닌가. 전에 애기서방에게서는 볼수 없었던 호함진것이여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것이구나
하고 우뚝 솟은것을 꽉 잡
았다.
홀아비는 그제야 신선이 되는것을 대주겠다면서 잡고만 있지 말고 아래것을 대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내가 먼저 배우에 올라타고 신선놀음을 하면 당신도 자연히 따라 신선이 되는거야.》 하더니 엉덩방아를 찧
었다.
과부는 그 맛을 처음 보는지라 정말 신선이 된듯 하여 《이제는 신선이 되는것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그것을 대주지 않아도 돼요. 늘 그 신선맛을 보았으면 오죽 좋으련만 혼자 사는 과부다나니 어쩌면 좋담!》 하고 혼자소리처럼 중얼거렸다.
그 소리를 들은 홀아비는 《내가 있지 않소. 뭘 걱정할게 있소.》 하고 나무람하듯 말하였다.
그러자 과부는 어떻게 남의 눈속임을 하며 밤마다 《신선놀음》을 할것이며 그러다 들키면 또 어쩌는가고 울상이 되여 말하였다.
거사가 끝난 다음 홀아비는 과부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그렇게 걱정스러우면 래일 밤 동네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보라는듯이 임잘 자루에 넣어 메고 가겠네.》 하고는 그 집을 몰래 나와 제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저녁 마을로인장을 찾아간 홀아비가 《아래동네에 홀로 사는 맞춤한 과부가 있다는데 나서줄수 없겠는지요?》 하고 여쭈었다.
그러자 로인장은 기뻐하며 《량반집 과부이니 가풍을 보아서도 거저 데려와서는 안되네. 몇명 장정들을 데리고 가서 그 녀자가 싫다고 하여도 무작정 메고 오라구!》 하고 한시름 놓은듯 시원스레 말하여주었다.
그래서 그날 밤 홀아비가 아래동네 과부를 메왔고 그 소문이 퍼져 《홀아비가 과부를 메고 왔대요.》라는 우스개소리가 생겨나게 되였다.
그후 홀아비는 과부를 메고 오게 된 이야기를 우스개소리로 하여 사람들을 더 크게 웃기였다고 한다.
보는바와 같이 봉건적인 《부덕》으로 하여 청상과부라 할지라도 설음속에 승려와 같이
《금욕》에 얽매여있어야 하고 홀아비도 눈맞은 과부가 있더라도 강다짐으로 메고 와야 하는 페습이 당시에는 관례로 되여왔으니 어찌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수 있겠는가.
소화는 이런 실상을 기지있는 꾸밈새와 내면세계의 독백, 우습강스러운 행동거지를 통하여 생동하고 실감있게 보여줌으로써 봉건적인 페풍을 해학조소하고
있다.
- 여러가지 웃음거리이야기
우스개인 소화에는 앞에서 본 주제외에도 여러가지 생활분야에서 환기되는 웃음거리를 담은 이야기들이 적지 않다.
특히 봉건사회의 세태생활분야에서는 녀자들의 《법도》와 례의범절과 관련한 우스운 이야기를 적지 않게 낳았다면 가정생활이나 이웃간의 관계에서도 웃음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례하면 《팔도재담집》에 실린 방귀를 잘 뀌는 사람끼리 내기를 한 이야기라든가 서로 집을 헛갈린 두 사둔이야기는 당시로도 너무도 웃음나는 이야기이기에 소화이지만 재담집에 실렸던것이다.
세태생활에서는 남녀간의 우연적인 인연과 관련한 육담적인 색채를 띤 우스개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부부간의 가정생활에도 해학적인 웃음거리와 함께 말썽거리도 적지 않아 일화와 함께 전해오고있다.
봉건관리와 기생, 고을원과 첩을 대상으로 하여 꾀있는 배사공총각이나 나무군총각이 기지와 슬기로 량반들의 처첩이나 기생을 나꿔채여 재미를 봄으로써 관리나 고을원을 골려주는 육담적인 웃음거리도 적지 않게 창조되였다.
방귀쟁투
이 이야기는 《팔도재담집》에 실려 전하여온다.
옛날 서울에서 사는 방서방이 방귀를 잘 뀌여 장안에 소문이 크게 났으나 사람들은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뜬 소문으로만 알고있었다.
그런데 들려오기를 경상도 안동땅에 사는 권생원이 또한 방귀를 잘 뀐다고 소문이 퍼져 서울장안 방서방의 귀에까지 미치였다.
방서방은 나라에 큰 공을 세우는데서라면 몰라도 방귀 뀌는데서는 자기를 당할자 없다고 생각해왔었는데 경상도 안동땅에 방귀를 잘 뀌는이가 있다니 그와 겨루어보리라 마음먹고 경상도 권생원을 찾아 길을 떠났다.
그 집에 이르러 주인을 찾으니 한 총각아이가 나왔다.
방서방은 그애에게 지나가던 길손인데 날이 저물었으니 하루밤 쉬여갈수 없겠는가고 주인량반에게 아뢰여보라고 일렀다. 그러자 총각아이가 쉬여가기 힘들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왜 그런가고 캐여물으니 총각아이는 말하기 어려운 일이니 더는 묻지 말라고 하며 편히 쉬려거든 다른 집을 찾아가보라고 하였다.
서울 방서방은 소문대로 방귀소리때문에 그럴것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아무리 불편하여도 일없으니 주인나리만 만날수 있게 해달라고 하였다.
총각아이는 방서방이 너무도 사정하기에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우리 부친이 방귀를 남보다 류달리 뀌기에 손님이 견디기 어려울것 같아 그럽니다.》
방서방은 과시 듣던바와 다름없는지라 《그래, 그러면 더욱 좋지!》 하고 기뻐하면서 《내가 본래 방귀를 잘 뀌여 소문이 나서 너의 부친의 스승이
됨즉 하여 한번 겨루어보려던 참인데 오히려 다행스럽다.》 하고 말하였다.
총각아이는 손님의 말을 듣고보니 그것은 분명 자기를 얼려보려는 수작인것 같아 그러면 한번 방귀를 뀌여보라고 하였다.
방서방은 옆에 선 총각을 겨누어 참았던 방귀를 되게 뀌니 집아궁으로 날려갔다가 다시 굴뚝으로 빠져나왔다. 그러자 총각아이는 급히 아버지에게 달려가 어떤 사람이 방귀겨루기를 하러 왔다고 알려주었다.
이리하여 두사람의 방귀뀌는 재주겨루기가 시작되게 되였다.
집주인 권생원이 방귀를 뀌니 방아간 절구공이가 날려가 방서방의 볼기짝을 쳤다. 그러자 방서방이 노하여 방귀를 뀌니 절구공이가 권생원을 향해 날아갔다.
이 순간 권생원이 급하여 또 마주 뀌니 절구공이가 공중높이 떠올랐다. 권생원이 절구공이가 떨어질가 우려하여 마당가의 로적가리쪽으로 가니 손님인 방서방도 로적가리쪽으로 따라가며 연신 방귀를 뀌였다.
그러니 로적가리를 가운데 두고 방귀쟁투가 벌어졌다. 이쪽에서 뀌면 절구공이가 로적가리를 넘어 저쪽으로 기울어지고 저쪽에서 뀌면 또 로적가리에 떨어졌다가는 떠올라 이쪽으로 넘어왔다.
그리하여 량쪽에서 번갈아 방귀를 뀌는통에 절구공이만이 로적
가리를 넘나들며 방아찧듯 하여 쌀이 절반이나 찧어지게 되였다.
그제야 주인인 권생원은 방서방이 저만 못지 않으니 방귀쟁투가 쉽게 판가리될것 같지 않아 서로 비긴것으로 하고 집에 청해들여 후히 대접하였다.
서울에서 먼길을 내려와 방귀쟁투에서 이기려 하던 방서방이 뜻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주인집 권생원에게 《나만 방귀 뀌는 쟁기가 있는줄 알고
과신하였더니 주인님은 방귀뀌는 쟁기
와 함께 꾀가 특출하여 절구공이로 로적가리쌀을 절반이나 찧었으니 과히 칭찬할만도 하오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두사람은 다같이 기뻐하며 이번 《재주놀음》은 잘된것으로 평가하고 술상에 마주앉아 서로 권하며 친분을 두터이 하였다.
그후로 이 소문이 퍼져 항간에서 특이한 웃음거리의 하나로 전하여지고 재담집에도 실리게 되였던것이다.
소화는 생활에서 있을수 있는 세태생활의 한 단면을 찾아 과장하여 하나의 웃음거리를 만들고 크게 생활적교훈을 주는것은 없지만 경쾌한 웃음을 자아냈다고 볼수 있다.
특히 절구공이를 날려 로적가리의 쌀을 찧게 하여 방귀겨루기가 결국 무의미한것이 아니였다는것을 강조함으로써 무슨 재주겨루기든지 리익이 나게 하여야 한다는것을 암시해주고있다.
집을 헛갈린 두 사돈
이 소화는 소팔러 장마당에 갔던 두 사돈이 술에 만취되는바람에 집을 헛갈려 사돈로친네와 한이불밑에 누워자게 된 심히 해학적인 이야기를 담고있다.
이 웃음거리는 《팔도재담집》에 실려 전하여온다.
옛날 어느 한 고을에 사돈간인 윤생원과 리생원이 살았다. 그들의 집은 동서로 서로 다른 방향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장날에 두 사돈은 장마당에서 오래간만에 만나게 되였다. 그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장마당에 온 사연을 물은즉 다같이 중소를 팔아 큰 소를 메우려고 온것이였다.
한고을에서 살지만 부락이 멀리 떨어져있어 알수 없었던 그동
안의 안부나 알아볼겸 말을 건늰것이 그만 장시간이 되여 소도 흥정 못한채 날이 저물어갔다.
이젠 소팔기는 틀린지라 오래간만에 만나 그저 헤여질수 없어 장마당 음식점에 들어가 술을 사서 저마다 권하다나니 정도이상으로 많이 마시였다.
얼근한김에 음식점에서 나와 소를 타고 각기 제 집으로들 향하였는데 온전한 정신이 아니여서 서로 소를 바꾸어타고 소가 가는대로 이끌려 집에
들어서게 되였다.
두 사돈집 로친네는 장보러 갔던 령감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밤도 깊어 자리를 펴놓고 이불속에 들었다가 깜박 졸고있었다.
한편 두 사돈령감들은 그때에야 외양간에 소를 몰아넣고 방에 들어섰다. 로친네는 령감이 만취되였으나 어둠속에서도 제 잠자리를 찾아 들어눕자 어린 서방을 다루듯 옷을 벗겨 이불속에 눕히고 그옆에 나란히 누웠다.
윤생원은 술을 마시고 오는 날이면 자리에 누워서 가만있지
않는 버릇이 있었는데 오늘따라 공손히 잠드니 마누라가 생각하기를 술집계집과 수작질하고 기력이 빠져 곤히 잠든줄로 알고 아래것을 만져보니
노그라져있었다.
마누라는 그러니까 그가 그대로 잠들어버렸겠거니 하고 그 령감이 사돈인 리생원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리생원집 마누라도 남편이 장마당에 갔다가 술에 취하여 들어왔으니 술을 마시면 늘 그러하듯 조용히 잠들줄 알았는데 별스레 오늘따라 용을 쓰며 손더듬질하는지라 쟁기를 꾹 잡아 눅잦혀주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그 다음날 아침 두 사돈로친네가 잠자리에서 깨여나보니 웬걸 왕청같은 사돈령감이 옆에 누워있는것이였다.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길없어 마당가에 나와 혼자 속으로 웃고말았다.
이 이야기는 두 사돈령감이 술에 취해 집을 헛갈려 로친네들까지 바꾸어 잠자리를 같이한 희한한 웃음거리를 담고있다.
소화는 이처럼 두 사돈간에 있은 세태생활의 일면을 통하여 사람이 지나치게 과음하면 본의아니게 실수를 하고 그 결과는 말하기 어려운 웃음거리를 낳게 된다는것을 교훈으로 찾아보게 한다.
앞에서 본바와 같이 술에 만취되여 소를 바꾸어탄것으로 하여
결국은 집도 헛갈리게 되고 나중에는 사돈로친네와 한이불속에 드는 해괴망측한 일까지 생겼으니 그것이 서로들 믿고 리해하는 사돈간이였기에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 봉변을 당하였을것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것이다.
눈없는게 낫나, 귀없는게 낫나
이 소화는 해학적인 동기로 하여 한쪽귀가 없는 병신된 사나이가 애꾸눈을 찾아가 두 병신중에 누가 더 낫는가고 묻는것을 통하여 자기 위안을 하는
웃음거리를 담은것이다.
옛날 불민하면서도 방자한 한 사나이가 건너마을 과부한테 자주 드나들면서 재미를 보았는데 그만 홀아비가 메고 달아나는통에 다시는 재미를 보지 못하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날 사나이는 과부가 살던 집을 지나가다가 예전처럼 《에헴!》 하고 기침소리를 내며 부엌문을 열었다.
때마침 과부는 홀아비집에 갔다가 자기 집에 와서 홀딱 벗고 큰 함지박에서 목욕을 하고있었다. 그 모양을 본 사나이는 마음이 동하여 무작정 과부를 껴안고 돌아갔다.
과부는 이제 새 주인이 가산을 가지러 인차 올터인데 이러지 말고 정 생각이 있으면 빨리 치르고 가라고 사정하였다. 그래서 이 난봉군사나이가
아래바지를 벗으려고 하는데 마당가에서
《에헴!》 하고 기침소리가 났다.
과부는 새 주인이 들어오는것을 알고 당황하여 그자의 쟁기를 꽉 잡아쥔채 《도적이예요. 빨리 들어와요.》 하고 소리쳤다. 홀아비가 그 소리를 듣고 달려들어와보니 과부가 성난 쟁기를 꽉 쥐고있는것이였다.
홀아비는 다짜고짜로 부엌간에 걸려있는 낫을 들고 와 그 쟁기
를 베여버리려고 하였다. 그런데 새로 맞은 안해의 손이 부들부들 떠는것을 보고 그놈의 쟁기를 베려다가 안해의 손을 벨것 같아 그만 난봉군의
한귀를 잘라버렸다. 그리고 쫓아버린 다음 안해보고 정말 용하다고 칭찬하여주었다.
한쪽귀를 잘리운 사나이는 난봉을 피우다가 병신짝이 되였으
니 창피하여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있다가 하루는 이웃에 사는 애꾸눈을 찾아갔다. 그리고는 롱담삼아 말하기를 《병신중에서 눈이 없는게 낫나,
귀없는게 낫나?》 하고 물었다.
그러자 애꾸눈이 하는 소리가 《자네 나보다 훨씬 낫지.》 하였다.
그래서 왜 그런가 다시 물었더니 애꾸눈이 《자네는 거칠것이 없으니 뒤에서 하는 소리도 남먼저 빨리 들을수 있지 않는가.》 하고 말하는것이였다.
그 말을 듣고서야 귀없는 난봉군사나이는 매우 흡족해하며 속으로 《이것도 과부덕이구나.》 하고 자체위안을 하였다 한다.
소화는 방자한 사나이가 재가한 과부와 재미를 보려다가 한쪽 귀를 잃고 병신짝이 된것을 풍자조소하면서 병신된것을 자체위안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두고 병신이란 다름아닌 이런자들이라는것을 기지있게 꾸며주고있다.
감사를 골려준 총각
옛날 서울에서 벼슬을 하던 늙은 관료가 함경도 감사로 내려오면서 자기가 애첩처럼 귀여워하던 애어린 기생을 데리고 왔다.
어느 여름날 감사는 이름난 명산인 칠보산을 구경하고 해칠보에 나와 배놀이를 하면서 여기서 달포가량 묵게 되였다.
늙은 감사는 며칠간 기생을 끼고 배놀이를 하다가 지쳐버려 한동안 그 놀음을 하지 못하게 되였다.
한편 젊은 기생은 여러날 배놀이를 할때에 베잠뱅이를 입고 노를 젓던 총각을 측은하게 생각하다가 배사공을 불러 요즘 감사가 지쳐 배놀이를 못 나가니 우리 단둘이서 배놀이를 가자고 꾀여냈다.
어리무던한 배사공총각은 감사의 시중군인 서울기생이 배놀이를 나가자기에 그가 하자는대로 바다에 나가게 되였다.
그런데 기생은 노젓는 총각의 발치에 다가앉으며 하는 소리가 《이보, 사공총각, 늘 자네 배만 타고 즐기니 미안하기 그지없구만…》 하였다.
사공총각은 그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였는지라 《무슨 말씀이시오. 내 팔자에 이 일도 다행이오이다. 더구나 이번처럼 대접받아보기도 처음이구요…》 하고 도리여 미안쩍어하였다.
그러자 기생은 《아니야, 진짜 대접은 오늘 내가 한턱 쓰는거지. 늙다리도 없고 우리 단둘만이 신선배놀이를 해보자구!》 하고는 총각의 아래 베잠뱅이를 내리끌면서 《어서 내 배우에 타보라구.》라고 하였다.
총각은 바지가 훌렁 벗어진지라 쑥스러워 가운데것을 움켜쥐고 멍하니 있는데 기생은 치마를 걷어올리고 반듯이 누우며 어서 내 배우에 타고 노를 힘껏 저어보라고 하였다.
배사공총각은 뜻밖의 일인지라 《그 배우에 타도 일없을가요?!》 하고 머뭇거렸다. 그러자 기생은 《일없지 않구. 내가 하는 일이니 일없어.》 하면서 총각을 끌어안고 어서 《노대》를 힘껏 저으라고 독촉하였다.
그리하여 두 젊은 남녀는 배우에서 《신선놀이》를 하게 되였고 그후에도 감사령감이 일어나지 못하여 단둘이서 련 사흘동안이나 배놀이를 하게 되였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가 이 기미를 알아차린 아전이 감사에게 이 사실을 고발하였다.
다음날 감사는 기생을 불러 그 죄를 따져물었다.
기생은 태연한 자세로 그것은 새로 부임한 감사께서 배놀이를 잘한다는 허물을 만들어씌우자는 잔꾀라고 우겨댔다. 그리고 덧붙여 그 아전이 자기와 같이 배놀이를 하자고 요망스럽게 구는것을 제가 뿌리쳤기에 모해하려고 하는짓이라고 아뢰였다.
그러자 감사는 더 확인해볼 심산으로 이번에는 배사공총각을 불러내였다.
《너 이놈, 기생과 한짓을 그대로 직고해보아라.》
배사공총각은 《저는 기생이 하라는대로 했을뿐 죄될것이 없나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감사는 기생이 무얼 하라고 하던가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총각은 《예, 제가 한짓이란 기생아씨가 저더러 배를 타고 노대를 힘껏 저으라고 하기에 그렇게 한 일밖에 없소이다.》 하고 말하였다.
감사는 그제야 《그밖에 딴짓은 한것이 없단 말이지!》 하고 되뇌이다가 기생이 말한것처럼 자기를 모해하려고 꾸며낸 계책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다음날 아전을 불러내여 되게 욕설을 퍼붓고 모해죄로 파직시켜 멀리 귀양보내였다 한다
소화는 기생을 데리고 다니는 당시 봉건관료들의 부패상을 풍자조소하는 동시에 육담적인 옷을 입혀 그 우매성을 해학하고있으며 기생과 배사공총각의
불우한 사회적처지와 우연적인 정분관계를 하나의 웃음거리로 채색함으로써 소화의 양상을 잘 살려내고있을뿐아니라 당시 사회상과 세태생활의 일면을
웃음속에 엿보여준다.
나무군총각에게 애첩을 떼우다
이 소화는 늙은 산골원이 자기의 애첩을 나무군총각에게 떼우고 창피까지 당하는 해학적인 이야기를 담고있다.
한 산골군에 늙은 원이 애젊은 첩을 데리고 살았다.
하지만 늙은 본처가 너무 행악질을 하여 할수없이 그를 딴 집에서 살게 하고 이따금 생각날 때마다 드나드나 애첩을 다룰 힘이 없어 헛씨름질만 하기가 일쑤였다.
그렇지만 그 애첩을 번듯이 치장시켜 내세우고 재산도 늘궈주면서 자기의 위풍을 세워보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 애첩의 집에 나무팔러 오는 가난하고 못사는 늙은 총각이 있었다.
젊은 애첩은 나무를 팔아 살아가는 나이찬 총각을 측은하게 생각하여 나무단을 지고 올 때마다 마중나가 받아들이기도 하고 값을 후하게 치르어주기도 하면서 때로는 배고프겠다고 부엌간에 데리고 들어가 음식을 대접해주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나무군총각은 이 집을 단골로 정해놓고 애첩도 그 늙은 총각의 나무만 사들이다나니 자연히 두사람의 인연이 가까와지고 허물없는 사이가 되였다.
그래서 어떤 날엔 집으로 가면서 먹으라고 줴기밥에 닭알까지 싸서 주머니에 넣어주기도 했다. 그때마다 나무군총각은 자기도 모르게 다정한감을
느꼈으며 그 애첩의 그늘진 마음도 헤아려
보게 되였다. 더우기는 젊은 애첩이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여 자기의 발자국소리만 듣고도 달려나오군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제 집사람을 만난듯 하였다.
그러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였다.
나무군총각이 나무를 량껏 지고 오느라고 땀흘리다나니 베잠뱅이가 물이 배여날 정도로 젖었다. 그 정상이 측은하게 보였던지 애첩이 《이리 벗어주세요.》 하는것이였다.
나무군총각은 반갑기는 하나 옷이 너무 람루한데다가 흠뻑 젖어있는지라 어찌할지 몰라하였다.
그런 마음을 알아차린 애첩은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집안으로 들어가더니 새하얀 옥당목바지저고리 한벌을 가지고 나와서 그에게 주었다.
머슴총각이 너무도 뜻밖이여서 《아니, 황송하게 이런 새옷을 다?…》 하고 주춤거리자 애첩은 《일없어요. 오빠에게 주려고 해둔것인데 이제는 소용없으니 어서 입으세요.》라고 하였다.
총각은 하는수없이 옷을 받아쥐였으나 아래바지를 벗기가 거북하였다.
그러자 애첩이 눈치를 채고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벗으라고 하였다. 총각이 새파란 녀자앞인지라 무안해서 그대로 서있자
《뭘 그러고있어요. 얼른 벗지 못하고…》 하며 재촉하였다. 그래 할수없이 총각은 바지를 훌렁 벗었다.
애첩은 바지를 받아쥐면서 총각의 쟁기가 살아오르는것을 보고 너무 힘을 쓰지 말라고 꾹 눌러주는것이였다. 그때에야 총각은 성난 쟁기를 잡고 어줍게 말을 하였다.
《이놈이 젊은 녀자만 보면 성을 잘 낸답니다.》
그 말을 들은 애첩은 《그것이 좋은 맛을 보려고 그러는거예요.》 하고는 둘이 다 이왕 성이 났으니 화를 풀어주자며 총각을 덥석 끌어안았다.
늙은 총각은 이런 《신선놀음》을 처음 해보는지라 자기를 이렇듯 허물없이 대해주는 애젊은 녀자를 내려다보며 《이래도 일없을가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원의 애첩은 이왕 이렇게 된바에는 우리 둘이 이길로 멀리 달아나자고 하였다.
총각은 겁이 덜컥 나서 《그러지는 못해요. 원님이 알면 우리는 다 죽어요. 그러니 얼마동안은 내가 나무단을 지고 올 때마다 재미를 보다가 차차로 좋은 궁냥을 생각해내지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던차에 고을원이 총각이 나무를 하군 하는 산판에 사냥군들을 데리고 사냥나왔다가 날이 어두워 돌아가지 못하고 산전막에서 하루밤 묵게 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무군총각은 한적한 산전막에 원이 찾아들었다니 인사도 하고 재미나는 말도 들려줄겸 찾아가 무릎꿇고 아뢰였다.
원은 하도 심심하던차에 나무군총각이 찾아와 인사를 올리니 상놈이지만 례절이 밝다 칭찬하고 산촌마을형편을 물어본 다음 너에게 무슨 쟁기가 있는가고 하면서 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한자리 주겠다고 말하는것이였다.
총각은 산판에서 하도 적적하여 옛말하는것을 배웠노라고 하였다.
그러자 원은 흥이 나서 그러면 재미나는 옛말이나 해서 우리를 즐겁게 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총각은 이야기를 엮어내려갔다.
《옛날 어느 한 산골마을에 로총각이 살고있었는데 그는 원의 애첩과 장거리에서 눈을 맞추고는 그의 뒤를 쫓아 집을 안 다음부터는 매일같이 나무단을
져다 주며 친하게 되였습니다. 그러던중 원님이 다른 지방으로 행차하고 없는차에 첩과 재미를 보게 되였습지요. 하루는 원이 이젠 늙어서 재미가
없다면서 달라붙는 그 녀인의 포동포동한 젖가슴을 로총각이 만져주자 애첩은 철썩 드러누워 총각의 성난 쟁기를 잡아 끌어넣는것이 아니겠나요. 그래서
그만…》
《그, 그만두어라!》
웬일인지 원이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그만두라고 꽥- 소리질렀다. 아무리 들어봐도 그 이야기가 자기 애첩에 대한 이야기 같았던지 려인숙집 마누라를
시켜 빨리 자기 애첩을 데려다 앉혀놓으라고 하였다.
애첩을 데려오자 원은 그를 웃방에 데려다 앉히고 아래방에 있는 총각더러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계속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총각은 다시 엮어내려가다가 마지막대목에 와서 《한참 둘이 안고돌며 재미를 보다가 절정에 이르러 너무도 감개무량한김에 흠칫 놀라 눈을 뜨니 그게 꿈이 아니겠나요… 꿈이라 얼마나 아쉬웠던지?》 하고 끝을 맺었다.
애첩은 나무군총각의 말을 들으며 간이 콩알만 하였는데 다행히도 꿈이라고 하기에 안도의 숨을 호- 하고 내쉬였다. 그런데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여있었고 숨소리도 고르롭지 않았다.
이것을 본 원은 나무군의 이야기가 꿈이 아니라 자기 애첩에 대한 이야기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어 무턱대고 애첩을 쫓아버리였다. 그러니 나무군총각의 옛말에 얼리워 원은 그만 애첩을 놓아준셈이 되였다. 그후로 애첩은 자유로운 몸이 되여 총각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소화는 육담적인것을 섞어 흥미있게 엮어줌으로써 방탕한 늙은 원을 해학하고 첩살이를 하는 가련한 녀인을 동정하였으며 봉건사회의 신분상차이와 세태생활상을 잘 보여주고있다.
방갓쓰고 달아난 개
이 소화는 《팔도재담집》에 실려 전하여오는데 효자된 상제의 행상장면을 통하여 웃음을 환기시키는 세속적인 이야기이다.
옛날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고있던 효자가 급병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뜨게 되자 련 삼일 밤낮으로 상제노릇을 하느라고 바깥출입도 못하였다.
조객은 많지 않았으나 상제가 혼자이다보니 그것을 치르느라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잠도 변변히 자지 못하였다.
발인하는 날 아침 동네어른들이 그러다간 쓰러진다면서 아무거나 속을 좀 채우고 행상하여야 한다며 권하기에 묵은 음식 몇술을 급히 떠먹고 떠났다.
행상을 따라 곡을 하며 마을어구를 벗어날 때였다.
갑자기 배가 아파나면서 뒤가 급히 마렵기에 길에서 조금 벗어나 방갓으로 가리우고 뒤를 보았다. 그런데 뒤를 다 보고 일어서려는데 개가 쫓아와서 그것을 핥아먹고는 방갓까지 쓰고 달아나버렸다.
상제는 바지끈을 매고나서야 개를 부르며 쫓아갔으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멍하니 서있다가 마주오는 행인들에게 방갓을 쓰고 달아나는 개를 못 보았는가고 우는소리를 하였다.
그러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개가 방갓쓰고 달아나다니? 제정신이 아니군.》 하며 혀를 차고는 우는소리를 하는것을 보니 중병에 걸린 사람이 틀림없다고들 하였다. 그리고는 무작정 한의한테 끌고가 동침 석대를 놓아주었다.
상제는 너무나도 억울하여 나는 홀어머니를 잃은 상제인데 동침
까지 놓아주니 더 설음이 솟구친다면서 목놓아울었다.
그때에야 의원도 사연을 알고 병은 다 나았으니 이제 산소에 가 실컷 울라고 위로해주었다.
그제야 상제는 방갓을 쓰지 않아도 행상을 따라가면 상제노릇을 하는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머니! 어머니! 내 따라가요.》 하며 울면서 달려갔다. 이것을 보던 지나가던 사람들모두가 《개가 방갓쓰고 달아나는것을 못 보았소?》라고 묻던 말이 생각나서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고 한다.
소화는 불가피한 일로 하여 개에게 방갓을 떼운 희귀한 생활단면을 웃음거리로 보여주면서도 효자의 도리를 다하려는 상제의 마음도 해학하여 엿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