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욕》은 《극락세계》에 갈 사람이 하는 일
불경에서는 불교신자들에게 《금욕》설을 제창하며 술과 고기, 녀자를 멀리하고 살생을 엄금하라고 이르고있다.
그러나 불교신자는 물론 사찰에서 부처를 섬기는 로승까지도 녀승이나 민간아낙네들에게 반하여 교리를 어기고 수작질을 하다가 파계승이 되여버린 실례들이 적지 않다.
하기에 파계승을 풍자비판하는 정색적인 민담과 함께 재담류들이 적지 않게 창조되여 전승되였다.
술과 안주가 없다면 《극락세계》라도 싫다
이 재담은 민간에서 실지 있은 사실에 기초하여 말로 전해오다가 《야담집》에 실려 오늘에 이르게 되였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 한 장수가 갑자기 병에 걸려 자리에 눕게 되였다. 옆에서 시중들던 하졸이 근방에 있는 명망이 높은 의원을 청하여왔다.
의원이 장수가 누워있는 드넓은 방에 들어와보니 옆에는 시중드는 요염하게 생긴 녀인이 있고 앞상에는 술과 고기가 푸짐히 차려져있었다. 그리고 장수의 시름을 덜어드리려고 악공도 앉아있었다.
의원은 그 모든게 눈에 거슬렸는지 맥을 짚어보기 전에 한마디 하였다.
《병을 고치려면 잡생각을 하지 말라 하였거늘 잡스러운것을 삼가해야 합니다.》
장수는 병도 보기 전에 그가 하는 말이 비유에 거슬린지라 《내 목숨이 경각에 다달았는데 그건 너무하지 않소. 사형수도 마지막으로 먹고싶다는것은 다 먹이고 죽인다는데 그 말은 이 장수가 마지막으로 주육도 먹지 말고 일찌기 〈극락세계〉에 가라는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하고 몸을 일으키며 쏘아보았다.
그러자 의원은 병을 잘못 보았다가는 경을 칠것 같아 웃어보이면서 《어른의 병은 내가 볼것이 못되니 부처의 도움을 받는것이 상책인줄 압니다.》 하고 일어나 가버리였다.
시중군은 하는수없이 이번에는 산중에 있는 사찰에 가서 상좌승을 데리고 왔다.
상좌승이 들어와보니 역시 앞상에 술과 고기가 듬뿍 차려있는데다가 장수옆에는 요염한 기생이 앉아있었다.
그래서 상좌승은 경을 외우듯이 《술과 고기는 먹지 말며 념불을 외우면서 계률을 지켜야 부처님도 선을 베풀어 죽어서 〈극락세계〉에 갈지어다.》 하고 말하였다.
장수는 상좌승이 외워대는 념불소리를 듣고있다가 분명 《극락세계》에 가라는 《경》인지라 벌떡 일어나 상좌승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
《〈극락세계〉에는 푹 삶은 돼지대가리와 맑은 청주까지 다 있겠수다. 부처에게 제를 지낼 때도 돼지대가리를 놓고 술을 붓는것을 보면 그 어른님도 그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니 과시 거기에도 이 세상에서처럼 고기와 술, 기생까지 있을것은 다 있겠구만.》
그러자 상좌승은 당황한 나머지 말문이 막혀 어쩔줄 몰라하다가 엄숙하게 《〈극락세계〉에는 그런것들이 없는줄 아오이다.》라고 하였다.
장수는 병이 어느새 나은듯 벌떡 일어나앉으며 《그런것이 없다면 아무리 〈극락세계〉라 해도 나는 가고싶지 않으니 상좌승이나 어서 〈생불〉이 되여 〈극락세계〉에 가보게.》 하고는 한바탕 크게 웃어댔다.
상좌승은 너무나도 창피하고 어처구니가 없어 그 자리에서 뛰쳐나와 산으로 오르면서 장수가 한 말을 곰곰히 되새겨보았다.
그리고는 《사실 장수가 말한것처럼 인간세상이 〈극락세계〉보다야 낫지!》 하고 속으로 외워보며 아래마을을 부럽게 내려다보느라고 시간가는줄 몰랐다고 한다.
재담은 장수의 병을 《념불》로 고쳐보겠다고 하는 상좌승의 어리석은 행동거지를 해학적인 말로 풍자하고있다.
젊은 승려와 청상과부의 정
이 이야기는 불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애숭이승려가 불교의 계률을 어기고 청상과부와 재미를 본 후 자기또래 승려들에게 자랑삼아 발설한것이 소문이 나서 전해지게 되였다.
옛날 한 젊은 과부가 친척집에 가려고 고개를 오르고있었다.
인적이 드문 고개길이라 무서움이 나서 조심히 발을 옮겨딛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소리가 났다. 그래서 놀라 뒤돌아보니 애젊은 승려가 헐떡거리며 같이 고개를 넘자고 소리치는것이였다.
청상과부는 그제야 길동무가 생겼다고 좋아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바랑을 걸머진것을 보니 마을로 돌아다니며 시주를 모으다가 오는 길이 틀림없었다.
젊은 승려는 젊고 예쁜 녀인을 만나자 반가와하며 마을에 내려갔다가 희귀한 소리를 들었는데 그것이 실지인지 알수 없다면서 초면이지만 소승의 청을 들어주겠는가고 물었다.
청상과부는 젊은 승려의 청이라기에 《부처님의 뜻이라면 무슨 청인들 마다하겠나요.》 하고 동의하였다.
그러자 젊은 승려는 《스님이 되면 못해본다는 〈오입〉맛이 그렇게 좋다는데 저는 그 맛을 못 보고 산중에서 늙을것 같아서 그럽니다.》 하고 자기도 모르는 소리를 하였다.
젊은 과부는 젊은 승려가 하는 말이 진심인데다가 그 청이 간절한지라 인적없는 한적한 이 산등판에서 단 둘이 하는짓을 부처님도 알지 못할것이라는 생각에 《스님의 청이 정 그러하시다면 기꺼이 맛보이지요.》하고 승낙하였다.
그리하여 길을 벗어나 풀판이 좋은 숲속에 들어가 반듯이 누워 치마를 걷어올리고는 여기에 그 단물이 차분차분 고여있으니 어서 맛보라고 재촉하였다.
젊은 승려는 녀자의 그것을 처음 보는지라 바랑속에서 꼭지숟가락을 꺼내여 녀인의 그것에 꽂아놓은 다음 합장하여 절을 하면서 《부처님께 〈오입〉을 드리나이다.》 하고 중얼거리였다.
젊은 과부는 그러는 그가 너무나도 순진하고 우스워 그만 키득거리며 웃어버리였다.
그때마다 꼭지숟가락이 흔들거리는것을 본 젊은 승려는 그 맛이 오죽 좋으면 부처님도 저렇듯 좋아하실가 하고 생각하였다.
젊은 과부는 더는 참기 어려운지라 그곳 사찰 주지님도 부처님을 속여가며 맛보는 《꿀단지》인데 왜 그러고있는가고 하면서 살틀히 일러주었다.
젊은 승려는 그때에야 자기의 쟁기가 살아난것을 알고 과부를 힘껏 끌어안았다.
잠시후 젊은 승려는 소리치며 《야, 이 맛이로구나. 부처님도 좋아하는 이 맛을 주지는 혼자만 보면서 우리들은 그러면 안된다고 하였구나. 정말 이상한노릇이군. 손해볼것도 없는데?!》 하고 투덜거리였다.
그러자 청상과부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자기는 재가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니 그 설음은 스님과 다를바 없다면서 부처를 속이더라도 그 맛을 잊지 않으려거든 이 등판으로 나를 찾아오라고 진정을 털어놓았다.
그후로 젊은 승려와 청상과부는 처음으로 재미를 본 고개길에서 만나 《금욕》과 《부덕》을 초월하여 재미를 보며 세상의 시름도 다 잊고 정을 속삭였다고 한다.
보는바와 같이 시주를 모으러 민간으로 내려갔던 애젊은 승려가 우연히 령길에서 만난 청상과부와 처음으로 재미를 보게 된 이야기를 통하여 《금욕》을 제창하면서도 행동을 달리하는 승려들의 뒤생활을 기지있게 풍자해학하고있다. 아울러 새파란 청상과부일지라도 마음대로 재가하지 못하게 하는 봉건유교도덕의 불합리성을 은유적으로 해학조소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