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을 들면서

 

저는 우즈베끼스딴공화국의 수도 따슈껜뜨에 문패를 걸고 살아가는 해외조선인의 한사람입니다.

나라를 잃은 망국민의 후손으로 남의 땅에 태줄을 묻고 살아온 때로부터 어느덧 제 나이 70을 넘기였습니다.

《인간칠십 고래희》라고 계절로 치면 락엽지는 가을이요, 시기로 보면 황혼기라 해야 할 인생말년에 이른 몸입니다.

누가 말하기를 젊어서는 열정과 희망에 살고 늙어서는 조언과 추억으로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를 놓고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이제는 늙은 몸이라 오금 쓰기가 예전같지 않고 가끔씩 지난 일들에 대한 회억에 잠기기도 하지만 앞날에 대한 희망과 열정은 날이 갈수록 더더욱 강렬해지기만 하니 말입니다.

한생을 이방인들속에서 살아온 저에게 있어서 남은 생에 바라는것은 그 어떤 리념속의 리상도 아니요, 부귀영화를 위한 재물도 아닙니다.

그것은 몸은 비록 고국과 멀리 떨어져있어도 조선사람의 피와 얼을 가진 조선민족의 일원으로 산다는 자각이며 사명감입니다. 겨레를 위해, 조선의 통일을 실현하는 길에 한몸바칠 결심과 의지가 마를줄 모르는 샘처럼 가슴속에 솟구치고있습니다.

예로부터 《맑은 아침의 나라》로 불리워온 조선, 아름다운 삼천리 하나의 강토에서 반만년의 유구한 세월 단일민족의 혈통을 연연히 이어오면서 화목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입니다.

그러던 조선, 우리 민족이 지난 세기 40년대에 외세에 의하여 무참히 동강난 때로부터 6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분렬의 비극을 겪고있으니 이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천추의 한이 겨레의 가슴가슴에 가득히 피로 응어리져있습니다.

신앙과 제도의 차이, 사상과 리념의 대립으로 지난날 분렬되여 서로 벼르던 나라들도 힘을 합쳐 통일국가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있는 지금까지도 우리 조선민족은 갈라진 아픔으로 몸부림치고있습니다.

세계의 진보적량심에, 력사앞에 묻고싶습니다. 우리 민족은 과연 언제까지나 분렬의 수치와 애타는 그리움속에 피가 마르고 뼈가 부서지는것 같은 고통을 당해야 한단 말입니까?!

66년에 걸쳐 지속되고있는 국토량단과 민족의 분렬은 한 강토에서 동고동락해오던 겨레의 통일적발전을 가로막고 온 민족에게 헤아릴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가져다주고있습니다.

한지붕아래 단란하게 모여살아야 할 혈육들이 북과 남으로 갈라지고 멀리 해외로 뿔뿔이 흩어져 세대가 바뀌도록 생리별을 강요당하고있으며 분렬의 비운속에서 그토록 통일을 갈망하던 선배들이 그날을 보지 못한채 우리곁을 떠나가고있습니다.

끝없이 지속되는 분렬로 하여 귀중한 나라의 자원이 옳게 리용되지 못하고 민족의 존엄까지 상처를 입고있습니다.

더우기 지속되는 국토의 분렬은 나라의 절반땅을 외세의 핵전쟁기지로 전변시키고 민족의 머리우에 핵참화의 검은 구름까지 몰아오고있습니다.

통일이 없이는 민족의 비극과 수치를 면할수 없습니다. 통일이 없이는 겨레의 안녕과 민족의 미래도 바랄수 없습니다. 오직 통일만이 민족의 안녕과 번영의 길입니다.

조선의 통일은 우리 민족의 최대의 숙원이며 민족지상의 과업입니다.

조선민족의 넋과 얼을 지닌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가 조선의 북에 살건 남에 살건 해외에서 살건 관계없이 민족의 통일을 지향하여 한결같이 떨쳐나서야 하는것입니다.

민족의 일원인 이전 쏘련지역에서 사는 우리 동포들에게도 조선통일위업실현에 적극 떨쳐나서야 할 민족적의무가 있습니다.

우리 동포들은 비록 이국의 거리에 문패를 걸고있어도 스스로의 민족적량심에 따라 고국과 숨결을 같이하고 분렬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민족의 통일을 위한 운동을 과감히 벌려나가고있습니다.

국제고려인통일련합회(략칭 국제고통련)가 걸어온 자랑찬 로정이 이를 잘 말해주고있습니다.

이전 쏘련지역에서 우리 동포들이 조선의 통일을 위한 조직인 국제고통련을 뭇고 활동한 때로부터 어언 2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짧지 않은 이 나날은 우리 동포들에게 있어서 조선민족의 일원임을 자각하고 겨레를 위해, 조선의 통일을 위해 힘과 마음을 합쳐온 단합의 력사, 분렬주의세력과의 투쟁의 력사로 되였습니다. 이 나날속에 국제고통련은 이전 쏘련지역의 여러 나라를 포괄한 권위있는 조직으로 확대강화되였으며 동포들의 민족적권리를 옹호하고 조선의 통일을 위하여 적지 않은 일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결코 시대의 흐름을 타고 저절로 일어난 현상이 아닙니다.

돌이켜보면 부모들대에 고국을 떠나온 우리 동포들은 오랜 기간 이전 쏘련지역에서 살아오면서 자기의 근본도 잊고 민족의 넋도 잃고 살아왔습니다.

그러하였던 동포들이 쏘련붕괴의 와중에 겨레의 나라 조선을 알게 되고 고국의 손길을 잡게 된것은 행운이였습니다.

고국은 어려운 때 조국을 떠난 불민한 자식들을 차별하지 않고 한품에 안아 사랑으로 품어주고 믿음으로 보살펴주며 조선민족의 일원으로 내세워주었습니다.

고국을 통하여 우리들은 민족의 귀중함을 깨닫게 되였고 분렬의 비극과 아픔도 체험하였으며 늦게나마 겨레를 위해, 민족의 통일을 위해 공헌할 의지를 가다듬게 되였습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어버이가 되여주시고 스승의 손길로 이끌어주신분은 바로 위대한 김일성주석님과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이십니다.

김일성주석님과 김정일장군님께서는 이전 쏘련지역에서 살던 우리 동포들이 시대와 력사앞에, 겨레앞에 지닌 자기의 사명을 다하고 민족의 한 성원으로서 떳떳하게 살아나갈수 있도록 앞길을 밝혀주시였고 힘과 용기를 안겨주시였습니다.

한없는 동포애적사랑과 따뜻한 은정으로 수십년세월 잠자고있던 우리들의 마음속에 민족의 넋을 심어주시고 혈육의 정을 되살려주신 절세의 위인들의 자애로운 보살피심속에서 저도 생의 진리를 체득하고 삶을 빛내여올수 있었습니다.

진정 국제고통련이 걸어온 전로정은 동포들이 고국과 숨결을 같이하며 겨레의 단합과 통일을 위하여 줄달음쳐온 우리 민족통일의 력사, 민족중시력사의 한줄기라고도 말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정이 작가도 문필가도 아닌 제가 감히 붓을 들 엄두를 내게 하였던것입니다.

우리들의 체험이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살고있는 해외조선인들에게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에 대한 민족적사명감을 깊이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편 국제고통련안의 우리 동포들의 자긍심도 높여줄수 있는 계기로도 되리라는 욕망도 담아보았습니다.

저는 자신의 체험을 기본으로 하면서 동포들로부터 들은 일부 사실자료들을 첨부하며 이야기를 펴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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