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초
수고많은 사람들
머리를 숙이노라
수고한다고 인사를 하면
숫스러이 인사를 받더라
탄캐는 일이
이 세상 가장 쉬운 일인듯
떨어지는 석수속
질적이는 막장길 함께 걸을 땐
안전등을 돌려 밝혀주더라
자기는 늘 다니는 길이라고
머리를 숙이노라
그의 숫스러운 모습에
늘 다닌다는 그 막장길에
얼마나 가슴 후더웠던가
묵직한 동발을 손쉽게 드리며
난장보다 막장에서
더 펄펄 난다는 말에
석탄에 바쳐온 날과 날들이 보여와
생각했노라 아니 깨달았노라
탄차마다 넘치게 탄을 내리쏟고
채탄장이 밝아지도록 지은
그 환한 미소를 보는 순간
석탄은 그의 진정한 행복이라고
정녕 머리를 숙이노라
땀으로 적셔온 그 긴긴날들에
그의 행복 환한 그 미소에
아, 지닌 마음의 아름다움이여
석탄, 석탄증산을 부르시여
새벽에도 깊은 한밤에도
수령님 마음이 닿아있는 곳
그 일터에 바쳐가는 삶의 고결함이여
석수에도 붕락에도 꺼지지 않고
한뉘 지하천척에서 불태우는
그 아름답고 열렬한 마음으로
땅우에 굽이치는 행복을
가장 사랑스럽게 안고 사는 이들
오, 머리숙이노라 머리를 숙이노라
이 나라 탄부들 조국을 위해 지닌
마음의 그 깊이에 정신의 그 높이에!
탄광마을의 저녁
탄광마을의 저녁은
시간시간
탄부안해들의 정성이 샘솟는 저녁
집집에 불은 밝아라
어느 집엔들
조용히 문열고 들어가보라
그러면 바쁜 녀인들을 보게 되리
기다리는 마음에
기다리는 마음에 손들이 젖은
어서 오시라, 수고많은 그대여
가마목에선 밥이 더웁혀지고
가슴에선 정이 끓고…
시간맞춰 웃음꽃같은 전지불 반겨
동구밖에 마중나가리라
어서 오시라, 정다운 그대여
어서 와 푹 휴식하고
넘치는 새 힘을 안고 새날을 마중가시라
얼굴에 조용히 미소를 짓고
깨끗이 빤 작업복 다림발 세워라
아, 탄부와 한생의 언약은
석탄하고도 맺은 언약이였던가
석탄이 나라에 귀할수록
더더욱 소중하게 극진하게
탄부- 남편들을 섬기는 녀인들
그 지극한 마음
암벽을 두드리는 가슴엔 만바람이 되고
그 뜨거운 손길
탄벽을 허물어내리는 가슴엔
억척같은 동발로 솟아라
어찌 쌓은 석탄산이 없이
그네들이 돌아오랴
마음의 등불로 환하게 펼쳐놓은
지성의 그 하늘아래로
정성의 그 추녀아래로
아, 탄광마을의 저녁은
탄부안해들의 시간
부어주는 정을 안고
바치는 사랑을 안고
석탄산을 높이 쌓아가는 저녁이여라
숨 결
웬일인가
석탄을 안고 흘러가던 콘베아가 멎었다
그러자 다급한 발자국소리
올리굴에서 젊은 채탄공 내려선다, 소리친다
-왜 멎었어? 영희!
아이참, 조구가 찼어요!
빈 탄차가 없는것이 제 잘못이기나 한듯
처녀의 발구르는 목소리-
콘베아 저 한끝에서
안전모불빛이 안타까이 떤다
하자 젊은 채탄공
통화기를 잡고 두드린다
지령장의 가슴인듯
-공차! 공차!
…
이윽고 레루를 울리는 전차의 동음
이윽고 소리치며 돌아가는 콘베아
채탄공은 씽- 막장에 올라간다
그러자 급하게 몰아쉬는 호흡인듯
쏴- 쏟아지는 석탄 석탄…
아, 이 모든것을 보며
나는 소중히 석탄을 쥐여본다, 생각한다
순간이라도 멈추면 꺼지는
탄부들의 삶의 숨결은
이 석탄, 석탄의 줄기찬 흐름이라고
그들은 아직 모르네
오늘은 소대가 세 발파 때린 날
가슴을 터치지 않고
어떻게 기쁨을 잠재우랴
굴진공총각 처녀를 찾네
강반을 걷자고
오늘은 만바람
압축기운전공처녀의 가슴엔
자랑이 찰랑
어떻게 이 저녁 그냥 보낼가
어서 함께 걷자네
-수고했어!… 총각은 무엇이라
자꾸만 살뜰한 말 하고싶네
-수고는… 거기서 했어!
처녀는 어느새 꺾어든 꽃송이
웃음과 함께 총각에게 안겨주네
처녀가 세 발파를 떨군듯
총각이 혼자서 착암기를 돌린듯
따뜻한 말들 웃는 눈빛들
저기 강물우에 떠오르는 둥근달
사랑스러운 얼굴들에 은빛을 뿌리네
걸음걸음 즐겁네
기슭에 가득찬 물소리도 노래같네
그래서 그래서
바람을 두고 발파를 두고 목소리 높였다가도
함께 걷고걷는 강반이라네
석탄을 캐는 보람이
조국에 바치는 로동이
그처럼 아름답고 그처럼 자랑스러운가
그들은 래일도 모레도
이 정깊은 강반을 걷고걸으리라
아직은 모르네 두 심장
로동의 희열안고 왜 함께 걷는지
다만 강반에 솟은 저 달만이 아네
만바람이 사랑이 되는줄!
여문 발파소리가 사랑을 꽃피우는줄!
내 석탄을 손에 쥐면
어느때건
내 석탄을 손에 쥐면
떠오르리라, 오로지 탄밖에 모르는
저 탄부들의 얼굴이
강가에서 모래를 푸듯
그렇게 쉽게는 얻을수 없겠지만
올리굴 가파로운 한끝에
발파구멍을 뚫으며
땀에 젖어 번쩍이는 저 모습 보라
한 발파 더! 한 동발 더!
생의 의미가 거기에 다 있듯
교대전 짧은 시간까지 부여잡고
탄벽을 허물어내며 불이 일던 손들
불꽃이 튕기던 그 눈동자들을 보라
탄을 탄으로만 안다면
탄에 그처럼 온넋이 불타랴
탄을 탄으로만 생각한다면
거울인듯 석탄에
가슴속 속마음 비추어보랴
량심의 보화, 진심의 응결체여라
더 캐야 할 석탄을 두고는
종일토록 일하고도 다시 땀흘리는
탄차에서 흘린 한줌 석탄에도
그처럼 엄한 매를 드는
얼마나 아름다우냐
번쩍이며 흘러가는 석탄을
고이 비껴 담은 운전공처녀의 눈빛은
유정하더라 꼬리 긴 탄차를 앞세우고
사갱을 오르며 갱장이 부르는
그 걸걸한 노래소리는
아, 석탄
석탄은 조국에 바치는
탄부들의 가장 열렬한 심장!
어머니조국에 고이는
탄부들의 가장 충직한 마음!
귀중하리라
고귀하리라
석탄! 내 언제 어디서 너를 쥐여도
못 잊을 그 목소리 그 노래소리로
잊지 못할 탄부들의 그 얼굴로
-령대탄광에서-
주체78(198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