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여름 지난 땅에서
봄내 여름내
그 모질던 가물을 넘어온것이여서
이렇듯 가슴을 흔드는가
밤하늘에 울려가는
탈곡기소리 탈곡기소리
봄에 이어 한여름
불더위 왕가물을 넘어온 이 열매
한웅큼 쥐여드니
알알이 차돌인듯
생각으로 무거운 금빛벼알
이 고장의 농민들
농사를 지어 물걱정 있었던가
저 보아라, 하늘에 불이 달려
보물에 내려 단몸을 식히던 둥근달도
장수봉에 앉아 웃음 짓누나
비 한방울 내리지 않던 그 가물철에도
논에 넘치던 물소리에 취해
잠 못들던 사람들
그 물소리가 안아온 가을의 이밤엔
생각이 많아… 창문마다 불이 밝구나
아, 삼석땅
물이 없어 논이 없고
논이 없어 피죽을 먹던 곳
오늘은 신이 나 벼를 털며
가을밤이 탈곡기에 실려 돌고도는 땅
말해다오 땅이여
그밤은 언제였던가
우리 수령님 몸소 홰불을 추켜드시고
저수지터를 잡아주신
아, 사랑의 홰불이 타오르던 그밤이
행복에 잠 못드는 이밤으로 꽃피였구나
나는 듣는다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
들에서 들을수 없던 물소리
벼알이 쏟아지는 탈곡기앞에서
가슴넘치게 나는 듣는다
-장수원협동농장에서-
주체75(198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