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다

 

막장을 두드리는 착암기소리가

가락맞게 울리는 갱휴계실

나는 한 굴진소대장과 마주앉았다

한달계획을 열흘에 끝낸

그 나날의 이야기를 듣는다

 

깊은 회억이 어린 어글어글한 눈

두툼한 입술새에

소리내며 타들어가는 담배불

이야기보다 먼저

그 헐치 않았던 전투가 얼굴에 비낀다

 

지금은 궁륭식쇠동발이

든든히 천반을 받든 곳

저기란다 터져나온 수천립방의 물

휘여든 쇠동발

전진의 발걸음 막아섰던 붕락구간이

 

이야기를 따라

나의 온몸은 사암층하늘의 비에 젖고

이야기따라 나의 심장

그날의 막장에 차넘치던

탄부들의 숨결로 고패친다

 

열흘에! 열흘에!

방틀을 쌓으며 부르짖던 그 웨침

쏟아지는 물줄기를 휘여잡아

탈수갱으로 이끌며 타번지던 그 눈빛

 

무엇이던가 한달에도 가기 힘든 길을

스스로 열흘길로 정해놓고

심장을 불태우며

위훈의 크나큰 자욱을 찍어온것은

 

그는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는것이 탄부라는듯

이 땅의 탄부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산다는듯…

막장끝에선 진동하는 착암기소리

 

아, 이 나라의 이름없는 탄부가

조국을 받들어 지닌 진정의 높이여

시대를 떠받든 동발마냥

믿음에 넘치는 어깨너머로

나에겐 보여온다

조국의 하늘이 들리게 솟아오르는 석탄산이

 

-안주지구탄광련합기업소 칠리탄광에서

주체80(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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