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적
망망대해-
또 하루가 파도에 실려갔다
표류 46일
망망대해-
쌀도 먹는 물도 떨어졌다
기아 46일
수평선에 또 하루 새날이 밝았다
성에불린 선실에서 선장은 눈을 떴다
조타실 벽에 칼끝으로 그어놓은 금을 세여보며
날자를 꼽아보던 선장
소스라쳐 몸을 일으킨다
이제는 죽음이 더 편한듯
기척없이 누워있는 어로공들
그 하나하나 안타까이 잡아흔들며
선장은 무슨 말인가 귀가에 속삭였다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한사람 또 한사람
갑판을 눌러짚고 거인같이 일어선다
서로서로 어깨를 겯고
조국의 하늘가를 우러른다
무엇이였던가
천길죽음의 나락에 드리웠던
그 무거운 닻을
그들스스로 끌어올리게 한것은
그것은
밥도 물도 아니였다
아니였다 그것은,
그들의 숨결이고 더운 피
끝끝내 그들이 다시 찾은 생명
아, 그날은 2월 16일!
주체75(198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