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민족과 통일

 

○ 두 얼굴의 미국

(2008. 8. 24)

나는 1975년 처음 미국에 와서 큰 백화점에 비싼 물건들이 가득차있는것을 보고 놀랐다. 밤에 휘황찬란한 조명들을 보고 천국이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천국처럼 느껴졌다.

미국에 온지 3개월만에 정식으로 신학대학원에 입학을 하였다. 3년간 신학을 연구하면서 나는 많이 변하였다. 고정된 교조적신학으로부터 해방되여 자유주의신학으로 그리고 해방신학으로 나의 의식은 급속도로 변하였다. 려행세미나로 중동을 한달간 다녀와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티나, 아랍나라들간의 갈등을 직접 목격하고 중동에서의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하고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였다. 우루과이신학자 서군도신부의 해방신학강좌를 듣고 미국의 뒤뜰로 알려진 남아메리카의 현실을 알게 되였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과정을 겪으면서 비로소 나는 우리 민족문제를 사회과학적안목으로 보기 시작하였다. 결국 중동의 문제도 남아메리카의 문제도 우리 민족의 분단의 문제도 결국 그 원인은 같은데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제국주의의 침략정책의 문제였다.

이 세상에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침략과 략탈, 전쟁은 계속될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기 시작하였다. 나는 사회과학적인 안목을 더 키우기 위하여 기복신앙을 부추기는 목사가 되기보다는 시카고대학의 사회과학부에 입학하여 2년간의 박사과정을 리수하였다. 그 과정에서 확실하게 알게 된것은 겉으로 천국의 얼굴을 하고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동시에 악마의 얼굴도 지니고있다는 사실이였다. 미국이 하나의 얼굴이 아니라 두개의 얼굴을 지니고있다는 사실을 차차 알게 되였다.

미국에도 정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불의를 보면 저항하기도 한다. 나는 신학교를 다니며 이남의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미국인들의 인권옹호단체에 가입하여 이남령사관앞에서 이남《정권》의 민주화를 위하여 많은 시위를 하였다. 전쟁과 독재를 반대하고 평화를 옹호하는 여러 단체들이 우리를 도와 시위에 참가하여주었다. 나는 이러한 평화를 사랑하는 평범한 미국시민들로 구성된 미국을 반대한적이 전혀 없다.

내가 의식화되면서 나는 여기저기 신문에 기고를 하였다.

나는 80년도초부터 일본에서 개최된 《통일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나는 시카고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이였다. 처음 심포지엄이 끝나고 나리따에서 비행기를 타고 엘에이공항에 내렸는데 내 짐 검사가 너무 심하였다. 내 몸을 샅샅이 뒤져보았고 짐도 구석구석 다 뒤져보았다. 시카고로 돌아와 얼마 있었는데 미련방수사국에서 전화가 왔다. 금요일에 집으로 찾아오겠다는것이였다. 나는 오라고 허락하였다. 나는 그 당시 순진한 학생이였다. 백인수사관 2명이 찾아와 여러 질문을 했다. 나는 그때까지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랐다. 나는 내가 배운대로 느낀대로 행동을 했을뿐이고 그저 글을 여러 신문들에 발표했을뿐이고 심포지엄에서도 론문을 제출하고 발표했을뿐이다. 그리고 이남《정권》의 독재를 반대하여 시위를 했을뿐이다.

한참후에야 또 하나의 미국의 모습을 처음 접하는 경험이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왜 미국을 《천국》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박사학위나 받고 미국화되여 출세할 생각을 하지 않고 미국의 또 다른 본질을 캐여내여 시끄럽게 굴려고 하느냐 하는 첫 경고였다. 침략과 략탈, 전쟁을 본질로 하는 미국의 또 하나의 얼굴인 제국주의적본질을 나 개인도 직접 접하는 귀한 경험이였다. 이 침략과 략탈, 전쟁을 일삼는 제국주의적속성이 미국의 또 하나의 얼굴이다. 이 사실을 아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국의 또 하나의 얼굴인 침략과 략탈을 일삼는 《악의 축》으로서의 제국주의정책을 비판하고 나서면 그 제재와 압박구조가 간단치 않다는것을 알게 된다. 미국의 악의 구조를 알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측면에서 알게 모르게 제재와 압박이 가해진다. 미국이 허술한것 같지만 무서운 사회라는것을 알게 된다. 제국주의미국이 이남에서 해방후 군정을 3년간 실시한 후 지금까지 60여년간 이남을 신식민지로 지배해온것은 어마어마한 지배구조를 가지고있기때문이다.

미국에는 군산복합체를 비롯하여 군수산업과 관련된 다국적기업들이 많다. 이들은 본질상 전쟁터가 필요하고 전쟁은 아니더라도 분쟁지역이 필요하고 분쟁지역의 군사적긴장고조가 필요하다. 전쟁이 없이 평화만 계속되면 이들 군산복합체들과 그와 관련된 다국적기업들은 망하고말것이다.

만약 이 세상에 전쟁이 없이 10여년간 계속 평화가 유지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군산복합체들과 그와 관련된 다국적기업들은 10년간 고등기술자들과 연구자들에게 막대한 임금을 지불해야 하고 한개에 100만US$ 하는 무기들과 10만US$이상의 무기들이 계속 재고로 쌓일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 기업들은 모든 고용인들을 해고해야 하고 결국 망하게 될것이다. 이것을 막기 위하여 이들은 전쟁정책을 추구하는 대통령후보를 막후에서 지원한다. 이들 대기업체들은 언론기관들도 장악하고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여론을 조성하여 결국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을 선출한다. 그러면 결국 전쟁터를 찾게 되고 전쟁이 일어나면 그동안 재고로 쌓아두었던 모든 무기를 그 기회에 소모해버린다. 6.25전쟁도 윁남전쟁도, 최근의 꼬쏘보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은 다 그러한 각도에서 리해되여야 한다. 물론 전쟁이 무기소모전만이 아니라 전략적요충지대를 강대국들이 점령하기 위한 목적에서도 발발할수가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러한 군사적요충지를 차지하여 유지하며 그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켜 무엇을 하자는것인가? 누구의 리익을 위한것인가?

여기서 중요한것은 선량한 평범한 미국시민들이 전쟁이 일어나면 두가지로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선량한 미국시민들은 우선 그들의 자녀들을 전쟁터에 보내여 희생의 제물로 바쳐야 한다. 물론 지원제라고 하나 상류층자녀들이 군대에 지원할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선량한 미국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미국정부가 군산복합체로부터 무기를 사들여 전쟁터에 소모해버린다는 사실이다. 결국 미국시민이 낸 세금으로 전쟁을 통해 리익을 보는것은 군산복합체들과 그와 관련된 다국적기업들이다. 미국의 경제를 전쟁경제(War Economy)라고 부르는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야 굴러가는 미국경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는 이 두개의 얼굴을 한 미국을 직시하고 어느 미국을 지지할것인지 잘 알아서 선택해야 할것이다. 미국을 반대하여도 어느 미국을 반대할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것이다.

우리는 선량하고 평범한 미국시민들을 반대할 리유가 없다.

우리가 미국을 비판하는것은 제국주의정책을 쓰면서 선량한 세계시민들을 전쟁으로 몰아 무고하게 죽이고 략탈하는 악의 근원인 또 하나의 미국을 반대할뿐이다.

이제 세계의 많은 종교인들도 세계의 평화를 깨고 전쟁을 고의로 일으켜 자신의 리익을 챙기는 이 제국주의미국의 악을 제거하는데 모든 활동의 초점을 맞추어 활동해야 할것이다. 그럴 때만이 이 세상에서 근본적으로 악을 제거할수 있을것이다. 보이지 않는 인간의 《원죄》를 강조하기보다 눈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미제국주의의 악을 제거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해야 할것이다. 전쟁을 일으켜 선량한 하느님의 백성들을 마구 죽이고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하여 전쟁을 일으킨것처럼 위장하는 악의 축을 제거하기 위하여 우리는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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