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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보면 열을 알수 있다고 백성들의 보짐을 털어먹고 살던 라졸들을 통해서 향청에 도사린 몹쓸 무리의 죄행을 낱낱이 알아낸 리제마는 드디여 첫 정사를 열었다.

향청, 리청을 모두 모이게 하니 동헌뜨락이 터져나갈것 같았다. 바다일이 다르고 산일이 다르다고 리제마는 첫 정사를 진해처럼 하고싶지 않았다. 진해에서는 첫 정사를 《고려사》에서 읽은대로 하였다.

《고려사》에는 고종때 김지석이란 사람이 제주부사로 부임되여가서 탐오한 아전들을 전부 쫓아내고 청렴한 사람 10명을 찾아내여 고을일을 맡겼더니 정사가 깨끗한 물과 같았다고 씌여져있다.

김지석이 한것처럼 진해에서는 탐학한 구실아치들을 전부 몰아내고 마을마다에서 신망이 있는 사람들을 추천하게 하여 새롭게 리청을 꾸리였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그때 그렇게 할 배심을 가진데는 뒤에 든든한 세력이 있어서였다.

솔직히 말해서 박규수의 제자라는 제포거진의 수군첨절제사가 없었다면 그런 용단까지는 내리지 못했을것이다.

고원은 진해와 다르다. 고을에는 고약한 두 무리가 엄청나게 크고 우와 결탁되여있어 그걸 다 물갈이하려다가는 뜻밖의 랑패를 볼수 있다.

이런 때는 리치를 따져 할바를 똑바로 정해주고 향청과 리청의 갈등을 타산하여 키잡이를 잘한다면 큰품을 들이지 않고도 백성들에게 유익한 정사를 해나갈수 있을것이다.

대청마루에 자리를 잡은 리제마는 위엄있게 동헌뜨락을 굽어보며 섬돌아래에 선 좌수에게 말했다.

《일찌기 성현들이 이르기를 한집안에 두 주인이 있을수 없다 하였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것은 삼척동자도 아는것이요. 내가 말하고저 하는것은 향청과 리청의 일감에서 구분이 있어야겠다는것이요. 관장의 결심은 이렇소. 리청은 관장의 분부에 따라 고을정사를 맡아하고 향청은 리청일에 간참마오. 향청은 향약일을 잘 맡아주어야겠소.》

향청의 좌수이하 토착량반들의 얼굴이 새까매졌다. 그들은 일이 이렇게 번져질줄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것이였다.

지금껏 그 어떤 군수도 향청을 내놓고 하대하지는 못하였다.

원래 향청의 직분은 향약을 잘 움직여나가는 일이다. 하기에 향약의 우두머리인 도약정은 향청의 좌수가, 부약정은 별감이 맡았다.

향약은 유교의 도리를 지키는 일을 골자로 하는 약조를 지어놓고 그에 따라 고을안의 유교질서를 세우는 모임이였다.

리제마가 향청을 고을정사에서 배제하면 좌수도 할 말이 없다. 사또가 리청만으로도 고을일을 할수 있다는데야 부디 끼여들겠다 할 명분이 있는가.

더우기 사또가 북관실정에 환한 함흥내기인데다 이미 명의로서 백성들의 신망이 높으니 내놓고 맞서다가는 큰코를 다칠수 있다.

리제마는 향청것들을 꾹 눌러놓은 다음 리장을 불러 리청에서 솎아낼 아전들의 이름을 알리게 하였다.

리장은 보다 백성들의 원성을 크게 산 아전들의 이름을 쭉 내리불렀다.

리제마는 이미 고을실태를 료해하고 리청의 아전수를 국법대로 22명만 두게 하려고 마음먹었다.

다북쑥도 삼밭에 나면 곧아진다고 그래도 어진 마음이 있다는 22명을 잘 신칙하면 그런대로 고을정사를 펴나갈수 있으리라.

다음은 수형리가 나서서 리제마가 일러준대로 라졸전원을 몰아내고 마을들에서 평이 좋은 사람들로 다시 꾸린다고 알리였다.

리제마는 이렇게 첫 정사를 시작하였다.

다음날부터 리제마는 6방아전들을 앞세우고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페행을 일삼던 무뢰배들을 찾아내여 엄하게 징벌하는 일을 내밀었다.

그랬더니 백성들이 10년 묵은 체증이 떨어진것처럼 속시원하다고 좋아했다.

동시에 진해때처럼 관가에 약방을 내오고 제자들과 함께 사람들의 병을 보아주었다.

이로써 고을민심은 리제마에게 쏠리였다.

어느 정도 고을정사가 평정되자 리제마는 의봉을 함흥에 보냈다. 생각 같아서는 의봉이와 함께 가서 한옥이도 자식들도 만나보고싶었다.

허나 아직은 고을일에 마음놓을수 없으니 후에 찾아가기로 하였다.

한 열흘정도 쉬고 오라고 일러보냈건만 의봉은 며칠만에 돌아왔다.

그가 가져온 소식은 리제마를 격분케 하였다.

글쎄 이복동생 복만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몹쓸놈일줄이야. 복만이 그놈이 재산을 다 잃고 제 어미 입도 겨우 풀칠하게 되였다고 한 말은 새빨간 거짓소리였다.

대대로 물려오는 전답도, 그놈이 기를 쓰고 사들인 땅도 그대로 있을뿐아니라 함흥앞바다에서 나는 어물을 독차지하고 산골마을들에 넘겨 더 큰 부자가 되였다는것이였다.

그런 부자놈이 형이 써준 글월을 내대고 한옥이한테서 땅마지기를 떼여받아 팔아먹었고 재물이 아까와 성의없이 매장한 아버지는 생각지도 않아 민성이 대신 려묘살이를 한다는것이였다.

분이 치미는대로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한달음에 달려가 복만이놈의 사등뼈를 분질러놓고싶었다.

닥쳐들었던 엄동의 추위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목마르게 기다리던 배기달이 한성소식을 가지고 나타났다.

그는 밀봉한 황도연의 글월을 꺼내놓았다.

황도연은 글월에서 먼저 고을정사로 바쁜 그속에서도 리제마가 의술로 사람들을 구제하고 보다는 4상의술을 중단없이 파고든다니 정말 기쁘다고 하였다.

그 다음 시국정세를 구체적으로 알려왔다. 글월에서 그는 왜나라와의 《국교회복》을 반대하던 박규수대감이 올가을에 터진 《운양》호사건으로 하여 그만 울화가 치밀어올라 자리에 누웠는데 병이 몹시 위중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도적이 매를 든다고 간악한 왜놈들이 조선수군에 의해 《운양》호가 피해를 입었다며 숱한 병선들을 끌고 부산에 기여들었는데 일이 심상치 않다고 하였다.

황도연은 또한 글월에서 리제마에게 민겸호일파를 조심할것을 권고하였다. 그는 임기도 되기 전에 리제마를 고원군수로 돌려놓은것이 여간 께름직하지 않다고 하였다.

조정의 권세를 독차지한 민겸호네들이 진심으로 고을정사에 힘쓰는 리제마를 크게 써줄것 같으면 6조라든가 하다못해 도의 감영으로 조동시켰지 한성에서 먼 산골고을로 떠나보내지는 않았을것이라고 황도연은 썼다. 일리가 있는 조언이였다. 그러고보면 황도연은 정사에도 밝은 사람이였다.

지금까지는 고원군수에로의 부임을 임금의 성덕인줄로만 여겼는데 황도연의 조언을 받고보니 리조정랑 민겸호의 음흉한 골상이 떠오르면서 뭔가 석연치 않은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황도연의 부탁대로 매사에 조심하자.

이런 생각에서 리제마는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호방과 형방을 뒤에 달고 고을 동쪽에 있는 비우봉일대를 돌아보고있었다.

겨우내 거름무지가 늘어난 밭들에서는 해토와 더불어 사내들이 떨쳐나 밭갈이를 하고있었다.

백성들은 관가에서 못되게만 굴지 않으면 땅에 온 정신을 쏟아붓는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다.

밭갈이로 흥이 난 마을들을 돌아보며 원거마을에 이르렀는데 웬 녀인이 행차의 앞을 가로막으며 꿇어엎드리는것이였다.

리제마가 멈춰서니 녀인이 울며 아뢰였다.

《사또님! 억울한 하정을 보살펴주사이다.》

리제마는 말에서 미끄러져내렸다.

녀인이 여러 군데 깁기는 하였으나 깨끗하게 손질한 치마저고리를 차려입은걸 보면 사또가 오기만을 기다린 모양이였다.

날마다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길가에서 송사도 들어주고 병자도 보아주니 이 녀인도 그를 모르지 않을것이다.

언제 뛰여왔는지 원거마을 리정이 깊숙이 허리굽혀 절을 차리고는 리제마에게 나직이 귀띔하였다.

《사또님! 이 녀인은 홀로 사는 홍과부올시다.》

리제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홍과부에게 말했다.

《일어서서 무슨 일인지 얘기하오.》

천천히 일어선 홍과부는 두손을 모아잡고 떠듬떠듬 말했다.

《사또님! 쇤네는 몇해동안 최부자네 송아지를 받아다가 애지중지… 반작소를 길렀는데… 며칠전에 최부자가 통채로 앗아갔소이다. 세상에 이런 억울한 일이…》

리제마의 눈섭이 꿈틀거렸다.

반작소라는것은 부자들이 자기 송아지를 남에게 맡겨서 기르게 하여 어미소로 자란 다음 팔아 원래의 송아지값은 빼고 나머지 돈을 두몫으로 갈라 한몫을 기른 사람에게 주는것을 말한다.

《최부자가 반작소를 통채로 앗아간 리유는 뭔가?》

홍과부가 눈물을 흘리며 대꾸했다.

《황소가 몹시 말랐다고… 그런 소를 팔은댔자 송아지값밖에 안된다면서…》

《뭣이?》

리제마는 치를 떨었다.

다 큰소가 아무리 말랐기로서니 송아지와 같을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필경 홀로 사는 녀인을 편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업신여겨 생억지를 부린것이다.

그런 놈은 더 엄히 다스려야 한다.

《형방! 리정! 듣거라. 이 녀인과 함께 가서 최부자와 반작소를 끌어오라.》

리제마의 분부에 그들이 마을로 달려갔다.

괜히 백성들을 관가로 오가게 하여 농사일에 지장줄것 있는가. 말을 타고 마을들에 나가 실정도 알아보고 송사도 풀어주면 일거량득이라 할수 있었다.

인차 황소를 앞세우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황소를 보니 눈두덩이에 주먹만 한 검은 점이 박힌 놈인데 몸집이 실한것이 힘개나 쓰게 생겼다.

《사또님!》

최부자임직한 살진 사내가 땅바닥에 꿇어엎드렸다.

리제마는 어렵지 않게 최부자가 반작소를 어이하여 통채로 앗아갔는지 짐작이 갔다.

물어보나마나 욕심사나운 최부자는 힘꼴을 쓸만 한 황소를 자기 집에 매두고싶어 생억지를 부렸을것이다.

《너, 이놈!》

리제마의 입에서 노성이 울려나왔다.

《나라에서 법을 만드는것은 백성들을 이끌기 위해서고 형벌을 가하는것은 간악한짓을 금하기 위해서다. 법과 형벌을 바로 쓰지 않으면 악독한 놈들이 판을 치게 되고 백성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너 최부자는 법과 형벌을 무시하고 반작소를 통채로 앗아갔으니 어찌 무사할소냐?》

최부자는 버티여야 소용없음을 깨닫고 벌벌 떨었다.

《네가 지은 죄로 하여 너는 소값을 바로 치르는것은 두말할것도 없고 볼기를 맞고…》

리제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부자는 아우성을 쳤다.

《사또님! 죽을죄를 졌소이다. 한번만 용서해주사이다.》

리제마의 눈에 흰자위가 많아졌다.

《무슨 용서?》

《소를 통채로 돌려주겠소이다. 제발 볼기만은… 말아주사이다.》

리제마의 목소리가 좀 누그러졌다.

《네가 두번다시 악독한짓을 않겠다면 볼기맞는 일은 생각해보자.》

《고맙소이다.》

최부자는 허겁지겁 일어나 소고삐를 홍과부의 손에 들려주고 손이야 발이야 빌었다.

《잘못했소이다. 내 잘못했소이다.》

최부자는 보건대 몹시 약바른 놈 같았다. 동네사람들앞에서 혼쌀을 먹였으니 한동안은 머리를 쳐들지 못할것이다.

리제마는 최부자를 엄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리정은 마을정사를 잘 살펴야겠소.》

《명심하겠소이다.》

소고삐를 쥐고 감격하여 어쩔줄 몰라하는 홍과부를 주시하던 리제마는 눈을 찌프렸다.

홍과부의 고삐쥔 한쪽엄지손가락이 벌겋게 부어있지 않는가. 분명 생손앓이를 하는것 같다.

설겆이를 하다가 손가락을 찔린 모양이다.

《닭알 몇알쯤은 있겠지?》

홍과부는 얼른 대답했다.

《예? 예! 그저 분부만 하소이다. 몇알이 아니라 몇꾸레미라도…》

《내게 소용돼서가 아니네.》

리제마는 홍과부의 고삐쥔 손을 가리켰다.

《닭알을 구해다가 손가락이 들어가도록 구멍을 뚫고 흰자위를 조금 뽑아낸 다음 식초를 몇방울 넣어섞고 앓는 손가락을 들이밀게. 하루정도 손가락을 닭알속에 넣고있으면 생손앓이가 씻은듯이 나을거네.》

《사또님!》

홍과부는 감지덕지하여 리제마에게 거듭 허리를 굽혀 절을 하였다. …

리제마는 다음날에도 마을들을 돌아보고 땅거미가 깃들무렵 동헌으로 돌아왔다.

방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니 늘 맞아주던 을순이대신 알지 못할 녀인이 정중히 허리를 굽히는것이였다.

《그댄 누군가?》

《소녀 행수기생 란초라고 하옵니다.》

얼굴을 보니 괜찮게 생겼는데 웬일인지 창백하고 이마에 땀방울까지 돋아있었다.

진해때처럼 기생점고를 하지 않았으니 기생의 우두머리 행수기생을 알리가 없었다.

《방자는 어데 갔는가?》

방자란 을순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을순은 진해때처럼 고을녀인들의 부인병을 보아주면서 리제마의 밥시중이며 옷시중을 맡아했다.

《방자는 저기… 건너마을에 산파로 갔사옵니다. 그 집에서 밤을 새울수도 있다면서 소녀에게… 사또님의 저녁진지를…》

아래목을 보니 상우에서 7첩반상기가 이채를 뿌리고있었다.

매일 삼시 세끼 어떤 일이 있어도 7첩반상기를 차려주는 을순이였다.

리제마가 밥상에 나앉자 행수기생이 술잔에 술을 붓고는 가야금을 붙들었다.

가야금타기를 제지시키려고 행수기생을 바라보던 리제마는 놀랐다.

행수기생의 얼굴이 방금전보다 더 창백하고 이그러져보여서였다.

(병이 심하구나.)

리제마는 가야금을 안은 행수기생의 팔을 당겨 손목을 잡았다.

《사또님!》

행수기생은 리제마의 품에 몸을 기대며 앓음소리를 냈다. 급히 맥을 보니 가늘게 느껴지는데 행수기생은 한손으로 배를 그러안고있었다.

산파로 간 을순이를 불러다 병을 보이게 할수도 없다.

리제마는 주저없이 행수기생을 눕힌 다음 옷고름도 풀어내고 치마도 벗겨냈다.

행수기생은 두손으로 배를 그러안고 신음소리를 냈다.

리제마는 행수기생의 손을 배에서 떼여내고 배를 조심스럽게 눌렀다.

《애고-》

《언제부터 배가 아팠나?》

《며칠됐나이다. 가끔 배가… 배가 꼬이는듯 아프다가는 멎고… 메스껍소이다.》

리제마는 행수기생의 배에 귀를 가져다 댔다.

배에서 예리한 배끓는 소리가 들리였다.

틀림없는 관격(장불통증)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배아픔이 관격인줄 모르고 오진하면 사람을 죽게 하기 십상이다.

《이보라구,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겠네.》

리제마는 행수기생을 안아일으켰다.

《무릎을 굽히고, 두손으로 방바닥을 짚고. 그렇지! 그대로 좀 있어야겠네.》

리제마는 꿇어엎드린 행수기생의 량쪽배에 손을 대고 문질렀다. 처음에는 우아래로 그 다음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문지르기를 한식경쯤 하였다.

《자, 이젠 반듯하게 눕게.》

리제마는 드러누운 병자의 중완혈과 족삼리혈 등에 침을 꽂았다. 배아픔이 좀 멎었는지 행수기생이 입을 열었다.

《사또님! 고맙소이다.》

《자넨 이 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줄 모르는군. 시간을 끌면 끌수록 고치기 힘들고 죽을수도 있네, 하여간 급한 고비는 넘겼으니… 이제 복숭아씨, 당귀 같은것이 든 도인승기탕을 쓰면 병을 깨끗이 고칠수 있네.》

《사또님! 고맙소이다. 사또님! 한말씀 올려도 되겠나이까?》

《어서!》

《사또님처럼 밤낮없이 정사를 보시면 몸이 견디겠소이까? 왜 저희 기녀들을 가까이 하지 않나이까?》

《허- 그게 단가?》

《사또님! 사실 소녀는 좌수나리의 분부대로 사또님의 일거일동을 엿보던중 사또님께 식사를 드리라는 방자의 청을 받고 이 방에 들었나이다.》

《허- 그런가?》

《지금 향청과 관가에서 쫓겨나간 아전들이 서로 작당하여 사또님을 해치려 하고있소이다.》

리제마는 벙긋 웃었다. 그런 말은 처음 듣는것이 아니다. 마을들에 나가 병을 보아줄 때면 병자들이 그런 말을 귀띔해주었다.

《사또님! 웃어넘길 일이 아니오이다. 옛말에 많은 사람의 입에 걸리면 쇠도 녹고 모다붙어 헐뜯으면 뼈도 사그라진다고 했소이다.

좌수나리를 조심하소이다. 쩍하면 돈을 꿍져가지고 함흥감영의 판관을 찾아가는데… 이전 군수들도 다 그 입에 걸려 잘못되였나이다.》

고마운 녀자이다. 선을 따르고 악을 미워하는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어찌 간신배들을 두려워할소냐.

리제마는 밤깊도록 행수기생에게 약을 달여먹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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