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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마는 다음날 아침 저 혼자 깨여나지 못하였다. 어린시절부터 상계침으로 붙이였던 아침일찍 저절로 깨여나는 습관이 하루 교련에 여지없이 깨지고만것이다.

강무가 방에 들어와 한동안 몸을 흔들어서야 제마는 가까스로 일어나 밖에 나왔다.

강무는 마당 한켠에 높이 서있는 이깔나무아래로 리제마를 이끌었다.

나무아래도리에는 풀끈 같은것이 칭칭 감겨져있었다.

강무가 주먹과 손칼치기를 하는데 그때마다 나무전체가 흔들리는듯 하였다.

리제마는 그가 하라는대로 주먹을 쳐들어 나무를 쳤다.

순간 뼈가 부서지는듯 한 아픔에 주먹을 싸쥐였다.

《포태선생》은 아파하는 리제마를 아랑곳도 하지 않고 날마다 아침밥을 먹기 전에 백번씩 나무를 주먹으로 치고 맨발로 차라고 일렀다.

아침밥을 먹으면 또다시 산판으로 나가야 했다.

《포태선생》은 산판달리기로 몸을 굳힌 다음에라야 권법을 배울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6진을 개척하여 나라의 북변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한 리징옥이 어떻게 되여 출중한 무술을 지니게 되였는지를 덧붙여 말해주었다.

리제마도 그쯤은 어렸을적에 책을 읽어서 알고있었다.

리징옥이 《북방호랑이》로 명성을 떨칠수 있은 비결은 그가 아이적부터 산판달리기를 즐겨하였기때문이였다. 얼마나 산판을 잘 달렸던지 14살때 송아지만 한 메돼지를 온종일 다우쳐몰아 끝내 그놈을 기진맥진해 쓰러지게 하여 산채로 잡아온 리징옥이였다.

리제마는 기가 막혔다.

리징옥이야 타고난 힘장사이고 무사였기에 산판을 그리도 잘 달렸고 10대에 산중의 왕 호랑이까지 활로 쏘아잡은것이다.

그를 본받기에는 너무도 허약한 서생따위가 어떻게 험한 산판달리기의 능수가 될수 있단 말인가.

싫은 일에는 내킬성이 나지 않는다고 리제마는 힘에 부친 산판달리기에 진저리가 났다. 더우기 귀동이가 신바람이 나서 앞서 달리는걸 보면 자기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산판달리기는 계속되였다.

교련은 죽도록 고되기 그지없는데 먹는것은 고작 통감자가 박힌 귀밀범벅이였다. 아니, 음식은 타발할것이 못되였다. 강무가 산짐승들을 잡아와서 때로는 고기붙이가 상에 올랐다.

리제마는 자기의 몸이 하루가 다르게 축가는것을 느꼈다. 억지로 산판을 달리다가 해저물어서 거처지로 돌아오면 그저 눕고싶은 생각뿐이고 만사가 귀찮기만 하였다.

그러니 어떻게 병서를 읽을 생각이 있으랴.

지친 몸을 겨우 지탱하여 거처지로 돌아온 제마는 광솔불을 켜고 병서 《병학지남》을 펼치였다. 애써 정신을 모으고 책을 들여다보았으나 한 글자도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리제마는 짜증이 나서 책을 덮어놓고 눈을 감았다.

무술을 닦는 일이 여간 고된 일이 아닐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왔지만 이렇게까지 힘에 부칠줄은 몰랐다. 지금 같아서는 무술을 닦기는커녕 며칠 더 지탱하기나 하겠는지 가늠조차 할수 없다.

올 때부터 마음에 없는 길을 아니 갈수 없어 온 길이다. 그래도 이왕지사 나선김에야 3년이 아니라 단숨에 내달려 한두해로 무술닦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강심을 먹었었다.

그러나 지금 보니 확실히 자기는 무술을 배울 재목이 못되였다.

무술이야 몸이 강쇠처럼 단단하고 기운이 황소같은 사내들이 닦는것이지 약해빠진 서생따위에게는 당치않은것이였다.

그저 이 리제마란 사내에게는 글재주를 닦고 의술재간을 련마하는것이 몸에 맞는것 같았다.

《확실히 이건 내가 갈길이 아닌것 같아.》

리제마의 눈에는 앞에 펼쳐놓은 병서의 글귀들이 아니라 한옥의 모습이 어려들었고 이어 잠에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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