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서쪽하늘가에 불그스름히 비꼈던 락조가 점차 재빛으로 변해가더니 우중충한 공장구내에 어스름이 깃들기 시작했다. 퇴근고동이 울린지 이슥한 때라 종업원들의 움직임도 뜨음했다.

로익두는 정문앞 공원의자에 앉아 손목시계를 연방 들여다보며 구내길을 살폈다. 여기서 만나기로 한 금희를 기다리는중이였다. 벌써 약속한 시간보다 반시간이 지났는데 그림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신경이 돋은 그는 성큼 일어나 정문 접수실로 향했다. 전화로 확인해보고싶었다.

발생로작업반이 해산된 후 금희는 그전에 있던 공장기술부 실험실에서 일하고있었다.

아까부터 공원쪽을 슬금슬금 넘겨보던 경비아바이가 접수실에 들어서는 로익두를 치떠보며 한마디 시까슬렀다.

《장가 못간 로총각처럼 왜 그렇게 몸달아하슈?》

언제봐야 공장일을 저혼자 하는것처럼 분주히 돌아치던 로익두가 한가히 공원의자에 앉아있으니 이상하다는 투다.

《아닌게 아니라 인물잘난 체네가 돼서 그런지 되게는 금세를 올리누만.》

로익두 역시 롱절반 진담절반 입벌려지는대로 말을 받는다.

《어이쿠, 자재과장이 제법인걸. 속은 아직 이팔청춘이렸다? 아무리 속이 살아선 뭘해. 이젠 구새먹은 등걸인걸. 삼사월 밀밭처럼 새파란 자네 안사람두 열두폭 치마만 뜯고있자니 답답할거네.》

경비아바이는 심심하던차라 느물느물했다.

《아바이, 무슨 말을 그렇게 탕탕합니까. 남의 녀편네야 열두폭치마를 뜯던 소금섬을 물로 끌던 무슨 상관이요. 편안히 앉아있자니 오금이 쑤시오? 구새먹은 등걸은 아바이같은데 어서 집구석에나 탁 박혀있수다.》

로익두가 벌컥 성내는바람에 그는 홀쭉한 볼을 헹하니 벌린채 축 처져내린 눈시울만 꺼벅거린다. 심심풀이로 해보는 롱말이였으나 로익두에게는 정녕 아픈곳을 찔렀던것이다.

8년전 그가 지금의 처 강난실을 넘겨다볼 때부터 말세가 많아 신경을 돋구며 살아가고있는 로익두다. 전쟁이 한창때라 하지만 홀아비 과부의 결합도 결혼이라 입가진 사람들은 한마디씩 다했다. 17년이라면 나이차가 너무 많다느니 인물 곱고 그렇게 싱싱한 녀인이 쥐였다놓은 메주덩이같이 생긴 좀스러운 로익두를 넘겨다볼게 뭔가고 수군거렸다. 말새질이 어떻게 희화되여 가지를 쳐나가던 얼마후 홀아비 로익두는 요란한 상을 차려놓고 결혼식을 보란듯이 해치웠다. 기우듬이 넘겨다보던 사람들은 입을 딱 벌린채 로익두가 과연 난사람이라고 혀를 찼다. 그런데 몇해가 지나가도록 자식 하나 없게 되자 다물렸던 입들이 또다시 열리기 시작했는데 별의별 말들이 로익두 본인의 귀에도 날아들었다. 다른 말은 그런대로 참을수 있는데 자기를 구새먹은 등걸로 치부하며 아까운 청춘만 곰삭케 한다는것이다. 기가 막힌노릇이였다. 그는 그런 말을 듣고온 날 저녁이면 술을 사발들이로 퍼마시고 화풀이를 들이댔는데 녀편네는 불평커녕 어서어서 하고 기꺼이 받아들이군 했다.

이런 형편이니 한생을 말재간으로 늙어왔고 참새굴레씌울 수완을 가진 로익두라 하지만 떠도는 말에 변명 한마디 못하고 속만 앓고있었다.

《자재과장, 내 롱말이 지나쳤다면 용서하게.》

경비아바이는 성을 발칵 내는 로익두앞에 사죄하고말았다.

《그런데 누구를 기다리우?》

전화기에 손이 가던 그는 제딴에도 멋적었던지 금희를 기다린다고 어줍은 미소를 그렸다.

《인물 환하구 웃기 잘하는 체네말이지? 아까 웬 청년하구 정문을 나갑데.》

《아바이가 똑똑히 봤소?》

《분명해, 이 앞을 지나가면서 뭣이 좋은지 까르르 웃기까지 했는데. 청년은 그저 수굿한채 걷구.》

《새로 온 발생로 공정기사가 아닙데까?》

《글쎄 어딘가 보지 않던 청년이더군. 키는 중키보다 좀 크구.》

금희와 라석호가 분명했다. 이들이 어디로 갔는가. 오늘저녁 초대할 기본주인은 라석호다. 여기서 금희를 만나 그를 데려가기로 되여있었다. 금희가 혹시 약속을 잊은게 아닌가. 그럴리는 없다. 두시간전에 전화로 약속까지 한 금희다. 향방을 추리해보던 그는 라석호의 합숙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들이 정문을 나갔으면 합숙밖에 갈데가 없었다. 처녀와 함께 초대를 받았으니 아무 준비도 없이 꺼분꺼분 올 라석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예측도 맞지 않았다. 합숙에는 들어오지부터 않았다고 한다. (이 애가 제정신이 있는가?)

로익두는 심히 난처해졌다.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함께 오라고 다짐을 놓던 강난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았다. 혼자 덜렁덜렁 들어갔다간 그가 벌처럼 따끔따끔 쏘아댈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그는 호실앞에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는수밖에 없었다. 배에선 연방 꼬르륵 소리가 났다. 밖은 이미 캄캄해졌다. 기다리는 라석호는 나타날줄 몰랐다. (라석호를 꼭 데려가야겠는데.…)

가느다란 갈구리달이 창턱에 삐주름히 걸렸을 때 로익두는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라석호가 무슨 큰 대감이라구 이렇게 배를 촐촐 굶으며 모셔간담. 이런 반발과 함께 녀편네의 한마디 부탁에 옴짝 못하고 앉아있은 자신이 화가 났던것이다.

허이허이 걸음을 놓아 집앞에 이르니 기름타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가 문을 찌쿠둥 열고 뜰안에 들어서기 바쁘게 신발뒤축을 찰찰 끄는 그 특유한 소리가 퇴지에서 들려왔다.

부엌에서 나온 강난실의 몸에선 연기와 함께 구수하고 향긋한 냄새가 물씬 풍겼다. 로익두의 뒤를 살펴보던 그는 더는 들어서는 사람이 없자 까꼬부장한 눈길로 남편을 쳐다본다.

《갑자기 일이 제기돼서… 이제 뒤따라 오겠다오.》

로익두는 얼핏 혀끝 돌아가는대로 입을 놀렸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그래 무슨 일이 제기됐대요?》

《당신두 참 딱하오. 집안에 박혀있으니 밖에서들 얼마나 바삐 돌아치는지 통 모르누만.》

《흥!… 그래 오긴 꼭 오겠다고 합데까?》

로익두는 맹통스레 따져묻는 그에게 두고봐야지 알게 뭔가고 메주를 먹이려다가 그래야 손해볼것은 자기라고 얼레발을 칠수밖에 없었다.

《와두 막 뛰여오겠다고 합데. 외삼촌어머니가 모처럼 초청하는데 아무리 늦어두 가겠으니 기다려달라구 하데.》

《뛰여온다구 흥! 할수 없지 기다리는수밖에…》

강난실은 언제한번 외삼촌어머니란 말을 해보지 않은 금희가 그런 소릴 했다는것이 새빨간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오겠다고 약속한것만은 사실같아 마음을 놓는것 같았다.

방에 들어선 로익두는 옷도 벗을 사이없이 상머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음식내를 맡으니 밸굽이 요동을 썼던것이다.

흰 상보를 씌워놓은 네모배기 두리상에는 말그대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 놓았다. 원래 음식솜씨란 잡곡밥 할줄도 모르는 그가 어떻게 이처럼 갖가지 료리를 준비했을가. 살펴보니 아닐세라 장마당음식점들에서 받아다놓은것들이다. 아무랬던 먹어주기는 마찬가지였다.

로익두는 혁띠끈을 풀어놓고 상가운데 놓은 신선로에 손을 뻗쳤다. 이때 뒤따라 들어서던 강난실이 덮치듯 그의 손을 탁 쳤다.

《아유, 념치두 떡돌같네. 이건 어림두 없어요.》

목구멍에 딸꾹질을 해가며 손을 내밀던 로익두는 화달짝 놀라며 웃몸을 뒤로 제끼는데 서리찬 눈길이 찌르는듯 쏘아봤다.

《당신 눈치가 이렇게 무딘줄 몰랐군요. 상에서 썩 물러나요.》

로익두는 기압에 걸린 녀석처럼 저갈을 떨구며 비실비실 물러났다. 어찌된 일인지 이집 문턱만 넘어서면 뼈마디가 흐물흐물해지는 자신이 역겹기만 했다.

강난실은 침을 꿀꺽 삼키며 엉거주춤 상에서 떨어지는 그가 가긍했던지 부엌에 나가 개다리소반을 들고 들어오더니 두리상의 음식가운데서 텁텁한것들만 골라 옮겨놓는다.

로익두는 가려볼새도 없이 옮겨놓는 족족 볼이 미여지게 쑤셔넣는다. 경련이나 만난듯 목젖이 연방 오르내리고 배안에서 쪼르륵소리가 나는지라 체면이나 기분을 저울질할 여유가 없었다.

문어회며 송이버섯을 담은 접시가 너덧개 날아나고 빈 술병이 두개나 상밑에 굴러났을 때야 로익두는 껄-하고 트림을 하며 게슴츠레한 눈을 치떴다. 그동안 안절부절하며 들락날락하던 강난실이 기다리기에 지친듯 고양이처럼 아래목에 앉아 고개방아를 찧고있었다.

《아니 그 애들이 오긴 정말 오겠다고 했소?》

끄떡끄떡 졸고있던 강난실이 저가락으로 상모서리를 두드리는 소리에 두눈을 흡뜨며 낯이 파래진다. 그러나 이미 만취된 로익두는 무슨 떡같은 소리를 하느냐듯 들은체도 않고 저가락 장단만 쳤다. 저쯤 되면 자기 말도 날이 먹지 않는다는것을 알고있던 강난실은 빈 병으로 로익두의 메주덩이같은 번대머리를 박살내고싶었으나 꾹 참고 발딱 일어났다. 마루방에 나가서 대문밖을 견주어봐야 캄캄한 어둠밖에 없었다. 벌써 이슥한 밤이라 갈구리같던 초생달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오기는 케가 틀린것 같다. (저 장돌뱅이두상이 날 업어넘긴게 아니야?)

화가 치민 강난실은 방안에 들어서는 길로 여전히 저가락 장단만 때리는 로익두를 밀어버리고 앞에 놓인 술잔을 목안에 쏟아넣었다. 그렇게 연방 너덧잔을 반복하니 배속이 뜨거워지고 온몸이 둥실 뜨는것 같다. 손님 맞을 준비로 단정히 여미고있던 치마저고리가 거치장스러워 훌훌 벗어던졌다.

하루종일 장마당을 뛰여다니며 없는 재간을 피워 마련한 기회가 로익두의 저가락장단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졌다. 그렇게 기다리던 금희는 다음날 저녁에야 왔다. 강난실은 퇴지아래까지 달려나가 반겨맞는데 그의 눈길은 금희의 뒤를 연방 살폈다.

《혼자 오면 어쩌니?》

금희보다 라석호를 더 기다리던 강난실이다.

《바쁜 일이 생겨서 후에 찾아뵙겠다고 해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기에…》

금희는 한쪽옆에 엉거주춤 서있는 로익두에게 눈길을 보냈다.

오늘 아침 출근하는 길로 로익두한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단단히 꾸중을 들은 금희다.

《일은 무슨 일, 그 청년이 병원에서 갓 퇴원하지 않았니, 제대로 되자면 입원해있을 때 가봐야 하는건대… 이래저래 인사를 차리자고 그랬다.》

강난실은 로익두가 입을 벌릴사이없이 인정이 푹 배인 어조로 말했다.

《고마워요. 사실 그 동문 요즘 몸이 얼마나 축갔는지 몰라요.》

《고맙긴. 그 청년이 합숙생이 아닌가. 더구나 금희하구 남다른 사이인데 우리가 모른다고 할수 있니.》

《그렇지 않구요.》 강난실이 제꺽 장단을 쳤다.

금희는 당장 귀밑이 빨개져 로익두를 곱게 흘겨봤다.

이들 부부가 금희를 내세워 라석호를 극력 끌어당기려는데는 음흉한 술책이 있었다.

발생로사고로 하여 작업반이 해산되고 한대식이 곤경에 빠졌으나 그것으로 끝났다고 보지 않는 이들부부다.

과학원에서 부원장이 내려오고 석근수가 당위원회와 지배인실을 자주 드나드는 형세를 보면 필경 발생로를 다시 살려보려는것 같다. 그러나 석근수가 아무리 극성을 부린다 해도 그는 기술을 모르니 그러다가 제풀에 주저앉을것은 뻔하고 쓴맛을 본 지배인은 두번 다시 거들떠보지 않을것이다. 여기서 문제의 인물은 라석호다. 그는 창고에 있던 점결제를 없애버리자 그 즉시 며칠밤을 새워가며 끝내 대용점결제를 만들어내고야말았다. 그것이 예상밖에 큰 사고를 일으켜 품 안들이고 얻어낸 어부지리라 쾌재를 올렸으나 이때부터 라석호의 존재가 심히 우려를 자아냈다. 라석호의 행동을 보면 한대식이 동요한다 해도 저 혼자서라도 해내겠다고 할 담찬 청년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떼내야 한다. 이 불같은 라석호만 떼내면 한대식은 날개 꺾인 수리개신세처럼 될것이며 그를 사모하고있는 금희도 더는 엄두를 못낼것 같았다.

《자, 그 청년은 후에 특별히 대접하겠으니 걱정말구 어서 방으로 들어가자.》

강난실이 금희의 손을 끌었다. 금희를 방으로 들여보낸 강난실은 그 둔한 몸을 뚱기적거리며 부산스레 돌아치기 시작했다. 금희가 저녁은 먹고왔으니 잠간 이야기나 나누다가 가겠다고 하자 강난실은 큰 랑패나 본듯 아수해했다.

《애두 참, 저녁은 왜 먹구왔어. 금희랑 대접하자구 어제부터 잔뜩 목빠지게 기다렸는데.》

《어찌겠소. 금희 좋아하는 실과나 갖다주구려.》

그만 작작 돌변부리라는듯 툭 쏘아붙인 로익두는 문지방에 그대로 서있는 금희의 등을 떠밀며 《놀란 토끼처럼 그렇게 서있지 말구 어서 편안히 앉거라.》하고 제먼저 아래목에 털썩 주저앉는다.

《괜히 나때문에…》

금희는 창고쪽으로 사라지는 강난실을 옹색한 눈길로 바라보다가 책상앞에 가서 치마를 쓸어내리며 앉았다.

《그래 요즘엔 시간이 좀 있겠구나. 발생로에서 나왔으니.》

《막 따분해 죽겠어요. 힘은 좀 들어두 발생로에 있을 땐 사람사는것 같았는데.》

《이젠 발생로를 싹 잊어라. 지배인이 제때에 대책을 세웠기 다행이지 그냥 붙들고있었더라면 어쩔번했니. 그 똑똑한 라석호란 청년처럼 숱한 사람들이 못쓰게 될번했지. 정말 연구사가 화근덩어리야.》

《외삼촌두 참, 딴세상 말을 하는군요. 발생로때문에 과학원에서 부원장동지가 내려오신걸 몰라요?》

《부원장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사람이 온들 무슨 소용이냐. 공장의 주인인 지배인이 못한다면 못하는거지. 그렇지 않아두 자재랑 너무 탕진해서 재판에 걸겠다구 욱욱들 하더라.》

《정말 문제가 심각해졌더군요.》

금희는 침울한 기색이 되여 심드렁히 수긍했다.

《이제 두고 봐라. 법에서 가만 있지 않을게다. 그런데 제일 걱정되는건 너희들 문제다. 사실 이번 사고의 장본인이야 석호와 네가 아니냐?》

《…》

《이런 일을 저지를것같아 내가 초봄에 얼마나 간곡히 만류했댔니. 나야 명색 자재과장이니 지배인의 말을 듣지 않을수 없어 할수 없이 발생로를 도왔다만 넌 왜 그저 헤덤비냐. 처녀때 허물은 일생을 망친다는걸 왜 몰라.》

《당신두 참, 하필이면 그 애 아픈속을 박박 긁을건 뭐예요. 벌써 깨진 사발인데. 자, 속시원이 이거나 하나 들어라.》

진주조개를 박아넣은 소반에 추리를 가득담아 들고 들어온 강난실이 노랗게 익은것을 하나 골라 금희의 손에 들려주며 로익두에게 눈을 흘겼다.

《금희야, 외삼촌두 너무 속타서 그런다. 누가 널 그렇게 일생문제까지 걱정해주겠니. 연구사선생이야 제처지가 그러니까 발생로를 제 목숨처럼 붙잡고있지만 앞길이 창창한 처녀가 왜 그런 위험천만한 사람한테 말려들겠니? 나두 걱정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외삼촌, 한가지 확인해보자요. 말끝마다 연구사선생의 뒤가 깨끗치 못하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고개를 숙이고있던 금희가 정색해지며 물었다. 언젠가 로익두가 그런 말을 했을 때 너무도 험하고 충격적이여서 믿지 않고있던 금희다.

강난실이 때를 기다렸다는듯 얼른 금희의 앞으로 바싹 다가앉으며 자못 심중한 기색으로 말했다.

《사실은 그 말을 해주자고 석호랑 너희들을 집으로 불렀다. 너희들이 미리전에 연구사부부를 똑똑이 알고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실책을 범했겠니. 그래서 난 제때에 알려주지 않은 너희 외삼촌한테 성까지 냈다. 금희야, 놀라지 말고 내 말을 잘 들어라.

연구사의 애비는 해방전에 큰 탄광을 깔구 앉아 숱한 사람들의 고혈을 짜냈다. 그런 집 자식이라 연구사는 일본에 가서 대학을 나온후 노구찌재벌놈의 군수품연구소 과장질까지 할수 있었단다. 이런 역적이니 우리 세상에서 살수 있겠니. 해방이 되자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지. 그런걸 원산 어딘가에서 겨우 찾아냈다고 하더라. 법도대로 하면 당장 처형감이나 공장을 돌리자니 크게 용서했겠지. 말하자면 그 사람 기술이 목숨을 건져준 셈이지. 지금두 그 사람한테는 기술을 리용하고있을따름이야. 그리구 그 녀편네로 말하면…》

《여보, 뭘 그런 소리까지…》

로익두는 강난실의 독설이 너무 듣기 거북하여 말허리를 꺾었다. 그러자 강난실이 고개를 팩 돌리며 쏘는듯 내뿜었다.

《당신 조카딸을 도와주겠으면 참견말아요.》

로익두는 벌에 쏘인듯 입귀를 씰룩하더니 다시는 벙긋 못했다.

《연구사의 녀편네는 해방직후 우리 제도를 등지고 월남까지 했던 녀자다. 지금두 그 녀자의 애비는 서울장안의 손꼽히는 큰 상인인데 미국놈들과 한짝이 되여 딩딩 날친다고 하더라. 연구사부부는 바로 이렇게 험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극성을 부리는거야. 네가 이런 연구사의 손발노릇이나 해주다가 일생을 망치면 되겠니? 일본산림간수놈한테 아버지를 잃은 네가 아니냐. 석호 그 사람 처지두 같지. 너희들은 제 근본들을 명심하구 연구사를 도와줄것이 아니라…》

《외삼촌, 이게 모두 사실인가요?》

금희가 고개를 세차게 가로 흔들며 로익두에게 따지듯 들이댔다.

《뭘 말이냐?》

《연구사선생님 부부의 출신과 경력말예요?》

《그건 죄다 진실이다.》

순간 금희의 얼굴이 핼쓱해지며 손에 쥐고있던 추리가 털렁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다.

방안엔 잠시 납덩이같은 침묵이 깃들었다. 사파로운 회오리바람이 휩쓸고 지나간듯 쓸쓸한 정막이였다. 간간이 금희의 높은 숨소리만 들린다.

《사람은 무엇보다 마음이 더 귀중해요. 연구사선생님과 사모님은 제가 잘 알고있어요. 그분들을 너무 헐뜯지 마세요. 내앞에서 그런 뒤소릴 하지 말란 말이예요. 만약 다시 한번만 그런 말을 하면 그땐 가만있지 않겠어요.》

두눈을 감고 가쁜숨만 몰아쉬던 금희가 신음소리처럼 말하며 벌떡 일어섰다.

《내가 괜한 소릴 한게 아니냐. 실은 금희 네가 정신을 차리구 처신을 바루하라구 해본 소린데.》

강난실은 난처한 기색이 되여 금희의 손을 붙들려고 했다. 낯이 까맣게 질려 정신없이 일어서는 금희를 보니 그를 초대한 목적이 어느정도 성취된것 같다. 아수한것은 불덩이처럼 펄펄 끓는 라석호란 청년한테 찬물을 끼얹지 못한것인데 그런 기회는 앞으로 얼마든지 있을것이다. 금희가 어둠속으로 뛰쳐나가자 궁뎅이가 저려 들썩들썩하던 로익두가 바쁜 소리를 내며 그의 뒤를 쫓아나갔다. 활짝 열려진 문으로 습기먹은 밤바람이 휘익- 불어들었다.

《잘들은 놀아난다. 네놈들은 내 손에서 못빠져.》

씹어뱉듯이 쾌재를 올리는 강난실의 축 처진 볼이 흉물스럽게 실룩거렸다.

화천군에서도 그중 소문난 양화벌 대지주 김치겸의 셋째첩이였던 강미라(강난실의 본명)는 50년도 전쟁만 아니라면 지금쯤 수십명의 머슴과 하녀들속에 떠받들려 거들먹거리고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강미라의 운명은 전쟁과 함께 꼬이기 시작했다. 전쟁이 터지고 미군이 북진하는 기세를 보이자 김치겸은 만세를 부르며 셋째첩 강미라를 데리고 북쪽 양화땅에 기여들었다. 45년도에 38분계선이 양화땅을 지나갔는데 공교롭게도 김치겸의 숱한 논밭이 분계선북쪽으로 떨어져나갔다.

해방후 5년간 그 노란자위같던 땅이 못견디게 그리워 신경과민증에까지 걸렸던 김치겸이였다. 강미라는 전쟁의 무시무시한 소용돌이속에 뛰여들고싶지 않았으나 이북에 있는 논밭 한달갈이를 뭉청 떼여주겠다는 남편의 철석같은 약속이 탐나서 야심의 길에 나섰다.

그는 원래 서울 종로구 어느 료정 기생으로 있었는데 이 료정을 단골로 드나들고있던 김치겸과 눈이 맞아 그의 품안에 들게 되였다. 뭉치돈을 뿌리며 고급료리점에만 드나들기에 큰 부자인줄 알았는데 그것은 신경과민에 걸린 촌지주의 허세에 불과했다. 그러니 세번째로 깔고앉은 딸같은 새파란 첩에게 차례질 재산이 있을리 없었다. 야심만만하고 권모술수가 이를데 없는 강미라였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강미라는 새 기업을 펴보겠다고 서울에 올라오군 하는 김치겸의 주머니를 털어냈고 촌에서 실어오는 쌀을 장마당에 되거리로 넘기는 장사군생활을 하는수밖에 없었다. 그랬으나 본댁의 드살에 양화땅에는 발길도 돌리지 못하고 주름살이 허렁한 령감의 뒤잔등만 박박 긁어댔다. 이러한 때 전쟁이 일어났다.

젊은 첩의 야살에 죽었수다 하고있던 김치겸이 하루사이에 둔갑을 하더니 기세가 여간만 등등하지 않았다. 김치겸은 젊고 수완있고 인물잘난 강미라를 재산상속자라고 엄숙히 선언한 후 그를 데리고 잃어버린 양화땅에 기여들었다.

토지문서를 들고 미친듯이 돌아치던 김치겸은 어느날 밤 쇠스랑에 찍혀 황천객이 되고말았다. 이렇게 되자 강미라의 야심은 끝없이 팽창했다. 양화땅의 논밭이 고스란히 자기 수중에 들어왔고 서울 종로구에 새로 조업한 양주공장도 갈데가 없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보라색 꿈은 얼마를 못갔다. 인민군대의 재진격이 시작됐던것이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월남도주자들무리에 섞여 화천땅을 벗어나려는 때다. 어디선가 까마귀떼처럼 날아든 미군 비행기가 줄폭탄을 뿌리기 시작했다. 태극기를 휘두르고 십자가를 그었으나 폭격은 그칠줄 몰랐다. 폭풍에 날려 벼랑밑에 떨어졌던 강미라는 마음씨 무던한 산골로인의 손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이 로인의 간호를 받는동안 화천땅은 싸움터로 변했고 주민들은 후방으로 옮겨앉게 되였다. 이주민신세가 된 강미라는 이름을 강난실로 고치고 폭격에 남편 아이를 잃은 외로운 녀자로 변신했다. 남의 등살밑에 부귀영화만 누려오던 그가 전쟁의 어려운 시기 혼자 살아간다는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였다. 당장 이남으로 나가고싶었으나 전선을 넘어간다는것이 용이치 않았다. 그는 진달래꽃 필 때 다시 들어온다는 미군을 기다리기로 맘먹고 은신하기 좋은 먼 북쪽의 도회지로 스며들었다. 여기서 만난것이 바로 로익두였다. 아무런 재간도 없이 기생충으로 살아온 강난실이 미장원에 취직한후 잡심부름으로 그날그날을 넘기고있는데 하루는 머리가 수팜송이처럼 꺼칠한 좀상스런 사나이가 리발소에 들어와 신세를 한탄하고있었다. 녀편네가 끌끌한 두 아들녀석을 데리고 남으로 도망쳤다고 울분을 토설하는 그 사나이의 뒤를 알아보니 비료공장 자재지도원인데 림시로 한몸 은닉하기엔 그저 그만이였다. 하루를 살아가기가 숨가쁜 때 미군이 들어올 때까지만 자기를 먹여주고 안전하게 은신할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었다. 이렇게 맘을 도사려먹었으나 정작 한이불속에 들게 되자 참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와 땅을 치며 통곡하고야말았다. 쾌지근한 술내, 땀내가 역하게 나고 아무리 늘쿼봐야 자기 귀밑밖에 닿지 않는 좀상스런 장돌뱅이사나이의 품에 안긴다는것은 죽기보다 싫었던것이다. 했으나 새벽이 가까와올무렵 강난실은 이발을 앙다물며 뛰쳐나온 문고리를 다시 잡았다. 피를 물고라도 참아야 했다. 손을 뻗치면 닿을듯 한 지척에 미군이 있고 치마말기에는 한달갈이 땅문서가 간직돼있었다.

했으나 앙버티고 기다리던 그날은 끝내 오지 않고말았다. 하느님처럼 믿던 미군이 판문점에서 무릎을 꿇고 흰기를 들었다는것이다.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닷새동안이나 식음을 전페하고있던 그는 이남으로 나갈것을 결심했다. 살길은 그길밖에 없었다.

여기서는 하루살기도 지긋지긋했다. 이러한 어느날 밤도 이슥한때 검은 캡을 눌러쓴 사나이 하나가 강난실의 집에 스며들었다. 김치겸의 본댁 맏아들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검은 캡의 사나이는 가슴을 두드리며 통탄하는 강난실을 겨우 눌러앉혔다.

참고 견뎌내야 한다. 정전은 말자체 일시적정화이지 종식은 아니다. 아무러면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손바닥만 한 이북을 깔고앉지 못하겠는가. 그날은 멀지 않은즉 우리도 분발해야 한다. 그래야 떳떳한 자격으로 옛생활을 찾을수 있다.

이렇게 되여 강난실은 깊숙이 들어앉게 되였고 불만이 가득한 로익두에게 월남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미끼를 던져 암해책동에 끌어들였다. 했으나 전후복구건설은 눈깜빡할 사이에 끝났고 작년에는 온 나라에 협동조합이 조직되였다. 그처럼 바라던 한달갈이 땅이 영영 농민들의 손에 들었다고 생각하니 이발이 갈리고 분통이 터졌다. 피를 물고라도 앙갚음해야 한다.

이러한 때 한대식부부의 소식이 들려왔다. 출신과 경력으로 봐선 공산정권의 버림을 받을 대상인데 어찌나 극성을 부리는지 복통이 발칵 뒤집힐 지경이였다. 더구나 이들이 그 흔한 석탄으로 비료까지 만들어낸다면 농민들이 얼씨구나 춤을 추겠는데 그렇게만 되는 날에는 자기는 미쳐서 죽고말것이다. 절대로 그렇게 되여선 안된다. 우선 한대식이 목숨처럼 여기는 발생로를 파탄시킴으로써 그를 궁지에 몰아넣고 점차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 그래야 눈꼴사나운 농민들의 기세를 꺾어놓을수 있다. 그리고 일이 잘되여 소문을 퍼뜨리면 한대식놈처럼 출신과 경력이 나쁜 오랜 인테리들이 벌벌 떨면서 열성을 부리지 못할것이다.

이런 야심과 복수심으로 갖은 술책을 꾸며오던 강난실이 점차 초조와 불안을 느꼈다. 그만큼 쓴맛을 봤으면 물러설줄 알았던 한대식이 오히려 더 강심을 먹고 달라붙는것이다. 마치 꺼지지 않는 그 무슨 발열체와 같았다. (흥! 세상에 끌수 없는 불이 어디 있담. 그놈두 사람이겠지. 한번 더 겨뤄보자.)

이발을 앙다문 강난실은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맘먹고 한대식의 손발과 같은 라석호와 금희에게 타격을 가하리라 획책했었다.

한편 낯이 파랗게 질려 집에서 뛰쳐나가는 금희의 뒤를 쫓아나온 로익두는 발부리에 돌이 걸리는줄도 모르고 사위를 두리번거렸다. 금희는 어둠속으로 꼿꼿이 걸었다. 가슴이 한줌만 해진 로익두는 앞서 걷는 금희의 거동만 살폈다.

만약 금희가 한대식연구사한테 직방 달려가 출신과 경력을 확인해보는 날이면 야단이다. 그런 말이 자기 입을 통해 발설됐다면 경력이나 출신따위를 문제시하지 않는 현정책에 어긋나는 경솔한 행위로서 제가 던진 그물에 자신이 걸려들 위험이 있었던것이다.

《이젠 들어가보세요. 나 혼자 가고싶어요.》

금희는 두억시니처럼 뒤를 쫓아오는 로익두가 거치장스러웠다. 혼자 걷고싶었다.

발생로의 연구목적이 딴데 있소, 출신이 어떻소 하는 어망차망한 목소리가 귀전에 그냥 맴돌면서 머리를 뒤죽박죽 만들어놓았다.

《혼자 가기 무섭지 않겠니?》

로익두는 아직도 거친 숨결을 내뿜고있는 금희를 슬쩍 떠본다.

《뭐가 무서워요. 이젠 제발 더 따라서지 마세요.》

금희는 가던 걸음을 우뚝 멈춰서며 신경질적으로 내쏘았다.

《오늘저녁엔 참 안됐다. 괜한 말을 해놔서, 그저 못들은것으로 치렴.》

《그런 말은 왜 나한테 한대요? 도대체 뭘 얻자는 심보예요. 맞장구를 치는 외삼촌도 나빠요.》

《네가 알아서 잘 처신하라구 했다질 않니. 사실 그 사람두 전쟁통에 남편과 아이를 잃고 불쌍하게 외톨로 남은 사람이란다. 그래서 널 친조카처럼 끔찍이 돌봐주지 않니.》

《그 녀자가 불쌍하다구요? 온 가족까지 잃은 사람이 왜 빈둥거리며 놀기만 해요. 량심없이.》

《네가 몰라서 묻니. 폭격맞을 때 놀란 가슴이 심장병으로 도져서 그런다질 않니.》

《난 믿어지질 않아요. 피둥피둥 몸만 난게 막 징그러워요. 그런데 외삼촌은 무슨 빚졌다구 그 녀자한테 옴짝 못해요?》

《얘, 아무리 눈꼴 사나와두 외삼촌앞에서 무슨 말본새냐.》

로익두는 점점 듣기 거북했던지 한마디 힐책했다.

서글픈 어조로 말하던 로익두는 낯이 뜨끈해져 금희쪽을 보았다. 이제는 금희까지 자기와 강난실의 관계를 알게 되였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어찌되여 폭격에 남편 자식 잃고 의지가지없던 강원도 이주민인 강난실의 손아귀에 잡혀 옴짝할수 없게 됐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전쟁때 두 아들과 안해를 남으로 내보낸 로익두는 이미 선대해준 물건값을 받아내느라고 지체하다가 월남의 기회를 놓쳤다. 장사에 재미를 붙이고 세월을 보내던 그는 일제가 망하고 나라가 해방되자 앞길이 캄캄해졌다. 손끝 하나 놀리기 싫어 협잡과 말재간으로 쾌락을 누리던 그에게 새 생활로 약동하는 현실은 공기없는 땅과 같았다. 일제때와 다름없이 말재간으로 살아갈수 있는 이남이 못견디게 그리워졌다. 돈 몇푼때문에 월남의 기회를 놓친 그는 자신을 저주하며 울분에 찬 나날을 보냈다. 그의 마음을 안착시켜준 녀인이 바로 강난실이다. 그는 자기도 고향인 서울에 가고싶은 마음은 더할나위 없다면서 가도 빈손으로 갈것이 아니라 한재산 잡아가지고 월남하자고 설복했다. 그가 한재산이라고 하는것은 이남사람들이 인정할수 있는 그 어떤 일을 해놓고 가야 한다는것이다. 처음엔 장사군이 제물건, 제재간만 있으면 됐지 무슨 인정이 필요한가고 뿌리쳤으나 그런것 같지도 않았다. 장사도 큰놈을 등에 업어야 날개가 돋는지라 강난실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더구나 양화벌에 수백정보의 논밭이 있고 서울장안에 큰 양주공장까지 가지고있는(로익두는 강난실의 치마말기에 감추워둔 토지문서까지 보게 되자 그를 철석같이 믿었다) 재산가 강난실과 함께 이남으로 간다면 한생의 부귀영화는 싫다고 할 정도로 누릴것이다. 이렇게 되여 로익두는 자기가 반역의 구렁텅이에 빠지는줄도 모르고 강난실의 손끝대로 움직이게 되였다. 결국 로익두와 강난실은 저들의 사욕과 목적의 공통성으로 하여 부부관계가 유지되였고 한이불속에서 서로의 비밀을 간직하고있었다.

그들의 이런 심상치 않은 부부관계를 처음으로 느낀것이 금희였다. 금희는 나이가 들면서 특히는 한대식연구사가 여기에 내려온후부터 로익두와 강난실의 태도가 눈에 띠게 이상해졌다. 연구사부부에 대해 지나치게 살틀하게 굴었고 발생로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도와나섰다. 박혜련이 이곳에 처음 내려왔을 땐 초면인사도 나눌사이 없이 집에까지 데려다 분에 넘친 환대를 했고 주택건설이 상정됐을 때도 두팔 걷고 사면팔방 뛰여다녔다. 그처럼 극성스럽던 로익두내외가 오늘저녁에는 알지 못할 경력까지 들추어내며 헐뜯고있으니 리해할수 없는 이 모순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분명 그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것 같았다. 금희는 가벼운 전률을 느꼈다. 만약 모순되는 그들의 행동이 불순한 의도라면 외삼촌내외가 범죄를 범하는것으로 되는데 그것은 생각조차 하기 끔찍했다.

금희와 로익두는 이런 불안과 공포속에 바람부는 밤하늘아래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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