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장 피와 눈물의 바다를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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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안에 미군철거론자들이 전부 체포될것이라는 소리가 떠돌았다.
분명 《동향회》원들의 기를 꺾어버리기 위한 위협이라는것이 누구에게나 뻔하였다.
그 가위에 리승만의 《대한국민당》과 《한민당》이 《애국단체련석회의》라는 명의로 화평통일안을 취소할데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여 보도진에 류포시켰다.
《동향회》원들에게는 더이상 화평통일안을 주장하면 테로를 해버리겠다는 협박이 공공연히 전화와 편지로 끊임없이 날아들었다. 그런가 하면 그들의 자녀들이 백주에 괴한들에게 랍치되여 며칠씩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갇혔다가 풀려나오기도 하였다.
화평통일안을 호의를 가지고 보도한 신문, 잡지들이 무데기로 정간, 페간되고 《동향회》의 립장에 동조한 정당, 단체들의 지도인물들이 갖가지 구실로 류치장에 끌려갔다.
노불이 지휘하고있는 《모종의 심리작전》이 여러 방면에서 시작된것이다.
미군철거를 놓고 매국과 애국간의 판가리공방전은 마지막고비에서 더욱 맹렬해졌다.
어느날 점심무렵에 여섯명의 《동향회》핵심성원들이 무리로 잡혀갔다.
이날 저녁에는 특별수사본부 본부장 오성도가 서울안의 기자들과 외국특파원들이 참가한 기자회견에 나서서 《공산당계의 3월보고서사건》이라는것을 들춰냈다고 하면서 그 조사결과를 자못 근엄하게 발표하였다.
《특별수사본부는 서울에서 암약하고있는 이른바 애국단체의 거물급 지도자 정시명을 체포하기 위한 수사과정에 외군철퇴, 화평통일안을 주장하고있는 소장파의원들의 배후에 무엇인가 반드시 잠재해있으리라는것을 예감하자 일부 의원을 미행감시하였다. 이 과정에 이들은 공산당계의 리삼혁, 리재남, 김사필과 접촉하고있다는것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다 해당 적색조직의 중앙간부인 박시형과 밀접히 련계되여있었다.
수사관들은 박시형과의 접선석상에서 광주리장사군으로 위장한 한 중년부인을 발견하였는데 그를 개성까지 미행하였다.
개성에서 불심심문형식으로 소지품검사와 몸수색을 하였으나 아무런 단서도 쥘수 없었다. 그런데 그 부인이 용변을 보겠다고 하는데 그 태도가 이상해서 미행경찰들은 변소를 감시하였다.
이 과정에 수사관들은 부인이 음부에서 돌돌 만 종이말이를 꺼내 떨구는것을 발견하고 불시에 탈취하였는바 그것은 미농지에 깨알같이 쓴 암호문이였다.
부인은 정재한이라는 특수요원이였다.
여러명의 전문가들이 여러날 밤을 새워가며 암호전문을 해득해내는데 성공하였다.
암호문서는 리삼혁이 이북에 가있는 박헌영에게 보내는 보고문으로서 〈국회〉에서 벌린 공산당계 〈국회〉프락치야의 활동을 보고한 내용이 서술되여있었다.
그에 의하면 리삼혁이 〈동향회〉의원인 황모, 김모, 로모 등을 포섭하여 박헌영이 보내온 평화통일안을 〈국회〉에 상정시키는데 성공하였다 하며 미국회에도 보냈다고 한다.
특별수사본부는 즉각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체포령을 내리고 헌병대를 풀어 관계의원들을 체포하였다.》
놈들은 이처럼 치사스러운 발표문을 내놓고는 이것을 걸고 《국회》반대파 의원들에 대한 테로와 탄압을 감행하기 시작하였다.
황철산이 잡혀갔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다음날에는 또 여러명의 《동향회》원들이 철창으로 끌려갔다. 그 다음날에는 《국회》부의장이 체포되고 김승원에 대한 수배령이 내렸다.
정시명은 놈들의 체포소동과 수사결과발표를 보고 이것은 완전히 《국회》안의 애국세력을 일망타진하려는 목표밑에 꾸며진 날조극이라는것을 간파하였다.
리삼혁이란 좌익계에서 활동하다가 적들에게 체포되여 투항변절한자이다.
이놈의 진술에 의하여 수많은 견실한 애국자들과 좌익계 조직들이 체포, 파괴되였다.
노불이 바로 이놈을 내세워 이따위 더럽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모략을 꾸며낸것이다.
사건이 터지자 안지생에게는 걱정거리가 더 커졌다. 놈들은 분명히 공인된 좌익조직의 밖에서 배후를 뒤조사하고있는것이 틀림없었다. 오성도의 특별수사본부가 사건을 맡고있는것으로 보아 놈들은 《국회》에도 틀림없이 《흥국상회》의 줄이 뻗쳐있는것이라고 예상하는것 같다.
안지생은 련일 보고되는 《동향회》원들의 체포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절부절해 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백색테로의 광풍이 더 무섭게 휘몰아쳐 《흥국상회》의 대문을 흔들고있다고 생각하였다.
정시명에게로 쏠리는 적들의 촉수가 점점 가까와진다는 불안이 커만 졌다.
그래서 안지생은 당분간이라도 전라도쪽에 피신하라고 권고했으나 정시명은 펄쩍 뛰였다. 투쟁이 결정적고비에 들어섰는데 서울을 버리고 어데 가느냐고 하였다.
싸움의 한복판에 떡 틀고앉은채 다소라도 흔들리지 않을 기색에 안지생은 혼자 속을 앓았다. 정시명은 전우들에게는 입밖에 올리지 못하게 강하게 단속하였다. 그 문제라면 미군이 철거한 뒤에 볼 문제로 락착이 되고 또 자신의 신분은 회장, 부회장들에게만 한정되여있는데 황철산을 믿지 못할 리유가 뭐냐고 고집을 부렸다.
오히려 권영호를 걱정하고 김승원이를 깊이 들어가 배기라고 엄하게 지시했다.
놈들은 핵심중에서 권영호만을 여적 다치지 못하고있었다. 《량심선언》으로 하여 그는 사회에 너무도 알려져있고 그만큼 민중의 관심과 지지가 컸으므로 감히 함부로 다칠수 없었던것이다.
정시명은 놈들이 현재는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하지만 조만간에 트집을 걸고 덤벼들것이므로 피신해 있으라고 하였다.
그러나 권영호도 머리를 저었다.
《아니요, 전 피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떠나면 결국 놈들의 날조극을 인정해주는것으로 됩니다. 그리고 회장도 잡혀가고 김부회장님도 수배령이 내렸는데 저까지 숨어버리면 〈동향회〉일은 누가 맡아보겠습니까. 로이얄이 오면 제가 나서겠습니다.》
그래 정시명은 그건 다 조직사업을 해놓았으니 걱정말고 적당히 구실을 만들어가지고 지방에 나가있으라고 하였다.
그러나 권영호는 말을 듣지 않았다.
《피해다닐바에는 동지들과 같이 차라리 감방에 가있는게 마음 편합니다. 혜숙이 걸음걸음 나를 지켜보는것만 같습니다. 혜숙이 바랐던게 이런것이였겠지요. 또다시 제한몸 사리다가 박쥐구실한다는 말듣지 않게 해주십시오.》
권영호는 열배의 용기와 정력으로 뛰여다녔다. 움츠러든 회원들을 매일같이 찾아다니며 반동들과 맞서나가도록 고무하였다. 《국회》안에서 석방투쟁을 조직하고 법정을 찾아다니며 무죄를 주장하는 변호조직도 맡아서 하였다. 기자회견도 조직하여 놈들의 모략을 단죄하는 일도 앞장서서 벌리였다.
놈들의 공세가 계속되였다.
소장파의원들에 대한 대검거선풍에 잇달아 리승만의 《북벌》기도가 하나하나 《흥국상회》에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첫 보고를 하여온것은 륙군참모부 타자실에 있는 리순애였다.
그는 김석원이 개성일대에서 대규모적인 무장도발을 계획하고있다고 하였다.
총리실 비서 문진국은 리범석의 모략작전비밀을 보고하여왔다.
동서부에서 각각 하나씩 도시교란전을 준비한다는 소식이였다.
경무대 비서실에서는 리승만이 미군을 붙잡아두기 위하여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있으며 가능하면 올해 7월 15일전으로 그 날자를 잡고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하여왔다.
《전쟁이라고?!》
정시명은 속이 활랑거렸다. 너무 엄청난 일이여서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 신빙성을 재확인하라고 길철에게 지시했더니 재차 확인해온 소식도 같았다.
《전쟁이라니?!… 리승만이 제정신이 있는 놈이야. 어데다 대고 불질하며 누구에게 싸움을 거는거야? 전쟁이란 말 그리도 쉽게 번지다니 저놈이 환장을 해도 이만저만이 아니구나. 저런 력사의 죄인을 그대로 놔두다니. 하지만 이건 거저 스칠게 아니다.징그락지 한마리 웅뎅이물 흐려놓는다 하지 않느냐.》
정시명은 이렇게 속깊이 저주를 퍼부었다.
참말로 리승만이 만들어낸 전쟁의 리유라는게 해괴하고 어이없다.
미군놈들을 매놓자고, 제놈의 흐물거리는 정치적기반을 닦기 위하여 불질을 하려 한다는것이니 이런 후안무치가 또 있을손가.
물론 전쟁의 개념이란 정치의 연장이라고들 하지만 일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족상잔이라는 거대한 대살륙전을 벌려놓겠다는 리승만의 광적인 흉계를 보통의 상식으로써야 어떻게 설명할수 있겠는가.
정시명은 리승만이 미국놈들의 부추김밑에 벌리는 엄청난 꿍꿍이를 《흥국상회》성원들에게 다 이야기하고 필요한 기관에도 다 통보해주도록 비상대책을 세웠다.
미륙군장관 로이얄을 맞기 위한 준비도 빈틈없이 갖추었다.
리범석이 안내를 담당하여 방문하게 되는 조건에서 문진국이 붙어다닐수 있게 되였다.
문진국은 통역으로 영어에 능통한 조태준을 내세우도록 하였는데 리범석도 쾌히 접수하였다. 요즈음 조태준은 리범석의 후원을 받아 헌병대사령부에 들어가는 수속을 하고있었다.
그들에게는 리승만의 흉계를 짓부시는 방향에서 로이얄의 결심을 유도하며 이 땅의 량심있는 목소리가 흘러들어가도록 할데 대한 임무가 부여되였다.
권영호도 로이얄이 서울에 도착하자 필요한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면서 접촉할 기회를 노리였다.
권영호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로이얄을 만난 후 체포되면 황철산의 법정투쟁에 합류할 결심이였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오성도의 졸개들이 겨끔내기로 들이닥쳐 《동향회》원들을 구타하고 회유하고 배후를 캐고있는데 모두가 절벽같이 뻗친다고 한다.
황철산은 함께 갇힌 동료의원들에게 《국회》안의 분파활동으로만 우겨대도록 립장의 통일을 보장하라고 자주 일깨워주었다.
사실상 《동향회》의 투쟁은 애국을 위해 뭉쳐진, 조국통일을 지향하는 한 분파의 활동이므로 감출것도 없었다.
통일은 진심으로 깨닫고 바라고 신념으로 된 그들모두의 꿈이고 리상이였다.
그래서 그들은 한결같은 소리를 하고있었다.
《외군을 철거시키고 나라통일 화평으로 하는것은 애국이다. 나라분렬을 꾀하는 외세에 매달리는것은 매국이다. 우리는 백번 죽어도 미군철거와 국토완전통일독립을 주장할것이다. 경찰과 검찰은 각성하여 분별있게 처신하라.》
권영호는 정시명의 지도밑에 한쪽으로 동료의원석방투쟁을 벌렸다.
열심히 뛴 덕으로 87명의 지지를 얻어냈다. 여차직하면 철창에 끌려간 사람들을 석방시킬수 있을것만 같았다.
신익희까지 여기에 응해나섰다. 그는 로이얄의 방문이 끝나면 비상 《국회》를 소집하여 석방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하였다.
로이얄의 체류와 관련한 자료가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리승만은 로이얄의 방문이 공식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일체 정계와 언론에 방문소식이 전해지지 않도록 비밀에 붙이였다.)
개성지역에서 38선을 시찰하면서 한 리범석과의 담화(요지):
리범석-장관각하, 리승만대통령은 북의 공산화를 요람기에 분쇄하며 자유민주주의체제아래서 국토통일을 이루기 위해 심리적드라마를 준비하고있다.
그것이 실패하면 물리적인 형식의 드라마를 구상하고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통령은 맥아더장군에게 주한미군의 증강과 우리 무력에 대한 무장장비의 공급을 제기한다.
나는 위임에 의하여 장관각하의 협조를 요망하는바이다.
로이얄-당신들 행정부에서 종종 울려나오는 《북벌》을 념두에 두는 협조인가?
리범석-표현하기 탓이다.
로이얄-나는 《북벌》이 시기상조라는걸 명백히 지적해둔다.
조선반도전체를 우리의 자유기발밑에 두려는것은 미국의 새 정부의 꿈이기도 하다. 미국은 유라시아대륙의 동방에 자기의 발판을 드디여 확보한 현 시점에서 조선반도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것이다.
《북벌》에 미군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당신들의 견해에 동의하지만 그 방법과 시기와 절차는 다르게 연구되여야 한다.
리범석-미국이 외면하면 우리 힘으로 해낼것이다.
로이얄-그것 역시 시기상조이다.
전쟁은 거대한 인력과 물자의 대소모전이다. 나는 도꾜에서 맥아더로부터 병력증강에 대한 요구를 접수하였다. 나는 한해후에 보자고 하였다. 지금은 유럽이 골치거리다. 유럽을 타고앉기 위한 쓰딸린의 세력팽창을 제압해야 한다.
미국이 동서량쪽에서 힘을 뽑다가 주저앉는 꼴 보지 않으려면 기다리며 실력을 키울것을 진심으로 권고한다. 유럽중시인가 원동중시인가 이렇게 문제설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전략적균형에 관한 문제이다. 원동도 자기의 강력한 동맹권으로 다지기 위해 당분간 유럽에 힘을 넣을뿐이다.
로이얄은 어느 한 기회에 나(조태준)에게 미군존재와 관련한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싶다고 하였다. 나는 그와 이렇게 대화를 나누었다.
조태준-나는 공민의 한 사람으로서 장관각하가 요구한 솔직한 이야기를 할 권리가 없다. 우리에게는 〈보안법〉이라는 법이 있다. 미군철거주장은 〈국가보안법〉으로 통제되고있다.
로이얄-그러니 당신도 철거를 주장하는 견해에 기울어져있는것 같은데 이야기하라.
내가 듣고 참고하는것으로 우리의 담화를 묻어두리라는것을 약속한다.
조태준-각하가 서울에 오기전에 〈국회〉활동을 공산당계가 배후조종했다는 〈3월보고서〉가 발표되였다.
로이얄-나도 이미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다.
대통령은 범인들의 증언을 들면서 미군철거안은 좌익계의 지령에 따라 제기된 괴문서라고 지적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장관이다. 그러루한 괴문서에 고개를 꺼덕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진의를 알고싶다.
조태준-리승만의 말대로 하면 그 발기자로 나선 73명의 의원들이 다 공산당계로 된다.
그에 대한 지지률이 날을 따라 높아가고있는데 그렇게 단정짓는것은 무리이다…
로이얄은 이에 대하여 듣기만 하였다.
로이얄은 계속하여 리승만의 《북벌》이 정계에서 어느 정도 론의되고있는가고 물었다.
나는 《리승만의 〈북벌론〉이 아직 정계에서 론의된바가 없다. 최근 미군철거문제가 립법권에 정식으로 대두하자 이에 대치되는 〈북벌론〉이 떠오른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라면 나는 지난 반세기 반일항쟁으로 지친 이 나라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대답한다. 동족상잔은 결사반대한다.》고 하였다.
로이얄은 의사표명이 없이 고개를 끄덕이였을뿐이다.
로이얄과 김구의 일문일답:
로이얄-나는 미국출발에 앞서 귀하가 이 나라 정치의 상당한 부분을 대표하고있으며 자기의 목소리로 말하는 원로급인물이라는 말을 들었다. 미군철거설이 남조선 각계에서 제기되고 이것때문에 유격전이 벌어지고 최근에는 〈국회〉연단에서 법으로 고착될 상황에 이르렀는데 귀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구-그것은 민의를 대변했다고 보며 나도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있다.
외군철거는 우리 민족의 요구이기전에 미쏘당국자들과 유엔에서 결정한 문제이다.
쏘련은 지난해 자기 병사들을 다 데려갔는데 어째서 미군은 거액의 해외주둔비까지 탕진하면서 자기 무력을 주둔시키고있는가?
미국의 저의가 무척 수상하다.
로이얄-귀측당국의 요구이다. 리승만대통령은 미군만 끌어가면 통치체계가 무너질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미군주둔을 무기한 연장해줄것을 나에게 공식적으로 요청하였다.
김구-미국이 이 나라의 통치체계가 무너지든 말든 관여할바가 있는가. 그것은 남의 집안일이다. 항차 외군의 보호밑에서만 존재할수 있는 통치체계라면 미국이 구태여 끌어안고 지켜줄 가치가 있는가. 정말 삶은 소대가리 앙천대소할 노릇이다. 우리 국민은 완전독립국가를 요구한다. 미국은 리승만을 잘못알고있다. 리승만을 업고 춤추다가 더 커다란 함정에 빠져 발목이 부러지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나도 미국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볼 때 덕도 많이 본 사람이다.
로이얄-무쵸대사는 귀하를 만나는 기회에 정권에 대한 협조를 부탁해달라고 하였다. 정권참여를 통하여 귀하의 정치적구상을 보여주는것이 정정당당하지 않겠는가?
김구-하지중장도 여러번 그렇게 권고했다. 그런데 미국은 너무 아전인수격이다. 자기의 리해관계에 너무 집착하여 이 나라 국민의 지향과 요구를 무시하고있다. 이 문제부터 해결하여야 한다.
내가 미군철거를 정치권참여의 선결조건으로 제기한것은 이런 문제와도 직결되여있다. 그리고 내가 정치권에 들어서자면 당신이 방금 말한것처럼 자기의 정치적구상을 펼칠수 있는 정치풍토가 마련되여야 한다.
로이얄-그러한 정치풍토란 어떤 내용을 포괄하는가? 또 여하한 정치풍토도 당신들자신이 마련해야 할것이 아닌가?
김구-찍어놓고 말하면 대통령책임제를 내각책임제로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것이 골자다.
그런데 이 문제 역시 미국때문에 걸려있다. 맥아더가 리승만을 싸안고 이른바 맥아더헌법으로 이 나라의 정치의 기틀을 못박아 놓았다.
우리가 외세를 쫓아내야겠다고 들고나선 리유가 리해되는가?
미국은 리승만의 실력에 대한 잘못된 계산으로부터 커다란 정치적실책을 련발하여 이 나라의 국민을 흥분시키고있다.
리승만의 명은 길지 못하다. 천사람이 손가락질하면 병없이도 죽는다고 했거늘 리승만의 뒤통수에 주먹질하는 사람이 천에 만에 그치는줄 아는가?
로이얄-귀하의 고견에 대하여 무쵸와 맥아더, 워싱톤의 유관실무자들에게 전달할것을 약속한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난 다음 귀하를 다시 만나고싶다.
로이얄의 동향은 노불과 리승만에게도 빠짐없이 보고되였다.
리승만은 비서실에서 빨간 밑줄을 수많이 그어놓은 로이얄의 동향자료들을 읽을 때마다 말짱같이 뻗쳐오르는 울화를 자제할수 없어 이발을 뿌드득뿌드득 갈며 방안이 떠나갈듯이 고함을 치군 하였다.
《김구! 그놈의 사지를 찢어놓아, 당장!》
《로이얄! 네놈은 원동중시자들을 제껴버릴 명분을 얻어쥐자고 기여들었구나. 뭘 안다구 싸다니며 주제넘게 주절거리는거냐.》
《체면이고 뭐고 할게 없다. 로이얄이 이미 합의된 일정대로만 움직이도록 하고 한명의 외부인물도 만나지 못하도록 해라.》
리승만은 제놈의 비위에 거슬리게 움직이는 미륙군장관에 대하여 마구 욕설을 퍼부었다.
악에 받친 리승만은 이미 김구에 대한 암살작전을 준비하여온 제놈의 심복졸개 장택상과 포병사령관을 불러 김구를 암살할데 대한 최종명령을 내리였다.
리승만은 이에 대하여 노불과도 합의하였다.
노불의 설명을 들은 무쵸도 립장을 바꾸고 《조용히…》하고 한마디 했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