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인간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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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쵸는 요새 무척 바빴다.
매일 밤 자정에는 국무성이 불러내고 리승만이 전화로 찾고 노불이 들어와 하늘이 무너진다는 소리들만 끊임없이 전하였다. 《국가보안법》을 만들게 하여 리승만에게 서슬푸른 검을 안겨주는데 성공은 하였지만 미처 그 검을 뽑아들 틈이 없이 정세는 나날이 악화만 되여갔다.
제주도에 띤까지 갔다오게 하고 미고문단장까지 보냈는데 불은 여전히 치솟고있었다.
게다가 최능진쿠데타가 《국회》에서 강도높이 추궁된다고 한다.
노불의 관련설이 있어서 찾아서 따지고드니 아닌보살을 하면서도 자못 랑패스러워 하는걸 보니 노불이 끈을 쥐고있는게 틀림없는것 같다.
윤치영내무장관이 최능진과 300이 되는 쿠데타가담자들을 붙잡아놓고 당장 엄벌에 처하겠다는것을 노불이 나서서 겨우 막기는 했으나 그 배후를 들어내라고 정계와 언론이 콩튀듯 한다.
설상가상으로 오늘 아침에는 려수에서 끝내 련대가 들고일어나고 폭동군에 시민들까지 합쳐 급증하고있다는 긴급통보도 들어왔다. 5려단소속의 14련대가 제주도출동을 거부하여 드디여 폭동에 궐기하였는데 하지가 이 나라
군대를 믿을게 못된다고 하더니 그게 헛말이 아니였다.
《유엔조선위원단》도 점점 성화를 멕인다고 한다.
미군장기주둔요청안을 유엔총회에 내놓도록 준비하라고 하니 수리아대표는 반대하고 오스트랄리아대표는 본국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카나다대표도 검은 돈을 더 먹고싶어 그러는지 그냥 깝찐거리고 인디아대표는 이제야 미군이 물러가야지 엉뎅이 터져봐야 껑충 뛰겠느냐고 야료를 부린다고 한다. 영국대표까지 《5. 10단선》에 대하여 부정적태도를 취하면서 현 남조선의 정치적파국이 《5. 10단선》이 부정적으로 치러진데 있다면서 재검토할것을 주장한다고 한다.
서울에 오자바람으로 너무도 많은 도전들에 직면한 무쵸는 점차 자제력을 잃어갔다.
그의 살진 주먹코도 오똑하게 날이서기 시작했다.
외교관다운 신사연한 미소가 얼굴에서 사라져가고있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곱씹어 다짐을 두면서도 식전아침부터 자정이 지나도록 짜증스러운 일만이 덮쳐드니 화밖에 날게 없다.
《하지가 엉망진창을 해놓고 달아났단 말이야. 그놈자식은 도대체 세해나 서울에 틀고앉아 뭘했는가?》
그는 지금 오리털을 깔아놓은 쏘파에 깊숙이 몸을 묻고 군사관계자협의회에 참가할 사람들을 기다리며 불안에 잠겨있다가 까닭없이 치밀어오른 울화를 하지의 이름에 빗대여 터뜨려놓았다.
이윽고 서기의 안내를 받아 미군사령관 콜로와 노불이 들어서고 맥아더의 보좌관으로 있다가 최근에 군사고문단장으로 서울에 나타난 로버트가 문턱을 넘어섰다.
이어 국방고문인 하우스맨이 총리 겸 국방장관인 리범석과 총사령관 송호정을 앞세우고 들어왔다.
무쵸는 이 나라 체면과 여론을 타산하여 통치권인물들을 제 방에 불러다가 이 나라 국사를 론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것이라고 원칙을 세워놓고있었다.
그런데 최근 정황이 하도 복잡하니 그따위 원칙을 돌아볼 처지가 못되였다.
무쵸는 리범석을 자기 가까이에 오게 손짓을 하고는 모두 자리에 앉으라고 권했다.
《총리각하, 미안합니다. 찾아뵈워야겠는데 내가 사무실을 뜰 형편이 못되여 죄송스러운대로 오라고 했습니다.》
무쵸는 미안한 기색을 티끌만치도 보이지 않는 얼굴을 하고는 혀끝으로 말장난을 피워 량해를 구하였다. 일국의 총리라니 체면도 살려준다는 너그러운 아량을 보여준것이다.
리범석은 생콩을 씹은 상통을 해가지고 《뭐 지금 아래웃턱 가려서 일 볼 때 되였습니까.》하고 자기가 웃턱이라는것을 슬쩍 박아두면서 대범함을 보여주었다.
《시간을 끌게 없지요.》 무쵸는 리범석의 속말을 무시하듯 인차 기본문제를 내들었다.
《첫째는 최능진쿠데타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하며 무쵸는 이 문제에 한해서는 참가자들의 의견청취가 필요없다는 식으로 재빨리 자기의 립장을 밝혔다.
그는 리범석이 쿠데타진상을 파헤쳐 리승만의 볼기를 치고 싶어 안달이라는것을 노불로부터 이미 듣고있었던것이다.
《사건을 들쑤셔놓아야 리로울게 없습니다. 최능진과 기타 주요 인물들을 외국으로 추방해치우고 나머지는 〈국군〉에 편입시키는게 어떻습니까?
최능진일파는 그들대로 국권을 강화하여보려는 저들의 고민이 있으니 그쯤으로 끝내야겠습니다. 다음으로는 려수와 제주도문제… 참 골치아픈 일이요.》
무쵸는 정말 골치가 아픈지 손부리로 이마를 몇번 치고는 엽초를 꺼내 코날개를 벌름거리였다.
《제주도가 빨리 평정되여야 하는건데 려수까지 볶아대니 이제 서울까지 그 불찌가 튕겨오지 않겠습니까. 난 당신들의 이야기를 듣고싶습니다.》
리범석은 시꺼먼 턱수염이 꺼칠하게 내돋은 턱부리만 만지작거릴뿐이였다.
무쵸는 자기의 위협조의 질책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주는 그의 데면데면한 상통을 향해 눈을 찔 빨고는 불쾌한듯 송호정에게로 눈길을 옮겼다.
송호정이 대답을 요구하는 그의 지꿎은 눈길에 걸려들자 앉은 자리에서 한마디로 대답하였다.
《불이야 꺼지겠지요. 우리는 이번 기회에 전체 군부에 대한 숙군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숙군명단작성이 끝나가고있습니다.》
《그건 불 끈 뒤의 청소작업이지요. 지금 당장은 불을 꺼야 될게 아닙니까.》
무쵸는 주먹으로 책상을 도닥거리며 앞상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다 우거지상이다. 숙군으로 말하면 그것은 무쵸가 내놓은 제안이니 새롭게 들어둘 이야기도 아니다.
송호정도 자기앞에서 명백한 대답을 회피하는것 같았다.
현지의 권력자들에 대한 혐오와 환멸의 감정이 속에 부그그 괴여올랐다.
(이런 시라소니같은자들에게 권력을 맡겨주다니…)
그러나 무쵸는 터질것만 같은 부아통을 가까스로 다잡으며 말을 계속하였다.
《이 문제는 실제상 미국과 〈대한민국〉과의 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변수로 되고있습니다. 38선우에서는 총소리 한방 들리지 않는데 어째서 미군이 틀고앉은 아래집에서는 자꾸만 불집이 터지느냐고 야단입니다.
이런 나라에 미합중국이 국민의 돈주머니를 털어낸 공돈을 뿌려가며 미군을 주둔시키고 원조를 주는것이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워싱톤정계가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이제 제주도의 불티가 산지사방으로 날아가 당신들이 가까스로 세워놓은
〈대한민국〉이 그 불에 기둥이 타고 룡마루가 내려앉게 되겠는데 그래 이걸
미국대사가 일깨워주어야 할 일입니까. 난 당신들의 책임적인 대답을 바랍니다.》
무쵸가 저도 어쩔새없이 역증을 내다가 손수건으로 코안경우에 내밴 땀발을
지우는데 주둔군사령관 콜로소장이 상전의 비위를 거슬릴세라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아마도 턱을 쳐들고 입술을 내밀고 심술궂은 상을 해가지고 앉아있는 리범석에게서나 창밖의 어느 한점만 무표정한 눈길로 내다보는 송호정에게서는 다른 대답을 기대할수 없던 모양이였다.
기실 송호정은 입안에서 이런 소리만이 자꾸 맴돌았다.
《그따위 고양이 쥐 생각하듯 하지 말고 제발 네놈들모두가 제 소굴로 가달라. 이 나라는 이 나라 주인들에게 맡겨놓으면 제주도도 려수도 얌전해진다.》
콜로가 보고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자고 합니다. 새로운 평정부대를 보내려고 합니다. 이 부대는 제가 직접 지휘하며 미군도 다수 참가시키려 합니다. 현지에는 로버트단장을 파견하여 작전감독을 하려고 합니다. 제주도보다 현 단계에서 더 중시해야 할 지역은 려수의 군인폭동입니다. 지금 그곳에는 북조선식의 인민위원회가 조직되고 북조선기발이 집집마다 게양되여 있는 판입니다. 두개 련대의 폭동군에 현 거주민들이 상당하게 합류되여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당신의 건의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필요성이요? 콜로소장, 그 필요성은 내가 더 잘 알고있단 말이요. 난 군부가 세운 대책을 알고싶소. 사령관…》
무쵸가 콜로의 장황한 설명에 짜증이 나서 그의 가슴에 붙어있는 략장을 멸시어린 시선으로 쏘아보며 면박을 주었다.
콜로는 대사의 신경질에 당황하여 얼른 말을 이었다.
《총사령관을 사령관으로 하는 토벌대사령부를 신설하고 2, 3, 6련대를 려수쪽으로 긴급히 이동시켜 려수폭동군을 진압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이 작전에도 띤장군소속의 미군을 다수 동원시키며 〈토벌사령부〉의 작전감독은 하우스맨고문에게 일임하려고 합니다.》
《송호정총사령관도 알고있습니까?》
무쵸가 송호정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예, 알고있습니다. 사령부를 꾸릴 장교들을 입선하고있습니다.》
송호정이 뜨직뜨직 대답하였다.
《언제 출발할수 있겠습니까?》 콜로가 물었다.
《글쎄요. 제주도경험을 고려하여 이번에 내가 데리고갈 장교들은 잘 꾸려야 하겠습니다.》
송호정이 명백한 대답을 슬쩍 피해서는바람에 콜로는 골이 나서 재차 물었다.
《언제 출발할수 있겠습니까?》
《열흘후에는 려수방향에 진출할수 있습니다.》
《열흘이요? 열흘이면 남부지방은 물론 이 서울까지 북상하지 않을가요? 안됩니다. 그들이 지리산에서 활동하는 빨찌산과 련합될 때에는 더는 걷잡을수 없을겁니다.
그러니 불길이 더 오르기 전에… 사흘후에는 가야 합니다. 사흘!》
《사흘후에?… 그건 어렵습니다.》 송호정이 여전히 다부진 몸을 등받이에 떡 붙이고 앉아 단호하게 콜로의 말을 일축해 버리였다.
《송사령관! 사흘후에는 떠나야 합니다. 대사각하는 백악관의 위임을 받고있습니다.》
콜로가 다시 고압적으로 내리눌렀다.
《안되오. 난 파악이 있는 사람들로 사령부를 꾸려야겠습니다. 제주도처럼 되면 당신들이 책임지겠습니까? 백악관이 책임질수 있느냐 말이요.》
송호정이 이렇게 버티는데는 리유가 있었다.
이틀전에 송호정은 려수폭동의 진상을 정시명에게 보고하고 길철이까지 참가하여 금후대책을 협의하였다.
그들은 어떻게 하든지 시간을 얻어내서 려수항쟁군이 자기 대렬을 재정비하면서 지리산을 비롯한 남도의 산악으로 이동하게 도와주는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으로는 제주도에서 소환되여온 김정원과 한렬을 각각 최원기려단지휘부와 려수에 파견하여 폭동군지휘부와 련계를 가지도록 하고 차후 대책을 의논하도록 하였다.
폭동군이 차후 작전에로 넘어가자면 최소한 닷새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였다. 그래서 송호정은 준비기간을 열흘정도로 불러놓고 닷새로 합의를 따내려고 하였던것이다.
콜로가 또 뭐라고 한소리하려고 하자 송호정이 타협조로 나섰다.
《좋습니다. 닷새후에 우선 현지에 토벌부대가 도착하도록 명령을 주겠습니다.
토벌지휘부는 남도의 려단들에서 선발할데 대한 명령을 이미 하달하였는데 사흘후에 서울에 집결시켜 지휘체계를 확정하고 임무를 분담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언쟁에서 한발 비켜선 무쵸는 바쁜 생각을 하면 오늘이라도 당장 보냈으면 좋으련만 총사령관의 쇠붙이같이 단단해 보이는 몸에서 더는 군소리가 없는 단호한 결심을 느끼자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좋습니다.》하고 수그러들었다.
다들 일어나서 문을 나서는데 무쵸가 리범석을 다시 불러들였다.
《총리각하는 현 단계에서 개각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왕청같은 질문에 리범석은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무쵸의 말투에는 지금 리승만이 기도하고있는 행정부의 개각에 대한 비난이 어려있었다.
그러니 어쩌라는건가?
무쵸도 리범석의 곱지 않은 눈길에서 야릇한 반발을 느꼈으나 개의치 않고 다시 따지듯 물었다.
《총리의 솔직한 견해를 듣고싶습니다.》
정부개조란 원체 무쵸의 발기로 제기된것이였다. 서울에 와서 료해하여 보니 리승만의 권력을 보다 강하게 견제할수 있도록 새로운 인물들을 행정권에 밀어넣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던것이다. 이건 하지의 의견이기도 하였다.
무쵸는 이러한 맥락으로 《한민당》이 《국가보안법》을 지지해주며 리승만이 그 대가로 김성수계의 인물들을 대거등용하도록 조종하였다.
그런데 리승만은 김성수의 도움으로 《국가보안법》을 일단 통과시키자 김성수와의 약속은 파기해버리고 오히려 제놈의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반대파인물들을 행정부에서 제거하려고 하였다.
김성수는 리승만의 배신에 분격하여 자기 당은 불원한 장래에 야당으로 체질을 바꿀것이라고 리승만의 면전에서 선언해버렸다.
무쵸는 내각개조에 대한 자기의 제안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자 리승만에게 정부개각을 중지할것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식이 리승만은 이해 말에 개각을 기어코 강행하여 자기의 심복들로 주변에 성을 쌓고저 한다고 한다.
그래 무쵸는 리승만의 귀에 자기의 강경대응이 흘러들어가도록 간간히 신호를 보내군 한다.
리범석은 행정부안에서 리승만의 반대세력의 중심인물로 공인받고있는 자기에게 무쵸가 구태여 개각과 관련한 립장을 내놓으라고 하자 어이없어졌다.
리범석이 자신도 리승만으로부터 국방장관자리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계속 받고있다는것을 무쵸가 모르고있다는건가.
리범석은 무쵸가 그냥 코안경너머로 눈길을 보내오자 너털웃음으로 대답을 주어버렸다.
《그러면 왜 당신은 자기의 고유권한을 행사하지 않습니까?》
무쵸는 리범석의 너털웃음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그를 실력행사에로 고무하듯 부추기였다.
그러자 리범석은 웃음을 거두고 심술궂은 소리로 뻣뻣하게 대답하였다.
《대사각하, 당신들 미국이 그렇게 만들어놨지요. 당신들이 총리도 장관도 허수아비로 만들어놓은겁니다.
우리 정치라는건 경무대가 주관하는 경무대비서실정치입니다. 자, 나는 가보겠습니다. 한시간후에 군조직과 관련한 협의회가 있습니다.》
《가만, 한가지만 더… 당신들에게 이미 하지중장도 총사령관에 대한 의견을 준바가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갱질해야 되지 않을가요?》
《알았습니다. 이미 지금 그밑에서 참모장으로 있는 사람을 륙군참모총장으로 내세우도록 극동군사령부와 합의가 되여있습니다. 자, 그럼 안녕.》
리범석은 극동군사령부라는 말에 특별히 력점을 찍어 너의 손탁도 그다지 여무진것은 아니라는것을 슬쩍 강조해주었다.
리범석은 무쵸의 언행이 여러 사람들앞에서 일국의 총리를 대하는 례의가 없다고 심히 불쾌하였던지라 그에게 통쾌하게 홍두깨를 내밀고는 자못 기분이 떠서 대사관을 나섰다.
리범석이 나간뒤 무쵸는 그가 던지고 간 말을 곱씹어보면서 오래동안 쏘파에 앉아서 생각을 굴렸다.
리범석은 대통령중심제헌법을 겨냥해서 삐죽거리는것이다.
그건 확실히 미국의 하사품인것만은 틀림없다. 맥아더의 고집이 리승만을 우쭐하게 만들고 남조선정계의 혼란에 풀무질을 하 있다. 리승만은 이 무쵸가 현지의 총독이라는것도 모르는체 하고있다. 저 두상태기를 어떻게 해야 다스려낼가. 하지처럼 단근질만 해서는 매양 리승만의 광기만 부추길뿐이다.
리승만… 저 인간의 두 어깨에 미국이 발을 딛고 서있는것은 위험천만한 도박이다. 저 인간을 조용히 제거해버릴가…
문제는 맥아더의 후광을 받고있다는데 있다.
제거한다?… 리승만을 과녁으로 하는 제2의 최능진변란을 일으킨다면?…
무쵸는 코안경을 벗어쥐고 눈시울을 붙인채 생각을 거듭했다.
무쵸가 리승만을 제껴버려야 하겠다는 생각은 이 자리에서 싹 터 가지고 그가 서울대사로 남아있는 전기간 그냥 이어져갔다.
무쵸의 이러한 고민과 리승만과의 모순은 1952년에 있은 《에버레디사건》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당시 무쵸는 남조선의 통치권에서 최대로 고립되여 있으며 판문점회담을 결사반대하여 나선 리승만을 제거할데 대하여 미8군사령관이던 밴플리트와 협의하였다.
이리하여 리승만이 둥지를 틀고있던 부산에 《유엔군》주도의 계엄령을 선포한 후 리승만을 체포하고 잠정정부를 세울것을 골자로 하는 《에버레디》라고 명명한 작전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세 차례에 걸치는 백악관의 검토끝에 끝내 리승만을 대신할만 한 철저한 친미인물이 없다는 리유로 실현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계획은 리승만과 내통하고있던 씨아이씨계통을 통하여 리승만의 귀에 들어가 무쵸는 리승만과의 오래된 결투에서 패배하여 본국으로 소환되고 말았다.…
미국무성의 직통전화기가 야단을 부리는바람에 무쵸는 생각에서 깨여났다.
《좀 더 지켜보자…》
무쵸는 이렇게 골받이하는 무거운 생각들에 타협을 하며 쏘파에서 일어났다.
또 무슨 불호령이 내리겠는가.
낮시간에는 워싱톤에서 걸려오는 전화종소리만 들어도 으스스한게 기분이 좋지 않다. 워싱톤시간으로 한밤중에 걸어오는 전화라면 기뻐할 소식이란 없는것이다.
신임국무장관 애치슨의 맨드라미같은 이마빡을 생각하며 무쵸는 어정어정 전화기앞으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