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장  하지의 고백

5

이 시각 정시명은 전우들에게 마음의 탕개를 풀지 못한채 새로운 과업을 주고있었다.

…방심은 우리 사업에서 금물이다. 밝은 곳에서 패배한 놈들이니 어두운 곳으로 모략의 무대를 옮길수 있다.…

정시명은 이렇게 경종을 울렸다.

정시명의 예견은 맞아 떨어졌다. 김구가 서울을 떠났다는 보고를 입수한 하지는 세모진 주걱턱을 부들부들 떨다가 곧 자기 방에서 특별공작그루빠의 긴급회의를 열었다. 그는 관계인물들을 불러들이고 실컷 욕설을 퍼부은 다음에야 호프킹즈에게도 알렸다.

어제저녁에 김구의 저택을 경비대사관학교 학생들로 진을 치게 하자는 하지의 주장에 별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는 신사답게 그 조야스러운 짓에 관여하지 않는다는듯 일찌기 잠자리에 들었던 호프킹즈는 하지의 때아닌 호출에 불길한 예감부터 앞섰다.

하지의 방은 썰렁한 공기가 돌고있었다.

호프킹즈는 아직도 피곤이 실린 눈으로 자기를 묵묵히 맞고있는 그루빠성원들을 둘러보다가 노불에게 이르러 굳어졌다. 김구의 집울타리를 망나니들을 동원하여 포위하자는것은 저 노불의 발상이다. 명색이 그래도 정보국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있다는 작자가 겨우 내놓은 방안이 너무 치졸하고 무지막지한것이여서 처음에 호프킹즈는 너털웃음을 터뜨리였다.

그런데 그보다 더 기발한 수가 나오지 않자 호프킹즈는 저런 정치의 문외한들을 걷어안고 거사를 치르는 자기의 신세를 탄식하듯 이렇게 시들하게 대답을 주고말았다.

《당신 주패목이 이젠 다 거덜이 난것 같구려.》

그것은 그루빠에 망라된 하지를 비롯한 현지모사군들 모두를 대상한 그의 야유이기도 하였다.

그래도 돌아앉아 생각하니 복잡한 계교가 통하지않을 때는 우직한 힘내기로 막판승부를 겨루는것도 어쩌면 고급한 비법일지도 모른다는 자기 위안도 생겨 간밤에 홀로 위스키로 밸을 적시고는 일찍부터 침대에서 딩굴었던것이다.

호프킹즈는 하지가 권하는 가운데자리를 흘깃 바라보고는 뒤자리에 있는 푹신한 쏘파에 까치다리를 하고 앉았다.

《노불국장, 그럼 당신의 말부터 들어봅시다.》

노불이 호프킹즈의 눈길을 외면하다가 흠칫 놀라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나 간단하게 보고하였다.

《김구가 한시간전에 서울을 떠났습니다.》

《뭐요? 끝내?!》

《나머지인물들도 김구의 북상소식을 듣고 전부 북상길에 오른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는?…》

호프킹즈는 늙은이답지 않게 대뜸 승냥이눈처럼 번뜩이는 눈알을 굴려하지의 얼굴에 시선을 박으며 비명처럼 내질렀다.

《책임한계를 따질 때가 아니지요. 대책을 세워봅시다.》

하지는 성이 독같이 오른 이 마샬의 거만한 특사를 야릇한 눈길로 마주 쏘아보며 비웃듯이 저력있게 그의 말을 받아메쳤다. 그 어조에는 《샴팡에 군턱이 진 양복쟁이들도 용빼는 재주는 없구려.》하는 로골적인 조소와 적의가 풍기였다.

호프킹즈는 그 소리에 가까스로 분을 삭이며 앞상에 주런이 앉아 입을 다물고있는 사람들을 다시한번 모멸에 찬 눈길로 노려보고는 씹어뱉듯이 중얼거리였다.

《당신들은 이제는 그루빠에 더는 쓸모가 없소. 다들 물러가시오. 레코라우스씨만 남고…》

호프킹즈의 김빠진 넉두리에 특별공작그루빠성원들은 이 불편스러운 자리를 거두게 된것이 다행스러운듯 얼른 일어나서 도망치듯 방에서 나가버렸다.

휑뎅그레한 방안에 셋만이 남자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레코라우스씨, 유감스럽지만 이제는 당신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렇게는 되지 말아야 되는 일인데. 준비는 되였겠지요?》

호프킹즈는 며칠동안 그와 상종하면서 상대방의 인격에 자못 눌리우는바도 있어 정중하게 물었다.

《예, 〈결사대〉를 움직이겠습니다.》

《스무명이라 했던가?》

《스물넷입니다.》

《스물넷이라… 그 절반이라도 성공했으면 좋겠는데…》

호프킹즈가 혼자소리로 중얼거리자 레코라우스는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는 이미 호프킹즈의 방안에 따라 마지막예비안으로 미군첩보대소속의 악질반동들로 《결사대》라는 테로단을 조직하여놓고 파견준비를 완료하였다. 그놈들은 회의직전이나 회의기간에 해주, 평양을 비롯한 북반부지역에서 각각 1명의 대표들을 테로하며 이어 회의장을 비롯한 평양의 공공건물에 대한 방화, 폭발과 소요를 일으킬 임무를 받고있었다.

애초에 하지가 남측대표들을 몇사람이라도 38선이남지역에서 테로하여 대표들에게 겁을 주어 동요하게 하는것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으나 레코라우스가 강경하게 반대하였다.

그것은 어느모로 보나 미국의 위상을 어지럽히는것으로 되므로 거사는 북측지역에서 북측반체제인물들의 실력행사로 되게 해야 한다는것이였다. 호프킹즈도 지지하여 지금껏 사태발전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마지막기대를 걸어봅시다.》

호프킹즈는 퍼그나 침통한 어조로 말했다.

《결사대는 자기 임무를 수행할것입니다.》

호프킹즈는 쏘파에서 일어나다가 《하지사령관.》하고 여느때없이 은근하면서도 진중하게 불렀다.

《당신에게 내 한가지 경고할게 있소.》

그 소리에 하지의 눈빛이 차겁게 번뜩거렸다. 자기도 패자가 되여 쫓기워가는 주제에 무슨 당치 않는 훈시질이냐는 일종의 경멸감과 반발이였다.

호프킹즈는 그의 눈에서 번쩍거리는 적의를 간파하였으나 년장자답게 벌깃한 얼굴에 느슨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띠염띠염 자기의 립장을 표명하였다.

《다른게 아니고 당신들은 결코 김구나 김규식세력과 결투를 벌리는게 아닌것 같소.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그들의 그림자에 가리워있단 말이요.》

하지가 호프킹즈의 진지한 이야기에 눈빛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그건 당신께서 근거를 가지고 하시는 판단입니까?》

《아니, 근거는 없소. 륙감이요. 당신은 지금 이 나라에서 력사적인 대결의 상대역으로 되고있소.》

하지의 주걱턱이 부르르 떨리는것이 알렸다.

이 순간 하지는 한달전에 보내온 고등첩자 박헌영의 비밀보고가 생각났다.

박헌영은 하지하고만 련결되여있었다.

그놈은 이렇게 보고하여왔다.

《지금 서울에는 당신들과 맞선 자생적인 강력한 지하망이 움직이고있다. 그 중심에 정시명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 이상은 나도 모른다.》

그때 하지는 보고전문을 재털이에 태워버리며 랭소를 지었다.

(서울에 그런게 한두개라고…)

그런데 지금 호프킹즈가 일깨워준다.

우연한 일치인가.

아직은 하늘의 구름잡기다. 좀 더 두고보자.

하여튼 호프킹즈, 당신의 륙감이 대단하다. 늙으면 지혜로 산다고 했던가. 정시명이라?

그 어떤 유령이 자기의 목덜미를 끌어쥐고있는것 같다.

하지는 주먹을 으스러지게 틀어잡았다.

호프킹즈는 하지가 자기의 충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생각이 되자 개화장을 찾아들고 돌아섰다.

호프킹즈가 방에서 나가자 모략의 왕초들의 밀회는 끝났다.

레코라우스는 자기의 소굴로 돌아가자 인차 조태준을 앞세우고 인천앞바다에 있는 무인도로 향했다.

그는 조태준의 통역밑에 스물네명의 괴한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임무와 준비정형을 재확인하였다.

무장악당들은 해주와 평양으로 향한 기차간에서 한놈도 남김없이 일망타진되였다.

호프킹즈와 하지, 레코라우스는 비장한 심정으로 이 작전에 마지막기대를 걸고 회의가 끝날 때까지 38선이북지역을 넘겨다보면서 《폭동군중의 함성》이나 《불타는 도시》를 기다렸으나 총성 한방 들려오지 않았다.

남북련석회의가 마침내 평양에서 성대하게 열리고 민족분렬과 《단선단정》을 배격하는 결정이 북남정치인들의 우뢰같은 박수속에 채택된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과 리승만일파는 혁명력량과의 첨예한 대결에서 저들이 대참패하였다는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세계여론앞에서 단독선거의 명분은 자취를 감추어버렸고 미국의 추종세력은 보잘것 없는 세력으로 약화되였다.

평양에서 열린 북남정치인들의 공식적인 회합소식이 전해지자 미국무장관 마샬은 노발대발하며 호프킹즈에게 당장 워싱톤으로 돌아오라고 호통쳤다.

그리고 하지에게는 전화로 《중장, 당신은 패배자요. 당신은 어깨에 있는 별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있소. 당신은 우리모두를 난처하게 만들었소.》하고 투덜거리며 특별공작그루빠를 해산해버리라고 지시하였다.

하지는 특별공작그루빠를 제방에 불러들여 해산해버릴데 대한 국무성의 지시를 전달하고는 이렇게 마샬에게서 받은 모욕에 대한 분풀이를 하였다.

《우리는 대참패하였소. 나는 조선에서 오래동안 일해온 선교사들-당신들의 말만 듣고 정치를 하다가 거듭 실패만 하고있소.》

하지는 20세기 초에 조선에 건너왔던 선교사의 2세들인 노불과 월리암 등 이른바 《조선통》으로 자칭하는 제놈의 보좌관들을 노려보다가 문득 본스틸의 음침한 눈과 마주쳤다.

그도 서울에 와서 심리적압박감과 과로에 지쳐서 볼이 훌쭉해지고 낯색이 꺼칠해졌다.

하지는 자기를 쳐다보는 본스틸의 거만한 눈길에 조소와 야유의 빛이 언뜻 어려있는것을 포착하였다.

그걸 보자 애숭이대좌앞에서 그래도 백전로장이라는게 허둥거리는 꼴을 보인게 무안하고 후회가 났다.

(저 애숭이가 돌아가면 소문을 놓겠지. 하지가 서울에 가더니 정신분렬증에 걸린것 같다고… 흥, 네놈이 내 자리에 앉아봐라. 건방진 놈!》

그러나 지금 하지는 이때로부터 수십년이 지나 바로 저 애숭이가 주《한》미군사령관자리에 틀고앉아 수치와 치욕의 고배를 들이키며 분통을 터뜨리는 옛 사령관의 몰골을 그려보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있었다.

본스틸도 아직은 그 후날을 생각하지 못하고있다. 사람의 일이란 참으로 기기묘묘하다.

하지는 본스틸에게서 눈길을 거두고 억양을 눌러가지고 조용히 이야기를 끝내였다.

《당신들은 나와 백악관앞에서 참패의 책임을 함께 지게 될것이요. 당신들은 나의 군복무를 비참한 종말로 마치게 했소.》

이 정치적패배가 얼마나 크고 치명적이였던지 일리노이주립대학을 졸업한이래 《3성장군》이 될 때까지 승리와 무공만 세워왔다고 자화자찬하여 온 하지는 남조선에서 돌아간후 공식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실토하였다.

《미국은 조선사람들과의 대결에서 로카우드되였다. 그것은 일평생 내가 맡았던 일중에서 최대의 임무였고 최대의 실패였다. 조선사람들은 갓 쓰고 하늘소 타고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다.》

정시명은 련석회의가 열린 평양의 모란봉극장에서 울려퍼지는 우렁찬 만세의 환호성을 시중심으로부터 북쪽으로 멀리 떨어진 백운대의 다박솔밑에서 례영이, 안지생과 함께 라지오로 듣고있었다.

세상만방에 조선민족의 대단결과 통일에 대한 철석의 의지를 장엄하게 선언하시는 경애하는 김일성장군님의 친근한 육성을 접하는 정시명은 다함없는 흠모와 그리움에 사무쳐있었다.

(아, 장군님께서 얼마나 기쁘시여 대회장에 달려온 이 나라의 애국자들을 굽어보시랴!)

잊을수 없는 그 밤, 함박눈이 소담하게 내리던 그 밤에 다심한 정을 기울여주시던 그이의 모습이 사무쳐온다.

(장군님! 장군님의 애족애민의 높은 뜻이 드디여 민족대화합의 화원을 마련하였습니다.)

곡절많은 진창길을 용케 헤치고 마침내 장군님의 애국의 뜻에 심장에서 터져나오는 박수를 보내고있는 행복한 모습들이 한명한명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누구나 할것없이 가슴조이게 하는 사연들이 얽혀있다.

그 가지가지가 마치도 밀려드는 파도처럼 일시에 다가선다. 한숨과 눈물과 분노와 증오가 수없이 교차되면서 오늘의 행복에로 이어진 숨가쁜 낮과 밤들이 이제는 옛날옛적이 되였다. 시대의 가녁에서 헤매던 그네들이 마침내 겨레가 사랑하는 통일의 선각자가 되고 후세들앞에 부끄럼없는 자욱을 남기게 되였다.

력사의 걸림돌로 될번 했던 그네들의 이름이 장군님의 사랑의 빛발을 따라 통일년대기에 자랑스레 새겨지게 되였으니 얼마나 장한가. 얼마나 행복한가.

그대들을 축복하노라.…

아름다운 삶의 궤도에서 이제 더는 빛을 잃지 마시라.…

정시명의 얼굴에도 행복의 미소가 넘쳐흐른다. 온갖 시름이 다 가셔진 밝고도 깨끗한 미소였다.

만단사연 비낀 모습들이 물러가자 대회장에서 누구들보다도 감회와 긍지를 안고 승리의 환호성에 자기 목소리를 합치고있을 미더운 전우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전우들은 정시명을 평양으로 등을 떠밀었으나 초소를 떠날수 없었다. 평양에 가서 장군님을 뵈옵고싶은 마음은 불같았으나 놈들의 흉계가 예견되여 한없는 그 행복을 마다하는수밖에 없었던것이다.

김명호와 몇명의 동지들이 지휘부의 결정에 따라 소속된 정당의 대표자격으로 평양으로 떠나갔다.

거기에는 박정인도 끼여있었다.

지휘부모임에서는 박정인은 회의가 끝난뒤 평양에 눌러앉기로 결정이 되였다. 이 결정을 놓고 박정인이 노여워하기도 하고 나중에 성까지 냈지만 자신이 앞으로 지도부사업에 뜻하지 않게 부담거리로 될수 있다는것을 인식하자 접수하였다.

얼마전부터 검찰청의 부장검사 오제도의 부하들이 박정인의 주변에 촉수를 뻗치기 시작했던것이다. 그놈들은 박정인을 여러번 찾아와 고려상사의 세무관계와 수입과 지출정형을 따지고들었다. 그게 매우 수상쩍었다.

게다가 개성에서 올라온 보고에 의하면 만월동출장소책임자가 여러번 호출되여 심문을 받았다고 한다.

정시명은 이것이 박영수의 희생과 관련한 적들의 새로운 움직임이라고 판단하였다.

놈들이 박영수의 죽음과 다이야사건이며 화페사건을 하나의 수사선상에 세워놓고있다는것이 분명하였다.

그래 긴급모임에서는 이 문제를 심중히 검토하고 이번 기회에 박정인과 그의 가족을 전부 그의 고향마을에 보내기로 하였던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일단 락착 짓자 박정인은 자기의 집과 고려상사를 팔아넘긴 거액의 돈을 고스란히 《흥국상회》에 들여놓았다.

정시명이 그럴수는 없다고, 그중에서 일부를 금붙이로 전환시켜 내놓았으나 박정인은 그게 섭섭하다고 여간 노여워하지 않았다.

박정인일행이 김명호와 함께 떠날 때 민순임이 개성에까지 동행하였다가 눈물속에 헤여졌다.

민순임은 돌아와서 정시명에게 주씨부인이 엉엉 소리내여 통곡을 하고 박정인이 눈물을 쭈룩쭈룩 흘리던 이야기를 하면서 저도 쿨쩍쿨쩍 거리다가 며칠째 가슴이 쓰려서 밥도 드는둥마는둥하였다.

지금쯤은 마동열도 안우생과 함께 회의장에 가있을것이다. 어제 고대하던 마동열의 소식이 왔다. 안우생과 함께 타국에 거점을 꾸리고 국제적판도에서 통일지지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쟁에 착수했다는 소식이였다. 자기들도 련석회의를 취재하기 위하여 간다고 전해왔다.

례영이 이 소식을 듣자 너무 좋아 눈물을 펑펑 쏟았다. 기뻐 어쩔줄 몰라 하는 례영이를 더 기쁘게 해주고싶어 백운대에 데리고 왔는데 회의장에서 박수소리가 날 때면 선참으로 손벽을 친다.

또 다른 모습들이 다가온다.

려운형이다! 박영수다!

아! 아!… 순간 가슴이 미여지듯 아파온다.

눈부리가 홧홧 따가와온다.

그들이야말로 마땅히 이 남녘의 민심을 대표하여 당당히 저 대회장에 가야 할 사람들이다.

그네들이 지금 살아서 저 영광의 자리에 가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북남이 하나로 합쳐질 때까지 죽지 말자고, 오래오래 살자고 굳이 언약한 몽양…

애오라지 이 나라의 애국충신으로 사는것을 삶의 좌표로 곧추 세우고 제한몸을 통일제단에 바친 박영수, 정시명은 부지불식간에 가슴 한복판을 쩡- 가르며 치밀어오르는 통분과 아픔을 참아내느라고 주먹에 힘을 주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들은 자기의 붉은 피로 이 나라의 애국의 숲을 무성하게 하고 미국의 란도질로부터 그 숲을 지켜냈다.

그들이 흘린 피도 통일대업의 저 빛나는 승리에 력력히 어려있다.

그들은 죽지 않았다. 죽지 않을것이다. 영원히 죽지 않을것이다. 이 땅을 진감하는 저 통일찬가속에, 부강번영할 조국의 하나된 미래속에 그들이 흘린 피는 영원히 마르지 않고 맥맥히 흐를것이다.

또다시 라지오에서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그것은 통일은 이 나라의 생존방식이요 지상의 꿈이라는, 그 길에서 이 나라 사람들은 만복을 찾는다는 이 나라의 억척의 의지요 신념이다.

정시명은 박수를 쳤다.

례영이도 안지생도 눈굽에 구슬 같은 물방울을 반짝이며 기쁨에 넘쳐, 감격에 넘쳐 박수를 쳤다.

- 제2부 끝 -

 


 

 이전페지  차례  다음페지 
되돌이 목록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