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장 사람이 사람이라 불리우는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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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방에 들어선 다음에도 하지는 오랜 시간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다. 자기도 알지 못할 그 어떤 불안이 서서히 자기 주위를 배회하면서 죄여들고있는것 같다.
아니, 일을 하자. 내가 감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지. 하지는 곧 브라운의 권고대로 마샬을 찾았다.
마샬은 마침 자기 방에서 전화를 받았다. 마샬은 남북회담과 관련한 하지의 보고를 다 듣고나서 짤막히 지시하였다.
《철회시키시오. 그래야 하오. 그러되 불똥이 튀기 전에, 속히!…》
마샬이 걱정한 불똥은 그 이튿날부터 사처로 튀여나갔다.
《13정당협의회》에 망라된 정당들이 먼저 호응해나섰다.
이어 《한민당》을 제외한 남조선의 거의 모든 정당, 단체들이 따라섰다.
정시명은 서울과 지방조직들에서 수많은 대표단들을 김구와 김규식에게 보내여 그의 발기를 지지하고 격려하도록 하였다. 그를 지지하는 시위와 집회도 도처에서 련일 진행되였다. 김구와 김규식은 여기에서 힘을 얻어 꺼떡하지 않고 버티였다.
그런데 북반부에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것이 그들에게는 매우 념려스러웠다. 시간을 다투며 평양방송에 귀를 기울이였으나 평양은 자신들의 제의에 대하여 침묵으로 일관하고있었다.
이렇게 되자 미국과 리승만은 더욱 기가 뻗쳐 덤벼들었다.
하지의 고문들이 련이어 김구, 김규식을 방문하여 《보라, 당신들의 남북회담론은 하나의 웃음거리가 되였다. 당신들은 대세를 분별할줄도 모르는 정치적문맹자들이다. 둥지털어 알 얻어먹자던 노릇이 당신들을 정치적고아로 되게 하였다.》고 야유와 조소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남북회담주장을 취소하라고 공갈하였다.
미군정청은 《한민당》정치부장이였던 리승만의 심복 장덕수의 피살사건에 김구를 관련시켜 법정에까지 호출하면서 그를 회유하고 강박하였다.
김구와 김규식은 미국놈들이 이처럼 무례하게 나오자 북반부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지만 민심의 열화같은 지지에 편승하여 더욱 강력히 남북회담을 주장해나섰다. 찰나에 그들이 배심을 가지도록 안지생이 정시명의 지시밑에 필요한 전술적문제들을 통보해주었다.
… 미국놈들이 차후에 어찌할수 없도록 더 깊숙이 함정을 파자. 더 소리를 높이고 미국의 손발을 얽어매자. …
《그러면 그렇지!》
김구는 무릎을 쳤다. 그는 자신심을 가지고 더욱 소리를 높였다.
3월 23일, 김규식과 안재홍은 《민족자주련맹》의 이름으로 다시금 남북협상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그 다음날 김구도 《한독당》의 이름으로 자기의 주장을 거듭 제창해나섰다. 그러면서 이를 각방으로 훼방하고 압력을 가해오고있는 미군정청을 은근히 공격하였다.
그들은 서울시내와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련일 강연회에 출연하기도 하고 신문지상에 담화도 발표하면서 자기들의 초지를 끝까지 관철해나갈것이라고 결의해나섰다.
사태가 고조되여 가자 정시명은 그들의 측근에 남북회담의 성사를 위해서는 쏘미량군을 최단 기간내에 철수시키며 정치범들을 전원석방시키고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며 《유엔조선림시위원단》을 즉각 몰아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기하였다. 이것이 선행되여야 남북회담이 성사될수 있으니 우선 이 문제에 대한 대책부터 세우라는것이다.
측근세력들중에서 미국과 련결되여있는자들은 기다린듯이 이것이 좌익세력이 남북회담을 접수하지 않으려는 의사표명이라고 김구에게 들이댔다.
김구는 그에 대하여 동의를 표시하고 출판물들에 공개하도록 하였다. 이것은 이미 김구가 안지생을 통하여 정시명과 약조가 되여있는 문제였다.
정황은 빠른 속도로 급변하였다. 이것은 남조선정계뿐아니라 미국놈들에게도 협상상대방이 남조선의 좌익세력을 통해 남북회담을 원치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온것으로 해석되게 하였던것이다.
이렇게 되자 하지는 조성된 정세를 유리하게 리용하기 위하여 재빨리 태도를 바꾸었다.
그는 자신이 직접 김구와 김규식을 방문하여 남북협상론을 반대한 제놈들의 행동을 《사죄》하였다. 그리고 출판보도기관들을 통하여 제놈들도 남북협상에 관심이 큰것처럼 떠들기 시작하였다. 한수 더 떠서 《유엔조선림시위원단》을 통하여 남북회담을 북에 정식 제안하도록 하였다. 정시명이 짜놓은 각본대로 미국놈들은 정시명조직이 파놓은 함정에 마구 덤벼들었다.
놈들은 오히려 자기들이 남북회담을 위해 할수 있는 모든 편의를 보장할것이며 38선으로의 대표들의 무사송환과 귀환을 담보할것이라고 성명까지 내놓았다. 그리고는 북측이 남북회담에 무성의하다고 공격하여나섰다.
정시명은 미국놈들이 실컷 떠들도록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대세의 흐름만 묵묵히 지켜보았다.
김구, 김규식도 회심의 미소를 짓고있었다.
사태는 예측대로 모든것이 맞물려 돌아갔다. 날자가 바뀌여가자 미국놈들이 새로운 립장표명을 준비하고있다는 자료가 들어왔다.
그놈들은 김구를 계속 찾아와서는 남북회담주장을 더 높이라고 충동질을 하였다. 한편으로는 가까운 시일안에 김구와 김규식이 남북협상에 대한 북측의 무성의로 하여 《단선단정》을 지지할수밖에 없게 되였다는 취지의 성명을 준비하도록 설득시키느라 열을 올렸다.
드디여 낚시는 든든히 물린것 같았다. 미끼는 목구멍을 넘어갔다. 뱉아버리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그러나 아무일에서나 기회가 있는 법이니 미끼를 문 고기는 제때에 들어내야 한다. 제아무리 요사스러운 미국놈들이라 할지라도 이미 엎지른 물은 퍼담을수 없을것이며 깊숙이 빠져든 함정에서 솟아나지 못할것이다.
드디여 평양에서는 력사적인 북조선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제26차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김일성장군님의 제의에 의하여 남북제정당, 사회단체대표자련석회의를 평양에서 열며 회의에 남조선의 정치인들을 초대할데 대한 결정이 회의참가자들의 우뢰같은 박수속에 채택되였다.
그 우뢰같은 박수소리는 남북삼천리에 메아리쳐갔다.
삽시에 강토는 불도가니처럼 통일열기로 끓어번졌다. 완전독립의 감격스러운 서광은 산천에도 비껴들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비껴들었다. 남조선전역 그 어디에서도 그 희망찬 소식으로 술렁거리고 모여앉으면 바야흐로 눈앞에 성큼 다가선 통일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이제 평양에서 정치인들이 모여앉아 민족분렬을 막을 방책을 론하고 통일정부를 세운다. 그러면 국토는 다시 합쳐지고 겨레는 다시 모여살게 된다.》
그것은 참으로 민족이 일일천추로 바라던 꿈이요, 애국의 지사들이 피의 결전장에서 쓰러지면서도 부르짖던 한이였다.
《됐다!》
정시명도 그 소식에 접하자 환성을 올렸다. 반공세에로 넘어갈수 있게 된것이다.
남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은 외계와 완전히 격페되여있는 대전려관의 7층 10호실에도 날아들었다.
이날 점심에 밥을 날라온 려관접대원처녀가 지금 거리에 남북회담이 열리게 되고 통일이 인차 된다는 소문이 짜하게 돌고있다며 기뻐 어쩔줄 몰라 하였던것이다.
그 소식에 접한 박영수는 대뜸 두눈굽에 물기가 핑 돌았다.
(아, 드디여 남과 북이 하나로 합쳐지는구나. 삼천만의 소원이 풀리게 되였구나!)
박영수는 아직도 시큰거리는 다리를 끌며 부풀어오르는 감격을 안고 방안을 거닐었다. 소리쳐 만세라도 한바탕 웨치고싶었다.
그의 눈앞에는 통일의 날을 믿어 기약없는 리별의 길에 오른 마동열이와 례영의 얼굴부터 떠올랐다.
(아, 얼마나 좋아할가. 이젠 그들도 다시 모여 새살림을 펴겠구나.)
얼마전에 산전막에서 헤여졌던 로인의 얼굴도 그려졌다.
(아바이, 드디여 아바이 한도 풀리게 되였습니다. 백성이 잘 사는 통일의 그날이 오고있습니다.)
이제 그도 산에서 듣고 내려올 차비를 하고있을것이다. 이제 더는 불타버린 산전막을 다시 지으려고 하지 않을것이다.
빨찌산녀대장 리점분의 고운 얼굴도 그려졌다. 일제시기부터 산에서 무장을 들고 싸워온 슬기롭고 담찬 그 빨찌산의 녀걸도 이 소식을 들었을것이다.
야, 그도 평생의 소원을 풀고 자식들과 단란한 보금자리를 펴겠구나. 자기는 아직도 총쏘는 재주보다 떡 빚는 재주가 더 좋고 더 재미있다며 곱게 웃던 그 얼굴이 그립다.
정선생님도 돌아가시겠구나. 나도 아버님을 모시고 안주로 돌아가야겠다.
아, 청천강, 청천강아, 네가 보고싶구나. 이제 너를 찾아가련다. 네 맑은 물에 잠겨 물장구치던 그 시절의 친구들과 함께 고기도 낚으며 실컷 헤염부터 치련다.
아, 통일! 통일이 온다! 드디여 오는구나! …
박영수는 창문틀을 으스러지게 틀어잡고 두볼에 이랑을 지어 줄줄 내리는 눈물을 의식하지 못하며 열에 떠서 나직히 부르짖었다.
그의 혼자소리는 려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끊어졌다. 세명의 경찰놈들이 들어왔다.
《과장님, 이젠 일어나셨군요. 그동안 좀 생각하셨습니까? 이젠 좀 말해볼가요. 제가 도경찰청의 수사과장이올시다.》
레스링선수처럼 목이 밭고 이마가 좁으며 몸통이 항아리처럼 가로 퍼진 놈이 이렇게 빈정거리듯 자기 소개를 하며 걸상에 앉았다. 다른 두놈도 걸상을 끌어다가 그놈의 뒤에 앉았다.
《난 뭐 더 생각할게 없어요. … 난 사실 …》
《랍치되였다, 그 말씀인가요? 그러지 마세요. 당신 두루 알아보니 부자집에서 쌀알도 골라 먹으며 자라난 책상물림의 선비라는데 뻗치면 얼마나 뻗치겠소. … 좋아요. 이제 우리 함께 동물원구경이나 해봅시다. 좀 머리통에 열이 나게 한다음 이야기를 나눠요. 어때요?》하며 그놈은 졸개들에게 턱질을 하였다.
한놈이 바깥에 나가 세수물을 떠오고 또 한놈은 그의 양복을 가지고왔다.
박영수는 얼굴을 씻은 다음 옷을 입었다. 그놈들의 부추김을 받으며 천천히 려관계단을 내렸다.
《동물원에 간다고요? 대전에 무슨 동물원이 있소?》
《아, 있습죠. 희한한 동물원입죠.》
졸개놈이 히물거리였다.
그들을 태운 차는 대전시내를 벗어나서 교외를 한참 달리다가 담장을 높이 두른 우중충한 건물앞에서 멈춰섰다. 여기저기에 경찰보초들이 서있다. 자세히 보니 담장우에는 고압전기선까지 둘러쳤다.
《여긴 일본고등계형사들이 광복운동자들을 취급하던 곳이요. 지금은 통일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모셔다가 노래가락을 달리 부르게 하는 〈별장마을〉이지요.》
수사과장놈이 앙바틈한 목우에 붙어있는 땅호박같은 상통을 흔들며 웃지도 않고 주절거리였다.
《당신을 아직은 여기까지 모시고싶지 않소. 그저 당신에게 이집 손님들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 구경시키고싶어 데려왔소. 이제 자기 노래를 바꾸겠는가, 아니면 기어이 지옥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겠는가, 이건 이제 구경을 한 다음 당신의 선택권에 맡겨두려고 하오. 자, 들어갑시다.》
그놈은 앞장에 서서 척 문을 열고 지하실로 내려갔다.
지하실의 복도문앞에 서있던 경찰놈이 부동의 자세로 경례를 하고는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기다린듯 호령소리, 비명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는데 순식간에 박영수의 가슴을 얼어붙게 하였다. 박영수는 귀를 막고싶었으나 이발을 사려물고 참아냈다.
첫방에 들어섰다. 거기서는 그 어느 영화에서나 보았던 무서운 광경이 펼쳐져있었다.
공중에 허리를 묶인 사람이 나무토막처럼 매달려있는데 형리가 그의 턱에 가스등불을 갖다대고있었다. 방안에는 살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박영수는 당장에 속이 메슥메슥해오고 아래다리가 후들후들거리였다.
《빨찌산의 공작대원이요. 아마 불고기냄새를 더 맡고나면 정신이 들거요.》
수사과장의 소리다.
《대라! 어서 대라! 누구와 만났는가?》형리가 소리를 질렀다.
《몰라. 모른다.》
그 사람이 몸을 꿈틀거리며 악에 치받쳐 부르짖었다.
《자, 다음방으로 갈가요.》
수사과장이 입가에 얄궂은 웃음을 띄우고 방을 나섰다. 박영수는 눈을 감고있다가 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도망치듯 방을 나섰다. 잠시사이에 온몸이 비지땀에 즐벅하게 젖었다.
수사과장을 따라 다음방에 들어서니 거기서는 한 사나이를 가운데 세워놓고 여러놈이 웃통을 벗고 마구 란타질을 한다. 그들이 들어서자 행패질을 멈추고 보고한다.
《어제 잡았습니다. 부산데모때 악질로 나섰다가 도망쳐온 놈입니다.》
《계속해!》
수사과장이 턱질을 하자 또 그놈들은 사나이에게 달려들었다.
놈들은 주먹과 발로 사타구니와 배허벅을 차고 면상을 갈겨댔다. 한놈은 악악 소리를 내지르며 가죽채찍으로 목만 후려친다. 그때마다 피와 살점이 물어뜯기우는것만 같았다.
박영수의 부어오른 얼굴은 삽시에 죽은듯 새하얗게 질리였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수사과장놈이 그 눈앞에 바싹 상통을 갖다대고 느물거리였다.
《뭘 그러시오. 눈을 크게 뜨고 잘 봐두시오. 저쯤한걸 가지고 심장이 콩알만 해져서야 그게 무슨 사내요.》
그 웃는 흉물이 어디선가 보았던것 같다.
괴물… 악마…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살았다는 그 악마가 저렇게 웃었지.
… 악마가 아니고서야 저 무서운 참경앞에서 웃을수 있는가. 악마다!
《좋아. 다음방으로…》
박영수는 더는 발을 옮길 힘이 없었다. 창졸간에 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그는 자기를 지탱할 기력마저 없어져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싶었다. 그가 비틀거리자 수사과장이 또 히물거리며 그의 팔을 잡고 끌고갔다.
다음 방문이 열리자 녀자의 새된 비명이 튀여나왔다.
그 방에는 전신을 실오리 하나없이 홀딱 벗기운 녀인이 서너놈의 경찰놈들에게 폭행을 당하고있었다.
야만들은 그 녀자의 음부에 두홉들이 술병을 틀어박으며 시시닥거린다. 멍이 들고 피가 흐르는 녀인의 젖가슴을 보는 순간 박영수는 피가 꺼꾸로 솟구쳐 부르짖었다.
《이 야만의 무리들아! 너희들은 사람이냐, 짐승이냐?》
《과장님, 말씀 삼가하세요. 저년은 대구에서 온 체네인데 공로가 큰 우리 친구들을 넷이나 술집에 유혹하여다가 제꼈단 말이유. 저쯤이야 살인에 비하면 너무 재미나는 유희가 아닐가요.》
수사과장놈이 다시 히물거린다. 정말 그것은 웃음이 아니라 야만의 발광이다.
《자, 다음방에… 유쾌한 오락물은 그만 봅시다.》
《안 가겠소. 더는 안 가겠소!》
박영수는 자리에 무너져내리며 숨을 헐떡거리였다. 이제 또 저런 미치광이들의 란무를 본다면 정말 자기도 미칠것만 같았다.
《가야 합니다, 과장님.》
수사과장의 조폭해보이던 얼굴이 더 험악해졌다.
그러나 박영수는 고개를 떨군채 덜덜 떨면서 애원하듯 말했다.
《차라리 날 여기서 죽여주오. 난 더는 못 가겠소, 못 가겠소.》
《여, 이 어른을 5호실로 안내해. 너따위 골방샌님주제에 통일이야? 어랍쇼! 야, 뭘 해?》
수사과장이 이죽거리다가 꽥 소리지르자 녀자앞에서 너털거리던 패당들중에서 한놈이 달려와서 박영수의 허리를 두팔로 우악스럽게 감아안고 다음방으로 질질 끌고갔다.
그 방에서는 몸집이 좋은 한 사나이가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이마와 가슴, 팔다리에 문어의 흡반과도 같은것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저 어른은 남로당계의 대전지구 케이대두목이요.》
케이대란 남로당이 우익계의 테로에 대처하여 조직한 반테로무장조직이였다. 그들은 좌익인물들을 마구잡이로 끌어다가 고문하고 학살하는 우익악질반동들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임무를 수행하고있었다. 남로당안에는 《인민해방군》을 비롯한 여러갈래의 군사조직들이 활동하고있었다.
《저 사람이 입에 한근짜리 추를 매달아놓은것 같지만 저 의자에 오르면 쉽게 열릴거요. 뭐 묵비권을 쓴다나. 안될걸. 저건 전기고문의자라는거요. 현대 문명이 창조한 첨단기계이지. 저 사람은 이제 정신착란에 빠지게 되고 몇초만 지나면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을거요. 어, 시작!》
호령이 떨어지자 안락의자앞에 마주 앉은 놈이 《하나!》하고 구령을 쳤다.
그러자 붕- 하고 전류가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형틀에 꽁꽁 묶이운 사나이가 몸을 떨었다.
《둘!》 전류의 소리가 더 커졌다. 사나이가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셋!》 그러자 사나이는 몸을 벌떡벌떡거리며 악- 악- 소리를 냈다. 온 방안이 떠나갈듯 한 아우성이였다. 그때마다 박영수도 몸을 흠칫흠칫거리였다.
온몸이 완전히 녹초가 되고말았다.
《어때, 셋이야 셋. …》
또다시 빈정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박영수는 더는 견디여내지 못하고 뒤로 벌렁 넘어졌다.
한놈이 까무러친 그를 보고나서 《졸도했습니다.》하고 보고하였다.
《흥, 일은 끝났어. 차에 내다 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