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해발을 안다
3
평양에 갔던 마동열은 동지달도 다 지나가는 세밑에야 서울에 나타났다. 마동열은 정시명을 만나자 둘러멘 괴나리보짐을 풀지 않고 《선생님! 김일성장군님께서 기다리십니다.》하고 감격에 넘쳐 부르짖었다.
이날로 그들은 자리를 떴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하여 정시명은 림인석을 불러 고향에 가서 가족도 데려오고 흥국상회의 적자를 메울 자금도 융통하기 위해 자리를 뜬다고 일러두었다. 사실 흥국상회나 다른 위장거점들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 기업초기부터 적자를 내고있었다.
개성에서 렬차에서 내린 두사람은 산발을 탔다. 다리가 성큼한 마동열이도 걸음이 빠르지만 정시명이도 걸음발이 빨랐다. 오랜 나날 적후를 무시로 넘나든 그는 아직도 하루밤에 200리는 쉽게 내대군 한다.
그날중으로 38°분계선을 넘은 그들은 평산군 읍소재지를 통과하다가 보안서원들에게 단속되였다.
정시명과 마동열을 만나 잠시 취조를 하고난 보안서장은 보안서창고에 가두라고 하였다. 보온장치가 없는 창고안은 꽁꽁 얼어있었다.
마동열은 군보안서장에게 이분은 중대한 임무를 받은 동지이니 도에다가 정향동지의 도착을 알려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나 남조선에서 장사거래로 들어오는 장사치들과 그들속에 끼여오는 테로분자들을 많이 대상하여온 보안서장은 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
창고안에서 언밥을 받아먹으며 이틀을 보낸 마동열은 정시명의 안전을 책임진 자기의 직분을 다하지 못한것으로 하여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자기의 실책으로 귀중한 걸음을 지체시키고있는것이였다. 그렇다고 자초지종을 알려줄수도 없어 시간이 흐를수록 답답하기만 했다.
마침내 마동열은 보초가 아침밥을 창고안에 들여오는 기회에 그를 강다짐으로 창고안에 붙잡아 놓고 분통을 터뜨리였다.
《동무, 지금 동무들이 무슨 죄를 짓고있는지 아는가?》
보초병이 마동열의 드센 손아귀에 덜미를 잡힌채 버둥거렸다.
정시명이 엄하게 나무랬다.
《무슨 짓이요? 당장 내보내시오. 자기 임무를 수행하도록 빨리!… 동무, 안되였소.》
《안됩니다. 선생님의 신변은 제가 책임지고있습니다.》
마동열이 시커먼 눈섭을 우로 쳐들고 그 큰 눈을 데룩거리자 보초병도 오금이 저린듯 정시명이만 쳐다보았다. 그는 보안서에서 보초병이 없어졌다고 소동을 부릴 때까지 보초병을 묶어둘 심산으로 창고문까지 닫아버렸다.
《마동무, 언제부터 이렇게 거칠어졌소. 조국의 품에 안겼는데 조국의 법을 따라야지.》
《글쎄 안됩니다. 저도 자기 임무를 수행하여야 하겠습니다.》
평소에 정시명의 지시를 아무리 쓰더라도 무겁게 받아들이던 마동열이 이번에는 그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동열이, 그러지 말아, 그러지 말라구. 내나 동무나 이국살이가 몸에 밴 사람들이지. 쫓겨다니며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온 우리가 아니요. 수모를 받아도 어데다 고소한번 해볼데가 없던 우리들이지. 그런데… 이보라구. 난 지금 오히려 가슴안이 훈훈해. 내 조국에도 이런 엄한 법이 있구나, 나라의 존엄을 해치는 놈들을 징벌하는 법도가 내 조국에도 서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얼마나 장한 일이요. 우리 조국에도 인민의 법, 나라의 엄한 법이 있단 말이요. 내보내라구. 난 얼지 않아.》
나직하게 마동열의 성을 가라앉혀주듯 달래이는 정시명의 목소리는 의외로 갈려있었다. 마동열이도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왔다. 그제야 속이 다소 풀려 보초병을 슬그머니 내보냈다.
보초병이 나간지 얼마 안되여 보안서장이 나타났다.
《내 방으로 갑시다.》
말투가 달라지고 바라보는 눈초리도 달라졌다. 보초병이 방금 창고안에서 겪은 일을 다 보고하였던것이다.
보안서장은 난로우에서 펄펄 끓고있는 주전자물을 고뿌에 따라 그들에게 권하며 물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어떻게 된 일이라니, 내 말하지 않았소. 도보안서에는 보고했소?》
마동열이 다시 격해서 왕붓눈섭을 무섭게 꿈틀거리며 소리를 쳤다.
《보고했는데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서장동무, 도보안서장을 다시 찾아주오. 그리고 정시명이 왔다고 하시오.》
정시명이 말했다.
정시명이라는 소리에 마동열의 눈이 둥그래졌다.
정시명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담으며 마동열에게 더 말을 꺼내지 말라는듯 손을 가벼이 저었다.
잠시후 전화가 나왔다. 서장이 마동열에게 전화를 바꾸었다.
《오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정시명동지가 거기에 계십니까?》
《예. 2일동안 창고안에 갇혀있다가 방금 풀려나왔습니다.》
마동열이 아직도 분이 내려 가지 않아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뭐라구요? 창고에 계셨단 말입니까? 서장을 바꿔주시오.》
도보안서장이 마동열의 이야기에 대번에 성이 독같이 올라서 전화를 빨리 바꿔달라고 독촉하였다.
정시명은 서장이 받으려는 전화를 받아들고 조용한 어조로 전화를 받았다.
《정시명이 전화를 받습니다. 이곳 서장동무를 나무라지 마시오. 그 동무는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였을뿐입니다. 페를 끼쳐 미안합니다.》
도보안서장은 량해를 구하고는 인차 자동차를 보내주겠다고 하였다. 서장이 아침식사를 차려오겠다고 부산을 떨며 자리를 뜨자 마동열이 물었다.
《정시명이란 또 뭡니까?》
《내 진짜 이름이 정시명이라오. 김일성장군님께서는 나를 그렇게 알고 계실거요.》
마동열이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는지 머리를 기웃거렸다. 벌써 몇년세월 혈붙이처럼 가까이 지내왔어도 정향으로 알고있었던것이다. 때에 따라 륜파나 박계동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정시명이란 금시초문이다.
마동열이 다시 고지식한 천성그대로 선한 웃음을 지으며 《에, 모를 일이군…》하자 정시명은 마동열의 주먹코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주고는 빙그레 웃었다.
… 자동차가 평산읍에서 벗어나 어느 오붓한 산골마을에 잡아들 때였다.
정시명이 자동차를 세우게 하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두팔을 가슴우에 올리고 감개가 어린 눈으로 추녀낮은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과 동네를 오붓이 감싸고있는 뒤산을 점도록 둘러보았다. 그는 신작로에서 벗어나 우측 산기슭에로 걸음을 옮기며 자그마한 옹달샘앞에 이르러 마동열을 불렀다.
《동열이, 이리 오라구.》
새하얀 조가비가 샘터바닥과 둘레에 촘촘히 박혀있고 정갈한 샘물우에 자그마한 조롱박이 동동 떠있는데 길손들을 생각하는 다심한 손길이 한눈에 안겨왔다.
정시명은 이윽토록 옹달샘을 내려다보다가 조롱박에 물을 떠서 기갈증을 만난 사람처럼 단숨에 쭉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소리내여 웃으며 마동열의 앞으로 조롱박을 내밀었다.
《정말 청산의 정화수요. 아, 가슴이 쩡 열리누만. 동열이도 마셔보라구.》
마동열은 감개무량한 빛이 어린 정시명의 류달리 밝은 얼굴을 새삼스럽게 쳐다보면서도 자기가 지금 그의 고향마을, 정시명이 어린시절 즐겨 땀을 들이던 고향의 잊지 못할 옹달샘에 서있다는것을 꿈에도 생각할수 없었다.
《에, 차다. 이발이 부러지겠군.》
마동열은 한모금 마시다가 이발을 떡떡 쫗으며 엄살을 부렸다.
그러나 마동열의 말은 듣는둥마는둥 정시명은 여전히 하염없는 눈으로 고향마을을 둘러보았다.
(고향아, 너는 변함이 없구나. 너를 다시 찾으려고 내 수십만리 혈전장을 헤쳐 이제야 네품에 안겼구나.
고향아, 나의 사랑아. 내가 왔다. 아들이 돌아왔다.)
정시명은 가슴가득히 차드는 환희와 격정을 지그시 누르며 속으로 이렇게 속삭이였다.
어떤 농가에서는 늦아침을 하는지 이제야 희고 살진 연기가 모락모락 피여오른다. 마을앞의 방뚝에 높이 솟아있는 미루나무웃초리에는 예나 다름없이 까치둥지가 있는데 가지마다 까치들이 달리여 맑은 청으로 깍깍 우짖는다. 뒤산의 솔숲도 여전히 푸르고 싱싱하다. 어느 부지런한 이웃이 벌써 황소에 연장을 메워 밭으로 나서는지 몇집 건너 앞길에서 소방울소리가 딸랑딸랑거리고 이어 소영각소리가 흐뭇하게 들려왔다. 소방울소리, 소방울소리. 참으로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여무진 소방울소리다.
정시명의 얼굴에 미소가 함뿍 어리였다. 고향의 정다운 향취가 물씬 풍겨온다. 느닷없이 멀리 흘러가버린 시절이 떠오른다. 방울소리 딸랑거리며 꼴짐 한단 베가지고 소등때기에 장수처럼 틀스럽게 앉아 동구길에 들어서던 그 시절이 어제였던가 싶다.
(그 시절의 친구들도 이제는 다들 할아버지라는 말을 듣게 되겠구나. 세월이란 참…)
《정향선생님!》
마동열이 저먼저 자동차로 향하며 불렀다.
그제야 고향의 정다운 풍경에 넋이 빠진 정시명이 애틋한 추억에서 벗어나 마동열을 따라섰다.
자동차는 다시 속도를 높여 마을 한복판을 질러간 신작로를 따라 해주로 향하였다.
마을의 조무래기들이 《발바리차》를 구경하느라고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애들이 다치겠소. 천천히…》
나직이 부탁하는 정시명의 어조에도 형언할수 없는 감회와 애무가 어려있었다.
해주에서는 목이 밭고 몸통이 실하게 생긴 도보안서장 리진수가 다시금 정중하게 사과하였다. 그는 며칠전에 경애하는 김일성장군님으로부터 서울에서 정시명이라는 동지가 찾아올것이라는 말씀을 받았는데 방금전에 도착보고를 올리였다고 하였다.
평산보안서에서 그들이 겪은 일을 보고받으신 장군님께서는 귀한 손님을 문전박대해서 미안하게 되였다고 하시면서 해주에 도착하면 우선 푹 쉬우라고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정시명은 한시바삐 평양으로 가고싶었으나 장군님의 지시라고 리진수가 한사코 팔소매를 잡아끄는 바람에 해주려관에 갔다. 그들은 며칠동안 언 창고에서 밤을 설치여온지라 푹신한 명주이불을 덮고 눕자 이내 녹초가 되여 잠에 곯아떨어졌다. 점심무렵에 리진수가 점심식사를 차려놓고 찾아와서야 깨여났다. 식사를 마치고 리진수가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싶어하자 마동열은 시내구경을 잠간 하고 오겠노라고 자리를 떴다.
그들이 려관앞마당에 있는 나무걸상에 자리를 잡는데 아까 려관식당에 들어설 때부터 정시명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기웃거리던 백발의 로인이 그들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여보게, 내 한가지 임자한테 물어볼게 있는데……》
보안서장이 정시명의 앞을 막아서며 《로인장, 무슨 일이십니까?》하고 물었다.
《아, 거 난 어르신에게 묻는게 아니웨다. … 자네 혹 주상고을 정씨집안의 둘째가 아닌가?》
그 소리에 정시명이 와뜰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아버님! 옳습니다. 제가 시명이올시다.》
정시명이 로인앞으로 나서며 나직이 부르짖었다. 틀림없는 고향마을의 로인이였다. 아버지를 동갑이라 부르며 자주 마실을 오던 일이 생각났다. 고향마을의 늙은이를 보니 일시에 그리운 모습들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어느 한시도 잊은적 없던 그리운 얼굴들이였다.
《옳거니!… 자네가 이렇게 살아있다니…》
로인이 정시명의 두손을 감아쥐고는 그의 얼굴을 새새 뜯어보며 장탄식을 한다.
《허허. 이렇게 눈이 시퍼래 있는데… 보름전에 자네 상을 크게 치뤘지… 원 꿈같다구야. 자네가 살아오다니. 세상에 참 이런 희한한 일도 있구나.》
《저의 상이라뇨?》
《이런 참, 산 사람을 놓고 해마다 꼬바기 제사를 지내오다니… 자네 정말 둘째가 맞기는 맞는가?》
로인이 탄식을 할만도 하였다. 정시명의 집에서는 그때까지 정시명을 저 세상사람으로 치부하고있었다. 왜놈들이 《6. 10만세사건》이후 정시명을 체포하지 못하자 그의 집을 찾아가서 아들이 압록강을 건느다가 잡혔는데 평양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그해 동지달 보름날에 옥사했다고 거짓통보를 했던것이다. 정시명을 잡지 못한 앙갚음을 이렇게 비렬한 방법으로 하였다. 그 소식을 듣고 정시명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은채 다시 깨여나지 못하고 집에서는 해마다 동지달 보름이면 정시명의 제사를 지내군 하였다.
로인은 정시명이 고향에 아직 가지 못했다고 하자 자기도 이제 해주에서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니 함께 가겠노라고 했다. 정시명이 난처해하는것을 눈치차린 리진수가 대신 나서서 이분이 지금 평양에 긴한 일이 있어 들렸다오니 그리 알아달라고 량해를 구했다. 그 소리에 로인이 기가 차다는듯 혀를 끌끌 차며 정시명을 새된 소리로 꾸짖었다.
《자네 거 무슨 소리인고. 아무리 긴한 일이 있기로서니 인륜보다 더 귀한게 어데 있단 말인고. 그러면 못써!》
《로인님! 로인님!》
로인이 기가 나서 려관앞마당이 떠들썩하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리진수는 제가 바빠맞아서 로인의 말허리를 끊고 진정시키느라고 했다.
《허어… 랑패일세, 랑패일세.》
로인이 연해연방 채수염을 흔들다가 고개를 돌리고 우두커니 서있는 정시명을 흘겨보고는 팔을 활활 내저으며 려관마당을 나선다.
정시명이 급히 따라나가서 로인의 두손목을 따뜻이 잡고 부탁했다.
《로인님, 죄송합니다. 저의 아버님께 인차 둘째가 돌아온다고 여쭈어주십시오.》
로인은 물기가 핑하니 돌고있는 정시명의 눈굽을 잠시토록 여겨보다가 말없이 고개만 주억거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중얼거렸다.
《불효로다. 불효로다, 손끝으로 키워 대처에 내놓고 오만시름에 백발이 됐은즉 아래웃턱을 모르는 불효가 돼서 왔구나.》
정시명은 로인이 저 멀리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일줄 몰랐다. 로인이 가늘게 내던 혼자소리가 그 무슨 갈퀴가 돼서 가슴을 빡빡 훑어내리는것만 같았다.
(불효라…)
그는 속으로 나직이 받아외웠다. 그 말이 시퍼런 도끼날이 되여 면상에 곧바로 날아드는것 같다. 거기에 대꾸할 말이 없다. 무슨 변명을 한단 말이냐. 그런데 이제 난 또 저 로인장의 말대로 오만시름에 백발이 된 부모님을 가까이에서 모시지 못하고 다시 슬하를 멀리 떠나게 된다.
(불효라.)
정시명은 너무도 억이 막혀 몸의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로인이 스스럼없이 뱉고간 말이 마음의 마지막버팀줄을 썩뚝 잘라버린것이다. 쓰라린 충격에 눈앞이 어찔해와서 정시명은 고개를 푹 꺾었다.
리진수가 실없는 말을 푼수없이 남기고 떠난 로인을 마뜩잖은 눈찌로 쏘아보다가 정시명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자 얼른 다가와서 그의 허리를 붙잡았다.
《너무, 너무 괴로와마십시오. 촌늙은이의 주책머리없는 소리인데…》
《아, 일없습니다. 일없습니다. 로인님의 말이 주책머리없는게 아닙니다.》
《저 로인을 정말 알아보시겠습니까?》
《그럼요. 우리 부친의 친구되는분입니다.》
리진수가 정시명에게서 평산군 주상리가 고향이라는것을 확인하자 혼자 소리로 중얼거리였다.
《집에 잠간이라도 들려오실걸… 로인님이 화낼만도 합니다. 이걸 어떻게 한다?…》
그는 얼른 운전사를 불러 로인을 평산군 주상리까지 모셔다주라고 지시하였다. 그렇게라도 정시명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고싶었던것이다.
운전사가 이내 승용차를 몰고 로인을 따라갔다. 생각지 않던 호강을 하게 된 로인이 좀 너누룩해져가지고 운전사에게 물었다.
《거 자네 주인장같은분은 누구신데?》
《예. 도보안서장동지입니다.》
《도보안서장? 저런! 그럼 우리 주상고을 둘째는?》
로인은 무엇인가 비범한 일에 맞다든것 같은 생각에 저도모르게 정씨집 둘째를 주상고을 둘째라고 자랑스럽게 불렀다.
《글쎄요. 아마도 큰일을 하시는분인가 봅니다. 우리 서장동지 웃분같습니다.》
《옳거니!…》
그제야 로인이 무릎을 치며 안색이 바뀌여졌다.
《그 둘째가 워낙 어릴적부터 고을의 자랑이였다네. 어, 이 내 무슨 로망이람.》
로인은 연신 탄식을 하며 승용차운전사에게 차를 더 세괃게 몰아달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