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기강에서의 낚시질

                                     

                                                             백 학 림

 

1939년 9월 올기강변 밀림속에 있을 때였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명령에 따라 우리 경위중대와 일부 후방성원들은 그곳에서 전체 부대에 요구되는 동복제작을 비롯한 겨울나이준비를 하고있었다.

군복을 만드는족족 감쪽같이 관하부대들에 수송한 다음 경제모연공작으로 데려왔던 지주 류통사의 동생도 돌려보내고난 어느날이였다.

이른아침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나를 부르시더니 바늘을 몇개 얻어오라고 말씀하시였다.

나는 무엇을 꿰매시려고 그러시나 하여 《무엇을 꿰매시렵니까? 제가 하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아니, 어서 얻어오시오.》

그이께서는 재촉하듯 말씀하시였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를 모르고 지시하는대로 바늘 몇개를 얻어다드리였다.

그이께서는 솜으로 그 바늘을 말아 거기에다 성냥을 그어대시였다.

솜이 타면서 바늘이 새빨갛게 달았다.

바늘이 식어 쇠가 물러진 다음 끝에다 민지를 일구시였다. 그리고는 그것을 묘하게 휘여 낚시를 만드시고 그것을 다시 달군 다음 물에 담가 쇠를 강하게 하시였다. 나는 낚시를 만드시는 그이의 솜씨에 그만 경탄할수밖에 없었다.

준비가 다 되자 그이께서는 나더러 따라오라고 하시며 강가로 먼저 내려가시였다.

이른 가을의 밀림속 아침공기는 맑고도 시원하였다.

안개낀 계곡에서는 구슬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강복판을 향하여 깔린 반석우에 자리를 잡으시더니 낚시질을 시작하시였다.

《이크, 큰놈이로구나!》

그이께서는 이렇게 기뻐하시며 펄펄 뛰는 산천어를 낚아내시였다. 그이께서는 계속하여 여러 마리를 낚으시였다.

그런데 그이께서 드리운 낚시가까이에 있는 나의 낚시에는 영 고기가 물리지 않았다.

벌써 그이께서는 여러 마리째 낚고계시는데 한마리도 잡지 못한 나는 슬그머니 속이 달아났다.

자리가 나쁜게라고 생각한 나는 강 아래우로 오르내리며 자리를 찾다가 그이께서 계신 곳 가까이에 가서 또다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나의 낚시에는 고기가 물리지 않았다. 나는 여기저기 빈 낚시를 덤벙거리기만 하였다.

나의 이런 안절부절하는 모양을 보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낚시질에도 묘득이 있소. 묘득이란 고기의 성질을 알고 그 성질을 리용해서 잡는 법을 말하는것이요. 옛날사람의 말에도 군사를 잘 쓰는 장수는 적을 잘 알고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소. 지금 우리가 일제를 치는데도 바로 그렇소. 적의 병력, 무장상태와 전술을 잘 알고 적의 장점과 약점도 잘 알고 우리의 력량을 잘 타산해야 싸워서 이길수 있소. 낚시질도 바로 그렇소.

잡으려는 고기가 어떤 성질을 가지고있고 어떤 곬으로 다니고 어떤데 은신해있고 어떤것을 잘 무는지 모르고는 고기를 낚을수 없소.

그이께서는 내가 아직 산천어의 성질을 모른다고 하시면서 산천어의 성질과 낚는 법을 자세히 말씀하여주시였다.

산천어를 낚을 때는 깊은 곳에 낚시를 넣지 말고 느린 물과 빠른 물사이나 돌짬같은데 넣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과연 그 말씀대로 하니까 인차 고기가 물리기 시작하였다. 한마리, 두마리 련속적으로 낚아내느라니 여간 기분이 좋고 재미가 있는것이 아니였다.

나는 제법 낚시질의 진미를 알기나 한것처럼 《이런 재미로 낚시질을 하시는구만요.》 하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동무도 이제야 낚시질맛을 안것 같군. 그러나 낚시질을 좋아하는것은 고기를 잡는 재미때문만은 아니요. 고기잡는 재미도 있지만 그만 못지 않는 다른 재미도 있소. 례하면 시인이 낚시질하면서 글귀를 생각하며 발명가가 낚시를 드리우고 풀리지 않는 문제를 푸는 재미란 고기잡는 재미보다 결코 못지 않다고들 하오. 이런 사람들은 고기잡는 재미보다 더 깊은 맛을 아는 사람들이요.

동무도 낚시를 드리우고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면 문제가 곧잘 풀려나온다는것을 알것이요.

이 말씀을 듣자 나는 그이의 깊은 심중을 깨닫지 못했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잠시 생각하여보았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낚시질하실 때만이라도 잠시 쉬시는가 하였더니 이런 시각에도 혁명을 위하여 깊은 생각을 하시는게로구나!)

그렇게 생각하고보니 과연 그이께서는 낚시줄이 드리워진 수면을 주시하시며 무슨 깊은 생각에 잠기신것 같았다.

《아마 아직도 류통사동생이 가닿지 못했겠지?》

그이께서는 나를 돌아보시며 이렇게 문득 물어보시고는 곧 내가 대답할 사이도 없이 《일제놈들이 고발을 받으면 벌의 둥지를 뚜져놓은것 같이 될거야.》하고 자신의 물음에 대답하듯 말씀하시였다.

나는 그때에야 비로소 그이께서 방금까지 바로 경제모연공작으로 데려왔던 류통사의 동생을 놓아준 다음에 놈들이 어떻게 나올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고계신다는것을 짐작하게 되였다.

바로 낚시줄을 드리우고 한가한듯 앉아계시던 그 순간에도 그이께서는 원쑤들이 어떻게 나올것이며 얼마만 한 병력을 끌어가지고 언제쯤이면 여기까지 올것인가, 그놈들을 어떻게 막고 어떻게 칠것인가 하는 전술을 짜고계시였던것이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낚시질을 언제나 이렇게 사색을 더욱 심화시키는데 리용하시였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그만하고 가자고 하시며 낚시터에서 일어서시였다. 그날밤에도 그이께서는 대원들과 함께 잡아온 고기로 식사를 하시고는 오락회를 열고 대원들과 한자리에서 즐겁게 지내시였다.

수많은 적들이 숨이 턱에 닿아서 우리에게로 쳐들어오고있으리라는데 대하여서는 생각조차 안하시는듯 하였다.

나는 그이의 이런 모습을 보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벌써 놈들에게 골탕을 먹일 묘책을 다 세우신가부다.)

과연 그 이튿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행군명령을 내리시였다. 우리는 그이의 말씀대로 종이 한장, 발싸개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건사해가지고 밀영을 떠났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안도현 3도구쪽으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우리들이 다 빠져나간 다음에야 올기강밀영에 당도한 수백명의 왜적들은 또다시 헛물을 켠데 약이 올라서 빈 자리에 불을 지르고 돌아갔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다른 때는 더 말할것도 없거니와 낚시질을 하시면서까지 이렇게 전략전술에 대한 구상을 짜시였다.

그러기에 우리 대원들은 그이께서 낚시질을 하시면 또 무슨 큰 수가 나리라는것을 생각하고 미리 기뻐하기까지 하였다.

그 이듬해인 1940년 8월 소할바령회의후 묘령골짜기에 나오시여서 그이께서 낚시질을 하실 때에도 그러했다는것을 나는 다른 동무에게서 들은적이 있다.

그때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경위중대의 일부 인원만 데리고계시였다. 적들이 이 기미를 알고 대병력으로 급히 추격하여왔었다. 경위중대동무들은 그이를 따라 강행군을 하여 적을 얼마간 떨구었다는것이다.

이렇게 당장 적들이 뒤꼬리를 물고드는 급한 정황이니 낚시질 같은것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일이였다.

그런데 그이께서는 강가에 이르자 휴식명령을 내리시고 전문섭, 리을설동무들을 데리고 낚시질을 떠나시였다.

대원들은 처음엔 어리둥절했으나 다음순간 모두 마음을 놓았다.

《사령관동지께서 낚시질을 하시는것을 보니 정황은 펴인것이 분명하오.》

모두 이렇게 말하며 마음을 푹 놓고 휴식하였다.

이윽하여 대원들은 혼곤히 잠들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바로 이것을 예측하시고 낚시질을 하신것 같다.

강행군으로 오래 잠을 못잤지만 대원들은 긴장되여 있었으므로 그저 휴식명령만 내려서는 잠들수 없었던것이다.

대원들이 한잠 푹 잤을 때에야 그이께서는 낚시터에서 돌아오시며 《그만하면 좀 피로가 풀렸을테니 이제는 또 가봅시다.》라고 말씀하시며 서둘지 않고 행군대렬을 정돈하고 다시 떠나시였다.

그런데 10리도 못가서 그이께서는 다시 휴식명령을 내리시였다.

그래서 대원들은 《천막을 치랍니까?》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이께서는 《천막은 무슨 천막을 치겠소. 앞에 있는 저 바위틈이 시원할것 같은데 저기서 쉬면서 힘을 돋구어가지고 왜적들을 멋지게 딸구어봅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모두 바위틈에 들어가서 휴식하게 하시였다.

바위는 길을 향하여 깎아지른듯 솟아있는데 그밑에 앉으니 길에서는 보이지 않아 아주 훌륭한 은페소로 되였던 모양이다.

얼마 있지 않아 우리 동무들이 오던 길로 수백명의 적들이 밀려왔으나 적들은 우리가 있는것을 알지 못하고 그저 지나가더라는것이다.

《벌써 30리는 갔을텐데 빨리 추격하라.》

일제장교놈이 이렇게 조급하게 독촉을 하면서 숨이 턱에 닿아 헐떡거리며 앞길을 지나가던 모습을 동무들은 흉내까지 내였었다.

이때에야 대원들은 비로소 위대한 수령님께서 정황이 급한 속에서도 태연자약하게 낚시질을 하시면서 적들을 따돌릴 묘책을 면밀히 세우시였다는것을 알았다고 한다.

추격하는 적들을 감쪽같이 지나쳐보낼 생각을 하신 그이께서는 행군하면서도 적당한 은페소를 찾으시다가 마침내 큰 바위틈을 발견하시고 그곳에 대원들을 숨기였던것이다.

모든 정황을 깊이 생각해볼수록 이것은 과연 기묘한 전술이였다. 제아무리 간악하고 교활한 일제놈들이였지만 대적이 뒤따르는 10리길옆에 숨어서 쉬리라고는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적의 력량과 놈들이 추격하여 오는 거리, 시간 등을 정확히 타산하시였을뿐만아니라 놈들이 조급해서 덤벼날치는 심리상태까지 속속들이 꿰뚫어보시고 이런 묘한 전술을 쓰시였던것이다.

놈들이 지나간 다음 그이께서는 《이제는 천막을 치고 숙영준비를 하시오.》라고 지시하시였다고 한다.

우리 동무들은 그곳에다 천막을 치고 편안히 숙영을 한 후 다시 행군을 계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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