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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을 일으킨 도노의 꾀는 귀신이 곡할만큼 째여있었다.

비류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부여자객들을 상인으로 꾸며 왕궁에 들여보낸다. 임금을 시해하고 소동을 일으킨다. 이를 기화로 임금을 구원하고 왕궁을 지키기 위해서 동부대가가 군사를 이끌고 궁성에 들어간다. 임금은 죽고 소동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군사를 들이밀어 궁성을 차지한다. 자객들을 잡는다는 구실을 대고 임금의 측근들을 잡아없앤다. 나라에는 임금이 한시도 없어서는 안되니 동부대가를 임금으로 되게 한다. 허수아비이긴 하지만 도노에게는 그런 허수아비가 더 좋다.

한편 부여태자에게 미리 알려 군사를 이끌고 비류국경에 와 기다리다가 도노가 반란에서 성공하면 이른바 불의를 친다는, 함부로 반란을 일으켜 임금을 죽인 비류의 역적들을 없앤다는 명분을 내걸고 비류에 입성한다. 실태를 알아보고 순추를 눈감아주고 천하에 새 비류가 섰다는걸 알린다. 이렇게 되면 비류를 도와준다고 부여의 군사들을 끌어들인 부여에 대해서 세상이 시비하지 못할것이며 부여는 부여대로 비류를 자기들의 앞잡이로 만들수 있는것이다.

순추는 차츰 죽여버릴것이고 잘하면 부여의 대소태자를 주물러서 비류는 도노의 차지가 될것이다.

식은 죽 먹기다.

그러나 그 의의는 실로 크다.

이 땅의 판세가 달라지는것이다.

짜임새는 이렇게 기가 막힌데 세상일이 다 그러하듯 뜻대로 되지 않았다.

뭐니뭐니해도 임금을 죽이지 못했다. 꼭 죽여야 되는건데 놓쳐버렸다. 도노에게 이것은 큰일이다. 멋모르는 순추는 그까짓거 잘됐수다 하지만 절대로 그런것이 아니다.

이번 반란의 첫째가는 목적은 임금을 갈아치우자는것이다. 무능하고 고구려에 기울어질수 있는 임금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왕궁이나 차지했다고 해서 순추는 일이 다된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다. 송양이 살아있으면 이번 거사의 뒤가 길어지고 자칫하면 실패할수 있다.

이것은 이번 일의 운명과 닿아있는 문제다.

송양을 죽이지 못한것도 그렇지만 버들을 놓친것도 도노에게는 복통이 터질노릇이다. 원래는 임금과 버들을 다같이 죽였어야 했다. 그런데 자객으로 들여보냈던 놈들의 말에 따른다면 어처구니없기 짝이 없다. 난다긴다 하는 사내들이 버들 하나 당하지 못해 모두 죽었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도노는 얼빠진 소리라고 믿지 않았으나 버들이 역시 보기와는 다르게 만만치 않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도노의 예측은 늘 나무랄데 없다. 도노는 원래부터 버들이 자기에게는 염통에 박힌 가시가 될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건 무슨 근거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순수 자기의 륙감에 의한것이였다. 그래서 이번 거사에 임금과 함께 버들을 죽여야 한다는걸 단단히 못박아두었었다. 그런데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버들에게 자객이라는것들이 죽었다.

버들을 그냥 놔두고서는 설사 임금인 송양을 죽인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수 없다. 버들이 아비죽은 복수를 하겠다고 나서면 그거야말로 우중이다. 녀자가 한번 독한 마음을 먹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을 그닥 믿지 않지만 버들은 능히 그럴수 있다고 도노는 생각했다.

이번 자객사건만 해도 그렇다. 열에 아홉 실지 버들이 그런 무예를 지니고있다면 누구누구해도 도노의 목숨이 위태롭다.

무예로 이기고지는것이 두려운게 아니라 소리없이, 밤낮 가리지 않고 노리는 그 눈초리와 결심이 무서운것이다. 그런 적수가 달리면 일찌감치 손을 들거나 차라리 죽어버리는게 낫다. 어디서, 어느때인지 모르게 자기를 노리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고야 어떻게 산단 말인가? 사람이 어떻게 한시도 맘을 놓지 못하고 살겠는가?

빈달구지 굴러가는 소리가 요란하다고 도노는 겉으로 큰일칠듯이 법석 떠드는 무리들을 우습게 알았다. 무서운건 소리없이 속으로 품고있는것이다. 그렇게 보면 버들은 도노를 속태우려고 세상에 난 악귀같은 녀자다.

송양의 일, 버들의 일 그리고 다른 일들을 다 모아 따져보아도 왕궁이나 차지하고 흥타령부를수 없다. 그건 죽음이다.

그리하여 도노는 순추에게 빨리 송양이 있는 곳을 알아내여 들이쳐야 한다고 볶아댔다.

순추는 도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는 어서 자기가 임금이 되고싶어하였다.

약속하지 않았나? 왜 임금되게 안하나? 날 임금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 딴전 펴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그렇다고 말하라, 뭐 이런 투였다.

도노로서는 속상한노릇이였다.

이 망울없는 눈깔아, 고막없는 귀구멍아!

돼지야, 밥통아!

도노는 품놓고 순추를 얼려야 했다.

아이들 자지는 얼려서나 보지, 다 큰 이 어른을 어이하면 알아듣게 한단 말인가?

《정 그렇게 내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마음대로 하오. 이게 뭐 아이들 놀음이요, 뭐요? 까딱 잘못하면 나나 당신이나 목숨이 왔다갔다 한단 말이요, 목숨이… 알겠소? 마음대로 하오, 마음대로…》

겁은 또 많다. 순추는 못생긴 얼굴에 돼지웃음을 그려붙이고 함지만 한 궁둥이에 개꼬리를 달았다.

《도노대부님, 거 뭐 계집애들처럼 패뜩패뜩하면서 그러시오이까? 대부님 말대로 합시다, 하자구요! 누가 하지 말자고 했소이까? 그랬다가는 큰일나겠소이다. 내 말은, 내가 임금이 된 다음에도 늦지 않다 그 말씀이오이다.》

《여보시오, 순추나리! 임금이 되는게 뭐 그리 바빠서 그러오? 밥 먹고 국 먹고 다 순차가 있는거요. 임금 만드는 일이 그리 헐한게 아니요. 글쎄 당신이 물 한그릇 떠놓고 홑바지 입고 임금이 되겠다고 한다면 당장이라도 할수 있소. 하지만 그렇게야 할수 없지 않소? 품이 들어야 해요, 품이! 그런데 지금 언제 그런걸 할새 있소? 송양이 죽지 않았는데 무슨 배심으로 그의 임금자리 타고앉겠다는거요?》

답답한건 도노였다.

미리감치 그런 리치를 알기 쉽게 깨우쳐주었다면 령리한 순추가 어찌 못 알아들었을리오?

순추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였다.

《알겠소이다. 알겠소이다. 나도 그러자고 했소이다. 대부님이 자꾸 마가을 해낮에 콩꼬투리 튀듯 하니 그렇지…》

도노는 입을 하 벌렸다.

이게 어떻게 생겨먹은 숟가락꼭지귀신인가?

하여튼 그리하여 일이 바로돼가는것 같다. 송양이 어디로 갔는지 찾기 시작하고 군사들을 차렷시켰다. 순추는 보기엔 그래도 한번 뛴다더라 하니 무서운데가 있었다.

오래지 않아 송양이 서부로 갔다는게 알려지자 순추는 앞장서서 군사들을 내몰았다.

슬픈 일이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류의 임금이였고 지금도 임금인 송양을 죽이겠다고 다름아닌 비류의 군사들이 산과 들을 덮으며 서부로 밀려들었다.

무엇때문에 임금을 죽여야 하는지, 지금 무슨짓을 하고있으며 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번지겠는지 누가 안단 말인가?

군사들에게는 그따위 아리숭한 생각이 필요없다. 거치장스러울뿐이다. 군사는 오로지 군령에 따라 죽고 군령에 따라 살뿐이였다. 비류의 군사는 무슨 대가요, 대부요 하는 사람들의 손에 쥐여진 몽둥이였다.

 

마리는 주몽의 부름을 받았다.

《몸은 어떤가?》

《좋소이다.》

주몽은 마리의 상처자리들을 더듬어보았다.

《앞으로 각별히 조심해야겠네.》

《고맙소이다.》

주몽은 마리에게 비류의 형편에 대해 말하였다.

거무가 며칠전에 하던 말이 틀림없었다.

비류는 저희들끼리 싸우는 전쟁마당으로 변했다.

비류의 서부에서 임금과 버들, 소나와 부위염, 서부대가를 한편으로 하고 도노와 동부대가 순추를 한편으로 하는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은 치렬했다. 수적으로나 기세로 임금편이 몰리고있었다.

송양은 고구려에 원병을 청했다.

주몽은 비류의 형편을 이야기하고 말을 이었다.

《스쳐지날수 없는건 부여다. 부여태자 대소가 군사들을 거느리고 비류국경에 와있다. 이틀전에 건건이와 묵거가 대소에게 가는 도노의 밀사를 잡았는데 도노는 때가 되였으니 부여의 군사가 비류에 들어와달라고 했다. 도노의 밀사를 건건이네가 잡았기망정이지 큰일날번 했다. 비류의 집안싸움에 속이 검은 부여가 끼여들면 송양임금이 견디지 못한다. 가뜩이나 도노, 순추가 비류의 군사들을 거의다 쥐고있는데다 부여군사들까지 합치면 어떻게 되겠는가? 나는 비류의 원병에 대해서 깊이 생각했다. 우리 고구려는 비류의 일을 강건너 불보듯 할수 없다. 일단 비류의 임금이 우리 고구려에 원병을 청한것만큼 우리는 힘껏 도와야 한다. 우리들의 뜻이나 의리로 봐도 그렇고 인정으로 봐도 그렇다. 나는 비류에 가는 고구려의 원병을 마리에게 맡기려고 한다.》

《믿음에 보답하겠소이다.》

구도의 군사들을 주력으로 하는 고구려의 원병을 거느린 마리는 주몽에게 령을 받은 그날로 떠났다.

두 나라 지경에서 비수가 기다리고있었다.

마리는 비수에게서 정황을 들었다.

송양을 맞아들인 서부대가는 곧 순추의 군사들과 맞섰다. 그러나 싸움이 어려웠다. 다행히 고구려에서 돌아오던 부위염의 군사들이 합세하여 버티여내지만 날이 갈수록 어려워졌다. 아무리 경군이라고 하더라도 부위염의 군사들은 고구려에서 적지 않게 군력을 허비하여 지쳐있었다. 군사들의 사기도 높지 못했다. 고구려에서 겨우 살아오기 바쁘게 다시 싸움에 말려들었으니 그럴만도 하였다. 이에 기세가 오른 순추는 다 먹은 떡이라고 달려들었다. 비류는 어려워졌다.

마리는 고구려군이 비류의 서부로 가서 송양을 지키기 위해 부위염의 군사들과 합세할것이 아니라 비류궁성으로 진격하라고 하였다.

구도가 의아해하였다.

《순추인지 도노인지 하는것들과 한번 붙어보는게 어떻소? 본때를 보여주게…》

《령대로 하게!》

계루부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온 재사가 심중하게 말했다.

《송양임금과 서부대가에게 먼저 잘 말하는게 좋겠소. 잘못하면 그들의 오해를 살수 있소. 부위염에게도…》

마리도 그렇게 생각했다.

《재사, 자네가 가주게. 싸우기 전에 작전을 드러내는걸 피해야겠기에 다 말해줄수는 없지만 우리 고구려군이 결코 딴마음 먹고 그러지 않는다는걸 알려주게.》

재사는 비류 서부로 갔다.

마리는 비류궁성을 바라고 진격했다.

이 소식은 곧 도노에게 알려졌다. 도노는 당황해졌다. 마리가 비류궁성을 점령하면 큰일이다. 순추의 군사들이 앞뒤로 포위되는것은 둘째치고 대소태자가 들어오는 길이 잘릴수 있다. 마리는 도노가 제일 아파하는 곳을 찌르고있었다.

그것이 위급하게 된 송양을 구원하기 위한 마리의 꾀라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도노는 어쩌는수가 없었다.

도노는 순추에게 당장 군사를 돌려 궁성으로 가자고 하였다.

순추는 푸르락붉으락 했다.

《뭐요, 이건? 나더러 다 잡아놓은 고기를 놔주란 말이요?》

《내 말 듣소.》

《듣기 싫소. 가겠으면 당신이나 가시오이다.》

이번에도 얼릴수는 없었다.

《좋소. 그럼 군사를 둘로 나눕시다. 당신은 송양을 잡소. 난 궁성을 지키겠소. 고구려군을 숫봐서는 안되오.》

순추는 도노가 궁성으로 가겠다는것이 미타하긴 했지만 그렇게 하자고 했다. 송양을 잡는것은 이제 한숨이면 된다. 송양을 잡고나서 돌아서도 늦지 않을것이다.

도노는 절반 군사를 채찍질하여 궁성으로 돌아갔다.

마리도 힘껏 다그치느라고 했지만 도노가 어찌나 날쌔게 움직이는지 따르지 못했다. 마리가 비류궁성에 닿았을 때는 이미 도노가 입성하여 방어를 갖춘 뒤였다.

마리는 서둘러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숨 돌리며 군사들을 정비했다.

한편 서부로 간 재사는 송양을 만나 고구려가 비류의 요청대로 마리를 군장으로 하는 원병을 보냈다는것을 알리고 마리는 송양임금이 위급하게 된것을 풀기 위해 비류궁성으로 진격한다고 했다.

송양은 기뻐하였다. 그는 고구려에 원병을 청하자고 버들이 말했을 때 쉽게 결심을 못했다. 지난 일도 일이거니와 이제 와서 고구려에 손을 내민다고 들어주겠는가 하는것이였다.

송양은 재사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비류군은 새로운 작전을 세웠다.

방어에서 공격으로 넘어가는것과 함께 군사들을 순추의 군사들에게 몰래 보내 순추는 임금을 배반한 역적이여서 오래가지 못한다는것과 도노는 부여의 군사들을 끌어들여 비류를 먹으려 한다는것, 그렇게 되면 설사 순추가 이긴다고 해도 비류의 군사들이 부여의 군사들에게 멸시를 받지 않을수 없게 된다는 소문을 퍼뜨리게 하였다.

다음날부터 싸움의 형세는 달라졌다.

도노가 절반 군사들을 몰아간것으로 해서 자리가 휑하니 난데다가 몰리기만 하던 부위염과 서부대가가 먼저 공격에로 나오니 아무리 순추가 열을 올려도 군사들이 사기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소나공주를 구원하러 갔던 부위염의 경군이 고구려군사들에게 포위당했댔지만 하나도 상하거나 잡히지 않고 고스란히 돌아왔다는거며 고구려는 그러고도 모자라 이번에 비류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원병을 보냈는데 그 원병이 지금 궁성으로 진격한다는것, 그래서 도노가 무서워서 군사 절반을 가지고 달아났다는 소리까지 곁들인 소문이 퍼지자 순추의 군사들은 싸울 맥이 없어했다.

부위염은 새로운 전의를 가다듬고 싸우러 나섰다.

그는 진앞에 나가 기세를 돋구며 순추를 꾸짖었다.

《임금을 배반한 역적 순추는 나오라! 나는 경군장 부위염이다. 오늘은 내 네놈과 결판을 보고야말겠다.》

순추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부위염을 벼르던 그였다.

두 장수는 벼락같이 맞붙어 싸웠다.

두편의 군사들은 싸울 생각을 잃고 두 장수가 싸우는걸 멍하니 구경하였다.

칼과 칼이 맞붙어 번개불 일구기를 스무나문. 순추는 칼이 부러져나가자 도끼를 들고 맞섰다. 칼과 도끼가 어울려 여라문. 이번에는 부위염의 칼이 부러져나갔다. 부위염이 창을 들고 나섰다. 창과 도끼가 쿵당질하기를 서른나문… 도무지 싸움이 끝날것 같지 않았다. 두사람은 싸우면 싸울수록 더 기가 올랐다. 오히려 말들이 지치였다. 해발 퍼져 시작한 싸움이 벌써 해가 머리끝에 와서 구경하고있었다.

두사람은 땀으로 미역감고있었다.

순추의 도끼가 맥빠지기 시작했다. 순추는 그것을 느꼈다. 그는 악이 올랐다. 머리속에는 부위염을 죽이겠다는 악밖에 없었다. 그런데 힘이 빠지기 시작하였다. 그것으로 해서 그는 더욱 악이 올랐다. 까닭없이 배반당하는 기분. 순추는 마지막힘을 짜냈다. 마구 도끼를 휘둘러댔다. 부위염도 힘이 빠지기 시작한데다가 순추가 이렇게 나오자 당황했다. 순추의 마구잡이도끼질에 부위염의 창이 부러졌다. 이때라고 순추는 단말마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부위염이 위태로웠다. 부위염은 이쪽저쪽으로 몸을 돌려 가까스로 순추의 도끼를 피했다. 그러던 부위염이 틈을 노려 순추의 도끼자루를 잡았다. 두사람은 도끼를 잡고 밀고당기며 힘내기했다. 부위염이 순추의 머리에 박치기했다. 그 서슬에 순추는 비명을 질렀다. 두사람은 말에서 굴러떨어졌다. 부위염은 팔로 순추의 목을 조이였다. 순추는 엉겁결에 도끼를 놓고 부위염의 팔을 풀려고 했다. 그러나 부위염은 더욱 팔을 죄였다. 순추의 기운이 진해갔다. 부위염은 절명해버린 순추를 버리고 일어났다. 부위염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순추의 군사들을 공격했다.

순추의 군사들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부위염의 군사들이 이겼다.

순추의 군사들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부위염은 그들을 받아들였다.

부위염은 궁성으로 진격했다.

마리의 고구려군과 부위염의 비류군이 궁성을 에워쌌다.

도노는 이제나저제나 부여의 태자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도노가 대소태자에게 보내는 사람들이 건건이와 묵거에게 보내는족족 잡히는 바람에 부여군이 올리 만무했다. 그걸 알리 없는 도노는 성문을 굳게 닫고 싸움에 응하지 않으면서 이제나저제나 부여군사들이 오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도노는 얼마 있지 않아 뭔가 잘못됐다는걸 깨달았다. 둘중에 하나다. 태자가 겁을 집어먹고 비류에 들어오기를 꺼리든가 아니면 도노가 보낸 사람들이 도중에서 잡혀 죽었을것이다. 이랬든저랬든 도노에게는 절망이였다. 날이 흐를수록 성안의 민심도 흉흉해져 도노에게는 점점 불리해졌다. 도노는 군사들도 믿을수 없게 되였다. 그리하여 도노는 잠을 자지 못하고 성문지키는 군사들을 감시하여야 했다.

도노는 몇번이나 도망치려고 해보았다. 그러나 실패하였다.

끝장인가?

도노는 억울하였다.

나흘째 되는 날 새벽.

도노는 깜빡 잠들었다가 깨여났다.

사방은 조용하였다.

도노는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군사들은 모두 달아나고 성문이 열려있었다.

도노는 성문을 닫으려고 내려갔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군사들이 창을 내대고 도노를 막아섰다.

밝아오는 성밖에서 부위염과 마리의 군사들이 다가오고있었다. 그앞에는 말을 탄 마리와 부위염, 소나와 버들이 보였다.

도노는 주먹으로 머리를 치고 돌아서서 달아났다.

《도노를 잡으라!》

《여우를 잡아라!》

 

소나와 부위염은 도노의 집으로 달려갔다.

사나운 개들이 짖어대며 달려들었다.

부위염이 소나의 앞을 막았다. 그는 칼을 빼들고 개들을 노려보았다. 부위염은 앞에서 달려드는 하릅송아지만 한 개의 목을 겨누어 칼을 후려쳤다. 개는 단번에 피를 뿜으며 저만치 나가뻗었다. 부위염은 다시 칼을 앞으로 내밀었다. 개들은 꼬리를 사타구니에 집어넣고 낑낑거렸다. 한참 요란스럽게 짖어대던 개들은 겁없는 부위염이 한번 발을 구르자 살맞은듯 달아났다.

개들이 달아나자 그뒤로 도노의 종들이 부위염을 막아섰다.

부위염은 그들과 맞붙었다.

그 틈에 소나는 앞을 막는 도노의 종들을 쳐내며 곧장 뜨락을 가로질러 달려들어갔다.

마루에 도노가 팔짱을 끼고 소나를 내려다보고있었다.

《공주마마, 고구려에서 죽은줄 알았더니 용케 살아오셨소이다?》

소나는 이를 사려물고 몸을 날렸다.

도노가 날래게 몸을 피했다.

《공주를 죽이고싶은 생각까지는 없었다만 정 소원이라면…》 하고 씹어뱉으며 도노는 칼을 뽑았다.

소나와 도노는 칼을 겨누고 섰다.

칼들이 서로 부딪치며 섬뜩한 불꽃을 날렸다.

마루와 집안, 뜨락에서 두사람의 싸움이 어지럽게 벌어졌다. 가장집물이 깨져나가고 문이 박살났다.

도노는 만만치 않은 소나로 하여 약이 올랐다. 넉넉하던 비웃음이 사라지고 사나운 낯빛으로 달라졌다.

소나가 다닥치며 칼로 찌르는것을 피하던 도노가 갑자기 몸을 돌리며 소나의 칼을 쳐내고 몸을 날려 소나의 뒤로 떨어졌다.

소나는 옆구리가 선뜩하여 손을 가져갔다. 피가 묻었다.

도노가 돌아섰다.

소나는 도노를 쏘아보았다.

소나의 목을 겨누고 눈을 감은 도노가 칼을 쳐들었다.

도노의 칼이 허공을 가르며 번개처럼 소나에게 뻗쳐내렸다.

《아 악-》

새된 녀자의 소리가 울렸다.

그 순간, 도노는 《앗-》 소리를 질렀다. 누군가가 도노에게 날아오고있었다. 그러나 늦었다.

칼이 휘뚱 옆으로 내비끼고 관자노리에 몽둥이로 찌르는듯 한 아픔을 느꼈다.

도노는 몸통을 두번 굴리고 일어서며 머리를 털었다.

버들이 소나를 막아서고있었다.

도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버들의 무예는 도노가 일찌기 맞서볼수 없었던것이였다.

경악, 겁…

도노는 소름이 끼쳤다. 이어 찾아드는 절망과 분노의 악…

도노는 미친듯이 칼을 휘두르며 버들에게 달려들었다.

버들은 춤추듯 휘친휘친 도노의 칼을 피했다.

《야 앗-》 소리와 함께 도노는 버들에게 몸을 날렸다. 눈앞의 버들은 사라지고 기둥이 막아섰다. 도노의 칼이 기둥에 박혔다.

도노는 머리를 돌렸다.

버들이 도노를 보며 웃고있었다.

익은 복숭아같은 그 웃음!

그 웃음은 칼날보다 더 예리하게 도노를 찔렀다.

도노는 안깐힘을 써 칼을 뽑아들고 다시 버들에게 달려들었다.

도노의 얼은 벌써 달아났다.

도노의 눈알이 피를 뿜고있었다.

버들은 천천히 품에 손을 넣었다.

그의 손에는 하얀 비단수건이 쥐여졌다.

도노가 앞뒤좌우로 칼을 휘두르며 내달았다.

버들의 손에서 하얀 비단수건이 날았다.

비단수건에 얼굴을 맞은 도노는 서너걸음 뒤로 비칠거리다가 넘어졌다.

버들은 도노에게 다가갔다.

도노는 숨을 가쁘게 쉬며 버들을 올려다보았다.

버들이 칼을 쳐들었다.

《버들!》 하고 소리치며 마리가 달려왔다.

《마리, 도노를 잡았나이다. 마리의 복수, 소나언니의 복수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복수…》

마리는 도노를 내려다보았다.

도노는 부릅뜬 눈으로 마리를 보고있었다.

《마리, 이젠 나를 알아보았나?》 하고 도노가 중얼거렸다.

마리는 쓰겁게 웃었다.

《마리, 넌 부여의 대소태자를 알겠지? 난 부여에 있을 때 너를 보았다. 그래서…》

도노는 가래끓는 소리로 말했다.

《난 너를 모른다.》

마리의 말을 들은 도노의 눈에 의혹이 피끗 스쳐지났다.

도노는 악을 썼다.

《아니다, 아니다. 너는 나를 알고있다. 알고있었어. 너희들은 모두 나를 속이고있다.》

마리가 입술을 깨물며 칼에 힘주는 버들의 손을 잡았다.

버들이 마리를 보았다.

《버들, 그만두오!》

《그럴수 없나이다.》

《이놈은 벌써 죽었소!》 하며 마리는 버들의 칼쥔 손을 내리웠다.

마리와 버들은 돌아서서 소나에게 다가갔다.

소나는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았다.

부위염이 소나를 부축하여 일으켜세웠다.

《소나언니!》

버들이 소나를 얼싸안았다.

《버들!》

마리와 버들, 부위염과 소나는 송양을 만나러 갔다.

뒤에서 도노가 소리질렀다.

《이놈들아! 나를 죽여라, 죽이고 가라! 이놈들아…》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다. 네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가던 길을 다그쳤다.

란장판이 된 어수선한 방에서 도노는 울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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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혁 - 프랑스 - 류학생 - 2016-08-25
[우리민족끼리]열성독자입니다.
장편력사소설 [고구려의 새벽] 3부가 10회부터는 나오지 않습니다.
1달전까지만 해도 내용이 현시되였는데 오래간만에 시간을 내여 보자고 하니 3부의 9회이후로는 내용이 나오지 않는데 볼수 있도록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리자 - 우리민족끼리 - - 2016-08-26
안녕하십니까

현재 장편력사소설 [고구려의 새벽] 3부 정상적으로 현시되고있습니다.

우리 홈페지에 대한 선생의 깊은 관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별 - 해외기업 - 택시운전수 - 2018-01-11
우리 나라 력사에 대한 아주 뜻이 있는 책입니다
그 후의 일어난 일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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