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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는 눈을 떴다. 눈앞에 안개가 자욱히 끼였다. 아니, 그것은 내굴이였다. 싸움의 연기! 무엇이 불타고있다. 사나운 군사들이, 고구려의 군사들이 달려든다.

소나는 칼을 뽑아들려고 하였다.

《아-》

소나는 모진 아픔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그는 이를 악물며 눈을 감았다. …

누구인가가 소나의 이마에 손을 대더니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엄마, 엄마다. 이 세상에서 엄마만이 소나의 얼굴을 쓸어주었을뿐이였다. 이렇게 부드럽게… 그런데 소나는 어릴 때를 내놓고는 다 자란 지금까지 이런 엄마의 손길을 받아보지 못했다.

소나는 엄마가 보고싶었다. 그는 다시 눈을 떴다.

엄마가 그를 내려다보고있었다.

그 웃음! 틀림없는 엄마다!

《정신이 들어요?》 하고 엄마가 묻는다.

아니, 엄마가 아니다.

《누구시나이까?》 하고 소나는 입술을 감빨며 나직이 물었다.

《난 소서노라고 해요.》

소서노? 어디서 수태 듣던 이름이다. 고구려의…

《그럼 여긴? …》

《그래요, 여긴 고구려예요. 소나공주는 내 집에 와있어요.》

《제가 어떻게 여기에 왔나이까?》

《협보가 소나공주를 살려주었어요.》

《협보?》

소나는 아미를 찌프렸다. 협보라면 군사들을 내몰아 자기를 죽이려던 사람이 아닌가? 길잡이가 그렇게 말했지. 그런데 그가 나를 살려주었다고? 되지도 않는 말이다. 이 고구려는 소서노까지 다…

소서노가 소나를 보며 웃었다.

《소나공주는 뭔가 잘못 알고있어요.》

《저는 잘못 알지 않나이다. 저를 살려주신건 고맙지만…》

소나는 일어나려고 하였다.

소서노가 서둘러 소나의 어깨를 붙들었다.

《공주! 가만 누워있어요. 공주는 심하게 다쳤어요.》

《아니오이다. 저는 가겠나이다. 우리 사람들이 어떻게 되였나이까? 시녀들은? 그리고 길잡이는? …》

《먼저 몸부터 춰세워야지.》 하며 소서노는 소나의 손을 잡았다.

누군가가 들어왔다.

소나는 눈을 감았다.

《어떻소?》 하고 들어온 사람이 조용히 물었다.

《정신은 차렸나이다. 그런데…》

《몹시 놀랐을거요.》

《협보는 오지 않았나이까?》

《문밖에 와있소.》

《공주가… 협보에 대해서 잘못 알고있는것 같나이다.》

《그럴거요. 고구려군사들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공주를 죽이려고 했으니까…》

《시녀와 길잡이를 찾고있나이다.》

《길잡이 늙은이와 시녀 한명은 잘못되였소. 협보가 갔을 때는 이미…》

《비류에는 알렸나이까?》

《아직… 어떻게 하나 공주부터 살려놔야 하오. 공주까지 잘못되면 큰일이요. 비류의 송양임금님을 볼낯이 없게 되였소. 소나공주가 우리 고구려에서 이런 일을 겪었으니…》

《고구려가 한 일이 아니지 않나이까?》

《어쨌든 가벼이 스쳐보낼 일이 아니요.》

《누가 이런짓을 저질렀나이까?》

《캐보고있소. 죽은 사람들이 고구려군사들이 아닌것만은 분명하지만… 더 알아보아야 하오.》

《끔찍한 일이오이다.》

《소나공주가 빨리 일어나야 하오. 그래야 이번 일을 더 잘 알수 있소. 소나공주를 죽이려 한 사람들이 혹시 비류사람들이 아닌지 모르겠소.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니라면…》

《몸보다 마음이 더 상한것 같나이다.》

《그럴테지… 소나공주를 살려내는 일은 소서노에게 맡기겠소.》

《걱정마시오이다.》

《그럼 가겠소. 협보가 기다리고있소.》

소나는 목소리를 듣고 소서노와 이야기한 사람이 주몽인줄 알았다. 진혼제에서 소나는 주몽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듣기 좋은 소리였다. 큰소리로 아뢰는 진혼제의 목소리는 아니였으나 소곤소곤하는 낮은 소리인데도 우렁우렁하고 사람의 마음을 이상하게 어루만져주는데가 있었다.

 

주몽은 협보와 함께 내전으로 갔다.

마침 오이와 거무가 거기 있었다.

《오이! 부여에 갔을 때 도끼턱에게서 대소태자의 패거리에 대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지?》

《그렇소이다. 저도 그 비슷한 놈들과 맞다들린적이 있었소이다.》

《아무래도 이번 소나공주습격사건은 뿌리가 깊은것 같아. 여느 사람이 함부로 할수 있는 일이 아니야. 잘 알아봐야겠다. 누가, 무엇때문에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왜 하필 고구려에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건건이에게서 소식이 오겠지만 기다리지 말고 알아봐야겠다. 우리 고구려는 물론이고 비류, 나가서 부여에까지…》

《제가 한번 비류에 갔다올가 하오이다.》 하고 거무가 조용하게 말했다.

《거무님이?》

주몽은 말없이 거닐었다.

《위험하지 않겠소이까?》

《눈에 띄우지 않게 하겠나이다.》

《그럼 좋소이다. 거무님이 어려운대로 마리와 함께 가주시오이다.》

《마리?》

《그렇소이다. 마리가 송양임금을 만나겠다고 하오이다.》

《마리는 몸도 아직 추서지 못했는데…》

《마리는 그런 사람이오이다. 어떻게든 제가 송양임금을 만나 기어코 두 나라의 화친을 이룩하겠다고 했소이다. 나는 두번다시 마리를 위태로운데 보내고싶지 않아 막았지만 끝내 지고말았소이다.》

《불같은 사람이오이다. 옳은 일이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서는 마리를 누가 막겠소이까? 이 늙은이도 마리에게 정이 들었소이다. 마리와 함께 갔다오겠소이다.》

주몽은 고개를 끄덕이였다.

《좋소이다.》 하고 주몽은 돌아섰다.

《그럼 이렇게 한다! 협보는 고구려에서, 오이는 부여에서, 그리고… 거무님은 비류에서 이번 일을 알아봐주시오이다. 조심하셔야겠소이다.》

 

사나이는 땅을 치며 꺼이꺼이 울었다.

《우리 애들이 절반나마 죽었소이다. 그런데도 그 비류의 늙은 여우는… 일시킬 때 같아서는 제 살이라도 베먹일것처럼 그러더니 정작 일을 제끼고나니까 돌아 방귀도 뀌지 않았소이다. 이건 뭐 고양이 죽은데 쥐눈물이라더니, 밸이 나서 한바탕 쑤셔놓으려다가 해리님을 생각해서 참고 왔소이다. 분 풀어주시오이다.》

해리는 염소수염을 손가락으로 모아쓸며 아무 말 없었다.

듣고보니 괘씸하기 짝이 없다.

원래 태자가 해리의 심복들을 쓰자고 할 때부터 께름직했다. 태자가 해리의 심복들을 쓰자고 하면서도 어디다 쓰겠는지 말하지 않았기때문이였다. 그때는 태자가 요긴하게 쓰겠거니 해서 발라맞추느라 어서 그러라 했는데 뭐가 어쨌어? 알고보니 죽쑤어 개바라지했다. 이번통에 해리만 말짱 녹고 도노만 좋아지지 않았나? 꺼겅이알같이 다루던 심복들이 죽지부러져 돌아온 다음에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태자가 좋아 그저 도노, 도노! 도노가 난 사람이야 뭐야 하면서 어쩔줄 모르는것만 봐도 안다. 이번 일로 해리는 개밥의 도토리가 되였다. 태자 미운것보다 도노가 더 밉다. 다름아닌 해리의 심복들을 가지고 대소태자의 눈에 함빡 점수 올린 도노가 미워나 죽을 맛이다. 게다가 심복들까지 징징 울어대니 이건 붙는 불에 키질이다. 물론 태자님을 받드는데서는 사심이 없어야 한다. 그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얼빠진 놈들에게나 좋은 일이다. 떡그릇은 하나요, 먹을 입은 둘인데 뭐가 밸빠졌다고 너부터 잡수 한단 말인가? 해리는 해리고 도노는 도노인 판에 무슨 놈의 양보요, 미덕이란 말인가? 다 개똥같은 소리다. 해리의 태자가 아니면 도노의 태자다. 이 해리의 꼭뒤를 밟고 해해거리며 태자에게 알랑거리는 도노를 소 닭보듯 할수만 없다.

요-노-옴!

어디 두고보자!

 

해리는 여느때없이 측은한 눈길로 추연을 내려다보았다. 아비, 어미가 세상에 남겨놓은 하나밖에 없는 누이동생의 일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픈 해리다. 추연이 오이를 좋아해서 죽자살자 하는걸 모르는 해리가 아니였다. 그런걸 억지로 태자의 먼 친척벌이 되는 사람에게 시집보냈다. 좀 부실하긴 하지만 그런들 어떻단 말인가? 이제 나이가 들어 철이 들면 이 오라비를 고맙게 여길게다. 사람들은 사랑이 어쩌고저쩌고하지만 세상에 그따위 한때 놀아보는 얼빠진 사랑이요 뭐요 하는것만 가지고 사람이 어떻게 산단 말인가? 사람이라는건 뭐니뭐니해도 권력이 있어야 하고 재부가 있어야 한다. 권력과 재부가 있어야 사람이지 권력과 재부가 없으면 짐승이나 같다. 세상을 둘러보라! 권력과 재부만 있으면 코삐뚤이도 미인들만 거느리고 사는 반면에 권력과 재부가 없으면 제아무리 잘났다 해도 남의 종노릇밖에 더 하느냐? 세상사람들이 뭐 너만 못해서 권력과 재부에 굽실거리는줄 아느냐? 이 오라비 해리는 그래도 천리만리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다. 이제 두고보아라, 내 말이 맞나 틀리나…

추연은 손가락으로 노전바닥만 문지르고있다.

《요새 힘들겠구나? 내 다 안다.》 하고 해리는 다정하게 말했다.

추연은 여전히 새침해있다. 오이를 먼발치에서 얼핏 만나본 뒤 추연은 미칠것 같았다. 오이가 어딘가 멀리 있을 때는 그래도 제딴의 그리움과 희망이 있었다. 언제인가는 꼭 오이를 다시 만날것 같았다. 그러나 오이를 보고나서 추연은 이제는 모든것이 끝났다는것을 알았다. 추연의 오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 대한 미련은 한갖 추연이 홀로 애태우며 바라는 꿈이였다. 오이는 추연을 가련하게 바라보았다. 이전에 그렇게도 다정하던 그 눈빛이 아니였다. 오이는 추연을 버렸다. 그것은 오이탓이 아니다. 그것은… 그래도 한평생 오이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리라 다짐해도 날이 갈수록 허무해졌다. 깨여진 거울! 그것을 다시 붙일수는 없는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추연은 울었다. 추연에게는 아무것도 남은것이 없었다. 그는 다만 이따금씩 류화나 을나를 만나보는것으로 자기를 위안하며 살았다. 그것은 버릴수 없는 아름다움, 비록 지나가버린것이긴 했어도 아름다운 삶이였다. 앞이 없어진 추연은 뒤나 바라보며 씁쓸하게 살았다.

《그래서 말이다.》 하고 해리는 이때껏 자기가 무엇을 말했는지도 모르면서 덧꼬리를 달았다.

그는 딴 생각을 하고있었다. 누이동생 추연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생각은 벌써 달아나버린지 까마득하였다. 그는 자기 일을 생각하고있었다.

해리의 딴 생각이란 참 묘한것이다. 그는 오래동안 그 생각을 굴렸다.

도노를 그냥 놔두어서는 안되겠다.

그럼 어떻게 한다? 한번 혼쌀나게 해주어야겠다. 어떻게?

도노의 약점이 뭐겠는가? 그가 부여태자의 끄나불이면서도 버젓이 비류의 대부노릇 하고있는것이다. 비류의 대부라고 해서 부여의 끄나불노릇 못한다는 법은 없다. 다만 도노가 그걸 애써 숨긴다는데 있다. 하긴 제까짓게 숨기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뜨르르하게 소문낼것도 없다. 요런 놈의 아픈데를 파헤치면 어떻게 될가? 만일 고구려의 주몽에게 이 소리가 들어가게 하면 어떻게 될가? 주몽은 대소와 원쑤지간이니 결코 도노를 가만 놔두자고 하지 않을것이다. 그렇게 되면 참 재미나는 일이 벌어지겠다. 그런데 그 소리가 어떻게 주몽의 귀에 들어가게 한다? 이게 꾀다. 이 해리가 주몽에게 곧장 고해바칠수야 없지 않는가?

해리는 여기서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그래서 느닷없이 추연을 찾아왔던것이다.

《비류라는 나라에 도노라는 대부가 있다. 비류가 어떤 나라인지 넌 모를게다. 그건 몰라도 된다. 이 도노라는 사람은 고구려의 오이와 원쑤지간이란다. 뭣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넌 이 오래비가 너와 오이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생각하고있겠지만 사실은 그런게 아니다. 도노라는 사람때문이다. 그 사람은 오이와는 원쑤지만 태자, 대소태자마마하고는 아주 가까운 사이다. 그러니 어떻게 되였겠니? 도노는 네가 오이를 좋아한다는걸 알고 너의 오래비인 나까지 미워했단다. 내가 오이와 한짝이라고 말이다. 태자마마도 오이를 좋지 않게 보는데 도노가 태자마마에게 쏠아바치면 어떻게 되겠니? 너나 나도 다 무사치 못했을거다. 그래서 난 네가 오이를 좋아한다는걸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는 격으로 널 시집보냈던것이다. 알겠니?》

해리는 이 말이 류화나 을나의 귀에 들어가리라는걸 알고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해리는 류화와 을나를 고구려에서 누가 찾아올것이라고 보고 심복들을 시켜 은근히 살피게 하였다. 그러나 고구려사람이 찾아오는것은 없었다. 해리는 그렇다고 부여의 비밀이 새나가지 않을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해리 자기가 모르는 어떤 줄이 있을것이다. 그 줄이 어떤 줄인가 하는건 해리가 구태여 몰라도 된다. 있다는것만 알면 되는것이다.

《넌 내 혈육이기때문에 말해주었다. 형제간에 잘못 생각하는게 있어서야 되겠니? 그건 가슴아픈 일이다. 내가 한 말은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말아. 알겠지?》 하고 해리는 몇번이나 그루를 박았다.

 

건건이와 함께 묵거의 말을 듣고난 오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

한참 생각에 잠겼던 오이가 묵거에게 물었다.

《그러니 비류의 도노가 부여 대소태자에게 사람을 달래가지고 고구려에서 소나공주를 습격했다는건가?》

《그렇네.》

《왜?》

《그건 알수 없네.》

《잘 믿어지지 않는데… 한 나라의 대부라는 사람이 자기 나라 공주를 습격한다? 그것도 다른 나라에서… 혹시 대부와 공주사이에 풀지 못할 앙숙이 있는건 아닌가?》

《비수의 말을 들으면 도노대부와 소나공주사이는 제자와 스승관계인데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하네.》 하고 건건이가 말했다.

《비수라는건 누구인가?》

《원래 산적의 부두령이였는데 후에 버들공주를 따라 비류궁성에 들어갔던 사람이네. 마리를 구원해준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네. 우리 부대에 들어와있었네.》

《그 사람이 지금 있나?》

《비류의 부위염의 집에 있네.》

《부위염이라면 마리를 습격한 그 사람 아닌가?》

《그렇네.》

《어떻게 그런 사람의 집에? …》

《그 사람이 바로 소나공주의 애인이라네.》

《들은적이 있네. 마리가 이를 가는 사람이지. 그래서 그런지 나도 그 부위염인지 뭔지 하는 사람 좋게 보지 않네. 그래 비수는 뭣때문에 그 집에 가있다는건가?》

《사실은 부여의 그 패거리들이 어디 갔는가를 알아보러 갔댔는데 도노의 몸종들과 맞다들린 모양이네. 그래 싸움이 붙어 비수가 상하고 그런걸 부위염이 구원해준거네. 우리도 늦게 알고 비수를 빼내려 했지만 부위염의 집을 도노의 몸종들이 밤낮으로 지키고있어 며칠 더 두고보던 참이네.》

《그래, 그… 부위염인지 하는 사람은 뭐라던가?》

《비수에 대해서? 아니면 부여패거리에 대해서?》

《부여패거리들 말이네.》

《그 사람도 모르더군. 아마 도노는 부위염에게까지 비밀에 붙인것 같네.》

《그 부위염은 비류의 경군장이라지?》

《도노의 애제자이기도 하네.》

《그런데도 숨겼다? 하긴 그런 사람이니 소나공주도 그랬겠지. 내 생각엔 그 도노라는 사람이 마리를 습격하라고 했을것 같구만.》

《우리도 그렇게 짐작하고있네.》

《이제 꼬리가 드러날 날이 있겠지. 어디 두고보자. 당장은 왜 그가 소나공주를 습격했는가 하는것인데… 그 엉큼한 놈의 속을 들여다볼수 있어야지?》

《그러게 말이네. 꼬리가 아홉개 달린 여우여서 잘못 다쳤다 가는 오히려 꺼꾸로 잡힐수 있네.》

《그러나저러나 이 소리를 소나공주가 믿겠는지 모르겠네.

그 공주는 우리 고구려가 꾀를 쓴다고 하고있으니까.》

《믿고 안 믿고야 제 밸대로지만 안 믿어야 저밖에 손해볼게 없을걸? 그건 그렇고 나나 묵거는 그놈의 도노가 우리 고구려의 진혼제를 노리고 그러는줄 알고 간이 콩알만 했댔네. 이제는 숨이 좀 나가네. 그까짓 저희들끼리 싸우겠으면 싸우고 죽이겠으면 죽이고 우리가 끼여들게 뭔가?》

《도노, 제까짓게 어디라고 고구려를 건드려? 그놈도 역기는 양지짝 까투리 한가지겠으니까 만만해보이는 공주를 쳤겠지. 하지만 공주의 일이요, 비류의 일이라고 해서 강건너 불보듯 할수는 없네. 임금께서 벌써 말씀이 계셨네. 그러니 자네들, 건건이와 묵거는 바짝 정신차려야겠네.》

《알겠네.》

《그럼 난 가겠네.》

《한번 오기도 쉽지 않은데 하루밤 묵어가게. 우린 속에 있는 소리 한번 못 나누지 않았나?》 하고 묵거가 졸랐다.

《하긴 그렇구만. 어찌겠나? 우리야 그렇게 살아야 할 사나이들인걸…》

오이는 마치 자기가 잘못해서 그런것처럼 한숨을 쉬며 말했다.

《누가 그걸 몰라서 그러나? 사람도 참… 건건이두령님의 어머님은 잘 계신가?》 하고 묵거가 건건이를 바라보며 오이에게 물었다.

《아차, 이 정신 좀 보지? 그걸 먼저 알려준다는게… 어머니는 잘 계시네. 욕많이 하게! 이 오이라는게 그렇게 덜퉁한 때가 많네. 하하.》

《그렇지 않으면 오이가 아니게? 그래 소라는 뭘 하나? 이 묵거에 대해서 묻지 않던가?》

오이는 빙긋이 웃기만 했다. 그러지 않아도 오이는 떠나올 때 소라에게 묵거를 만나게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이는 묵거가 소라를 마음에 두고있다는걸 알고 어떻게 하나 소라의 마음이 묵거에게 갔으면 하고 바랬다. 그러나 소라는 그런 말이 나오기만 하면 입술을 깨물군 하였다.

《저는 오이님만 아나이다. 그러니 저에게 다른 사람 말씀은 하지 말아주사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어쩔수 없는것이다. 오이는 소라가 이럴 때마다 한숨쉬는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지금도 묵거가 묻는 말에 참으로 따분하기 그지없는 오이였다. 그렇다고 그럴듯이 둘러대지도 못하는 오이였다.

눈치빠른 묵거가 그걸 모를리 없었다.

《오이는 괜히 날 딱하게 하는구만. 그저 해보는 소리였네. 소라가 오이를 얼마나 따르는지 내가 모르나? 알지. 알아도 잘 알지. 그러나저러나 오이는 참 부럽구만. 거 어떻게 하길래 처녀들이 오이라면 꼼짝 못하나? 그 비결을 말해주게!》

《에끼!》

《하하하.》

산속에는 사나이들의 깨끗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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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혁 - 프랑스 - 류학생 - 2016-08-25
[우리민족끼리]열성독자입니다.
장편력사소설 [고구려의 새벽] 3부가 10회부터는 나오지 않습니다.
1달전까지만 해도 내용이 현시되였는데 오래간만에 시간을 내여 보자고 하니 3부의 9회이후로는 내용이 나오지 않는데 볼수 있도록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리자 - 우리민족끼리 - - 2016-08-26
안녕하십니까

현재 장편력사소설 [고구려의 새벽] 3부 정상적으로 현시되고있습니다.

우리 홈페지에 대한 선생의 깊은 관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별 - 해외기업 - 택시운전수 - 2018-01-11
우리 나라 력사에 대한 아주 뜻이 있는 책입니다
그 후의 일어난 일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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