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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함산 큰 줄기가 서쪽으로 굽이쳐내리다가 고구려에 이르러 마치 수리개의 발가락처럼 생긴 산, 그 산의 한가닥이다. 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그 기슭은 넓고 평탄하여 멀리까지 보이였다.

이 산의 중턱에서 고구려의 진혼제를 하게 된다.

장정 네댓이 앉을만 한 너럭돌판이 마련되였다. 네모난 이 너럭돌판은 옛적 귀인들의 무덤, 뒤날 고인돌무덤이라고 부르는 그 무덤의 우에 덮던것과 같았다. 그 너럭돌판이 진혼제의 제상이다. 너럭돌판은 세개의 큰 바구니만 한 둥근 돌우에 반듯하게 놓여있다. 이 돌판을 여기까지 날라오는데 많은 품이 들었다. 마땅한것을 고르느라고 여기저기 찾아야 했고 찾은 다음 날라오기 위해 힘있는 장정들을 뽑아야 했다. 누구나 되는것은 아니였다. 힘도 있어야 하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조상의 법에 어긋나거나 인륜도덕을 어긴 일이 없어야 하였다. 뽑힌 사람들은 몸을 깨끗이 하고 옷을 단정하게 입으며 하루동안 술을 대지 않고 잡색을 그쳐야 했다. 그들은 웃거나 욕설을 하는 일이 없이 하나로 힘을 합쳐 돌판을 날라왔다. 그렇게 날라온 돌판을 맑은 물로 깨끗이 씻어 역시 같은 방법으로 날라온 세개의 둥근 돌우에 놓았다. 그리하여 제상이 마련되였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고구려의 사신으로 비류에 갔다가 죽은 사람들의 가까운 피붙이들이 상제들이였다. 안해들과 아버지, 어머니, 오라비, 동생, 아들, 딸 그리고 친척들이였다. 녀자들과 남자들, 늙은이와 아이들 다 왔다. 제에 남자들만 참가시키자는 소리도 있었지만 주몽은 소밀과 의논하여 다 오게 하였다. 제에 오는 사람들은 이들뿐이 아니였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올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왔다.

진혼제는 어느 한사람의 제사가 아니였다. 고구려나라일을 하다가 죽은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나라의 제사였다.

해퍼지기 시작해서부터 찾아드는 사람들이 벌써 바다를 이루었다. 여느 구경거리가 아니여서 그런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건만 떠드는 소리 하나 없다. 웅성거리기만 할뿐이였다. 철모르는 아이들조차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서성거리기만 하였다. 기침소리도 삼가하였다.

제상아래로 넓게 검은 기발을 든 군사들이 한줄로 네모꼴을 이루었는데 제에 온 사람들이 그안에 발디딜 틈없이 가득 찼다.

쿵- 쿵- 쿵-

북소리가 울렸다. 마침내 제사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제상아래 모여서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던 주몽과 대가들이 나섰다. 주몽을 가운데로 하고 그 한발자국 뒤로 대가들이 한줄로 섰다.

쿵-

멎었던 북이 한번 울렸다.

제물을 맡은 사람들이 제상을 차리기 시작하였다.

소밀이 제물의 차례와 놓이는 자리를 가르쳤다.

네모그릇과 세모그릇, 둥근 그릇에 담긴 제물들이 하나하나 제상에 놓이였다.

통돼지, 오곡밥, 미역국, 산나물, 바다와 강의 물고기, 향기로운 배와 산열매, 포갠 비단과 베, 큰 청동술잔…

모두들 말없이 제물이 놓이는것을 보고있었다.

제상이 다 차려지자 제물차리던 사람들이 물러나 한 귀퉁이에 모여섰다.

쿵- 쿵-

다시 북소리가 울렸다.

소밀이 제상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온통 하얗게 보이였다. 풀어헤친 머리칼도, 입은 옷도 한결같이 희다. 가슴에서는 끈에 맨 둥근 청동거울이 움직일 때마다 번쩍거렸다. 이 거울의 뒤면은 세모꼴, 반달꼴의 테를 두른 안에 또 세모꼴과 반달꼴의 잔무늬가 수많이 새겨져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무늬의 어느 한선도 찌그러지거나 맞붙은것이 없이 정교한것이였다. 사람들은 거울의 반들반들한 앞면만 보지 뒤면을 보지 못했다. 뒤면에는 가운데 약간 우로 끈을 매게 된 두개의 고리가 있었다. 주몽도 소밀과 진혼제일을 의논하다가 이 거울을 앞뒤로 살펴보고 옛사람들의 그 재간, 아니 정성에 놀란 거울이였다.

소밀은 두손을 머리우로 높이 쳐들었다가 내리고 제상앞에 꿇어엎디여 세번 절하였다.

《더없이 밝으신 세분 큰님께 삼가 아뢰나이다. 예로부터 내려온 세분 큰님을 받들어온 고구려의 소밀이 오늘 고구려의 진혼제를 맡아보게 되였사오니 너그럽게 살펴주시오이다. 티끌만큼이라도 부정함이 있사오면 만사람이 두려워하게 벌을 내리시오이다. 달게 받겠나이다.》

소밀은 다시 세번 절하고 일어나 사람들쪽으로 돌아섰다.

《제사를 시작하겠소이다!》

쿵- 쿵- 쿵-

북소리가 울렸다.

《세분 큰님의 자손, 천제의 아들이시며 하백의 손자이신 고구려의 임금 주몽이 삼가 제를 올리겠나이다.》

소밀이 알렸다.

주몽이 제상앞으로 나갔다. 소밀처럼 세번 절을 올리고나서 꿇어엎디였다.

제에 온 사람들도 주몽을 따라했다.

《거룩한 우리 겨레의 어버이이신 박달임금님의 자손, 고구려의 임금 주몽이 삼가 아뢰나이다.

세분 큰님이신 환인, 환웅, 박달임금이시여!

우리 고구려는 세분 큰님을 받들어 겨레의 성산 불함산으로 가는 길을 열고저 사신을 이웃나라 비류에 보냈사옵니다. 이는 우리들의 뜻만이 아니고 우리 이웃 비류의 임금 송양의 바람이기도 하였나이다.

하지만 어찌 알았겠나이까? 우리의 사신들은 뜻하지 않게 큰 불행을 만나 거의 전멸되였나이다. 이번 고구려사신들을 거느렸던 대주부 마리는 가까스로 살아나긴 하였지만 어찌하여 이런 죽음을 받아야 했는지 모르고있나이다.

세분 큰님에게 오로지 바른말로 아뢰이건대 우리 사신들은 박달임금님의 자손들인 우리 겨레가 하나로 되기를 바랬나이다. 조상들이 일구어 물려준, 겨레가 살아왔고 살아갈 땅이 마음대로 오도가도 못하는 땅으로, 이 나라 저 나라로 갈라져 사는것을 바라지 않았나이다. 박달임금의 나라로 하나가 되여 서로 화목하게 살아가길 바랬나이다. 그래서 이웃나라에 갔나이다.

우리 겨레를 낳아기르신 세분 큰님께서는 우리들의 마음이 한점 거짓이 없다는것을 믿어주실것이나이다. 우리의 사신들은 겨레의 나라들이 싸우는것을 바라지 않으며 서로 죽이는것은 더욱 바라지 않았나이다. 하나의 피줄을 이은 형제로 서로 도우며 이 땅을 가꾸어 겨레의 먹을것, 입을것, 쓸것을 만들어내여 부러움없이 복되게 살아가길 바랬나이다. 우리들이 비겁하게 목숨이나 건지려고 하거나 우쭐거리거나 세분 큰님이 주신 크나큰것을 어리석게도 제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그것만 주무르고 있지 않다면 그리고 형제야 어찌되든 나 하나만 잘살면 된다는 헛된 욕심에 사로잡혀있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이룰수 있다고 믿었나이다.

우리들이 틀리는 말을 하고있다면 천번만번 벌을 받아 마땅하나이다.

오로지 정성과 진심으로 세분 큰님의 뜻을 따르고저 하는것이 우리 고구려이고 우리 고구려사신이였나이다.

돌이켜보건대 우리 고구려가, 우리 사신들이 받은 죽음은 결코 원망이나 저주, 피의 복수로만 끝날 일이 아니옴을 우리는 알고있나이다.

세분 큰님의 거룩한 영광을 위해, 세분 큰님의 가르치심을 따라 겨레가 하나로 복되게 살아가기 위해 가는 길이 쉬이 되지 아니함을, 때로는 고귀한 목숨까지도 서슴없이 바쳐야 함을 깨우쳐준 고구려사신들이였나이다.

그대들의 몸은 비록 갔어도 그 마음, 그 얼은 우리들과 함께 있나이다.

환인, 환웅, 박달임금님, 밝고 크신 세분님들이여!

간절히 바라옵건대 우리 고구려사신들의 얼을 보살펴주시옵소서. 고구려사신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거칠은 땅에 헤매지 않으며 그대들의 얼이 세분 큰님들의 품에 안겨있음을 세상이 알게 해주시오이다.

박달임금님의 자손들인 우리 고구려사람들, 우리 겨레는 죽음앞에서 울고만 있거나 작은 원한에 사무쳐 어리석은짓을 저지를 그런 사람들이 아니나이다. 슬픔을 딛고 행복을 마련하기 위해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나이다. 피와 땀으로 불함산아래 만리강토를 비단같은 삶의 보금자리로 가꾸어온 선조들의 얼과 기백, 용기가 넘치는 사람들이나이다.

겨레를 낳아기르신 세분 큰님에게 다시한번 아뢰나이다. 부디 우리 고구려사신들의 얼이 빛나도록 거두어주시고 보살펴주시오이다.

정성과 진심, 너그러움과 용기, 성실과 근면을 지니고 우리들이 앞으로 나가도록 하여주시오이다.》

고요하다. 산과 골짜기, 사람들이 모여있는 산기슭의 벌판이 고요하다. 신비감이 푸른 안개처럼 하늘땅을 감싸고있었다. 그 신비감에 사람들은 가볍게 몸을 떨었다. 여기저기에서 가느다란 흐느낌이 일어나 그마저도 고요함을 보태주며 헤아릴수 없는 저 하늘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듯 하였다.

주몽은 머리를 들었다. 향불연기가 고즈넉이 타오르고있다. 가벼이 불어오는 바람이 푸르스름한 연기를 하늘로 흩어놓았다. 주몽은 제상을 보았다. 제상을 넘어 뻗어올라간 산등성이를 보았다. 그 산은 줄기줄기 불함산으로 잇닿아있을것이다. 무엇인가 다가온다. 구름이다. 신비한 구름이다. 그 구름은 불함산에서 오고있었다. 구름은 산마루에 이르렀다. 산마루에서 아래로 느릿하게 내려온다.

주몽은 향기로운 구름우에 떠있는 사람을 보았다. 아니, 사람이 아니다. 세분, 크고 밝은님들이시다. 그분들은 주몽을 바라보고있었다. 눈과 입가에 고요한 웃음이 더할나위 없이 자애롭다.

주몽의 몸이 떨렸다.

거룩한 목소리가 들려오는듯싶었다.

《주몽! 그대는 겨레를 위해 태여났다. 겨레를 위해 이 땅에 왔다.

마음에 새길지어다. 사람들을 이끄는 사람은 편안할수 없느니라. 편안함만을 즐김은 뒤날에 치욕을 스스로 불러오는 어리석은짓.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달게 여기며 기꺼이 앞으로 나가는자만이 뒤날에 영광이 있을지어다. 우리들이 이 땅에 겨레를 낳음은 뜻이 있어서였노라. 갈라지면 없어지는것이요, 합쳐지면 복되게 빛이 나게 되노라.

이 뜻과 리치를 천년이 지나 사무치게 깨닫게 되노니 쓰라린 괴로움과 아픔을 겪지 않고서는 삶의 참뜻과 리치를 알수 없기때문이노라. 한번 태여났으면 한번 가는것이 거스를수 없는 삶의 리치이거늘 오로지 살겠다고 모든것을 다 버리는 사람, 일어날줄 모르는 사람, 나갈줄 모르는 사람,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 하는 사람들은 평생 종노릇밖에 갈데 없노라. 그대는 부디 별이 될지어다.》

주몽은 무릎을 꿇고 오래도록 하늘에서 울리는 소리를 새기고있었다.

 

소밀은 신바람이 났다. 그러나 그의 신바람은 여느 사람이 느끼는 그런 신바람이 아니였다. 두렵고 그러면서도 들뜨는 뭐라고 할수 없는 숭엄해지는 바로 그런 신바람이였다.

제사는 사람의 마음이 열에 아홉이다. 마음에 신을 믿지 아니하고 공경하지 아니하면 제아무리 제물이 요란하고 꾸밈이 그럴듯하여도 믿음을 불러오지 못한다. 믿음이 없고 믿음으로 오는 얼이 하늘로 오르는 그런것이 없다면 제사는 헛놀음이다.

이렇게 큰 제사는 처음이다. 그러나 제사는 잘되고있다. 그의 마음이 엄숙해지고 제터에 감돌고있는 기운이 마침내 사람들의 마음속에 신들을 불러온것이라고 소밀은 느끼고있었다. 신바람은 소밀에게서 자신을 잊게 하였다.

바람이 불었다. 알릴락말락 실바람이 불었다. 귀뿌리를 스치고 얼굴을 어루만져준다.

소밀은 달아오른 눈으로 주몽과 진혼제에 몰려든 사람들을 보고있었다.

소밀의 눈길이 스쳐지나간 사람들속에는 소나도 있었다. 비류의 이 공주도 남들의 눈을 피하느라고 여느 사람과 같은 옷을 입고있었기때문에 제사에 와서도 다른 사람들과 꼭같이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고있었다.

소나의 옆에서 조금 뒤져 길잡이가 무릎을 꿇고있었다. 그는 불안한 눈길로 소나를 훔쳐보군 하였다. 그의 이마에는 진땀이 내배여있었다.

고구려의 길잡이로 나선 그는 소나가 진혼제에 끼여보겠다고 했을 때부터 이마살을 찌프렸다. 소나공주가 남달리 변덕스러운 처녀라는걸 모르지 않았지만 곁에서 지내보니 이건 정이 뚝 떨어진다. 분수를 몰라도 셈이 있어야지, 진혼제에 부득부득 끼여 들겠다는건 뭔가? 비류의 공주가 고구려의 진혼제에…

《걱정말아요. 난 그저 얌전하게 보기만 하겠어요.》

눈시울을 쪼프리며 공주가 말하기에 그런대로 길잡이는 참았다. 미타한대로 참을수밖에 없었다.

《제발 비오이다. 만일 무슨 일이 있었다가는…》

소는 소고 고양이는 고양이다. 고양이가 소의 흉내를 낼수 없다.

얌전? 무슨 놈의 쓸개빠진 얌전이야!

소나는 제터에 들어와서부터 본색이 드러났다. 목을 길게 빼들고 사람들을 둘러보느라고 정신없다. 그것도 남의 눈에 띄우는 일인데 길잡이에게 옆사람이 다 들리게 이것저것 거침없이 묻기까지 하였다. 주몽임금이 어디 있는가? 제상앞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진혼제는 다 이렇게 하는가? 끝이 없다.

그때마다 길잡이는 제풀에 등골이 오싹하여 주위를 둘러보며 눈짓, 손짓 얼버무렸다. 어쩔수 없는 공주다. 그런데 제를 시작하는 북소리가 울리면서 소나는 또 달라졌다. 언제 그랬더냐싶게 제법이다. 북소리에 귀신이 붙었나부다. 할미새 꽁지놀듯 하더니 이제야 나근나근해졌다. 하지만 길잡이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다. 길잡이는 제사가 어떻게 되느냐보다 소나가 어쩌나 해서 더 눈길이 갔다.

길잡이는 공연한 걱정을 했다.

북소리가 울리면서 소나는 벌써 마음이 가라앉았다.

아니, 그 이전부터다.

소나는 비류에서 이러루한 제사를 한두번만 보지 않았다. 처음에는 무섭기도 하여 가슴을 조이였지만 나중에는 꿈만해졌다. 그저 그렇고 그런 제사였다. 아바마마 송양이 그런 소나에게 눈을 흘겼지만 그때뿐이였다. 겉은 엄숙한체 하였지만 속으로는 제 장단을 쳤다. 그런데 고구려의 진혼제는 무엇인가 달랐다. 제 나라가 아닌 남의 나라에서 하는 제사여서 그런가? 그래서만이 아니다. 무엇인가 다르다. 검은 기발을 든 군사들이 네모나게 둘러싼 제터에 밀림처럼 모여든 사람들에게서 소나는 저로서도 어쩔수 없는 감정을 받았다. 제터에 모여온 고구려사람들에게는 소나가 일찍부터 미워하는 거짓이 없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 제사에서 무엇인가 큰일이 일어나리라는것을 믿고있었다. 제아무리 겁을 주려고 겉을 으리으리하게 꾸미여도 속으로 머리숙이는것이 없다면 거짓이 나타나기마련이다. 소나는 고구려라고 해도 그런 거짓이 없을리 없다고 여겼다. 누구에게든 드러날것이다. 하다못해 아이에게서라도…

그런데 고구려의 제터는 소나가 코웃음을 치게 할 그런 거짓이 보이지 않았다. 소나는 어리둥절해졌다.

고구려는 소나가 공주로 있는 비류와 다르다.

소나는 남몰래 입술을 깨물었다.

소나는 새로운 눈으로 사람들을 살폈다.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있었다. 그러나 그 슬픔은 가련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 슬픔뒤에는 힘이 있었다. 속에 없는 거짓은 어느때나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거짓은 거짓으로 끝나고만다. 그러나 진심은 아무리 서툴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감동시킨다. 소나는 제터에 모여든 사람들의 눈에서, 얼굴에서, 몸짓에서 진심을 읽었다. 그것이 아무리 슬픈것이라고 하더라도 너의 마음이 나의 마음으로 되는것, 그것은 힘이다.

이 사람들이 만일 소나가 자기들의 슬픔을 만들어낸 비류의 공주라는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가? 이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란 없다. 다만 지금 모를뿐이지 래일에는 알게 될것이다. 내가 아는걸 네가 지금 모를뿐이지 래일에는 너도 알게 될것이다. 소나는 이 비밀의 리치를 너절하게 쓰고싶은 생각은 없었다. 나에게 속고 나에게 꺼꾸러진 사람이 영원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이제 고구려의 임금 주몽은, 고구려의 백성들은 비류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것인가?

소나는 그것을 알고싶었다. 버들을 찾는다고 비류를 떠날 때 소나의 마음속에는 벌써 그것이 자리잡고있었다.

소나는 무릎을 꿇고있었다.

북소리가 울렸다.

주몽이 축을 올린다. 주몽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귀속을 두드리고 하늘로 울려갔다.

소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주몽의 말을 따라했다.

소리내여 입으로 하던 말이 차츰 얼버무려졌다.

소나는 울고싶었다. 주몽의 말을 따라할수록 속깊이에서 누를수 없는 슬픔이 울컥울컥 솟구쳐올랐다. 악을 먹고 치는 매라면 차라리 반발이라도 날것이다. 소나는 그런 매를 좋아했다. 그런 매에 반발하기를 좋아했다. 저만 잘났다고 우쭐거리는 놈에게 죽을지언정 맞받아 싸우는것이 소나에게는 기쁨이였다. 그런데 주몽은 소나에게 그런 즐거움을 주지 않았다. 소나는 난생처음으로 어릴적에 자기가 잘못할 때마다 안타까워 울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철없던 때에 비웃던 엄마의 그 모습이 어째서 지금에는 가슴아프게 비끼는것일가?

주몽임금은 고구려사신의 일로 하여 누구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는 저 아득히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안타까워하였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크나큰것을 말하고있었다.

소나는 주몽의 말을 들으며 처음엔 코웃음쳤다.

하지만 들을수록 어쩐지 마음이 우울해지고 고개가 숙어졌다.

소나는 울고싶었다. 소리내여 통곡하고싶었다.

소나는 자기가 얼마나 가벼운가를 깨달아갔다.

이때까지 소나는 자기를 모르고 살았다. 그것은 소나의 잘못이 아니였다.

소나의 곁에는 소나를 알수 있게 하는 상대가 없었다. 소나는 누구나 깔보았다. 부위염도 도노도 지어는 아바마마까지…

소나는 주몽의 진심어린 마음으로 하여 자기의 몸이 하늘로 날아오르는감을 느꼈다. 날아오른 소나는 가벼운 깃털이 아니라 잘 보이지도 않는 먼지알갱이였다.

믿음! 나 하나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그런 작은 믿음이 아니라 크나큰 겨레의 믿음, 저 아득한 겨레의 뿌리가 내려진 곳에서 시작된 그 믿음이 없는 허깨비. 그것이 다름아닌 소나란 말인가?

소나는 설음에 겨워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차라리 모르고 살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소나를 살피던 길잡이는 또 한번 놀랐다. 그는 소나의 눈물을 보았다. 소나의 속을 알수 없는 그는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눈만 끔벅이고있었다. 그저 무사히 이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좋으련만… 무슨 팔자에 길잡이노릇을 하게 되였단 말인가! 모르고 한번이다. 다시는 이런 놀음을 하지 않으리라! 길잡이는 속으로 벼르고 또 벼르었다.

불행한 길잡이!

하지만 그의 진짜 불행은 소나에게만 있지 않았다. 소나에게만 쏠려있는 자기의 눈과 귀가 멀었다는걸 그는 모르고있었다.

길잡이 자기밖에 다른 사람이 또 소나를 살피고있다는것을 그가 알았다면 얼마나 놀랐으랴!

그것도 제터에 오던 그때부터…

소나도 모르고 소나를 살피는 길잡이도 모르는 눈길은 토끼나 사슴을 노리는 범의 눈초리와 같았다.

그런데 소나도 길잡이도 그 눈길을 못 느끼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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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혁 - 프랑스 - 류학생 - 2016-08-25
[우리민족끼리]열성독자입니다.
장편력사소설 [고구려의 새벽] 3부가 10회부터는 나오지 않습니다.
1달전까지만 해도 내용이 현시되였는데 오래간만에 시간을 내여 보자고 하니 3부의 9회이후로는 내용이 나오지 않는데 볼수 있도록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리자 - 우리민족끼리 - - 2016-08-26
안녕하십니까

현재 장편력사소설 [고구려의 새벽] 3부 정상적으로 현시되고있습니다.

우리 홈페지에 대한 선생의 깊은 관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별 - 해외기업 - 택시운전수 - 2018-01-11
우리 나라 력사에 대한 아주 뜻이 있는 책입니다
그 후의 일어난 일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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