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비수가 사라진 뒤 비류궁성에는 좋지 못한 소문이 떠돌았다. 다름아닌 버들과 비수에 대한 소문이였다. 고구려사신 마리에 대한 소문에 비하면 버들과 비수에 대한 소문은 더러운데가 있었다. 떠도는 소문이란 원래 특정한 사람들에 대한 허물을 늘어놓는것이 보통인데 거기에 하지 말아야 할 그런짓까지 섞여있으면 그야말로 바람에 날개달린 격으로 돼버린다. 버들공주라는게 산속에서 살던 어떤 놈팽이하고 죽자살자 붙어버렸는데 그렇게 해서 살아나가지고 궁성에까지 기여들어와 하늘이 무서운지도 모르고 돌아친다는것이였다. 임금인 송양의 딸들은 어찌된 일인지 다들 낯도 코도 모를 그런 놈들을 달고다닌다, 소나공주라는것도 그러더니 버들도 그런다, 글쎄 소나공주의 부위염은 장수이니 그렇다 치지만 버들공주의 비수라는것은 아무짝에도 쓸것 같지 못한데 그 참, 조화가 들었다, 아무래도 임금의 피가 그런가부다.
쉬쉬하는 소리일수록 사람들이 더 혹한다. 다만 소문의 주인공들은 처음에는 모르고있다가 소문의 회오리가 한바탕 불고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송양과 소나 그리고 버들이 그 소문을 듣게 된것은 썩 뒤였다. 송양은 그 소리가 달갑지 않았다. 그것은 다만 버들에게만 그치는것이 아니였다. 임금의 권위를 허물어뜨릴수 있었다.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려버릴 그런것이 못되였다. 그렇다고 국사에 붙여 엄하게 따질 그런것도 못되였다. 추문이였기때문이다. 잡아없애려면 더 불거지는것이 바로 추문이다. 제풀에 사그라지도록 내버려두는것이 제일인데 그러기엔 또 너무 억울했다.
송양은 버들을 불렀다.
《날이 가면서 알게 되겠거니 했지만 그보다 앞서 좋지 못한 소문이 떠돌고있다. 도대체 비수라는 사람과는 어떤 사이냐? 떠도는 소문이라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스쳐지날수도 없기에 묻는거다.》 하고 송양은 굳은 낯색으로 물었다.
《저도 들었나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대로 두어서는 안될줄 아나이다.》
소나도 안타까워하였다.
송양은 고개를 끄덕이고 버들을 바라보았다.
《버들,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
버들은 선웃음짓고있었다.
《비수가 있을 때라면 모르겠지만 그가 없으니 소문이 더 무성해지고있다. 버들, 입을 다물고있는것이 상책이라고 생각지 말고 어디 솔직히 말해보아라. 여기 다른 사람도 없으니 마음을 놓고…》
송양의 말에 버들은 울고싶었다.
《아바마마! 저더러 무엇을 말하라고 하시나이까?》
《너와 비수가 어떤 사이인가 말이다.》
《그건 이미 말씀올리지 않았나이까? 비수는 산속에서 나를 살려준 은인이라고…》
《떠도는 소문은 그런것만 아니니 하는 소리다.》
버들의 눈에는 맑은 이슬이 맺혔다.
《아바마마께서는 소녀를 믿지 아니하시오이까?》
《그건 무슨 소리인고?》
《소문을 들으시고 소녀를 따지시니 말이오이다.》
송양은 이마살을 찌프렸다.
곁에서 보던 소나가 버들에게 말했다.
《버들, 너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소나언니도 같소이다.》
버들이 소나에게 돌아서며 낮으나 맵짜게 맞받았다.
《버들, 그게 무슨 말이냐?》
버들은 숨을 들이키며 고개를 쳐들었다.
《아바마마와 소나언니는 비수만큼도 저를 믿지 않나이다. 어쩌면 떠도는 소문을 듣고 저에게 따지나이까? 저를 믿는다면 그러지 않을것이나이다. 아바마마와 언니는 소문에 귀를 기울이고 저더러 혹시나 하지 않나이까? 이것이 저를 믿지 못하는게 아니고 무엇이나이까?》
《버들, 좀 속크게 생각하거라! 이 아비나 언니는 너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를 걱정해서 그러는거다. 근심스러워 그러는거란 말이다.》
버들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이다. 아니… 저와 비수의 사이는 소문같지 않나이다. 저는 그걸 장담할수 있나이다. 제가 가슴아픈건 아바마마와 언니가 저의 말보다 왜 소문을 더 믿는가 하는것이오이다. 아바마마와 언니는 이 소문이 어떻게, 누구에 의해 퍼진것인가를 따져보셨나이까?》
송양과 소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버들의 낯빛이 달라졌다.
《소녀가 보건대 이 소문은 도노가 퍼뜨리는것 같나이다.》
《무슨 근거라도 있느냐?》
송양이 성급하게 물었다.
버들은 얼굴을 돌렸다.
《그런 소문이 퍼져 좋아할 사람이 누구겠나이까? 도노밖에 더 있나이까?》
《그건 외눈보기다. 도노가 너에게 조금 망신을 당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소문을 함부로 내겠느냐? 자고로 추문이란 별치않은것에서 생겨나 바람처럼 퍼지는게 아니냐?》
버들은 답답해났다.
한쪽에서는 뻔뻔스럽게 제 잔치떡치느라고 없는 소리를 지어내는데 무슨 바른 리치 타발이란 말인가? 이게 답답한게 아니고 무엇인가? 이 몇해어간에 비류궁성이 어수선해진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 아닐가? 어째서 아바마마와 소나언니는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처럼 도노라는 사람에게 꼼짝 못할가?
《하여튼 추문이 어디서 났는지는 알아보자. 하지만 근거없는 소리를 마구 하지 말아라. 그러지 않아도 궁성안이 뒤숭숭한데…》
송양은 맥없이 말하였다.
버들에게는 오늘따라 아바마마의 머리카락이 별스레 희게 보였다.
버들은 자기 방으로 돌아와 팔짱을 끼고 서성거렸다.
버들이 보건대 비류의 궁실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이 벌어지고있었다. 겉으로는 평온한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누가 누구와 싸우는가? 비류의 주인이라고 할수 있는 아바마마를 한편으로 하고 아바마마를 반대하는 다른 편이다. 이 싸움에서 임금인 아바마마가 밀리고있다. 그러면서도 아바마마는 그런줄 모르는것 같다. 버들은 아바마마를 원망하게 되지는 않았다. 보이지 않는 괴물이 궁성에 배회하고있었다. 그것이 제일 위험하였다. 보이지 않는 적, 그러면서도 가까이에서 감도는 적, 우리 편이면서 우리 편이 아닌 적! 그는 누구인가? 비류의 대부 도노다. 버들은 그렇게 점찍었다. 그러나 까놓고 말할수 없다. 아직 근거도 없거니와 자칫 잘못하면 쥐잡으려다가 독을 깰수 있다. 아마 아바마마나 소나언니도 그런 우려때문에 내놓고 말하지 못할것이다. 똑바른 근거를 쥐여야 한다. 벌써 도노와 싸움이 벌어졌다. 그것은 버들이 바라던것이 아니였다. 아니, 버들이 궁성으로 돌아오면서 미처 생각도 못한것이다. 버들은 자기가 원하지도 않던 이 싸움에서 벌써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비수가 어디론가 사라진것이 그 하나다. 적은 고도의 술책으로 버들의 옆구리를 공격하고있다. 멍청해있다가는 또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나서자란 궁성, 아바마마와 소나언니가 있는 비류궁성은 결코 안온한 보금자리가 아니였다. 버들은 그것이 어쩐지 서글펐다. 그러나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수는 없다. 일어나야 한다. 거무스승은 말했다. 이제는 홀로 선다고…
버들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버들은 오래동안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다가 목에 둘렀던 하얀 비단수건을 풀었다. 버들은 그 수건을 내려다보다가 벽을 향해 뿌렸다. 비단수건은 벽으로 날아가 마치 걸어놓은듯 매달렸다. 버들은 천천히 다가가 비단수건을 쥐였다.
이때 소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나는 버들이 목에 걸치는 비단수건을 눈여겨보았다.
《그 수건은 어디서 난거니?》 하고 소나는 지나가는 투로 물었다.
《언제부터 묻자던건데 너에겐 없지 않았니?》
버들은 방긋 웃었다.
《이것도 이상하게 보여?》
《원, 애두… 그저 수건이 곱고 또 너에게 잘 어울리는것 같아서 물어본거지.》
《어찌다 생겼어.》
《비수가 준거냐?》
《아니, 내가 얻었지. 산속에서 살면서 때때로 짐승도 잡았는데 그 가죽을 가지고 바꾸었어.》
《하여튼 버들에게 어울린다.》
소나는 가볍게 웃고나서 사내처럼 팔짱을 끼였다.
《버들, 너에게 참 안됐다.》
《뭐가?》
《두루두루…》
《그만해, 소나언니…》
《난 언니구실도 제대로 못하고…》
버들은 소나를 바라보았다.
소나는 우울해있었다.
버들은 소나가 가엾어보였다.
얼마나 도도하던 소나인가? 그런데 지금은? 만일 소나가 여느때에도 이런 약한쪽을 자주 보였다면 그다지 쓸쓸하게 보이지 않았을것이다. 소나는 늘 강했다. 녀자이지만 쇠붙이처럼 댕댕해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그래서 더욱 소나가 가엾어보이는지도 모른다.
소나는 버들의 눈길을 받고 소리없이 웃었다.
《우리 무슨 놀이를 하지 않겠니?》
《소나언니가 바란다면…》
《무슨 놀이를 한다?》
《말을 타고 호수가나 돌아보는게 어때, 언니?》
《좋아!》
두 자매는 말을 타고 호수가로 갔다.
소나의 시녀들이 앞뒤로 섰다.
호수는 언제 봐도 아름다웠다. 답답한 방안에 갇혔다가 나와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말들도 자갈을 부적부적 깨물었다.
《달릴가?》
《좋아!》
그들은 물가를 따라 말을 달렸다.
한참 달리자 땀발이 솟았다.
풀판이 넓게 펼쳐진 곳에 이르러 말을 세웠다.
《아, 속이 풀리는구나. 버들! 너하고 함께 잔근심 잊고 이 세상 끝까지 말타고 달렸으면 좋겠다.》
소나가 얼굴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 소리에 버들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
《왜 웃니?》
《아니, 그저… 마리가 하던 말이 떠올라서…》
《마리? 뭐라 했지?》
《부여에 있을 때라던지… 마리가 주몽과 함께 말을 타고 달린적이 있었는데 그때 주몽이 언니처럼 말했다지 않아? 마리는 어째서인지 그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는거야.》
《주몽? 그가 누군데?》
《어마, 날 놀리는거야? 고구려의 임금 아니야?》
《응, 그렇지…》
소나는 아무렇지 않은체 얼버무리면서 버들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소나는 말에서 내렸다. 버들도 따라내렸다.
자매는 호수에서 손과 얼굴을 씻었다.
《버들! 우리 오래간만에 내기할가?》
소나가 풀판으로 걸음을 옮기며 물었다.
《좋아, 무슨 내기를?》
《음… 검술내기.》
《검술내기?》
《그래.》
《차라리 헤염이 좋지 않아?》
《아니, 검술내기를 하자.》
버들은 소나를 바라보았다.
검술내기를 하자는 생각이 소나에게 불쑥 떠오른것 같지 않았다. 소나는 놀이를 하자고 버들을 밖으로 떠밀 때 벌써 그런 작정을 한 모양이다.
《좋아, 언니가 하자는대로…》
《버들! 이건 놀음이 아니야. 만약 네가 나에게 검술로 이기지 못하면 난 너를 어리석다고 할테다. 그리고 다시는 나를 원망하지 말아야 해. 왜 그러는지 알겠니?》
《소나언니, 갑자기 왜 그래?》
《글쎄 알겠니, 모르겠니?》
버들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 그럼 말해주지.》 하고 소나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이마에 가는 주름을 지었다.
그리고는 숨을 들이키며 허리를 폈다.
《너도 알겠지만 난 도노대부에게서 검술을 배웠어. 하지만 도노의 검술을 이기지 못해. 도노는 나에게 자기의 비법을 다 배워주지 않았거던. 그러니 만일 네가 나를 검술로 이기지 못하면 너는 도노의 적수가 못돼. 이젠 알겠니?》
《언니, 왜 그러는거야?》
《버들! 네가 도노대부에게 싸움을 걸었기때문이야.》
《내가?》
《그래, 네가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어쨌든 싸움은 시작됐어. 난 이걸 강건너 불보듯 할수 없다. 이젠 알겠지?》
버들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였다.
《버들! 난 네가 이기기를 바란다. 나를 이기고 도노대부를 이기기 바란다. 그렇다고 내가 너에게 져주지는 않겠어. 이건 우리 궁성의 운명을 걸고 하는 내기니까.》
버들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좋아! 힘껏 해보겠어!》
시녀들이 말렸다.
그러나 소나는 그들을 뿌리쳤다.
소나와 버들은 시녀들에게서 검을 받았다. 그들은 서로 자리를 잡았다. 검을 발치에 놓고 검은 수건으로 이마를 동인 다음 세걸음을 사이에 두고 마주섰다.
두 자매는 손에 틀어잡은 검에 힘을 주었다.
검과 검이 부딪쳐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것과 함께 내기는 시작되였다.
두 자매는 입술을 꼭 깨물고 서로 노려보고있었다.
소나의 검이 버들의 검을 비껴치고 먼저 공격했다. 수레바퀴 굴러가듯 소나의 검끝이 반원을 그리며 곧장 버들의 목을 겨누고 날아들었다. 날카로운 공격이였다.
버들은 첫판부터 몰렸다. 하지만 인차 정신을 차리고 소나의 검을 짧게 비껴쳐 예기를 꺾으며 뒤로 물러섰다. 아홉걸음으로 버들은 뒤로 한바퀴 돌며 소나의 공격을 멈추었다.
다시 두 검이 부딪쳤다.
아-앗! 소리지르며 버들이 공격했다. 검끝이 쌍고리를 그리며 소나를 위협했다.
소나는 검을 내뻗쳐 버들의 공격을 막으며 세걸음 잽싸게 물러서서 힘을 모았다.
《아앗!》 하며 소나는 버들의 검 중간을 쳤다.
버들이 비칠거렸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나는 몸을 휙- 날려 한바퀴 구르며 버들을 찔렀다. 위험하다. 버들은 몸을 비틀어 땅에 납작 눕혀 가까스로 피했다. 모두발차기로 일어나는 버들을 소나의 검이 밑으로부터 우로 획- 그었다. 버들이 검을 내대 소나의 검과 맞붙어 허공을 벴다.
두 자매는 검을 밀며 서로 떨어졌다. 숨결이 저절로 높아졌다.
버들이 다시 공격했다. 찌르려는듯 거짓동작을 취하고 몸을 빼여 회오리바람을 일구었다. 버들의 온몸이 검빛으로 에워싸였다. 회오리치는 검빛이 소나를 짓눌러나갔다. 소나는 재빨리 물러서며 자기도 검의 장막을 쳤다. 홱-홱- 하는 회오리바람이 소나의 주위를 돌았다. 그 바람이 순간 흠칫하더니 한줄기 흰빛이 새여나왔다. 그 빛은 소나의 명치를 노리며 번뜩이였다. 소나는 순간 당황하였다. 미처 예측하지 못한 공격이였다. 소나는 뒤로 몸을 몇바퀴 뒤채며 버들의 공격을 피했다. 반 호흡 멈추고 소나는 반공격했다. 몸을 뒤로 눕힌채 검으로 큰 사슬고리모양을 그리다가 갑자기 돌아서며 버들의 옆구리를 공격했다. 버들이 소나의 검을 막았다. 두 검은 우아래로 엇바뀌며 마주쳤다. 마치 검과 검이 서로 날을 가는듯 하였다.
문득 두 검이 멈춰섰다.
소나의 검이 버들의 검우에 있었다. 버들은 검을 내리웠다.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시녀들이 그제야 숨을 내쉬였다.
버들은 검을 시녀에게 주었다.
소나는 여전히 검을 쥐고있었다. 버들이 돌아서서야 소나는 검을 내리웠다. 그리고는 소매로 얼굴의 땀을 씻었다.
《간단치 않구나.》 하며 소나는 기운을 뽑았다.
버들은 소나를 보다가 소리없이 웃었다.
소나가 버들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낯빛은 흐려있었다.
《버들, 왜 져주었지?》
《무슨 말? 언니의 검술이 여간 아니던데?》
소나는 가볍게 코웃음쳤다.
《난 내 약점을 알아. 너도 내기를 하면서 그걸 알았고… 그런데 넌 져주었어. 그게 나에겐 모욕으로 된다는걸 모르니?》
《언니, 생트집거네.》
《생트집 아니야.》
《그만해, 소나언니. 시녀들이 보지 않아?》
《난 그런건 몰라!》
《뭘 보고 져주었다고 그래?》
소나는 아래입술을 감빨았다.
《어째서 비검쓰지 않지?》
버들의 웃던 눈이 놀랐다.
《비검?》
《그래, 내 눈은 못 속여. 너의 검술은 다른것과 어울려쓰게 된 검술이야. 검 하나만 가지고 해보는 술법이 아니였어. 검과 다른것이 꼭 결합되게 됐거던. 그런데 넌 검만 썼지? 비검은 쓰지 않았어.》
《비검, 비검… 언니는 모를 소리만 해. 비검이라는건 뭐야?》
《끝까지 뻐길테야? 감춘 검말이야.》
《무슨 말인지…》
소나는 미간을 쪼프렸다.
《넌 수건을 쓰지 않았지?》
《수건?》
버들은 엉겁결에 두손으로 수건을 가리웠다.
소나는 짧게 웃었다.
《그래, 넌 목에 건 그 비단수건을 쓰지 않았어. 그게 너의 비검이지?》
버들은 놀라 얼핏 주위를 살폈다. 버들의 눈은 놀라움으로 가득찼다.
《언닌 그걸 어떻게 알아?》
《검술을 겨루면서 알았지. 그래 지켜보았어. 끝내 쓰지 않더구나.》
《언닌 정말…》
《됐어. 그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