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1

 

조봉암은 리승만의 당선이 발표되자 서울로 올라왔다. 그는 오는 길에 조선일보사에 들려 리승만의 당선을 선거경쟁자로서
축하한다는 간단한 성명을 발표하였다.

선거결과에 대하여 크게 흥미없었으나 미래에 대한 보다 원대한 리상과 포부가 그를 새로운 투쟁에로 억세게 분발시켰다.

여론들은 하나같이 조봉암의 압도적인 승리를 주장하고있다.

세계선거력사상 류례가 없는 부정선거를 저질러놓은 주범들을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가고있다.

조봉암은 이번 선거에서 이것이면 진보당이 소기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였다고 생각하였다.

이제는 처음의 구상대로 선거를 통하여 앙양된 민중의 열의와 지지를 진보당의 확대강화에로 힘차게 몰아가야 한다.

조봉암은 가야산의 막바지계곡에 있는 사찰에 은신해있으면서 신창균앞에 자기의 금후 활동에 대한 구상을 내놓았다.

신창균은 쌍수를 들어 조봉암의 정치적구상을 지지하고 그 승리를 믿어마지 않았다.

조봉암의 당선축하성명이 지상을 통하여 공개되자 지방경찰서들에 억류되였던 진보당추진위원회의 선거운동원들이 일제히 풀려나 조봉암에게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다 앞으로 진보당 중앙위원회의 성원으로 내정되여있는 당의 중진들이고 핵심들이였다.

이날 조봉암은 그들과 함께 을지로에 있는 중국료리점인 아서원으로 갔다.

중국 베이징에 본점이 있는 세계적규모의 중국료리점인 아서원은 조봉암에게 류다른 감회를 자아내는 곳이였다.

젊은 시절에 국제당의 지시를 받고 국제당 전권대표의 자격으로 이른바 조선공산당의 창립대회를 사회하고 당창건을 선포한 곳이 바로 여기 아서원이였다.

그리고 3년후에 다시 국제당을 대표하여 령도권쟁탈을 노린 파쟁군들의 더러운 종파적책동과 왜놈들의 탄압으로 지리멸렬되여버린 당의 해산을 선포한것도 바로 여기 아서원이였다. 당의 해산을 선포하고나서 량심있는 여러명의 동료들과 함께 쓰디쓴 고별의 술을 들면서 눈물을 뿌리던 일이 지금도 어제런듯 생생하게 생각났다.

그 시절에 사귀였던 아서원책임자가 리사장으로 되여 30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그냥 서울에 남아있었다.

아서원도 많이 달라졌다. 옛적에는 토기기와를 얹고 돌담을 두른 중국식의 장방형 단층집이 몇채 나란히 서있었다. 지금은 여러층의 건물로 확장되고 료리의 가지수도 대폭 늘어났다.

옛적에는 고작해야 짜장면과 고기만두와 기름빵이였다면 지금은 중국료리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서울료리와 서양료리까지 내놓는다. 주문봉사와 배달봉사까지 착실하게 하여 서울시민들속에 인기가 높았다.

조봉암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서원책임자와 리사장이 아서원의 접대부들에게 꽃을 들려가지고 나와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백발이 희슥희슥한 리사장은 죽산선생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에서는 훨씬 이겼으나 개표에서 졌다는 대단히 아쉬운 소식을 들었다면서 선거에서 크게 성과를 거둔 죽산선생과 진보당을 축하한다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그러면서 오늘 자기네 아서원은 죽산선생과 그 지지자들을 위하여 무료로 봉사하겠으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달라고 하였다.

조봉암은 이웃나라의 늙은이가 진심을 고여 전하는 축하와 성의에 코마루가 찌르르해왔다.

늙은이의 그 길지 않은 인사만 가지고도 쉽지 않은 싸움터에서 쌓인 피로와 고뇌가 스르르 씻겨내리는것만 같았다.

이날 일간신문들의 진보당출입기자들도 따라왔다가 죽산선생님 덕에 공술 마시게 되였다고 키득거리였다.

그들은 먼저 책임자가 안내하여주는 너렁청한 온돌방에서 선거활동정형을 총화하였다.

지방에 나갔던 진보당추진위원회 간부들이 경기도로부터 차례차례 일어나 리승만세력의 선거부정을 폭로규탄하였다.

선거결과를 놓고 누구나 의기가 저락되여있었다.

따라서 회의는 매우 침통한 분위기에 눌리워 진행되였다.

조봉암은 그들의 심정을 충분히 리해하였다.

그들모두가 이 선거에서 실질적으로는 진보당이 쾌승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기쁨의 진미를 느끼지 못하고있는것이 안타까웠다.

조봉암은 선거의 경험과 교훈에 대하여 간단히 자기의 립장을 밝히고는 일정을 당겨 이내 아서원에서 갖가지 음식과 술을 풍성하게 차려놓은 방으로 옮기도록 하였다.

자리가 정돈되자 조봉암은 술잔을 높이 들었다. 위축되여있는 참가자들의 기분을 북돋아주고저 자랑스럽게 선언하였다.

《세상은 이미 선언하였소. 우리도 선언하오! 진보당은 개표에선 비록 패했지만 투표에서는 승리하였소. 그렇소. 이건 승리요! 우리 민중의 승리요! 리성의 승리요! 정의와 량심의 승리요! 력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불러주었소. 앞으로도 승리자로 전해갈것이요!

이제 우리는 비등한 선거열풍을 몰아 진보당의 기발을 올린 우리 당 추진위원회를 중앙과 지방에 정연하고 강력한 조직체를 가진 정당으로 꾸리는 사업에 박차를 가합시다. 그 다음 단연코 이기는 선거, 그 어떤 불법에도 견뎌내고 마침내 이기고야마는 선거를 하게 될거요! 자, 여러분! 건배!》

방안에 차려진 푸짐한 식탁에 어울리는 조봉암의 호탕한 웨침이 단번에 모임분위기를 바꾸어버렸다.

처져있던 어깨들이 쭉 펴졌다. 기가 움츠러들었던 얼굴들에 화색이 돌고 웃음이 물결쳤다. 승리자라는 긍지가 가슴과 가슴들을 부풀어오르게 하였다. 모두들 보다 확신적이고 빛나는 래일을 위하여 축배를 들었다.

즐거운 분위기로 바뀌였던 모임은 끝날무렵 서정후가 일어나 몇마디 깔깃거리는 바람에 흥이 그만 깨져버렸다.

서정후는 이제는 주연도 끝나가니 바깥손님들은 자리를 비여달라고 량해를 구하였다. 기자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돌아갔다. 서정후는 매우 심중한 어조로 말을 꺼내놓았다.

《다른게 아니고 난 이번 선거의 패배책임을 누구든지 져야 한다는거요. 어쨌든 진보당이 패한것만은 사실이 아닌가? 패배를 놓고 이렇게저렇게 말을 굴려봐야 어리석은 변명이요.

승자와 패자가 뭐이 다른지 아시오? 승자는 실수하면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지만 패자는 너때문에 이렇게 되였다고 원망한다고 하오. 무슨 소린고 하니 패했으니 그 책임소재가 따져져야 한다는거요. 그래야 진보당의 선거전을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후원하여나선 지지세력들의 리해를 받을수 있소. 패하면 책임을 진다는 당풍도 엄하게 세워나갈수 있단 말이요.

그런즉 선거위원장으로 있은 본인과 후보로 나섰던 조봉암당수가 2선으로 물러서는것이 바른 처사라고 생각하오. 이건 정치인의 도의에 속하는 문제요.》

서정후가 자리에 앉자 좌중은 갑자기 바람맞은 갈숲처럼 우실렁거리기 시작하였다.

조봉암은 서정후의 주장에 세찬 몽둥이찜질이라도 당한듯 일순간 굳어졌다.

선거의 실질적인 승리를 선언하고 그에 기초하여 새로운 도약을 기약한 자리에서 이 무슨 당치않은 독설인가. 문제는 서정후가 꺼내놓은 주장의 론조에 있다. 설득력이 있다. 자책과 사명감도 비껴있어 누구나에게 그럴듯 하게 먹혀들수밖에 없다.

조봉암은 맥살이 풀려 서정후를 멍하니 바라볼뿐이였다.

서정후가 빛이 바랜 그 눈길에 접하자 명치가 찔려 컹컹 목이 밭은 기침소리를 여러번 냈다.

장내의 소란을 짓누르듯 신창균이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그는 일단 불씨를 던져놓고 이제 타번질 불의 광란을 기다려 긴 수염발을 쓸어내리며 능청스럽게 앉아있는 서정후를 사납게 일별하였다. 그는 주먹을 들어 허공을 찍으며 맞받아 웨치였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소리입니까?! 패배의 책임이란 도대체 어떻게 해보는 소리입니까? 우리가 투표에서 이겼다- 이게 우리 자신들을 위로하느라고 우리가 만들어낸 주장입니까?!

그 한숨소리, 패배자의 한숨소리- 듣기가 역스럽습니다. 설사 우리가 진짜로 당국이 발표한 수자인 216만표밖에 받지 못했다고 하여도 선거선전 한번 똑똑히 해보지 못한 우리 당으로서는 거대한 승리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당수가 락선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선다고요?!

서정후선생! 똑똑히 알아두셔야겠습니다. 선거위원장으로서 선생님이 2선으로 물러앉으려 한다면 고려할 여지가 있습니다. 사실 개표에서 패배한 책임은 선생님에게 물어야 할것입니다.

그러나 죽산선생님만은 절대로 안됩니다.

이번에 우리 당 지지자들에 대한 테로는 결국 우리 당수에 대한 테로입니다. 우리 당수도 이미 폭로된바와 같이 여러번 테로당했지요. 왜 반대세력이 테로를 하는겁니까? 그것은 우리 당수가 무섭고 강하기때문입니다. 전체 민중의 뜻을 하나로 묶어낸 우리 당수의 사상과 리념, 조직력과 정치적력량이 두렵기때문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그래 우리 당수를 2선에 후퇴시키면 진보당의 존재명분조차 서게 될것 같습니까?!》

신창균이 이렇게 격동적인 어조로 소리치자 여기저기에서 박수소리가 나왔다.

개중에는 반기를 든 사람들이 한마디씩 던지는 핀잔들도 끼웠다.

《뭘 그렇게 반발적이요? 당내민주주의란게 뭐요?》

선전담당 간사인 심운의 소리다.

목청좋은 심운의 반문에 장내가 일시에 고요해졌다.

《당내민주주의?!》

신창균이 상고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넘기며 되받아 부르짖었다.

《그렇소. 그리고 정치인의 도의에 대한 이야기도 교훈적이요. 참고해야 할바가 있소.》

《무슨 쓸개빠진 소리요?》

《그만하오. 젊은 사람이 례절이 없구만.》

이것은 구석에 앉아 눈시울을 붙이고있던 추진위원회의 한 원로상무위원이 던진 질책이다.

그런 소리들은 서정후의 주장에 대한 지지발언이기도 하였다.

《계속 들어봅시다!》

우달수가 그들의 주장을 맞받아 침착하게 소리쳤다.

여기저기서 두사람이 제기한 상반되는 립장에 대한 상반되는 견해들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져나왔다.

조봉암도 무엇인가 립장표명을 해야 되겠다는 촉박한 생각에 휩싸였다. 일단 자기 문제가 상정된 마당에서 입을 다물고있다가는 량측의 론쟁을 격화시키고 당수로서의 자기의 인격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을수 있다.

그는 진보당추진위원회의 표결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말을 하고싶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때 신창균이 재차 일어나더니 방안을 드르릉 울리는 굵은 목소리로 조봉암의 말을 다급히 앞질렀다.

《선생님! 무슨 말씀을 하시자는겁니까?》

《이 문제에 대한 공개론쟁을 그만두자는거요. 문제가 심중하니만치 비공개표결에 붙이자는거요.》

조봉암이 침착하게 자기 립장을 밝히였다.

그때 우달수가 한손을 쳐들고 일어서며 단호한 어조로 반대의사를 내놓았다.

《안됩니다! 그건 우리 당의 수치입니다! 뭘 표결에 붙인단 말입니까?!》

《옳습니다. 그건 우리 당의 수치입니다!》

윤기중이 이렇게 먼저 소리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움쭉했다.

《가만, 내 마저 좀 말하겠네.》

우달수가 윤기중과 신창균에게 앉으라는 시늉을 하였다.

우달수는 죽산선생이 물러서야 한다는 소리에 밸이 뒤집혀지는듯 한 아픔과 격분을 금할수 없어 그냥 떡 버티고 서서 주먹을 후들후들 떨었다.

(도대체 죽산선생을 2선으로 밀어던지고 과연 누구를 그 자리에 대신 내세운단 말인가?! 현 단계에서 죽산선생을 대신할 인물이 없다. 뿐더러 당수의 2선후퇴를 주장하는 그 리유가 옳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투표에서는 이겼는데 그러면 이 사실마저 뒤집어엎자는것인가?! 리승만의 롱간으로 개표에서 패했다는 여론을 무시하자는것인가?! 이건 분명 당안의 불순한 분자들의 음모이다. 반변이다. 이걸 이 우달수가 눈이 시퍼래있으면서 그저 스쳐보낼수 있느냐?!)

우달수는 될수록 흥분을 눅잦히려고 애쓰면서 주먹을 머리우로 들어올린채 저력있게 주장하였다.

《우리는 200만도 넘는 표를 얻었습니다. 이건 우리의 반대세력이 마음나는대로 협잡을 부리고난 나머집니다.

그래 이 표가 어떻게 생겨난 표입니까? 누구에게 바쳐진 표입니까? 이걸 버리자는겁니까? 이 200만표를 버리자는겁니까? 말들을 해보시오.

표결?! 안됩니다!

서선생이 아까 정치인의 도의라는 말을 했는데 좋은 말입니다. 옳습니다. 도의가 있어야 합니다. 당도 사람도 더구나 정치하는 인간이라면 도의를 생명처럼 귀중히 여겨야 합니다. 이건 우리 당수가 늘 일깨워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당의 리념을 세워주고 당의 기초를 마련하고 당을 지켜 한몸바쳐온 자기 당수를 2선으로 제끼려고 하는것이 과연 우리 당의 도의이며 우리 당원들의 도의이겠는가?! 그래 당안에서 당수를 제일 잘 알고있는 여기 중진들이 도의를 저버린 이런 문제를 론의하고 가결에까지 붙여야 옳겠는가?!

도의를 지켜 도의에 충실한 우리 당이 도의에서 탈선되는 그러한 주장은 나는 절대로 찬성할수 없으며 표결에 붙일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인정합니다. 더구나 지금 우리 당중앙을 정식으로 조직하지도 못했는데 무슨 황당한 주장이요?! 안됩니다.》

우달수는 칼로 자르듯이 자기 말에 아퀴를 짓고는 한쪽손을 창대처럼 뻗쳐들고 동료들의 얼굴을 세세히 훑었다. 또다시 반변을 떠드는 놈 나오라, 이단자들은 아예 들어내겠다는 맵짠 눈총에 서정후며 심운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슬그머니 눈길을 접었다.

당서렬에서 두번째 되는 당직자이고 주의주장이 드팀이 없는 인물의 립장이라 위엄이 있었다.

《옳습니다.》

우달수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신창균이 또다시 일어나 그의 말끝을 이었다. 그는 당안에서 잡소리가 더는 울려나오지 않도록 되게 못질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그냥 앉아있을수 없었다. 당장은 론의자체를 이것으로 막을 내리고 분위기를 돌려세워야 했던것이다.

《우리 당 당수는 지금 민중의 지지와 기대를 받고있는 우리 당의 대표이며 구심점입니다. 명백히 말하건대 당수에겐 2선으로 물러설 권리가 없습니다. 자기 운명을 민중과 떼여놓는 그 어떤 선택의 권리도 가질수 없단 말입니다.

이런 론의는 이상으로 걷어치우자는것을 난 정식으로 제의합니다. 정말이지 이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익한짓입니다.

여러분! 잔들을 냅시다. 마지막잔을 듭시다!》

신창균은 힘찬 목소리로 얼어든 가슴들을 쩡쩡 울려놓으며 이제껏 벌어진 론쟁을 무시하여버리듯 잔을 추켜들었다.

여러 사람들이 신창균을 따라 잔을 들었다.

그의 의도대로 결패가 있으면서도 흔들림없는 배짱과 완력가다운 주장으로 론쟁은 막을 내리고 분위기는 일조에 바뀌워졌다.

신창균은 잔을 높이 들고 다소 흥분한 시선으로 참가자들을 휘휘 둘러보았다. 그의 세찬 눈길이 훑어갈 때마다 마음의 동요로 아직 바재이며 잔을 들지 않은 사람들도 엉거주춤 잔을 잡았다. 서정후를 지지하여 신창균과 정면으로 충돌하였던 선전간사 심운도 회의장의 분위기에 압도되여 얼른 잔을 들었다.

신창균은 마지막 한사람, 서정후가 잔을 들 때까지 그냥 눈싸움을 벌리듯 상대의 눈길을 지꿎게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불꽃이 일어번지는듯 한 그 눈길에는 일단 옳다고 판단이 서면 동료들을 우격다짐으로라도 끝까지 떠밀고나가는 고집스럽고 다기찬 신창균의 기질과 집념이 비껴있었다.

서정후가 눈싸움에서 지친듯 잔을 들어올리고야말았다.

그제야 신창균은 얼굴에서 서리발같은 표정을 지우고 참가자들에게 싱긋 웃어보였다.

그 웃음이 너무도 맑고 선해서 그늘졌던 얼굴들이 덩달아 밝아졌다.

윤기중이 우렁우렁한 목청으로 웨쳤다.

《우리 당과 우리 당수의 보다 큰 승리를 위하여! 승리의 날을 앞당겨오기 위하여!》

전체 모임참가자들은 덩달아 격앙된 심정으로 잔을 입에 가져갔다.

일단 서정후의 주장은 쑥 기여들어갔다.

그러나 더는 웃음도 없었고 박수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임참가자들은 누구나 당을 겨냥한 그 어떤 상서롭지 못한 재변이 바야흐로 엄습해오고있다는, 막연하나 육감으로 느껴지는 불안을 안고 헤쳐져갔다.

어수선한 심정은 조봉암도 매한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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