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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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신록이 짙어가고있었다.

어느날, 중천에 떠오른 해님이 서쪽으로 기울어질무렵이였다.

천령배가 입원하고있는 교외 숲속의 내과병원으로 한대의 까만색승용차가 슬그머니 굴러왔다.

육중한 철대문이 스르르 열리고 승용차는 마당에서 멈춰섰다.

마당 한구석에도 회색승용차 한대가 서있었다.

까만 차의 앞문이 열리더니 한 젊은이가 재빨리 내려서 뒤문을 열어주었다.

승용차에서는 보통키에 몸이 가로퍼진 로인이 개화장을 짚고 뚱깃거리며 내리였다.

운전수가 크지 않은 보꾸레미를 들고 따라내렸다.

그들은 야당련합을 위한 최종회담에 참가하기 위하여 온 신익희와 그의 아들과 사위였다.

신익희의 아들과 사위도 민주당과 《국회》사무처에서 신익희의 비서와 보좌관이라는 공식직무를 가지고 활동하고있었다.
병원접수실에서 그들일행을 영접하기 위하여 기다리고있던 연경이가 총총히 뛰여나와 신익희에게 깍듯이 큰절을 하였다.

《의장선생님, 죽산선생의 둘째딸 조연경이 문안을 드립니다.》

연경의 랑랑한 목소리에 신익희의 네모진 얼굴에 희색이 떠돌았다.

1948년도에 《국회》의장과 부의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사귄뒤 크게 뻐그러지지 않고 정을 나누어온 신익희와 조봉암사이라 그 가족들도 서로 가까이 지내왔다.

《오, 이거 조당수의 둘째따님이군. 그새 미인아씨가 됐는걸. 조당수도 오셨겠지?》

《예, 방금전에 오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오시면 천령배비서선생님의 입원실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어서 가자구.》

연경이는 젊은이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앞장에 서서 안내하였다.

계단을 오를 때 신익희의 숨결이 고르롭지 못하자 연경이가 얼른 그의 팔을 잡고 뒤에서 아들이 밀어주며 천천히 올랐다.
병원입원실을 비밀회합장소로 정한것은 천령배의 착상이였다.

전날에 입원실로 문안을 온 연경으로부터 야당련합을 위한 두 당의 회담비밀이 계속 새여나가 애를 먹고있다는 소리를 듣고나서 그러면 자기 입원실에 와서 회담을 벌리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의하였다. 병원으로 찾아오는 면회객으로 가장하면 신문기자들의 후각도 피할수 있고 리승만세력의 촉수도 피할수 있다는것이다.

연경이 비서선생님의 치료에 장애될것이라고 념려하니 천령배는 크게 웃었다.

《얘 연경아, 내가 오늘의 싸움판을 피해서 누워있는것이 마음 편안할줄 아느냐? 난 그렇게라도 선생님의 위업에 내 성의를 고인다면 정말 기쁘겠다. 선생님께 여쭈어보아라.》

연경이가 집에 돌아와 천령배의 제의를 전하니 조봉암이 대뜸 그 사람이 묘한 생각을 했다고 크게 좋아하였다.

이렇게 되여 병원입원실이 두 당의 련합작전을 성사시키기 위한 밀회장소로 선택된것이다.

천령배의 방에 들어서니 조봉암이 서정후, 천령배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있었다.

모두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신익희와 인사를 나누었다.

《수고로이 오셨습니다.》

조봉암이 몰밀어 인사를 하다가 누구인가를 눈으로 찾았다.

신익희가 조봉암의 속을 헤아리고 미안쩍어하였다.

《죽산, 안됐소. 장면씨가 지병이 도져서 오지 못한다오.》

장면도 민주당의 교섭대표로 선정되여있었다.

《그거 안되였군요. 선거때문에 너무 무리했던 모양이군요.》

조봉암은 대범하게 받아주었다. 장면이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리유가 짐작이 갔다.

이 회담에서 자기의 후보직문제가 론의될것이고 그러면 기어이 《부통령》후보자리를 내놓지 않으려는 자기의 체면에 명분을 세울수 없는것이다.

조봉암이 알고있는 정치가로서의 장면은 허우대는 크나 리해타산이 지내 밝은 좀스러운 졸부이다. 점잔을 빼기 좋아하는 처세군이면서도 토끼심장을 가진 겁쟁이에 기회주의자였다. 그리고 미국에 철저히 아부하는 주구배였다.

《참, 령배비서! 이게 몇해만이요? 그간 옥고를 치르기에 고생이 많았겠소. 그래 몸은 어떻소?》

신익희는 자기에게 인사를 건늬는 천령배를 알아보고 아는체를 하며 각근하게 물었다.

신익희도 오래전부터 조봉암의 비서였던 천령배를 잘 알고있었다.

《이제는 다 나았습니다. 이제 보름후이면 정식 석방수속을 하게 됩니다. 제 법정석방날자가 꼭 선거일인 5월 15일이니 하는수 없이 이렇게 입원실에서 선생님들의 선거전을 지원합니다.》

천령배가 이렇게 서글서글하게 대답하자 모두가 웃었다.

《저는 밖에 나가 바람을 쐬겠으니 마음놓고 회담을 하십시오.

원장님의 지시가 아마 접수실에도 떨어졌을것입니다. 오늘은 선생님들을 제외한 일체 면회는 사절입니다.》

천령배가 환자복우에 봄외투를 걸치고 방에서 나가려고 하자 신익희가 팔을 잡았다.

《이보게, 령배비서! 우리의 회동이 아무리 비밀이기로서니 임자에게는 감출것도 없으니 자리를 뜨지 마오. 회동에 삼자로 참가해서 이쪽저쪽에 고견도 내놓고…》

이미 천령배의 사람됨을 잘 알고있는 신익희는 그가 참석하여줄것을 진심으로 부탁하였다.

조봉암도 해공선생의 말씀을 따르는것이 피차에 유익할것이라고 찬성의 뜻을 표시하였다. 천령배는 쾌히 수락하고 봄외투를 벗었다.

그는 신익희에게 정중히 제의하였다.

《믿어주시여 고맙습니다. 량자가 저를 삼자로 신임해주신다면 사회를 맡아볼가 하는데요?》

《아, 그렇게 해주오. 그렇다면 우리 회담의 본질도 더 뚜렷해지는거요.》

신익희가 선선히 동의하자 조봉암도 고개를 끄덕이였다.

참가자들은 인차 자리를 정돈하고 원탁두리에 앉았다.

연경이와 신익희의 아들은 각각 서기의 역을 담당하고 이미 준비한 자그마한 원탁우에 종이와 펜을 놓고 앉았다.

천령배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두 당의 당수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러고는 다소 격동적인 어조로 개회사를 하였다.

《저는 우선 야당련합에 나선 두 당의 당수들과 대표들에게 리승만독재의 종식을 바라마지 않는 민중의 한사람으로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회담의 성과를 바라는바입니다.

저는 이 회담의 도덕성과 대의명분을 높이 평가하게 됩니다. 두 당이 시대와 민중의 요청에 대한 높은 사명감을 가지고 호상리해하고 당리당략을 떠나 양보하며 대의를 위해 단합하는 정치적결단과 성숙한 아량을 보여줄것을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저는 처음으로 신익희 민주당 당수께서 이미 상정된 문제에 대한 당의 립장을 천명하여주실것을 요청합니다.》

천령배가 비밀회담의 중재자답게 정중하고도 공정하게 개회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신익희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것을 천령배가 만류하였다.

《해공선생님, 앉아서 말씀하십시오. 오늘의 모임은 크게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정후가 밭은 기침을 몇번 하고나서 그게 좋겠다고, 그게 허심탄회하게 자기의 견해들을 밝히는데 좋을것 같다고 맞장구를 쳐서 신익희는 자리에 그냥 눌러앉았다.

첫 발언자로 나서게 된 신익희는 인차 말을 떼지 못하였다. 그는 조봉암의 뒤쪽에 앉아서 회의기록을 하려고 자기의 말을 기다리는 연경의 얼굴만 바라보고있었다.

자기 당의 립장이라는것을 천명하려고 하니 갑자기 이 자리에 참석한 젊은이들, 연경이나 자기 사위나 아들앞에서 슬며시 부끄러운 생각이 앞섰던것이다.

그까짓 서정후처럼 정치판에서 찌든 사람만 있다면 크게 꺼릴것이 없다. 정치에서 자기들의 리해관계를 위함이라면 철면피한 거짓과 안팎이 다른 궤변을 다반사로 여기는 때절은 정치인들과 저들은 다르다, 또 달라야 한다. 량심과 정의를 목숨처럼 귀중히 여기는 순결무구한 젊은이들앞에서 이제 자기는 자기 당의 리익을 위하여 기만과 아집과 불의를 분칠하는 궤변을 늘어놓아야 한다.

저들은 때묻지 않은 맑은 눈동자와 순결한 량심의 자대로 두 당의 립장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심판을 내릴것이다.

민주당의 간부회의에서도 대체로 소장파로 이루어진 혁신계는 지주계급의 대변자들이고 친일과 숭미에 환장한 보수계의 보수성과 정치적변덕과 리기적인 야심에 대하여 로골적으로 쓰거워하며 분격을 터뜨리군 한다.

물론 신익희도 리승만독재를 부정하고 그를 뒤엎으려는 민주당의 기본립장에는 만족하여왔다. 바로 그때문에 민주당의 원로들이 민주당의 무게를 위하여 자기의 몸값을 비싸게 불러줄 때 기꺼이 응하여 그쪽에 옮겨앉아 당수노릇을 맡아온다.

해방직후에 리승만의 가장 큰 지지세력으로 되여준 민주당이 리승만과 앙숙간이 된데는 사연이 있었다.

리승만은 민주당의 지지밑에 나라의 옥좌에 틀고앉자 밀약을 줴던지고 행정부의 자리에서 제일 말석자리인 재무장관자리 하나만 주고 권세자리에는 자기의 측근들만 등용하였다. 리승만이 재무장관자리를 넌떡 안겨준것도 나라금고는 부자동네인 너희들이 맡으라는 속궁냥이 있었다.

이때로부터 민주당과 리승만일파는 서로 등지고 서로 물어메치지 못하여 기회만 노리고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정치적야욕이나 미국을 섬기는 사대주의적근성에 있어서는 어느 한쪽도 짝지지 않는 매국노들이고 간상배들이였다.

신익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극우익적인 리해관계와 립장에서 한걸음의 양보나 후퇴도 하지 않고 생억지를 부리면서 정치적암둔성을 보여주는 고병직과 장면, 탁준의들과 결별하고싶었다.

신익희는 해방전까지는 줄곧 독립전선에 몸을 담아왔고 무장을 들고 일본놈들과의 백병전에도 수십차례 참가한 자기의 체질이 민주당의 친일적인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것을 무시로 느끼고있었다.

민주당것들이 자기의 경력과 인간적인 무게가 자기 당의 대외적위상을 높이는데 필요하므로 림시로 채용하였다는것도 잘 알고있었다.

이제 거기서 거목이 솟구치면 자기라는 존재는 가차없이 발길에 채워 당밖으로 쫓겨날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어쨌든 자기는 승냥이무리의 두령으로 뽑혀온 들양격이니 사납게 갈개는 승냥이의 흉내를 내는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가는 두령자리는 고사하고 승냥이의 이발에 긁히고 뜯기여 어렵지 않게 만신창이 될것이다.

언제까지 이 고통스러운 악역을 맡아야 할가.

민주당의 회의장에 앉아서 그 패거리들의 장광설을 듣고있느라면 정치적리기심과 권력야망으로 구린내를 풍기는 암투의 란무장에서 자기 역시 오염되는것을 어찌할수 없다.

하기에 신익희는 말 마디마디에 애국이 있고 민중사랑이 있고 겨레의 미래에 대한 사명감이 비낀 조봉암과 그의 동료들과 자리를 같이하는 이런 자리가 자신도 인간이라는 신성한 자부를 가다듬게 하는 귀중한 공간이다. 그것은 마치도 썩은내가 풍기는 오물장에서 청신한 숲속의 공기를 마시는것처럼 즐겁고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제 한번만 더 도약하면 권력을 잡을수 있고 민중을 위하여 크게 봉사할수 있다는 희열과 욕망이 무시로 끓고있는 울화와 량심의 꿈틀거림을 이겨내고있었다.

그리고 《정치하는 인간이 어찌 쓰다고 삼키지 않으며 달다고 넘길수만 있으랴.》 하던 김구의 유명한 금언으로 정의와 불의의 교차점에 선 자신을 위로하군 한다.

지금도 신익희는 자기를 지켜보는 연경의 맑은 눈동자앞에서 움츠러들고 잦아드는 죄의식을 이런 말로 변명하며 기운을 돋구었다.

그는 눈시울이 부어오른 얼굴을 천정으로 들며 침울한 어조로 힘들게 입을 열었다.

《여러분! 나는 먼저 조봉암당수와 여러분들에게 이 해공이라는 인간은 당에 묶여있는 몸으로서 당의 의사와 결정에 승복하여야 하는 공인이라는것을 밝혀둡니다.》

신익희의 구차스러운 첫 발언에 조봉암의 량미간에 인상적으로 패워있는 골이 더 깊어졌다.

그의 말은 오늘도 전진된 제안은 없으며 그 책임은 자기에게 있는것이 아니라 당의 중진들의 옹고집에 있다는 변명이고 넉두리다.

그는 속에서 장대처럼 뻗치는 분통을 참느라고 두주먹을 꽉 그러잡았다.

선거일은 박두하였는데 민주당것들은 도무지 련합을 위한 성의를 보이지 않고있으니 기어이 야당공조를 깨버릴 작정인가. 그렇다면 오늘 이 자리에는 왜 나타났느냐.

리성은 그냥 타이르고있었다.

참아라! 참아내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

조봉암은 불쑥 강화섬에서 만났던 소꿉시절 친우들의 까무잡잡한 얼굴들이 눈앞으로 피끗피끗 스쳐갔다. 그들의 절절한 부탁이 귀전을 때렸다.

아서라. 그걸 잊지 않는다면 참아야 한다. 지금은 다른 수도, 에돌아갈 다른 길도 없지 않느냐. 아무리 민주당이라는 더러운 감탕에 두발을 박고있을지라도 신익희는 리승만보다 백배로 나은 정치인이다.

하늘땅에 사무친 민중의 아우성과 원한을 놓고 어찌 자신이나 자기 집안의 리익과 감정에 발목이 묶이워 상대의 어지러운 체질만 탓할수 있으랴.

신익희가 말을 시작하였다. 조봉암은 애써 그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첫째, 거국내각과 관련한 문제에서 민주당은 이미 세워진 방침에서 달라진것이 없습니다.

진보당측이 이를 끝까지 야당련합의 조건부로 내세운다면 체신부 장관과 과학기술부 장관자리를 양보할수 있을것이라는 립장을 천명합니다.》

신익희는 이렇게 말해놓고는 자기자신도 너무 체면없고 어이없는 제안을 꺼내놓은것이 면구스럽고 낯이 뜨거워져서 얼른 손수건을 꺼내 땀기가 번들거리는 실하고 밭은 목덜미를 벅벅 닦았다.

《말씀하시오, 해공! 마저 들어봅시다!》

조봉암이 조심하고 불안해진 신익희의 거북한 몸가짐을 련민의 눈으로 지켜보며 천연스럽게 권고하였다.

령감이 가련하고 불쌍한 생각이 조봉암의 마음에 슬그머니 젖어들었다. 저것이 신익희의 본심이 아니라는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왕년에 의병대와 독립군시절을 거쳐 상하이에서 림시정부의 고관노릇 할 때는 연탁에 나서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포효성을 터뜨리군 해서 김구까지도 그의 눈치를 보군 하였다.

수하사람들을 거느리고 왜놈테로에 나설 때면 호랑이처럼 용맹스럽던 사나이였다. 그래서 왜놈들은 그에게 현상금을 높은 액수로 걸어놓고 숱한 자객들을 날렸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하였다.

전쟁전까지만 하여도 리승만조차 그앞에서는 여간 조심하지 않았고 정계의 제노라 하는 인물들도 그의 불같은 성미를 두려워하였다.

그런 인간이 《국회》의장과 보수당의 당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미국것들과 리승만일파와 친일도배들의 새짬에 끼워 눈치보기를 여러해 하더니 무사다운 기개도 항일의 정신력도 이제는 넝마가 되여 수하모사군들의 기둥서방으로 되고만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마땅히 와야 할 장면이가 당명에도 불구하고 따라오지 않은것만 보아도 신익희의 밸뚝시가 다 사그라지고 손탁이 물러진데 있다. 그래서야 그 소란스러운 집안을 어떻게 거느릴가.

당수의 지시를 함부로 거역하고 당의 결정에 도전해나선 인간이라면 즉석에서 당에서 내쫓고 후보직까지 박탈해야 되지 않겠는가.

지금 보니 신익희는 당수권한을 행사하는것은 고사하고 수하 부하들의 손끝에서 제 소리, 제 주장이라고는 한마디도 번질줄 모르는 로약자로 졸아들고말았다.

《둘째…》

신익희가 손수건을 차곡차곡 접어 호주머니에 찔러넣으며 다시 입을 열려고 하는데 연경이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고뿌에 물을 부어 말없이 내밀었다.

《오, 고맙다. 연경아…》

신익희는 곤경에 빠진 자기에게 숨돌릴 기회를 눈치있게 만들어준 연경이가 고마워 진심으로 치하하였다.

그는 고뿌를 받아 뜨겁지도 않은 물을 훌훌 불어가며 한모금 한모금 천천히 마시였다.

까닭없는 울화와 안타까움으로 답답하게 막혀있던 속을 찬물이 후련하게 틔워주었다.

신익희는 자기도 모르게 길게 숨을 내그었다.

《에- 둘째, 부통령단일화문제… 이 역시 당안에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특히… 그까짓, 다 말합시다. 장면씨와 그 지지파가 완고합니다. 그 사람이 자기 립장에서 물러서려 하지 않고 두다리를 딱 뻗치고있는데 적지 않은 중진인물들이 그편에 서서 강경하게 나오고있지요. 그들은 당을 깨는 한이 있더라도 후보사퇴는 없을것이라고 달려듭니다. 이건 사실 내 면상에 안겨주는 주먹이지요.》

《그게 지각있는 인간들이요?! 이쪽에서 떡 하나 넘길것 같으면 그쪽에서도 떡 하나 주는게 인간이 살아가는 법도요, 성정이 아니겠소.》

서정후가 물고있던 곰방대를 뽑아들고 관자노리의 굵은 피줄기를 꿈틀거리며 소리질렀다.

그는 눈길을 신익희에게서 조봉암에게로 옮기며 역증을 부렸다.

《천하무도한자들에게 이제 더는 무릎꿇고 나앉을 리유가 있는가 말이요. 이거야 뭘 주고도 뺨맞는 창녀꼴 아닌가. 해공은 우리 진보당이 그렇게도 뼈대무른 약골로 보이시오?! 오만해도 분수가 있어야지 도대체 민주당이라는게 뭘 믿고 이다지도 방약무인인가?!》

서정후는 원탁을 주먹으로 두드려가며 고래고래 고함을 내질렀다.

신익희는 각오하고 온듯 한마디 대꾸도 하지 못한채 눈길을 들어 천정의 한점만 쳐다볼뿐이다. 사실 그는 상대가 무슨 욕사발을 퍼붓더라도 할 소리가 없었다. 자기가 가지고 온 민주당의 제안이라는것이 너무도 후안무치한 궤변투성이라는것을 그도 잘 알고있었고 그래서 서정후의 반발이 십분 리해되였던것이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지내 커집니다.》

조봉암이 서정후의 지나친 흥분을 눅잦혀주느라고 차분하게 타일렀다.

《민주당의 꼴 보고서야 고운 말을 할수 있소?!》

서정후가 팩해가지고 곰방대로 탁자를 내리치며 여전히 채수염을 흔들었다.

서정후의 모습을 찬찬히 지켜보던 천령배가 중재자답게 슬쩍 한마디 내비쳤다.

《선생님은 이 사회자를 무시하십니다.》

《내가?! …》

서정후가 천령배의 가벼운 웃음에 안색이 달라졌다.

《음, 딴은 그래. 내가 좀 지나쳤나… 하지만 저 사람들이 우리 당의 양보를 놓고 너무 왼새끼만 꼬는것 같아 분해서 그러네.》

서정후는 이렇게 중얼거리고나서 입을 다물었다.

조봉암은 천령배의 말을 무겁게 받아들여 표정을 인차 바꾸는 서정후를 보며 느슨한 미소를 입가에 담았다.

서정후는 격해오른 속을 다잡으려는듯 가치담배를 부스러뜨려 곰방대에 넣고 새끼손가락으로 꽁꽁 다지기 시작했다. 원체 서정후는 천령배의 안내를 받아 몇해전에 조봉암을 찾아온 인물이였다. 그들의 교제는 부산형무소에서 깊어졌다고 하였다.  리승만의 미움을 샀던 서정후는 부산에서 있은 리승만저격사건의 배후인물이라는 날조와 혐의를 받고 얼마간 감방신세를 지게 되였다. 그때 그는 감방에서 천령배와 접촉하면서 매우 큰 감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들의 화제에는 조봉암이 자주 떠올랐다. 천령배는 자기가 목격하고 체험한 사실들을 가지고 조봉암의 정치적경륜과 능력과 덕망에 대하여 매우 감동적으로 말해주군 하였다. 서정후는 감방에서 먼저 풀려나왔는데 천령배에게서 소개장을 받아가지고 나왔다.

조봉암이 그를 수하에 두고보니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자주 급선회하여온 로인이 너무 성미가 메마르고 매사에 걸음이 밭아 대사를 그르치거나 당안의 정서를 어수선하게 흐려놓는 일이 자주 생겨 각별히 살피며 조심히 다루어온다.

지금도 조봉암은 흰 두루마기에 흰 버선에 흰 고무신을 차려신은 로인이 채수염을 부들부들 떨며 대머리가 벌겋게 익어가지고 또 노성을 터뜨릴가봐 아니아니한 심정이 되여있었다.

천령배가 그의 의사를 존중하여 넌지시 내비치였다.

《해공선생님의 발언을 마저 들어보시는것이 어떻습니까?》

《음-》

서정후는 속깊이에서 끓어오르는 혐오를 뱉아버릴뿐이였다.

신익희는 살얼음 건느듯 조심조심 꺼내던 자기의 말허리를 서정후가 비수처럼 찔러들자 그나마도 더 대꾸할 흥심이 사라진듯 툭 내쏘았다.

《뭐 그러루한 소리요. 더 할 말이 없소.》

《그렇다면 이번에는 진보당 조봉암당수께서 진보당의 립장을 천명하시겠습니다.》

천령배가 아까 신익희를 불러내던 때와 꼭같은 음조로 말을 했다.

조봉암이 그때까지 눈길을 접고 자기 생각에 골몰하고있다가 지명을 당하자 고개를 들었다. 크고 시원스러운 눈으로 서정후와 신익희의 성난 얼굴을 둘러보고서는 빙긋 웃었다.

《좋은 일을 위해 조용히 마주앉았는데 피차에 노염은 푸시지요. 령배, 술 한병 갖다놓은게 없을가?》

《예? 술말입니까?》

조봉암이 묻는 말에 천령배가 무슨 말씀이냐는듯 눈이 커졌다.

인차 좌석의 분위기가 화락해졌다.

천령배가 얼른 침대밑에서 술 두어병을 꺼내왔다.

연경이가 덩달아 일어나고 신익희의 아들이 문병으로 가지고 온 보꾸레미를 풀었다.

물고뿌와 밥사발과 안주감이 될만 한것들이 원탁우에 재빨리 차려졌다.

신익희의 사위가 밖으로 나가 자동차에서 나무함에 들어있는 고급술 두병을 가지고 들어왔다.

《허허… 이거 참, 죽산덕분에 술상을 받게 되였네그려.》

서정후가 연경으로부터 첫 잔을 받아들고 인차 기분이 바뀌여져 껄껄 웃었다.

《아닙니다. 선생님의 화덕입니다.》

천령배가 이렇게 말을 받자 서정후가 그냥 소리내여 웃었다.

《허허… 내가 화낸 덕이라구?! 에끼, 이 사람! 아이와 늙은이는 변덕쟁이고 심술쟁이라 하지 않나?! 날 량해하게. 하하하…》

《하하…》

방안이 떠나갈듯 웃음판이 되였다.

과묵하기 그지없어 별로 웃음을 모르고 살아오는 신익희도 벙긋거렸다.

술이 몇순배 권커니 작커니 하며 돌아가자 방안의 공기는 썩 가벼워지고 얼어들던 가슴들이 봄눈처럼 스르르 녹아내렸다.

조봉암이 신익희의 사위한테서 또 한잔 받아들고 주근주근 자기 립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저도 당의 전권대표로 당의 립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립장을 좀 바꾸었습니다. 우리 당 지도부의 의견을 들어보지 못하였고 다만 우리 교섭대표들에게만 약간 비쳤는데 그리 좋은 평가와 지지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해공선생이 조봉암의 개인의 립장이라고 접수하고 이 자리에서 론의에 붙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위원장선생도, 우리 당 간사장도 다시한번 경청하고 해공선생과 더불어 거국적인 견지에서 함께 재론하였으면 합니다. 그 다음 당론으로 확정하여봅시다.

뭔가 하니… 해공께서 두 당의 전권을 받은 유일후보로 나서되 승리가 이루어지면 거국내각은 공연한 말공부이니 민주당행정부를 조직하시오.》

《뭐라구요?!… 그건…》

신익희가 두터운 눈덕을 충동적으로 올리고 깜짝 놀라 입을 벌린채 뒤말을 삼켜버렸다.

놀라기는 서정후도 매한가지였다. 표정이 대뜸 굳어지고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련립내각에서 적어도 《총리》나 실권있는 《부총리》정도의 관직을 노리고있었던 그였던지라 조봉암이 결정적인 대목에 와서 그것마저 양보하겠다고 하자 노여움이 부그그 가슴을 채우며 쓸어들었던것이다.

조봉암이 서정후의 표정에서 그의 속내를 재빨리 읽었으나 얼른 외면하고 말을 계속하였다.

《부통령후보는 우리가 양보하지 않겠습니다. 이건 확정적입니다.》

《그래요? … 음, 그건 나로서는 백번도 리해되고 접수되는 제의입니다. 그런데 장면네가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고 버티니 난감한 일이요.》

《그러면 우리 당이 또 몇걸음 피해서겠습니다.

장면이더러 나서라고 하십시오. 유감스럽지만 이 시점에 와서 타협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일을 놓고 시간을 놓쳐서는 안될줄로 압니다.

그렇다면 우리 당의 후보도 함께 출마시키도록 합시다.》

《그러면? … 두 당에서 각각 부통령후보를 내자는거요?》

《당명까지 거역하고 자기 당수를 궁지에 몰아넣고있는 그런 패덕한을 우리 당원들은 절대로 지지하지 않을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인즉 이것도 민주당에 대한 우리 당의 양보입니다.》

《아, 물론… 물론이지요. 이거, 죽산! 정말 고맙소.

우리 사람들이 이런걸 배우고 귀감으로 세워야 하는건데. 이런 겸양은 사실인즉 강자의 도덕이기도 하지요.

그 장한 뜻! 산악같은 기개! 드세찬 배짱!…  내 정말 낯이 없소! 음- 참!》

신익희는 조봉암의 앞에 백발의 머리를 깊이 숙이고 격동되여 부르짖었다.

《난 정말 내 자리가 바늘방석이라오. 내 이런 자리에서 안할 말로 어찌되여 거기까지 굴러갔는지 모르겠소. 이젠 얼도 빠지고 기도 죽어사는 해공이요.》

《선생님, 고정하십시오. 저는 다 리해합니다. 우리가 사지판을 넘나들며 동고동락해온게 어디 한두해입니까. 저는 해공의 로심초사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다만 해공께서 집안단속을 좀 엄하게 해주시였으면 합니다. 집안갈래가 하두 많아서 그게 헐치 않은줄은 저도 압니다.

그리고 나의 후보직사퇴는 5월 5일 그러니 선거 10일전에 하겠습니다.》

조봉암의 아량있는 양보에 속이 화독처럼 달아있던 신익희가 그 소리에는 의아한 빛을 보였다.

《그렇게 늦게 잡았다가…》

신익희는 실망과 위구심을 크게 드러내며 말꼬리를 흐리마리하였다.

이 사람이 사퇴를 할 생각이라면 이 자리에서 당장 오늘 저녁에 후보직사퇴를 선언하겠다고 말하지 못하는가.

그래야 진보당지지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선거에 나설것이 아닌가. 서정후와 같이 야당련합에 마지못해 끌려가는 당내사람들의 압력때문일가.

혹은 선거날가까이까지 선거유세를 밀고나가다가 승산이 보이면 그냥 밀고가려고 잡도리하고 나선게 아닐가.

사실상 지금 진보당의 선거공약이 각계각층 민중속에 널리 파급되고 진보당지지률이 하루가 다르게 껑충껑충 뛰여오르고있다.

민주당안에서도 아예 조봉암에게 기울어지려는 움직임이 커가고있다.

그에 대처하여 지금 리승만쪽에서는 조봉암의 공산주의운동경력을 꼬집어가지고 소란을 피우고 거기에 민주당의 선거운동원들까지 합세하여 흑색선전을 일삼지만 진보당의 표밭은 그냥 늘어만 가고있다.

오히려 우익세력의 반공흑색선전이 농도가 짙어갈수록 사람들의 의식이 묘하게 달라지고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공산당이라면 겁부터 먹던 사람들까지도 우익세력이 조봉암의 진보당을 친공당이요, 로동당의 자매당이요 하고 너무 요란히 걸고드니 의심을 앞세운다는것이다. 공산당이면 어떻고 로동당이면 어떠냐, 민중을 생각해주는것이 조봉암의 진보당말고 또 어데 있느냐 하는 정서적공감대가 나날이 커지는게 우연한것이 아니다.

조봉암이 신익희의 굳어진 모습에서 그의 위구심을 짐작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해공, 걱정마시오. 진보당은 일단 다진 언약을 지킬것입니다. 이 죽산은 신의를 저버리지 않을것입니다. 우리가 후보사퇴를 늦잡는것은 첫째로, 해공을 위하여 그렇게 하는것입니다.》

《나를 위하여?…》

역시 의아쩍어하는 표정이다.

조봉암은 진지하게 설명하였다.

《만약 지금 내가 공식적으로 후보사퇴를 선언하면 해공 혼자서 리승만세력의 철퇴를 맞을게 아닙니까?》

《거야 마땅하지요. 하지만 그런 각오가 없으면야…》

《아니, 내 말 들으시오. 지금 리승만이 두려워하는것은 유일후보를 목적으로 하는 야당련합전선입니다. 선거적수의 몸무게가 두배로 늘어나니 그럴수밖에요.…

난 지금 우리 두 당사이에 리간과 불신을 조장하고 당안의 일부 세력들을 끌어당겨 두 당을 반목질시하게 하려는 리승만일파와 관권의 개입을 투시하고있습니다.

그자들이 왜 그렇게 하겠습니까? 이는 삼척동자도 알수 있습니다.

내 방금전에 말씀드렸지만 두 당의 표밭이 합쳐지는게 무섭기때문이지요. 야권표가 모아지는게 두렵기때문이지요.

그러니 우리의 후보단일화는 일정한 기간 가능하지 못한것으로 내외에 비쳐지는게 리승만세력의 음해책동을 두쪽으로 나뉘여지게 하는데 리로울것입니다.

다시 말하건대 나는 자신의 불출마의사를 지킬것이라는것을 이 자리에서 확약하는바입니다.》

량심과 진실이 얼찐얼찐 내비치는 조봉암의 사리분명한 주장에 신익희는 크게 감동되였다.

《죽산! 그 바다같이 깊고 넓은 도량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소갈머리가 바늘구멍같이 돼버린 해공은 절을 해서 용서를 비오. 내 나이 일흔넷에 아직도 철이 덜 들고 열주머니가 가볍기 그지없었다는 가책으로 얼굴이 뜨거워지오. 내 인사를 받아주오. 죽산!》

《해공!》

조봉암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팔을 잡았다.

그는 간곡한 어조로 그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우리 어찌하든 민중의 머슴이 됩시다!

우리 두 당이 힘을 합쳐 민중의 소망을 풀어줍시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원성소리가 하늘땅에 사무쳤거늘 난 그걸 위함이라면 열번 죽어 여한이 없고 체면이나 자존심이나 명예도 다 바치고저 할뿐입니다.

리승만은 아직도 어둠을 고집합니다. 우리는 빛을 주장합니다.

우리의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야말것입니다.》

《죽산! 내 우리 아이들보고도 자주 해주는 소리가 있소. 죽산이야말로 내 자리에 바꾸어앉아야 할 서울의 동량지신이라고

내 이번에는 주변기류가 여의치 않아 권력의 자리에 오르는쪽으로 받아들이겠네만 다음차례는 죽산이 나서게 될거요.

내 그때는 죽산의 선거위원장이 되여 죽산의 손발이 되고 죽산의 신하가 되겠소. 내가 이제 집권을 한다고 해도 민주당의 입김이 크게 달라질건 없어도 죽산이 솟구쳐오를 정치풍토만은 기어이 마련해놓겠소.

하거늘 그때 가서 부디 죽산의 손으로 민중세상도 만들어내고 나라통일도 성사시켜보시오.…

연경아, 이건 오늘 당수회합기록에 꼭 적어두어라.

죽산! 죽산은 지금 민중의 존경을 받는 희망의 보루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때문에 미움과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오. 표적이 커졌고 이를 가는 놈들도 많아졌소. 이걸 명심하고 부디 몸건사 중히 하시오.》

신익희는 푸들쩍거리는 흰 장미아래로 뜨거운 눈물을 보이며 목메인 어조로 격정을 쏟아놓았다.

《그리고 말이요. 죽산, 만약 이번 선거도중에 나의 신상에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죽산이 내 짐을 받아메시오.》

《아니 해공,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되지요. 그 말씀은 거두어주십시오.》

《아니, 사람 일을 어찌 알겠소. 나는 이 문제만은 우리 당 중진들에게 선포하고 확답을 받아놓겠소. 연경아, 이거 역시 회의기록에 단단히 박아두어라!》

이날 그들의 비밀회합은 조봉암의 제안대로 후보사퇴는 5월 5일에 공식선포하며 《부통령》후보는 우달수를 밀어주는것으로 계속 장면이를 설복하되 안되는 경우에는 량당에서 각각 내놓기로 하였다.

그리고 선거에서 신익희가 승리하면 행정부를 민주당이 단독으로 조직하며 선거선전에서 두 당사이에도 리념적대결을 허용할것이라고 합의하였다.

신익희는 이 문제를 쾌히 접수하였다. 선거자들속에서 대동소이한 자유당과 민주당의 극우적인 체질과는 전혀 다른 진보당의 계선을 명확히 그어놓으려는 조봉암의 의도를 존중해주고싶었던것이다.

조봉암은 후보직사퇴에 대한 신익희의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해주고싶어 서정후에게 《대통령》후보사퇴서를 작성하여 선거일 10일전에 정식 제출할데 대한 과업을 주었다.

신익희의 강한 주장에 따라 선거전에 신익희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조봉암이 야당권의 단일후보로 나선다는 조항도 두 당의 합의문에 특별히 보충되였다.

조봉암은 회동을 마치면서 이렇게 엄숙히 선언하였다.

《우리는 선거에서 우리 당 강령을 선전하며 우리 당 유일후보들의 승리를 위하여 총력을 기울일것입니다.

우리는 선거당일까지 선거를 정책의 대결장으로 만들도록 민중을 위한 새로운 정책적대안을 많이 개발하여 당의 최종목표를 기어이 달성할것입니다.

해공, 우리 기어이 승리하여 민중의 한을 풀어줍시다!》

천령배가 량당의 당수들의 주먹을 꽉 그러쥐고 힘차게 흔드는것으로 회동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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