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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의 하류에 자리잡고있는 도지리에서 영포시내로 곧게 뻗은 포석도우를 하늘색 승용차 한대가 질풍같이 달리고있었다.

차의 뒤좌석에는 푹신한 양탄자등받이에 어깨를 댄 조문광이 두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있었다.

지금 그의 머리에는 드바쁘게 지낸 반달사이의 일들이 얼핏얼핏 스쳐지나갔다.

외국에서 온 기계공업부문 대표단들과의 면담, 당중앙위원회와 내각에서 진행한 회의참가… 그후에는 긴급히 해결을 요하는 문제들을 료해하고 풀어주려고 직접 성산하의 공장, 기업소들을 일일이 돌아보았었다.

만경대공작기계공장과 희천공작기계공장, 북중기계공장과 기양뜨락또르공장(당시명칭), 그리고 금방 들리였던 영포통신기계공장…

수령님식사업방법을 따라배우려 무진 애를 쓰고있는 조문광은 제기된 문제들을 깊이있게 알아보고 군중과 상론하여 명백한 해답을 주군 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새형의 선박을 뭇고있는 영포조선소의 실태가 매우 궁금하였다.

그중에서도 제일 우려되는것은 재능있고 열정적인 최주식이 병에 걸려 조선소에 없는것이였다.

물론 리억석이며 리윤종이들이 조선공들을 선박건조에로 무리없이 이끌고있겠지만 어쩐지 최주식의 생각이 간절히 났다.

그것은 아마도 오랜 기간 국가의 중요직책에 있으면서 기업소의 책임일군이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온몸으로 체득하고있기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조문광은 최주식에 대한 오부상과 선박관리국장 강준호의 일처리가 경솔하게 여겨졌고 비위에 몹시 거슬렸다.

한편 그렇지는 않겠지만 최주식의 결혼식날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나운 태풍이 일고 그 모진 비바람에 현도장지붕이 날아간것이 어쩌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새형의 선박건조에 헌신분투하는 최기사장에 대한 그 어떤 놈팽이의 악감으로 빚어진 작간이 아닐가 하는 예감마저 들기도 했다.

만약 그렇다고 가정하면 강준호가 그 어떤놈의 계교와 모략에 휘말려들어 춤을 춘것으로 되는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강준호가 혹시 최주식이와 피치 못할 개인적인 감정마찰이 있는것이라도 아닐가. 설사 그렇다 해도 최주식에 대한 처사는 너무 가혹한것이다.

조문광은 그와 반대로 강준호가 한 일을 응당한것으로 관대하게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최주식에 대한 책벌문제만은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았다.

최주식이, 그는 강준호가 말하는 그런 인간이 될수가 없어. 기사장이 되였다고 하여 본심이 달라질수는 없단 말이야. 조문광은 이렇게 단정하면서도 머리에 배회하는 한가닥 그늘로 하여 마음이 여간만 무겁고 답답하지 않았으며 그로 하여 번거로운 사념에서 좀처럼 헤여날수가 없었다.

《상동지!》

운전사의 부름에 조문광은 번쩍 눈을 떴다. 승용차는 조선소의 아담한 3층 청사앞에 서있었다.

조문광은 차에서 내리자 리윤종의 방으로 올라갔다.

리윤종은 마침 방에 있었다.

현장에 내내 나가 살고있던 그는 당창건 스무돐을 앞두고 제기된 입당청원자들의 문건을 보고있었다.

조문광이 방에 들어서자 리윤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가로 마주 걸어나오며 반갑게 맞았다.

《상동지,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그럼, 나야 잘 있구말구. 내 몸 어디에 병이 감히 접어들겠소?》

조문광은 껄껄 웃으며 리윤종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고나서 그가 가리키는 쏘파에 앉았다.

《그래, 리억석동무랑, 김석홍아바이랑 조선소동무들은 잘들 있소?》

《잘있습니다. 그들은 줄창 현장에서 침식을 하면서 조선공들과 같이 배를 뭇고있습니다.》

조문광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리윤종에게 권하고 자기도 붙여물며 선박건조의 진척정형과 애로되는 문제가 무엇인가고 물었다.

《이제 현장에 나가보면 알겠지만 배무이가 그사이 많이 진척되였습니다. 조선소에서 나갔던 동무들을 위대한 수령님께서 한명도 빠짐없이 다 돌려보내주시여서 일자리가 눈에 띄게 나타납니다. 그 동무들은 자기들을 믿고 조선소로 다시 불러준 수령님의 크나큰 은정과 사랑에 깊이 감동되여 밤낮이 따로없이 일하고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저는 참된 믿음이 낳는 창조적힘을 가슴깊이 느끼였습니다.

다만 배를 보다 빨리 무을수 있는데 부족되는것은…》

리윤종은 잠시 말을 끊고 조문광의 밝은 기색을 얼핏 바라보았다.

《그건 뭐요? 툭 털어놓고 얘길하오.》

조문광이 웃으며 재촉했다.

《일군들의 조직사업이 조선공들의 열의에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것입니다.

배무이에서 막히는것이 없고 일에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며 조직적능력이 비상하던 최주식기사장이 자꾸만 생각됩니다. 그가 여기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배무이속도가 훨씬 더 빨리 진척되였을것이라고 봅니다. 진정으로 최주식동무가 그립습니다.》

조문광은 그 말을 듣자 여간만 기쁘지 않았다.

아무렴 그렇겠지. 최주식이가 누구라구…

하지만 그런 심정은 묻어두고 그게 사실인가고 따져물었다.

《상동지, 아무렴 제가 상동지앞에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이건 저혼자의 생각이 아니라 리억석부기사장동무나 김석홍아바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단 말이지요? 그런데 내 듣기에는 최주식기사장에 대한 조선소일군들과 조선공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던데…》

조문광의 말에 리윤종은 펄쩍 뛰였다.

《상동지, 혹시 전번 현도장사고심의할 때 있은 사실을 념두에 두고 하시는 말씀이 아닙니까?》

조문광은 머리를 끄덕였다.

리윤종은 강준호가 내려와서 회의를 독단적으로 그릇되게 집행한 일을 분격에 넘쳐 일일이 까밝혔다.

(문제가 아주 심중하군. 품이 들더라도 꼭 해명하고 바로잡아야겠어.)

조문광은 조선소로 내려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날부터 조문광은 새형의 배를 뭇는데서 제기되는 일들을 솔선 풀어주면서 며칠간 조선공들을 만났다.

리억석부기사장이며 조선소의 《산력사》인 김석홍, 주병삼계획지령장이며 곽용주설계장, 현도반장 김용택이며 현도공 김영백, 선대확장공사 청년돌격대 대장인 김찬이며 기중기조립청년돌격대 대장을 한 용접공 윤재수, 기중기운전공 박성임이며 강준호의 조카인 강은주 등 조선소내 일군들과 조선공들을 수십명 만나 담화를 했다. 그 과정에 그는 리윤종당위원장의 말에 그 어떤 자그마한 편견이나 사심, 가식도 없고 오직 당적원칙에서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말했음을 알게 되였다.

현도반장 김용택은 눈물을 머금고 현도장사고에 대하여 말했는데 아무리 세찬 폭우가 쏟아지고 태풍이 불어친다 해도 현도장지붕은 오리대를 촘촘히 대고 큰 못을 박아놓아서 절대로 날아날수가 없는데 날아난게 참으로 이상하다고 하소연했다.

그것도 최주식기사장의 결혼식날밤에…

그러면서 이것은 1년에 교시선박을 무으려 떨쳐나선 조선공들의 불같은 열의를 꺾고 일에 투신하는 재능있는 최주식기사장과 고급기능공인 류경훈아바이를 모해하려는 그 어떤 나쁜놈들의 계획적인 모해같다고 했다.

《상동지, 현도공들이 석달동안이나 밤을 새워가며 한 현도를 하루밤사이에 령으로 만든것은 배를 제기일에 뭇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고의적인 책동이라고 봅니다.》

조문광이 만나본 거의 모든 사람들은 배무이를 한창 하는 때에 최주식에게 기사장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제재조치를 취하고 현도공으로 무보수로동을 하도록 한것과 류경훈을 탄광으로 다시 보냈던것은 심히 잘못된 처사라고 한결같이 이야기했다.

조문광이 지나가는 말처럼 최주식이 어떤 사람인가고 묻자 조선공들은 누구라없이 그는 보기드문 훌륭한 일군이라고 칭찬했다.

조문광은 최주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조선공들의 진정이 배인 말을 귀담아들으면서 자기가 그를 결코 잘못보지 않았음을 재삼 확인했다.

한편 그런 최주식을 당성, 로동계급성, 인민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기사장이 되더니 사람이 달라졌다고 공공연히 시비질을 한 강준호와 무기명편지를 보낸 사람들에 대하여 격분을 금할수가 없었다.

조문광은 강연회날 회관에 조선공들이 모인 기회를 리용하여 현 국제국내정세를 상세히 이야기하고나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교시선박을 제기일에 무어내야 하며 새형의 선박을 무어내는것으로써 수령님의 크나큰 믿음과 자애로운 은정, 따사로운 사랑과 배려에 꼭 보답해야 한다는것을 강조했다. 그리고는 리윤종에게 자기가 받은 무기명편지 두통을 주며 경각성을 보다 높여야겠다고 말한 후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조선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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