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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무더위를 무릅쓰시고 평안북도를 비롯한 전국의 여러 지방을 현지지도하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평양에 도착하는 즉시 기나긴 려로의 피곤을 푸실사이도 없이 송두성을 부르시였다.
송두성이 집무실에 들어서자 그이께서는 문건들이 수두룩이 쌓인 집무탁앞에 앉으시여 8. 15해방 스무돐기념 경축연회에서 하실 연설문의 집필을 멈추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마중나오시며 반갑게 맞아주시였다.
《수령님, 현지지도의 길에 수고많으셨겠습니다. 그사이 건강하시였습니까?》
송두성은 허리굽혀 정중히 인사를 올리였다.
《날씨가 더워서 땀꽤나 흘렸소. 동무도 잘 있었겠지?》
그이께서는 정이 푹 배인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씀하시고는 창문쪽에 놓인 쏘파를 가리키며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친절히 권하시였다.
《수령님께서 각근히 돌봐주셔서 제 몸은 건강합니다.》
송두성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집무탁앞에 놓인 의자에 앉으셔서야 몸자세를 바로하고 조심히 자리에 앉았다.
위대한 수령님의 주치의사로 준엄한 전쟁의 불바다속을 헤쳐온 그는 그이의 존귀하신 영상을 뵈올 때마다 다심한 어버이의 사랑을 가슴가득 느끼군했다.
그이께서는 송두성의 앞으로 담배곽을 내미시며 담배를 피우라고 말씀하시였다.
《수령님, 전 오늘 피울 담배량을 초과해서 피웠습니다.》
담배를 적게 피우는것을 이미전부터 알고계시는 수령님께서는 송두성이 사양하자 더 권하지 않으시고 자신께서만 성냥을 켜 담배에 불을 붙여무시였다.
그러시고는 송두성의 그늘이 진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시였다.
《어째 국장동무의 낯색이 밝지 못하구만.》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송두성의 불안스런 심중을 대번에 헤아려보시고 다정히 물으시였다.
《수령님, 저…》
송두성은 얼굴이 꺼멓게 질려 말끝을 흐리였다. 마음이 무거웠다. 한것은 그이께서 며칠전에 머나먼 산간마을에서 병원으로 전화를 친히 걸으시여 주신 과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때문이였다.
…
그날 현지지도의 길에서 최주식의 병상태를 전화로 료해하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몹시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었다.
《영포시병원에서 한 검진결과와 평양병원에서 동무가 직접 한 검진결과가 같단말이지요? 그럼 빨리 대책을 취해야 하지 않겠소? 그런 난치의 병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없소?》
《수령님, 세계적으로 한 나라밖에 없습니다. 그 나라에서도 이싸꼬브원장이 사업하는 병원 하나뿐입니다.》
《이싸꼬브? 이싸꼬브라면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우리 나라에 의료단성원으로 나왔던 유능한 외과의사가 아니요?》
《그렇습니다. 그는 지금 원사이고 교수이며 박사인데 세계적으로 매우 명망이 높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의 입원치료비가 너무나도 엄청나서…》
송두성은 차마 뒤말을 잇지 못했다.
《입원치료비가 비싸서 최주식동무의 입원을 고려했단말이지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반문하시였다.
송두성은 얼굴을 붉히며 그렇다고 솔직히 대답올렸다. 그러자 그이께서는 낮으나 격하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내곁에서 오래동안 일한 국장동무가 그렇게 생각할줄은 몰랐소. 그래 인간의 생명을 구원하는 일을 입원치료비와 대비나 할수 있는 일이요? 나는 그의 병을 고칠수만 있다면 수만금을 준대도 아깝지 않겠소. 수만금을 준대도말요. 그러니 입원치료비걱정은 아예 하지 말고 최주식동무를 빨리 그 병원에 입원시키도록 하시오. 알겠소?》
《알겠습니다.》
송두성은 혁명전사 한사람한사람을 참으로 귀중히 여기시는 그이의 한량없는 은정과 사랑에 목이 메여 눈굽을 훔치며 겨우 대답을 올리였었다.
…
한데 그는 최주식을 그 병원에 입원시키지 못한것이였다.
《그래 그 병원에서는 뭐라고 하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몇모금 피우지 않은 담배불을 재털이에 비벼끄시였다.
《원래 그 병원은 국가수반급을 비롯한 고위급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입니다…》
송두성이 말을 이으려는데 집무탁우에 놓인 전화기가 따르릉하고 조용히 울리였다.
《민족보위상동무요? 예. 꾸바군사대표단 접견? 예정대로 9일에 해야지요. 그렇게 하시오. 다른 일을 다 제껴놓고라도 대양을 넘어온 그들을 만나야지요. 수고하시오.》
그이께서 송수화기를 놓으시듯마듯 옆의 전화기가 또 울었다.
《외무성 부상동무라구? 예. 캄보쟈왕국대표단? 물론이지요. 11일에 접견하겠소. 그리고 쏘련친선대표단은 13일에 만나고… 예. 얘기하시오. 뭐라구?
남조선의 박정희괴뢰도당이 미제의 지시밑에 또다시 한개 사단의 괴뢰군병력을 윁남에 파견한것을 준렬히 규탄한 우리 나라 정부성명을 각국에서 계속 지지하고있다? 그건 좋은 일이요.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진보적인민들의 정의의 목소리인데 왜 보도하지 않겠소. 당보에 계속 보도하시오.》
천리혜안을 지니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실로 조선혁명과 세계혁명을 현명하게 이끌고계시였다.
송두성은 분초를 따져가며 일하시는 그이께 얼른 사업내용을 보고드려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이번엔 책임서기가 한아름이나 되는 문건을 안고 집무실로 들어왔다.
《허, 이것 참 인사불성이로구만. 손님이 온것도 모르고 계속 전화들을 하다니… 국장동무와 얘기할 틈도 주지 않고…》
그이께서는 긴급한 문건들에 활달한 필체로 재빨리 수표를 하시고나서 깍듯이 인사를 올리고 출입문으로 향한 책임서기를 부르시였다.
《책임서기동무, 내 방으로 오는 전화를 10분간만 중지시키시오.》
《알겠습니다.》
책임서기는 대답을 올리고나서 절도있게 돌아서더니 발끝걸음으로 조용히 걸어나갔다.
《그래서 어떻게 했소?》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송두성에게 물으시였다.
《이싸꼬브원장은 조선전쟁때 같이 일한 옛정을 보아서라도 부탁을 꼭 들어주어야겠는데 지금 입원실침대가 다 찼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사무총장으로부터 제네바에서 진행되는 의학경험발표회에 꼭 참가해달라고 국제전화를 세번씩이나 걸어와서 이틀후에 참가하려 하는데 거기에 갔다와서 다시 토론해보자고 합니다.》
송두성은 입원문제하나 제대로 풀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을 깊이 자책하면서 기여드는 목소리로 나직이 말씀드렸다.
《이싸꼬브원장이 회의에 갔다오자면 모름지기 빨라서 대엿새는 걸릴게 아닙니까? 그러면 최주식동무의 병상태는 어떻게 될것 같습니까?》
《매우 위험합니다.》
《매우 위험하다? 최주식동무는 자기의 병을 알고있습니까?》
《말해주지 않아서 아직은 모르고있습니다.》
《얘기해주지 않은건 아주 잘했습니다. 그런데… 최주식동무의 병이 그렇게도 위험하단말이지요?》
그이께서는 혼자 말씀처럼 뇌이시더니 속이 답답한듯 자리에서 일어서시여 담배를 다시 붙여무시고 집무실안을 천천히 거닐기 시작하시였다.
송두성의 속은 바질바질 타들었다.
이제는 정말 그를 살릴 다른 방도가 없단말인가? 그이께서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시는 최주식이를 구원할 길이 더는 없단말인가?
그는 인간생명의 기사로 한생을 고스란히 살아오면서도 수령님께서 그토록 아끼시는 최주식이 하나 구원할수 없는 자신이 더없이 한스러웠다.
한동안 깊은 사색에 잠겨 방안을 묵묵히 걸으시던 그이께서 우뚝 걸음을 멈추시였다.
순간 위대한 김일성동지의 안광에선 태양도 무색할 빛이 번쩍하고 스쳐지났다. 그 어떤 결심을 하신게 분명했다.
이제 수령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가?
한껏 긴장한 송두성은 세차게 높뛰는 마음을 안고 속으로 바재이였다.
그이께서는 가없이 넓고 푸른 하늘을 잠시 바라보시다가 송두성에게로 시선을 옮기시며 힘있게 말씀하셨다.
《국장동무, 그 병원에 내 이름으로 입원을 신청하시오.》
《예?!》
깜짝 놀란 송두성은 자기의 귀를 의심하며 그이를 우러러보았다.
수령님의 명함으로 입원을 신청하다니?…
송두성이 어마지두 뇌이는데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낮으나 힘있는 목소리로 곱씹어 말씀하시였다.
《내 이름으로 그 병원에 입원을 신청하시오. 김일성의 이름으로!》
송두성은 심장의 흉벽이 쿵 울렸다. 그는 솟구치는 격정과 가슴속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부르짖듯 말씀드렸다.
《수령님, 그렇게야 어떻게…》
《아니, 꼭 그렇게 하시오. 이싸꼬브원장이 제네바로 회의를 떠나기 전에 이제 당장 국제전화를 거시오. 귀중한 혁명동지인 최주식이를 어떻게든 살려야 하오. 그러되 그가 퇴원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말하지 마시오. 국장동무의 일이 바쁜줄은 내 잘 아오만 그와 함께 특별비행기를 타고가시오.》
《수령님!》
송두성은 어린애마냥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넓은 품에 와락 안기며 사나이울음을 터뜨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