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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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들어서면서 비는 때없이 내렸고 때없이 개이군 하였다.

간밤에도 역시 그랬다. 짧은 여름밤에 몇차례나 오며말며 하던 청승맞은 비는 새벽녘에야 뚝 그쳤다.

이른 조반을 지어먹은 류선화는 정성껏 지은 팥밥과 여러가지 찬이 든 그릇을 꽃보자기에 싸서들고 조선소로 종종걸음을 쳤다.

조선소 진료소에 입직하기 전이나 입직해서나 그의 하루일과는 현도장에 내려간 그날부터 조선소정문밖을 나오지 않는 최주식에게 식사를 가져다주는 일로부터 시작되였다.

청명하고 무더운 날씨를 예고하듯 닻거리에는 짙은 안개가 끼여있었는데 바다에서 불어오는 습기머금은 눅눅한 해풍이 류선화의 수수하게 차려입은 보라색여름옷자락을 가볍게 날리며 스쳐지났다.

(오늘 조반은 절반이라도 드셔야 할텐데…)

그의 마음엔 닻거리며 해안동거리 그리고 조선소와 서해바다를 두툼히 덮은 안개마냥 근심과 걱정이 골똑하니 차있었다. 날이 갈수록 최주식의 몸은 축가고 식사량은 자꾸만 줄어드는것이였다. 꼭 맞던 작업복이 헐렁해졌다.

류선화와 차씨가 있는 정성, 없는 정성을 깡그리 쏟아부으며 별식을 지어보냈으나 최주식은 그 특식마저도 몇술 뜨는둥마는둥 했다. 그러면서도 일은 남들보다 몇갑절이나 더 하는것이 분명했다.

옆에서들 하는 말을 들어보면 최주식이 어떻게나 현도를 세괃게 내밀었는지 결혼식날 밤 모진 비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던 현도를 이미 끝냈고 지금은 그 뒤부분을 한다는것이였다. 참으로 정열적인 강의한 인간이였다.

(그러고야 몸이 어떻게 견디여낼가.)

류선화의 우려는 공연한것이 아니였다.

현도장에 내려가 일하는 며칠어간에 최주식의 얼굴은 살이 빠져서 광대뼈가 량볼에 삐쭉 솟았고 눈확은 푹 꺼져들었으며 입술은 조갈이 들어 까실까실했고 눈은 시뻘겋게 충혈이 졌다.

류선화는 최주식의 축간 모습을 대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속이 쓰렸으며 마음이 알찌근했다.

현도장으로 발걸음을 다그치는 그의 머리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사택마을에서 쉬쉬하며 돌아가는 말처럼 나와 그이는 한가정을 이루고 살수 없는 몸이 아닐가.

일부 수다스러운 아낙네들은 결혼식날 난데없는 태풍이 갑자기 일고 하늘귀퉁이가 찢어진듯 폭우가 세차게 쏟아져내리고 현도장에 큰 사고가 나서 최주식이 첫날밤마저 포근한 이불속에 들지 못한채 기사장직에서 현도공으로 자리를 옮긴것은 두사람의 궁합이 맞지 않기때문이라고 했으며 그런것도 모르고 최주식이와 류선화가 기나긴 나날 서로 애간장을 태우며 기다렸다는것이였다.

나중엔 별 싱거운 생각을…

류선화는 머리속에서 회오리치는 엉터리없는 오념을 깨끗이 털어버리고 현도장으로 들어갔다.

넓은 현도장에선 최주식이 혼자 현도를 하고있다가 류선화를 반갑게 맞으며 밥보자기를 받아 옆에 있는 책상우에 올려놓았다.

《내가 일을 쓰게 못해서 당신이 마음고생, 다리고생을 하는구려.》

《아이참, 별말씀을 다하시네.》

류선화는 일변 대답하며 일변 드르렁드르렁 코고는 소리가 흘러나오는 현도장곁에 잇달린 작업반 탈의실 문이 반쯤 열려진 짬으로 얼핏 안을 들여다보았다.

김용택이며 김영백을 비롯한 현도공들이 지난 밤을 꼬박 새웠는지 새벽잠을 달게 자고있다.

어떤 사람은 말뚝잠을 자면서 입을 하-벌리고 어떤 사람은 새우잠을 자면서 무엇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런가하면 등걸잠을 자는 사람도 있다.

무척 고단들 한 모양이구나. 이런 때 아버지가 계셔 이들과 함께 일했으면 얼마나 좋을가.

류선화는 그들에게서 눈을 떼고 최주식을 바라보았다.

《당신도 다문 몇시간이나마 주무시면서 일하세요. 그렇게 매일 밤을 패며 일하다간 정말 큰일나겠어요. 당신은 지금 자기의 몸이 얼마나 축갔는지 알고나계세요? 영 말이 아니예요. 현도장에서 일하다가 쓰러질것만 같아 전 막 겁이 나요.》

따스한 정이 흘러넘치는 류선화의 말에 최주식은 충혈이 진 눈을 껌뻑이며 껄껄 웃었다.

《여보, 내 몸은 끄떡없소. 내 걱정은 말고 당신의 몸이나 잘 돌보오. 이젠 홀몸도 아닌데…

내 언젠가 기회가 생겨 의학서적을 뒤적거려보니 녀자들은 임신초기부터 섭생을 잘해야 한다고 씌여있더구만.

하긴 그런 문제에서야 의사인 당신이 나보다 더 잘 알테지만…》

류선화는 예나제나 변함없이 일에 열정을 쏟아붓고있는 최주식이가 요지음에 와서는 여느때없이 가정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것을 애틋한 마음으로 감촉하며 살풋이 눈을 내리깔았다.

《제 몸은 제가 돌볼테니 제발 당신 몸이나 주의하세요. 당신은 자기가 단지 한가정의 세대주라고만 생각해선 안돼요. 조선소를 책임진 일군의 한사람이란걸 명심하셔야 한단말예요. 그러니…》

류선화는 말끝을 흐리며 책상우에 놓은 밥보자기를 풀었다.

꽃보자기속에서는 놋바리에 담아 아직도 따끈따끈한 팥밥이며 산나물을 고추장에 무친 산채며 여러가지 식찬, 입맛을 돋구는데 먹는 고려약봉지들이 수십개나 쏟아져나왔다.

류선화의 다심한 마음과 살틀한 정성을 대하는 순간 최주식은 가슴이 뭉클하였다.

최주식의 머리에는 문득 전쟁시기 전선에서 싸우다 부상을 입고 사단군의소에 입원해있을 때 류선화가 환자들이 깊이 잠든 밤 전지불을 켜들고 가파로운 산벼랑과 협곡을 톺으며 산나물을 뜯어다가 된장에 정성껏 버무려 식찬을 만들어주군 하던 일이 마치도 어제있은 일이련듯 스쳐지나갔다.

《어서 드세요. 밥이 식기 전에… 오늘은 밥사발 밑굽을 다 내는걸 보고서야 자리를 뜨겠어요.》

《선화, 고맙소. 허지만 어찌 이 맛있는 음식을 같이 수고하는 현도공들을 내놓고 내 혼자만 먹을수 있겠소. 그들과 마주앉아 가져온 식사를 말끔히 축내겠소.》

최주식이 후더워오르는 마음을 담아 이렇게 말하는데 리억석이며 김석홍, 리윤종이들이 지원받은 닭알이며 빵, 떡보자기를 들고 류선화의 인사를 받으며 들어섰다.

그들은 자주 최주식을 찾아와 배무이진행정형을 얘기했고 제기되는 문제들을 함께 토론하군 했다.

《기사장동문 또 밤을 밝히였구만.》

《자네 정말 계속 밤을 패며 무리하게 일을 하겠나?》

《그러다가 앓아눕기라도 하면 어쩔려고 그러오?》

그들이 걱정하자 최주식은 마음편한 웃음을 허허 웃었다.

《근심하지 마십시오. 난 수령님의 교시를 관철하기 전엔 절대로 자리에 눕지 않을텝니다.》

떠들썩하게 주고받는 말소리에 코를 골며 자던 현도공들이 잠자던 사람들같지 않게 벌떡벌떡 일어났다.

최주식은 미안쩍어하는 그들에게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세수들을 하고 들어오오. 푸짐한 아침식사가 기다리고있소. 식사를 하구서 본때있게 또 현도를 해제껴야지.》

그때 책상우에 놓인 전화기가 자지러지게 울었다.

리윤종이 송수화기를 들었다.

《최주식기사장동지 계십니까?》

조선소 교환수처녀의 흥분에 찬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여기에 있소. 내 바꿔주지.》

리윤종은 최주식에게 송수화기를 넘겨주었다.

《기사장동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전화가 계십니다.》

《?!…》

최주식은 자기 귀를 의심하며 손에 든 송수화기를 들여다보다가 자리에서 닁큼 일어나 옷매무시를 바로하고 차렷자세를 취했다. 심장이 세차게 절구질을 했다.

잠시 전류흐르는 소리가 잉-하고 울리였다.

이어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정력적이고도 활달하신 목소리로 말씀하시였다.

《최주식동무요?》

《수령님, 그렇습니다. 최주식 전화받습니다. 그간 안녕하십니까?》

방안사람들은 숙연해졌다.

《난 건강하오. 창성에 나와 일을 보다가 동무와 그곳 조선공들이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소. 그래 동무의 몸은 어떻소?》

《전 건강합니다.》

《배무이는 어떻게 되여가고있소? 전번에 상동무한테서 동무가 새로운 〈지상확대식배무이조립방법〉을 연구해냈다는 말을 들었는데 도입하고있소?》

《도입하고있습니다. 이곳 참모일군들과 기술자들, 조선공들과 사전에 진지하게 토론해보았는데 모두 좋은 방법이라고 하여 도입했습니다. 종전에 비할수 없이 일자리가 푹푹 납니다.》

《그렇소? 동무가 연구해낸 그 토막식배무이조립방법이 큰 은을 내리라고 내 이미 생각했소. 장하오. 장해.》

수령님께서는 거듭 치하하시였다.

《그런데 그 기간 조선소에서 별다른 일은 없었소?》

최주식은 잠시 망설이다가 자책이 스민 목소리로 대답올렸다.

《수령님,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요?》

《제가 그만 일을 쓰게 못해서 현도장지붕이 태풍에 날아났고 폭우가 쏟아져서 현도공들이 석달동안이나 애써 현도한것이 수포로 돌아갔댔습니다.》

《석달이나 애써 현도한것이?…》

수령님께서 반문하시였다.

최주식은 그이의 어조에 어려있는 심려를 가슴쩌릿이 체감하며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곳 현도공들과 조선공들이 현도장에서 쪽잠을 자면서 일을 세괃게 한 결과 지금은 그것을 회복하였을뿐아니라 다음공정에 지장이 없도록 상당히 추진시켜놓았습니다.》

《수고했소. 일해나가느라면 예상치 않았던 사고가 일어날수도 있지.》

수령님께서는 마음이 놓이신듯 이렇게 말씀하시더니 물으시였다.

《그런데말이요. 몇년전에 조선소에서 고급기능공을 여러명 내보냈다는게 사실이요?》

《당위원장동무와 제가 오기 전에 그랬었습니다.》

《그때 조선소에서 내보낸 사람들을 데려다 썼으면 좋겠다고 제기했다는 말을 내 상동무에게서 들었소.》

최주식은 죄송스러웠다. 조선소에서 나간 조선공들의 시름을 가셔주고 배를 결의다진 날까지 질적으로 빨리 무으려는 생각만을 앞세우던 나머지 분망하신 수령님께 근심을 끼쳐드린것만 같아서였다.

아,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담. 당위원장이랑, 리억석이랑, 김석홍아바이들이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할 때 왜 단념하지 못했을가.

그는 행여나하고 조문광에게 상정시킨것이 몹시 후회되였다.

최주식은 못난 자신을 저주하며 기여드는 목소리로 말씀드렸다.

《수령님, 조선소에서 나간 동무들이 마음괴로와할것 같기에 그 괴롬도 풀어주고 방대한 배무이일을 그들이 한몫 단단히 맡아 해낼수 있겠기에 그런 제기를 했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잘못? 아니요. 동무는 아주 훌륭한 생각을 했소. 그런데 그 동무들을 데려다가는 어떤 일감을 맡기려 하오? 배를 다 무은후 그 동무들과 자녀들은 어떻게 하고?》

수령님의 너그러우신 말씀에 최주식은 가늘게 숨을 내쉬였다.

《제 짧은 생각엔 그 동무들을 믿고 선박건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맡기려고 했었습니다.

해방후 20년동안이나 수령님의 사랑속에 숱한 배를 무어낸 동무들이기에… 그리고 그 동무들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선소에서 일을 시키려고 했습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 말씀이 없으시였다.

최주식은 다시금 마음이 옥죄여들었다. 호흡이 저도 모르게 빨라졌다. 옆의 사람들도 긴장한 얼굴로 손에 땀을 쥐고 최주식을 지켜보고있다.

이윽고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잘 생각했소. 우리는 동지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겨야 하며 동지를 진심으로 믿어야 하오. 혁명적동지애와 의리에 기초한 참된 믿음속에서만 대오의 공고한 통일단결이 이룩될수 있고 인간의 무궁무진한 창조적힘이 남김없이 발양될수 있으며 세인을 경탄시키는 기적도 창조될수 있소.

나폴레옹처럼 〈너희들은 나를 믿으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을 믿겠다.〉는 식의 리기적이고 타산적인 믿음은 우리 사회를 지배할수 있는 믿음이 못되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 말씀을 끊었다가 다시 이으시였다.

《내 동무를 대할 때마다 우리 당이 새 인테리들을 헛키우지 않았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슴뿌듯이 느끼군하오. 당도, 정권도, 법도 다 인민을 위해 있는것이 아니겠소. 내 이제 중앙당과 내각의 해당부문 일군들에게 과업을 주어 그 동무들을 다시 돌려보내도록 하겠소. 몇년전에 내보냈다는 그 사람들의 명단을 보니 일부 일군들이 확실히 일을 잘못 처리하였더구만. 그들이 돌아오면 안착되여 일을 잘할수 있도록 세심히 돌봐주오. 그리고 자식들과 후대들도 다 마음껏 자기 리상을 꽃피울수 있도록 따뜻이 보살펴주어야 하오.》

《수령님!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어버이수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자책하며 송구한 마음으로 가슴을 조이고있던 최주식은 그이의 사려깊은 말씀에 어깨를 들먹이며 굵다란 눈물을 쏟고야말았다.

《기사장동무, 그런 말 마오. 나의 뜻을 훌륭히 실현해나가는 동무에게 오히려 내가 감사를 주어야 하겠소. 그래 조선소에서 다른 문제는 제기되는것이 없소?》

《수령님, 다른 문제는… 제기되는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제 있는 힘을 다해 수령님께서 우릴 믿고 맡겨주신 과업을 어김없이 수행하겠습니다.》

최주식은 가슴속에 활화산처럼 솟구치는 감격과 격정, 뜨거운 사랑과 크나큰 믿음을 도저히 주체할길 없어 흐느끼며 말씀드렸다.

《좋소. 그럼 당위원장동무를 좀 바꾸시오.》

최주식은 송수화기를 리윤종에게 넘겨주었다.

《수령님, 당위원장 리윤종 전화받습니다.》

《당위원장동무, 최주식기사장동무의 일을 잘 도와주어야겠소. 그건 당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높이고 키잡이를 잘하는것으로도 되오.》

《명심하겠습니다.》

《이제 기사장동무의 말을 들어보니 본인은 건강하다고 하는데 목소리를 들으니 어딘가 모르게 병색이 느껴진단말요. 혹시 날 안심시키려고 그러는건 아닌지? 그리고 제기되는 일이 없다고 하는데 동무가 어디 솔직하게 말해보오.》

리윤종은 전사에 대한 그이의 육친적인 사랑을 매양 느끼고있는바이지만 다시금 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령님, 최주식동무는 지금 기사장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현도장에 나와서 현도공으로 무보수로동을 하고있으며 고급기능공인 그의 장인은 탄광으로 갔습니다.》

《그건 무엇때문이요?》

그이께서는 자못 놀라신 음성으로 반문하시였다.

《전번 최주식기사장동무의 결혼식날 밤에 일어난 현도장사고때문입니다. 선박관리국 강준호국장동무가 내려와 성에서 이미 합의를 보았다면서 그런 처벌을 주었습니다. 최주식동무는 그 처벌을 달게 접수하고 장인인 류경훈아바이의 몫까지 맡아서 침식을 잊고 현도장에서 일하는데 그의 건강상태가 영 말이 아닙니다. 요즈음에 와서는 어찌된 일인지 식사조차 변변히 하지 못합니다.》

《그렇소? 강준호동무가 성과 합의를 보고 그런 처벌을 주었단말이지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혼자 말씀처럼 뇌이시였는데 그 어조에는 노기가 어려있었다.

《최주식동무는 조선소에서 나간 조선공들을 데려오지 못해 애쓰는데 강준호동무는 애써 데려온 류경훈동무를 또 탄광에 내보냈단말이지요. 일이 잘된것 같지 않습니다. 그가 탄광으로 갔으니 최주식동무와 선화동무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괴롭겠습니까.… 류경훈동무를 조선소로 데려오도록 하시오. 그런데 최주식동무의 병이 어떤건지, 왜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지 병원에 알아보았습니까? 검진을 해보았는가말입니다.》

《저… 검진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최주식동무가 자기의 몸은 절대로 일없다면서 현도장을 좀처럼 뜨려 하지 않기때문에…》

리윤종이 주밋거리며 말씀드리자 그이께서는 매우 엄하게 타이르시였다.

《그러면 됩니까? 최주식동무의 일욕심이야 동무도 잘 알지 않소. 즉시 시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도록 조치를 취하시오. 내 그럴것 같아 당위원장동무에게 그를 곁에서 잘 돌봐주라고 하는거요.》

《수령님, 알겠습니다. 곧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오. 그곳 조선소동무들에게 나의 인사를 전해주시오.》

리윤종은 전화가 끝났으나 어깨와 가슴을 들먹이며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것은 현지지도의 그 바쁘신 길에서, 더우기 머나먼 창성에서, 조선소일이 념려되시여 전화를 친히 걸어주신 위대한 그이의 한량없는 사랑과 은정, 커다란 감격에 목이 메여서였고 최주식을 어머니심정으로 따뜻이 돌봐주지 못한 자신의 자책이 너무나도 커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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