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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 조선소들을 쭉 돌아보고 청진조선소에 들려 횡진수대설치에서 제기된 난문제, 경사지에서의 수평보장문제와 감탕과 모래, 자갈이 엇섞인 지층에 말뚝박는 문제, 바다로 면한 진수대아래쪽 굴착문제 등을 진지하게 토론해주고 그 방도까지 찾아준 강준호는 매우 흡족한 기분으로 국에 올라왔다.

한데 기계공업상 조문광은 동해안에 자리잡고있는 료양소로 병치료를 가고 방이 비여있었다. 그는 할수 없이 오부상에게 동해안 조선소들에 나가 한 자기의 사업정형을 보고했다.

보통키에 얼굴이 기름한 오부상은 보름남짓한 기간에 많은 일을 하고 온 그를 높이 평가했고 극구 칭찬했다.

《능력있는 강국장동무가 있으니 선박부문은 일이 척척 잘되여나가거든. 상동지가 자리를 뜨고 없는 기간은 선박부문에서 제기되는 일체 문제를 나에게 보고하지 말고 직접 처리하오. 동무도 아다싶이 나야 선박부문엔 문외한이 아니요.》

《부상동지가 계시는데 그렇게야 어떻게…》

《일없소. 그렇게 하오.》

《그럼…》

강준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으나 겉으로는 못이기는척하고 접수했다.

자기 방으로 내려온 강준호는 물가열기로 커피를 따끈하게 끓여 한잔 마시고나서 책상앞에 앉아 자기의 지정곡인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을 코노래로 흥얼거리며 담배를 붙여물었다.

일이 지금처럼 얼음판에 박밀듯 잘돼나가면 얼마나 좋을것인가. 오부상이 어디론가 인차 조동되여간다는 말이 있었는데 만약 그가 다른데로 간다면…

강준호의 머리에는 문득 해방후 시련없이 흘러간 자기의 생활이 즐겁게 회상되였다.

영포시 공청부비서, 배수리공장 부직장장, 외국류학, 선박관리국 지도원, 영포조선소 지배인, 부국장, 국장…

강준호는 손끝이 따금거리자 누에처럼 하얀 재가 길게 앉은 담배불을 재털이에 비벼껐다. 그리고는 서해안 조선소와 선박공장들을 담당한 선박관리국의 지도원들을 차례로 불러들여 자기가 없는 기간의 사업을 료해했다.

서해안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의 일도 무리없이 진행되여 그의 흥겨운 기분은 더욱 고조되였다.

하지만 키가 크고 위병으로 하여 마른 명태처럼 바싹 여윈 영포조선소 담당지도원 송명근의 얘기를 듣자 강준호의 반짝이던 눈은 가늘게 쪼프러졌고 다치면 튕길듯 한 노기가 얼굴에 가득 어리였다. 그는 관자노리의 푸른 정맥을 팔딱거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넓고 윤기도는 커다란 테블을 꽉 움켜쥔 자그마한 주먹으로 쾅 내리쳤다. 손이 얼얼했다. 그것이 그의 부아를 더 돋구었다.

《현도장지붕이 태풍에 날아가는것두 모르고 최주식의 결혼식에 몰켜들어 춤추고 노래부르며 풍청거렸단말이요? 게다가 행정부지배인이 주례를 하고 리억석이가 둘러리까지 서?》

본시 체소한 몸에 어울리지 않게 굵은 목소리인데 성이 독같이 나고보니 그 목소리가 한층 더 굵어져 사무실의 벽과 유리가 금시 터지고 깨여져나갈것만 같다.

송명근은 자칫하다가는 그 화풀이를 애꿎은 자기가 당할것 같아 슬그머니 방을 나와버렸다.

강준호는 최주식의 처사가 여간만 괘씸하지 않았다. 결혼식에 초청하지 않은것따위는 둘째치고 최근에 와서 하는 그의 일이 하나에서 열까지가 다 마음에 싸지 않았다.

절 믿고 기사장으로 추천해보낸 날 생각해서라도 맡은 일을 똑똑히 해야 할것이 아닌가?

화가 부걱부걱 괴여오른 강준호의 머리에는 그가 기사장으로 부임되여 간 이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동삼에 벌린 구내도로확장공사며 조카 강은주를 도장공으로 박아넣은 일, 능력있는 홍학주를 계속 부직장장으로 두고있는 사실이며 사전에 여러차례 귀띔하고 일깨워주었음에도 불구하고 1년에 뭇지 못할 배를 건조해내겠다고 분별없이 나서던 일, 유지와 비닐로 씌운 현도장지붕에 가름대를 댄것을 보고 태풍에 일없겠는가고 홍학주가 물었을 때 했다는 그의 호언장담…

더우기 참을수 없는것은 그렇듯 엄하게 얘기했음에도 몇년전에 자기가 조선소에서 내보낸 류경훈을 데려왔을뿐아니라 그때에 내보낸 사람들을 데려다 썼으면 좋겠다고 조문광에게 제기하여 중앙당에서 가정주위환경과 경력이 복잡한 그 사람들의 명단을 올려간것이였다.

보자보자하며 어루만지니 사람이 영 저만 젠척하고 교만하기가 짝이 없어졌단말야. 그대로 두었다간 안되겠어.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정신이 번쩍 들게 매질을 하고 대책을 단단히 세워야지.

강준호는 윽벼르면서 자기 차를 불러타고 영포조선소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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