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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업성적으로 제일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하는 일군은 조문광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성일군들은 사업의욕이 왕성한 조문광이 어느 시간에 집으로 가고 어느 시간에 사무실로 나오는지 통 알지 못했다.
최주식이 기사장으로 일하는 영포조선소에서 일을 보고 시병원과 시당에 들렸던 조문광은 어제밤 자정이 가까워서야 상평하였다. 그러나 그는 여느날처럼 맨 선참으로 출근했다.
조문광이 좋이 몇시간을 일했을 때에야 두해전에 김책공대를 최우등의 성적으로 졸업하고 갓 가정을 꾸린 서른전의 젊은 서기가 들어왔다.
미남인데다 마음씨가 착하고 머리가 총명하며 례절이 밝은 그는 조문광이보다 늘 늦게 사무실로 들어서군 하는 자신의 처사가 자못 송구스러워 오늘도 얼굴을 붉히며 아침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조문광의 앞으로 가서 어제 제기된 문제들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상동지, 하루사이에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였습니다. 우선 위대한 수령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었습니다.》
《수령님께서? 그래 어떤 내용의 말씀을 하시였소?》
조문광은 흥분을 눅잦히지 못하고 몸가짐새를 바로하며 다급히 물었다.
《수령님께서는 상동지가 영포에서 들어오시면 곧 당중앙위원회 집무실로 보내라고 말씀하시였습니다.》
《서기동무, 그런 말을 왜 이제야 하오? 수령님의 말씀이 계셨으면 어제 조선소로 인차 알려줘야 할게 아니요?》
조문광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서기를 나무랐다.
《그렇지 않아도 소식을 알리려 했댔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수령님께서 상동지가 일을 다 보시고 평양에 올라온 다음에 꼭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조문광은 어버이수령님의 극진하고도 세심한 념려에 탄복을 금치 못하며 입을 열었다.
《서기동무, 제기된 문제들은 수령님을 만나뵙고 온 다음에 듣기오. 어서 차를 좀 불러주오.》
《알겠습니다.》
깍듯이 대답한 젊은 서기는 이내 서기실로 나가더니 전화로 운전사대기실을 찾았다.
조문광이 밖에 나오니 승용차가 발동을 걸어놓고 그를 기다리고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계시는 당중앙위원회로 가기요.》
조문광은 차에 오르며 운전사에게 분부했다.
하늘색 승용차는 성청사정문을 빠져나오자 살수차가 금방 물을 뿌리며 지나간 포석도우를 미끄러지듯 경쾌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차창밖을 내다보니 길가에 낮게 드리운 은행나무잎과 인도블로크옆에 규모있게 조성해놓은 화단의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들이 찬란한 아침해빛에 반사되여 희귀한 보석처럼 반짝거리고있었다.
그이께서 무슨 일로 부르셨을가?
조문광은 속으로 뇌이며 조선혁명과 세계혁명을 령도하시기에 분초를 쪼개가며 불면불휴의 노력을 기울이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자애로운 영상을 눈앞에 그려보았다.
조문광이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이께서는 창가에 서시여 나무잎새 푸르른 정원을 내다보면서 깊은 사색에 잠겨계시였다.
조문광은 잠시 주밋거리다가 낮은 목소리로 정중히 말씀드렸다.
《수령님! 기계공업상 조문광 수령님의 부름을 받고…》
그제서야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차창밖에서 시선을 떼시고 뒤로 돌아서시더니 만면에 환한 웃음을 담으시고 머리숙여 인사를 올리는 조문광을 마주향해 걸어오시였다.
《영포에서 언제 올라왔소?》
《어제 자정이 넘어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수령님의 사색을 방해해서…》
조문광이 하는 말을 들으신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는 일없다고 하시면서 어서 앉으라고 쏘파를 가리키시였다.
《상동무, 여우의 교활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꼭 맞는구만.
일본놈들이 세계여론을 우롱하면서 〈한일회담〉을 기어이 성사시켜보려고 갖은 권모술수를 다 쓰고있단말요. 우리는 그놈들의 악랄한 책동을 만천하에 폭로해야겠소.
일본당국이 정말 악질적이거든.》
조문광은 범죄적인 《한일회담》의 음흉한 내막을 속속들이 꿰뚫어보신 그이께서 사태의 진상을 두고 분개해하고계시였음을 깨달았다.
《그건 그렇고… 조선소에 내려가보니 그곳 조선공들의 기세가 어떻소? 최주식동무랑 당위원장동무랑 다 잘들 있겠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조선소실태에 대하여 물으시였다.
조문광은 그이께 조선소에 내려가 보고들은 사실을 가식없이 보고드렸다.
《조선소의 외부도 잘 꾸리고 새형의 선박을 뭇는 조선공들의 기세도 하늘을 찌를듯 높단 말이지요. 그리고 최주식동무가 배토막을 크게 만들어 일을 헐하게 하면서도 빨리 건조할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 동무가 나의 의도를 신통히 알아맞쳤구만.
그 토막식배무이방법, 〈지상확대식배무이조립방법〉은 선박공업을 발전시키는데서 매우 중요한거요.
내가 보건대 최주식동무는 일을 솜씨있게 할줄 아는 동무요.
영포조선소 기사장으로 부임되여가서 첫 사업으로 구내도로확장공사를 시작한걸 보고 난 이미 그렇게 생각했었소.
지나간 일이지만 나는 영포조선소로 내려갈 때마다 구내도로가 좁은것이 불만이였소. 앞으로 큰 배를 뭇자면 구내도로가 넓어야 하겠는데 누구하나 손을 대지 않더란말이요. 그런데 최주식동무가 그 불만을 대뜸 가셔주었거든. 동무도 보았겠지만 구내도로를 넓게 뽑으니 앞이 확 트인게 얼마나 시원하오. 이젠 화물자동차들이 큰 배무이에 필요한 물동량을 싣고 거침없이 오갈수 있을거요. 내 일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당이 품을 들여 그를 키운 보람이 있소. 아는것도 많고 주대도 있고 사업을 전개할줄도 알고 손탁 또한 세거든. 정말이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말이 맞소.》
만족해하시는 수령님을 우러르는 조문광의 마음도 기쁘기 한량없었다.
조문광이 류선화문제때문에 리윤종이를 최주식의 집에 보낸 사실을 말씀드리자 그이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그것 잘했소.》
《수령님, 그들의 문제를 미리 알아보고 풀어주어야 했을것인데 제 잘못으로 그만 늦었습니다. 수일내로 류선화동무를 만나볼가 합니다.》
《그렇게 하오. 지나간 일은 할수 없지만 이제부터라도 그들이 깨가 쏟아지게 살아가도록 잘 보살펴줘야 하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여전히 만족해하시였다. 하지만 조문광이 시병원에 입원해있는 홍연구지배인의 병상태가 매우 악화되여 지금 운신조차 제대로 못하고있는 사실과 기술자와 기능공들이 부족하여 선박건조에서 더 거둘수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있는 실태를 보고드리였을 때 그이의 안색은 흐려지였다.
《건재공업성 부상을 하고있던 홍연구동무를 내가 직접 조선소지배인으로 파견했는데 백혈구감소증에다가 다른 여러가지 병까지 겹쳐 제대로 운신조차 못하고있다니 정말 안됐구만…》
그이께서는 혼자 말씀처럼 뇌이시더니 전화기를 드시고 보건상을 찾으시였다.
《상동무요? 영포시병원에 입원해있는 조선소 홍연구지배인동무가 치명적인 병에 걸려 몹시 고통을 겪고있는데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치료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전쟁때 내 주치의로 있던 박사 송두성국장동무를 영포로 당장 내려보내시오. 예 알겠소. 그럼 수고하오.》
수령님께서는 그러시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신듯 담배를 붙여무시고 아무런 말씀도 없이 집무실안을 한참이나 걸으시였다.
《아까운 동무인데 못된 병에 걸렸구만!》
그이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셨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한데… 부족되는 기술자와 기능공문제는 어떻게 풀려고 하오?》
조문광은 생각하고있던바를 말씀드렸다.
《수령님, 동서해안의 조선소들과 선박수리공장에서 가장 능력있는 동무들을 몇명씩 선발하여 한 백여명가량 영포조선소에 보내려고 합니다.》
수령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확정적으로 말하는 조문광을 이윽히 바라보시다가 의논조로 물으시였다.
《물론 그런 조치를 취할수도 있겠지. 그러나 제 힘으로 하겠다고 결의해나선 최주식동무랑 그곳 조선공들이 다른 공장, 기업소의 지원을 받겠다고 하겠소?》
《제 생각엔 그들이 꼭 받아들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수령님, 최주식동무는 일단 일에 들어서선 전쟁시기나 지금이나 〈호랑이〉라고 봅니다.》
《그야 그렇지.》
《그런 최주식동무가 오죽 바빴으면 몇년전에 조선소에서 내보낸 동무들을 다시 데려다 썼으면 좋겠다고 저에게 제길했겠습니까?》
《최주식동무가 그런 문제를 제기했단 말이지요? 그래 상동무는 뭐라고 대답해줬습니까?》
수령님의 물으심에 조문광은 길게 생각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렸다.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단 말이지요?》
곱씹어 반문하시는 그이의 안색은 다시금 어두워지시였다.
《조선소에서 내보낸 동무들을 다시 데려다 쓰겠다는 최주식동무의 의도를 깊이 생각해봤소?》
《그에 대해선…》
조문광은 말끝을 맺지 못하고 주밋거렸다.
《그 진의도를 알아볼걸 그랬소. 단순히 배를 제 기일에 뭇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내 생각엔 어쩐지 그가 배를 뭇기 위해서만 내보낸 사람들을 다시 데려오자고 한것 같지 않구만.》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 피운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끄시더니 웃으며 말씀하시였다.
《좋소. 그 문제는 후에 내가 직접 최주식동무에게 알아보겠소.》
그러시고는 화제를 바꾸시였다.
《상동무를 부른건 조선소실태를 알아보는것과 함께 래일부터 함남북도와 강원도, 평남북도를 같이 돌아보려 한것이였소… 한데 상동무의 신색을 보니 말이 아니구만. 고혈압과 심장질환이 나빠진게 확연하오. 하긴 중책을 지니고 여러 나라를 다녀오느라고 수고가 많았는데 그길로 영포에까지 갔다왔으니 병이 더 심해질수밖에 없지. 한 둬달가량 료양소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겠소.》
조문광은 그이의 은정에 넘치는 따뜻한 말씀에 눈시울이 화끈 달아올랐다.
《수령님, 제 몸은 일없습니다. 전 건강합니다.》
《아니, 더 무리하면 안되겠소. 꼭 내 말대로 하시오.》
《!》
조문광은 눈앞이 뿌얘졌다.
(수령님, 자신의 귀하신 몸은 전혀 돌보지 않고 오히려 저더러 쉬라고 하십니까!)
걷잡을수 없는 감격이 가슴무득히 북받쳐오른 조문광은 주머니에서 백설같이 하얀 손수건을 꺼내 질퍽해진 눈굽을 꾹꾹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