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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에서 내보낸 조선공들을 데려오는 문제는 불가능한 일로 되였다.

최주식은 종업원들이 모인 회관으로 스적스적 걸음을 옮기며 며칠전에 있은 일을 상기했다.

그날 최주식은 강준호의 호된 추궁이 담긴 전화를 받았었다. 강준호는 조선소에서 내보낸 기능공들을 데려오려는 최주식의 의도를 어떻게 알았는지 성이 독같이 나서 전화통이 터지게 고아댔었다.

《여보, 기사장동무. 동무 요지음 제 정신이요? 류경훈이를 데려온것만도 묵과할수 없는 일인데 최정형을 비롯하여 조선소에서 내보낸 어중이떠중이들을 몽땅 데려올 생각을 해? 그 사람들을 어떻게 믿고서 배를 뭇는단 말요. 동무는 도대체 교시선박을 어데로 끌고가려고 그러오.》

《…》

《내 동무가 구내도로확장공사를 할 때는 배무이계획도 한 까닭에 백번 양보해서 추궁이나 하고말았지만 이번 일은 안돼. 절대로 안된단 말요.》

그리고는 내보낸 조선공들을 다시 데려오려는 진의도가 무엇인가고 따졌었다.

《그건 그들의 기술도 기술이지만 그들의 마음에 비낀 그늘을 가셔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의 마음속 그늘을 가셔주기 위해서라구? 여보, 기사장동무. 지금 그곳 조선소사람들이 동무에 대해 무엇이라고 하는지 아오? 전쟁때 동무가 화선언약인가 뭔가를 맺은 류선화와 가정을 이루기 위해 그의 아버지인 류경훈을 먼저 데려왔고 인기를 독점하려고 국장이나 전 지배인이 내보낸 사람들을 모두 데려오려고 한다고들 해.》

《인기를 위해서라구요? 그건 지나친 말입니다.》

《동무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는 그렇게밖에 해석할수 없잖소. 난 내보내고 동무는 데려오고… 나는 조선소사람들의 말이 옳다고 봐.》

그리고는 잠시 사이를 두었다가

《조선소에서 내보낸 사람들을 더는 한명도 데려올수 없소.》하고 전화를 딱 끊었었다.

그리하여 최주식은 이미전부터 해오던 조선공들의 기능전습에 보다 깊은 주목을 돌리게 되였다. 이것은 오늘뿐아니라 조선소의 먼 앞날을 내다볼 때 도저히 방관시할수 없는 중요한 문제의 하나였다.

그는 새형의 선박건조에 모든 힘을 깡그리 쏟아부으면서 직장장들의 일총화나 크고작은 참모회의에서 이 문제를 매번 강조하군했다.

최주식은 기술, 기능이 낮거나 새로 입직한 조선공들의 기능전습을 통시간을 떼여 하게 하지 않고 고급기능공들이 배무이일을 수행하면서 현장에서 1~2명씩 맡아 키우도록 했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하루일이 끝난 후 실장급이상 일군들이 기술과 기능이 낮은 조선공들을 회관에 전부 모여놓고 배무이에서 제기되는 실천적문제들을 리론적으로 강의하게도 했다. 일부 직장장들이나 실장들은 이 일의 중요성과 의의를 알면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는 일이라 하여 어물쩍해 넘기려고 했다. 그러다가 선체가공직장장과 기계직장장, 용접연구실장이 최주식이한테서 되게 혼이 난 뒤로는 이 일을 누구든 차요시하거나 등한히 하지 않게 되였다.

최주식은 이 일에서 자기가 우선 모범을 보이였다. 그는 《선박설계와 도면보기》라는 제목을 가지고 강의를 했는데 조선공들의 절찬을 받았다.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얘길했는지 그 강의가 있은 후부터 조선공들은 그가 출연한다는 말만 들으면 하루일을 끝내기 바쁘게 회관으로 물밀듯 모여들군했다.

오늘도 역시 그랬다.

기능이 높은 김찬이며 윤재수는 물론 박성임이며 강은주, 지어 리윤종이며 김석홍이까지 회관으로 왔다.

최주식이 이번에 강의를 할 제목은 《현도와 철판계서》였다. 그는 딱딱하기 그지없는 이 문제를 전번에 못지 않게 아주 흥미있게 했다.

조선공들은 한시간반이 언제 흘렀는지 알지 못했다.

최주식이 얘기를 마치자 그들은 시간이 빨리 간데 아쉬움을 금치 못해하였다.

《동무들, 물어볼것이 있으면 기탄없이 물어보시오.》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회관 중간에서 수염도 나지 않은 애숭이 청년이 벌떡 일어섰다.

《기사장동지, 전 며칠전에 길가에서 중학교때 동무들을 만났댔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조선소에서 제관공으로 일하는 자랑을 했습니다. 그들은 부러움에 찬 눈길로 저를 바라보면서 배무이에 대하여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제관이란 무엇인가, 배무이순서는 어떤가, 2척기선저예망선이란 어떤 배인가 등등 말입니다. 그 물음에 척척 대답해주니 그들은 놀라와하면서 이번엔 배가 어떻게 되여 이 세상에 생겨났는가 그리고 어떻게 발전해왔는가, 세계 배무이추세는 어떤가고 묻질 않겠습니까. 그 물음에 저는 얼굴을 붉히면서 지금은 시간이 바빠서 그러니 다음번에 만나 얘기를 하자고 하며 급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저는 동무들에게 그 자리에서 대답을 못해주고 꽁무니를 뺀것이 부끄러워서 다음날 출근하자바람으로 같이 일하는 제관공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는 〈여, 많은걸 알면 빨리 늙는다고 했어. 제관일이나 잘 익히라구.〉라고 하면서 맡은 일이나 잘하라고 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조선공으로서 배가 언제 어떻게 생겨나고 발전했는지도 모른다는게 어디 말이 됩니까.

기사장동지, 배무이력사에 대하여 좀 설명해주십시오.》

최주식은 청년의 질문에 머리를 끄덕였다.

지금 저 청년이 얼마나 옳은 문제를 제기하고있는가. 조선공이라면 응당 그런 문제쯤은 상식적으로나마 알고있어야 하는것이다.

이건 내 사업에서 빈구석이다. 로동안전교양기술부에서 신입공들에게 따분하게 로동안전준칙만 외우게 할것이 아니라 저 청년이 제기하는것과 같은 선박공업의 상식적인 문제들도 간단간단히 얘기해주도록 해야 하는건데… 앞으로는 꼭 그렇게 하도록 로동안전교양 기술지도원들을 신칙해야겠어…

최주식은 자신을 자책하며 채찍질했다.

《좋습니다. 동무의 질문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선박공업의 발전력사를 풀자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는데 오늘은 개괄적으로만 간단히 얘길 합시다.》

그리고는 너무들 긴장하게 앉아있는것 같아 한마디 덧붙였다.

《동무가 친구들을 만나 조선공답지 않게 거짓말을 하고 꽁무니를 다시는 빼지 않도록 말요.》

장내엔 가벼운 웃음이 일었다.

최주식은 웃음을 거두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배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으며 발전해왔는가. 그것은 아득한 원시사회에서 생겨났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대체로 10여만년전부터라고 추측을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그보다 훨씬 이전이라고 말하고있습니다. 얕은 내나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던 원시인들은 물우로 떠내려가는 통나무들을 보면서 그것을 리용할 생각을 하게 되였습니다. 원시인들은 처음에 한팔로 통나무를 끼고 한손으로 물고기를 잡았는데 불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러개의 통나무를 묶어 떼를 만들었습니다. 떼목배-이것이 이 세상에 만들어진 최초의 배라고 할수 있습니다. 원시인들은 물우에 떨어진 나무잎들이 바람방향을 따라 미끄러지는것을 보고 돛을 연구하게 되였으며 떼목배에도 돛을 달게 되였습니다. 그후 신석기시대에 이르러서는 뭉툭한 돌도끼로 통나무의 가운데를 파내고 함지모양의 통나무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배는 만들기가 어려웠고 부피에 비하면 무겁고 안전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런데로부터 짐승가죽으로 큰 자루를 만들고 그것을 여러개 묶어서 배로 쓰기도 하였습니다. 뒤이어 키와 함께 노도 발명되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만년전에 만든것으로 보아지는 고대애급의 어떤 꽃병에 수십개의 노가 달린 통나무배가 그려져있는것이 발굴되였습니다.

통나무배를 리용하면서 사람들은 그것의 앞부분을 뾰족하게 만들어야 배가 물결을 헤가르고 빨리 달릴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였으며 배의 앞과 뒤, 옆으로 물이 넘어오는것을 막기 위하여 배머리를 높여주고 배전에는 물막이판도 붙이게 되였습니다. 이리하여 나무배가 일정한 구조물을 갖추게 되였습니다. 금속이 발견되면서는 배의 이음짬에 철띠를 대기 시작하였습니다. 희랍신화집을 보면 그들이 철띠를 댄 목선을 전쟁에 리용하였다고 적혀있습니다. 기관이 나오기전까지는 돛대와 바람을 리용하여 배를 움직였습니다.

16세기에 와서야 세계에서 처음으로 철갑선이 건조되였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 나라의 유명한 리순신장군이 임진조국전쟁때 만든 〈거북선〉입니다. 한데 이 〈거북선〉은 14세기 고려때 사람인 최무선의 창안에 기초를 두고있습니다. 력사기록에 의하면 〈최무선의 연구는 화약에만 그친것이 아니였다. 례컨대 화포를 막아낼수 있는 철갑선의 창안이다. 이 창안은 완성되여 건조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였으나 이 귀중한 자료들은 후세에 리순신장군으로 하여금 〈거북선〉을 발명할수 있는 좋은 시사로 되였으며 유력한 동기로 되였다〉라고 씌여있습니다. 우리 인민의 슬기와 지혜에 의하여 건조된 〈거북선〉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라는데 대해서는 〈대영백과사전〉에도 올라있습니다.

철선은 처음에 리베트(병접)로 무었으며 다음은 지금처럼 용접으로 무었습니다.

선박의 력사를 집약해보면 나무배로부터 철선으로, 바람을 리용한 범선으로부터 불을 때는 화륜선과 증기관을 단 륜선을 거쳐 기관을 쓰는 기관선으로, 병접으로부터 용접으로, 작은 배로부터 대형선박으로의 발전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선박공업이 발전한 나라들은 대체로 섬나라들이거나 한면 혹은 두세면이 바다를 끼고있는 나라들입니다. 례하면 영국, 일본, 쏘련, 네데를란드 등입니다. 이 나라들에서는 현재 수만톤급의 선박까지 건조하고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나라들보다 지금 뒤떨어졌다고 해서 절대로 비관하거나 락망해서는 안됩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교시하신바와 같이 지금 뭇고있는 1 000t급배를 발판으로 하여 머지 않아 우리도 10 000t, 20 000t급은 물론 그 이상급의 선박을 무어낼것이기때문입니다.》

최주식이 말을 끊자 회관의 맨 뒤에서 한 처녀가 일어섰다.

《기사장동지, 배톤수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좀 알려주십시오. 그 문젤 가지고 론의가 분분해서 그럽니다.》

《아, 그거야 배자체중량에 적재량을 합한것이지 뭘.》

처녀옆에 앉은 멀끔하게 생긴 청년이 너무도 뻔한걸 묻는다는듯이 혀를 찼다.

장내에선 가벼운 웃음의 파문이 일었다.

최주식이도 웃었다.

《이제 말한 동무가 비슷하게는 얘길했지만 그렇게 단마디 명창으로 말할수는 없습니다, 배톤수를 정하는것은 나라마다 같지 않고 배의 종류에 따라서도 서로 다릅니다.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일부 나라들은 배자체중량에 적재량을 합하여 배톤수를 정하고 또 어떤 나라들은 적재량만을 배톤수로 정하고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서 무은 상층구조가 발달된 려객선은 배의 부피를 가지고 톤수를 정하고있으며 유조선은 순 유조적재량에 따라 선박의 톤수를 정하고있습니다.》

그때 회관관리원이 최주식에게로 걸어가 평양에서 전화가 왔다고 알리였다.

《동무들, 오늘은 이만합시다.》

조선공들은 기쁜 마음으로 회관문을 나서며 최주식을 칭찬하는 말들을 한마디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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