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장. 발은 현실에, 눈은 멀리에

6

 

차가 신계군을 통과할 때 건식으로 점심을 에운 류광선은 황철에 들려 리대판생산정형부터 알아보려던 생각을 바꾸어 운전사더러 해주로 가자고 하였다. 해주련결농기계공장에서는 11종의 중요부속품들을 생산보장하게 되여있지만 계획분의 절반도 보장하지 못하는 형편이였다.

승용차가 학현고개를 넘어 해주시 초입에 들어선것은 오후 3시경이였다.

류광선이 해주련결농기계공장 지배인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지배인(마흔대여섯살 되여보이는 키가 큰 사람이였다.)은 어디로 나가려던 참인지 문뒤에 서있는 옷걸이앞에서 덧옷을 입고있었는데 금방 무슨 모임이라도 마쳤는지 방안에 담배연기가 자욱하게 서려있었다.

지배인은 어지간히 놀란듯 했다. 그는 소개가 없이도 류광선을 잘 아는듯 《아니, 부위원장동지가 어떻게 우리 공장엘 다…》하면서 한팔을 꿰였던 덧옷을 바삐 벗어 걸더니 걸상을 권했다.

《동무네 불도젤부속생산과제를 어떻게 수행하고있는지 알아보자고 왔소.》

류광선은 워낙 군소리를 싫어하는 성미여서 걸상에 앉듯마듯 용건부터 꺼내놓았다. 지배인의 얼굴이 금시 거뭇해졌다.

《과제수행이 잘되지 않고있습니다. 어제 현재로 겨우 37% 계선인데 품종별로 보면…》

지배인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수첩를 끄당겨 펼쳐들었지만 거기에는 시선을 주지 않고 뜬금으로 수자들을 불렀다.

《날자는 벌써 절반이상 잡아먹었는데 이제 겨우 37%소릴 하면 어쩐다는거요? 》

《…》

《걸린게 뭐요? 대책은 또 뭐구?》

류광선은 무섭게 다그어댔다.

《걸린것은 깡입니다. 지금 볼트 하나 깎을만 한 깡도 찾아보기 힘든 정돕니다. 성강에 간 부지배인동무한테서 련락이 왔는데 이달엔 줄것이 없고 래달에나 줄 소리를 한답니다. 자재부가 총 출동해서 황철과 강선에 간지 오늘이 닷새짼데 거기선 아직 소식조차 없고…》

지배인은 머리만 설레설레 저을뿐 뒤말을 잇지 못했다.

《지배인은 뭘하는 사람이요? 동문 책상머리나 지키는 사람인가, 동무가 뛰란 말이요. 부지배인이 가서 해결될것이 있고 지배인이 가서 해결될것이 따로 있는 법이요. 동문 이제 보니 책임을 지겠다는 립장에 선것 같지 못하구만, 엉!》

《할 소리가 없습니다. 실은 제 지금 성강으로 떠나려던 참입니다.》

《당비서를 불러오오.》

《당비서동문… 지금 우리 종업원주택지구에 나가있습니다.》

《부속품생산이 안되는데 당비서가 주택지구에 나가선 뭘하오? 가정방문을 다니오?》

이때 문이 열리며 모자우에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문간에서 모자를 벗어쥔채 류광선을 향해 《안녕하십니까? 제 이 공장 당비섭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정문에서 류광선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들어온것 같았다.

류광선은 인사야 하건말건 개의치 않고 쏘아붙였다.

《당비서는 뭘하고있소? 부속품생산과제를 수행하지 못한판에 당비서가 분주히 돌아칠 일이 또 뭐가 있는가 말이요?》

《부위원장동지…》옆에서 지배인이 당비서를 두둔해주려는 모양 당비서앞을 막아섰다.

《당비서동무는 지금 종업원주택을 다시 짓자는겁니다.》

류광선은 이 사람들이 잘못되지 않았는가싶었다. 국방위원회명령을 관철 못한 주제에 주택건설을 벌려놓겠다는것이 제정신이 있는것 같지 않았다.

《실은 말입니다…》 당비서가 침착한 어조로 말꼭지를 뗐다.

《저기 수양산기슭에 우리 종업원주택이 있습니다. 이젠 건설한지 30년도 넘었는데…》

《그래 주택이 낡았다는거요?》

류광선의 어조가 저도 모르게 높아졌다.

《그래서가 아니구 어제 깡문제를 가지고 협의회를 하다가 지배인동무가 문득 생각해냈는데 전에 주택들을 지을 때 들보를 환강으로 했다는겁니다. 그때는 철강재가 남아돌아갈 때니까 그랬던가 봅니다. 그래서 이자 방금 지배인동무네 집지붕을 벗겨봤는데… 원 참, 트라스가 몽땅 40 환강이 아니겠습니까? 한 두어t은 실히 되겠습니다.》

《아니, 깡때문에 집을 헐었단 말이요?》

류광선은 보이지 않는 주먹에 한대 단단히 얻어맞은 기분이였다.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집을 헐고 들보를 뽑아 쓸 생각까지 해냈으랴.

《게 좀 앉소.》

류광선은 당비서가 먼지투성이 모자를 책상우에 올려놓고 자리에 앉자 다시 물었다.

《벌써 선기가 나는데 이제 집을 헐면 사람들은 어떡하오?》

당비서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실은 우리도 그래서 주저한바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걸 지배인동무가 오늘 아침 그 주택세대성원들을 모아놓고 호소했습니다. 그랬더니 모두가 찬성합니다. 그쯤한 고생이야 뭐라는가, 차라리 찬 이슬을 좀 맞으며 자는게 낫지 장군님께서 주신 과업을 관철 못하고야 어떻게 발편잠을 자겠는가, 이렇게 돼서 오늘 그 일판을 벌려놨습니다.》

류광선은 지배인을 다시 쳐다보았다. 한쪽에서는 제 집을 허는데 세대주로서 출장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품고있는 그를 무턱대고 책망한것이 마음에 걸렸다.

《헌데 그거야 맘상 위안이고 무슨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래 지배인동문 성강에 가면 무슨 승산이 있어서 가자는거요?》

《승산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만있을수도 없고… 가서 사정해보고 정 해결 안되면 거기 지배인과 한바탕 드잡이라도 하고야말겠습니다.》

《허허허, 거기 사람들이 동무 분풀이를 들어주겠다고 할가. 오히려 동무쪽에서 욕을 먹을수 있소. 지금이 어느땐데 자체해결할 생각을 않구 비라릴 댕기는가구…》

《하긴 그럴지도 모르지요.》

류광선은 자기가 예서 할일이 더 없음을 깨달았다.

《난 가겠소. 그리구 지배인동무의 성강행은 취소하오. 당비서동무, 어련하겠소만 이미 헐어논 집들을 빨리 원상회복하오. 올해엔 추위가 일찍 온다는데…》

류광선은 해주를 떠나 평양으로 올라가는 길에 황철에 들릴가 하다가 그만두었다. 걸린 고리는 생산자들의 사상적열의나 일군들의 태도에 달린것이 아니였다. 장군님의 뜻에 따라 진행되는 강원도토지정리전투의 의의를 너무도 잘 알고있기에 우리 일군들과 로동계급은 분발하여 떨쳐나섰다. 오죽했으면 겨울을 눈앞에 두고 지붕을 벗길 생각까지 하였겠는가.

그러나…

류광선은 머리를 설레설레 저었다.

더우기 불도젤부속품생산에 필요되는 강재는 여기저기서 주어모은 쇠붙이로는 안된다. 거기에는 스프링강을 비롯한 특수강들만 요구된다.

류광선은 이 문제를 장군님께 보고올리고 결정적인 대책을 취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류광선은 저녁 6시경에야 평양에 도착했다.

오늘 새벽 다섯시에 평양을 떠났으니 결국 열세시간만에 강원도와 황해남도를 거쳐 다시 평양에 되돌아온셈이였다.

그는 곧추 당중앙위원회에 들어가 리한철부부장을 만났다.

그는 해주련결농기계공장에 가서 알게 된, 불도젤부속생산과 관련한 실태를 이야기하고 이 실태를 장군님께 보고드려달라고 하였다.

《장군님께서는 지금 인민군부대들에 대한 현지시찰을 나가시였습니다. 그리고 강재문제는 장군님께서 이미 대책을 취하셨습니다.》

리한철부부장의 말이였다.

《그럼 장군님께서 벌써 실태를 다 알고계십니까?》

《아십니다. 며칠전 일인데 장군님께서는 중공업부문 일군협의회를 지도하시다가 특수강을 증수한 사실을 보고받으시였습니다. 협의회에 참가했던 여러 중요부문 일군들이 저저마끔 자기 단위의 특수성을 말씀올리면서 그 강재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장군님께서는 그 강재를 자신께서 요긴하게 쓸데가 있다고, 불도젤부속생산에 돌리자고 하시면서 그 자리에서 자강도당책임비서동무에게 직접 임무를 주시였습니다.

어제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니 이제 자강도당책임비서동무가 부속품들을 싣고 강원도에 직접 찾아갈것입니다.》

류광선은 너무도 놀라운 사실앞에 아무 말도 못하였다. 자신에 대한 질책은 그다음에 따랐다. 자기는 그래도 현지에 나가 그 어떤 문제점을 안고왔다고 생각했는데 장군님께서는 벌써 모든것을 헤아려보시고 미리 대책까지 취하셨다니 나는 과연 언제면 그이의 사업부담을 제때에 덜어드리는 일군이 되랴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가슴을 치는것이였다.

《부부장동무, 난 돌아가겠습니다. 내가 무슨 망녕이 들어 장군님을 찾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장군님께서 돌아오시면 말씀드려주시오. 이 류광선이 다시는 장군님께 구차스러운 일로 찾아오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아니, 이 길로 또 강원도에 나가시겠단 말입니까?》

《가야지요. 장군님께서 저에게 강원도토지정리를 맡겨주셨는데 빨리 지휘소에 틀고앉아야지요. 내 명년 태양절전에는 다시 평양에 올라오지 않겠습니다.》

이리하여 류광선은 하루에 마식령을 세번이나 넘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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