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1

 

성민이 새롭게 수정보충하는 글을 한창 쓰고있을 때 메밀눈의 소령이 또다시 찾아들었다. 무엇때문인지 상당히 근심어린 얼굴이였던 소령은 책상바닥에 버려진 종이장들과 그동안 새로 쓴 종이장들이 두툼히 쌓인것을 보자 한결 밝아지는 기색이였다.

성민의 피발진 눈길을 보고는 쉬염쉬염 하라고 하며 음식이 입에 맞는가, 잠자리가 어떤가 하는 식의 문안까지 하고는 그만 물러가겠다고 했다. 그 뒤끝에 하는 말이 의미심장했다.

《우리 부사령관님께서는 선생님을 잘 아시더군요. 한데 선생이… 이처럼 하지 않을가봐 걱정이 크셔요.》

《고맙다고 해주오.》

《래일이면 끝날가요?》

《글쎄…》

《뭐, 너무 조급해하실건 없습니다. 부사령관님께서 하시는 말씀으로 봐서는 웃어른들도 무척 관심한다는것 같은데―》

《웃어른들이란 누구요?》

《거야… 제가 알수 있겠습니까?》

소령은 재삼 건강을 돌보라고 하며 물러갔다.

택규?!… 성민은 쓰다만 종이장을 내려다보았다. 택규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명례, 박정희. 태민에게는 택규보다 박정희가 더 큰 영향력으로 되였을것이다.

명례로부터 박정희에 대해서까지 생각하게 되니 로씨야녀성인 나쟈를 처음으로 알게 된 일이 떠올랐다.

나쟈는 려순시내의 어느 한 식당에서 일했다.

백계로씨야인들의 식당중에서 제일 값이 눅은 이 식당은 려순공대의 엽전패(돈이 적은 학생들)가 이따금 찾아드는 단골식당이였다.

성민이도 돈푼이 생길 때면 이 식당에 찾아들군 했다. 대부분의 백계로씨야인들의 식당들에서는 몸파는 녀자들과의 추잡한 놀음으로 손님들을 끌지만 이 식당만은 그런 페풍이 없었다. 이것은 몸과 마음에 때묻는 일이 없어야 한다던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신칙과 그자신이 정한 계률에도 알맞는것이였다. 이 식당의 고정음식인 아무르강의 심어료리가 더욱 그를 끌었다.

빠다를 두고 끓인 심어국은 경성앞바다에서 잡던 방어국을 련상케 했던것이다.

성민은 해방된지 보름째 되는 날인가 명례와 함께 그 식당에 찾아갔다.

성민이보다 한학년 우인 명례는 이 식당보다 고급식당들에 즐겨다니군 했지만 이날엔 그가 찾는 식당들이 하나같이 문을 닫았던것이다.

로씨야의 10월혁명을 피해온 사람들이니 붉은군대가 오는것이 두려울것이였다.

식당안에서는 몇명의 중국사람들이 술잔들을 찧으며 기염들을 토하고있었다. 그들중에는 붉은 완장을 팔에 두른 젊은이들도 있었다.

식당가운데탁에 자리를 잡은 그들을 비웃는 눈길로 보던 명례는 빵그릇을 들고온 나쟈의 날씬한 몸매를 꺼리낌없이 훑어보다가 나쟈의 손목을 덥석 잡으며 눈을 휘둥그렇게 떠보였다.

《나쟈, 아가씨도 어디 도망치든가 숨어야 하지 않소?》

《왜요?》

《붉은군대 체까들이 아가씨를 잡아갈것이 아니요.》

《호호, 건 걱정하지 말어요. 이곳에서의 수난이 저희들로서는 속죄로 되였으니까요.》

나쟈는 능란한 일본말로 대꾸했다. 명례는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하며 로씨야식으로 두팔을 쩍 벌려보였다.

《그러니 나쟈도 붉은 사회주의를 따른다는거요?》

《저도 로씨야사람이니까요.》

《허 그래, 사회주의가 어떤건지는 아오?》

《그동안 공부를 좀 했어요.》

《무슨 공부를 했습니까. 책이 있겠지요?》

성민이가 성급하게 물었다. 나쟈의 눈이 정겹게 빛났다.

《성민씨는 로어를 알던가요?》

《이 친구는 로씨야의 로모노쏘브나 매한가지의 수재요. 그러니 그까짓 로씨야어를 배우는데는 1주일이면 될것이고.》

명례의 대답에 나쟈는 반색을 했다.

《글쎄 저도 성민씨가 남다르다는걸 알아요. 그래 정말 로어를 배우겠어요? 필요한 책들은 제가 줄수 있어요.》

《허, 혹시 나쟈는 이 성민군한테 반한게 아니요?》

명례는 어지간히 심술궂은 표정을 보였다. 나쟈는 그에는 아랑곳않고 생글생글 웃었다.

《그래요. 당신같은 난봉군 같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미남자이고…》

《명례형, 그만 빨리 먹고 나갑시다.》

성민은 가운데탁에 앉은 중국인들이 못마땅한 눈길로 쏘아보는것에 주의가 미쳤다. 하지만 제흥에 뜬 명례는 나쟈에게 푹 빠져버린것 같았다.

《나쟈, 나한테 개별교수가 되여주지 않겠소. 사회주의강의도 해주고―》

이때 술병으로 식탁을 내리치는 소리가 울렸다. 그 탁에서 일어선 2명의 중국인이 소매를 더 높이 걷어올리며 그들한테 다가왔다.

《이놈들을 쫓아버려.》

나쟈의 어깨를 두드리며 손짓, 눈짓으로 이 말의 뜻을 표시하고난 그들은 이글거리는 눈길로 명례며 성민이를 쏴보았다.

《이 쪽발이원숭이새끼들아, 이 자리에서 나가지 않았다간 골통을 부실테다.》

련이어 하는 말은 혹독한 쌍소리였다. 성민은 자기들을 일본인으로 오해하고있음을 알았으나 어떻게 말했으면 좋을지 알수 없었다. 명례는 이런 식당들에서 생겨나는 싸움에 어지간히 익숙된지라 뛰쳐나갈 문쪽을 보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다행히 주먹질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나쟈가 능란한 중국말로 그들이 조선인학생들이고 왜놈이 망한것을 축하해 이 식당에 들렸음을 말해주었기때문이다.

이로 하여 당장 큰일을 칠듯싶던 중국인들의 분노는 어지간히 가라앉았으나 그대신 모멸스러운 빛이 퍼렇게 살아올랐다.

《여하튼 너희들은 쪽발이들의 주구들이지? 대학을 다녔다니 부자집자식들일것이고. 조용히 처먹고 떠나들 가. 빌어먹을 꼬우리팡즈, 퉤.》

침까지 뱉았다. 성민은 기가 막혔다. 말하지 않을수 없었다.

꼬우리팡즈란 조중인민들의 리간을 꾀한 일제의 조작품이였다는것을 말하고 다같이 놈들한테 천대를 받던 처지에서 너무하다고 하자 나쟈가 감심한 얼굴로 통역을 했다.

탁에 앉아있던 중국인들까지 왔다.

《물론 우리가 좀 잘사는 집안의 자식들인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흰 가난하게 사는 우리 나라 사람들과 중국사람들을 볼 때면 송구스러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손중산선생은 말하기를 자기의 목적은 중국사람들모두가 황제처럼 잘사는것이라고 했습니다.

홍군의 모택동선생도 중국과 세계의 가난한 모든 사람들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운다고 했습니다.》

《호!》

중국사람들속에서 환성이 일었다. 몇사람은 술잔까지 들고 함께 마시자고 했으나 빌다싶이 사양했다.

《성민군이 이처럼 뛰여난 수사학을 배운걸 몰랐는걸.》

명례는 벌깃해진 얼굴을 쓰다듬으며 너털웃음을 웃고는 심술기어린 눈길로 곧추 쏴보았다.

《그런 연설법은 어데서 배웠나. 혹시 려아의 모친한테서 배운게 아닌가. 복음해설을 할 때면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한다던데.》

《시시한 소리 말어요.》

명례가 성민이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인것은 언젠가 성민이를 찾아왔던 려아를 본 뒤부터다.

《왜들 성난 수닭처럼 하고있어요.》

차를 가지고온 나쟈는 정겨운 웃음을 지으며 성민을 보았다.

《성민씨는 모택동에 대한 연구도 깊이 했군요.》

《그저 풍설로 들은셈이지요.》

《호호, 풍설이란 말이지요?… 그럼 김일성장군님에 대해서도 알고있겠군요.》

《그분을 모르면 조선사람입니까.》

《이제 그분이 이끄는 빨찌산들도 이리로 온다는 말들이 있어요.》

《그게 정말입니까?》

《그것도 풍설로 들은 소리니 정확성여부는 모르겠어요. 그래 앞으로 다들 어떻게 하려고 해요?》

《고향에 가 아들이 왔노라 하고 인사를 하지요.》

명례가 영화관 변사의 흉내를 냈다. 나쟈의 관심이 성민이에게 쏠린것이 못마땅한듯 했다.

성민은 쪽발이원숭이라는 말이 나올 때부터 무척 불안스럽게 생각던 태민의 일이며 집안일이 근심스러워 한마디 비쳤다.

《사실 기차가 제대로 다니면 오늘이라도 떠나겠는데… 못 가고들 있습니다.》

어제 저녁 려순공대의 한 교수로부터 중국사람들속에서 친일분자들을 타도하기 위해 창과 칼들을 벼리고있다는 말을 들은 성민이였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일본 가나가와현의 륙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봉천에 와있는 태민은 물론 지주로 알려진 아버지도 무사치 못할것이라는 생각이 방금 죽일듯 성을 내던 붉은 완장들의 태도로 봐서 사실로 될것이라는데서 근심이 커졌다.

《제가 알아보고… 도와들 주겠어요.》

성민의 얼굴을 유심히 지켜보던 나쟈는 확신성있는 태도로 말했다.

성민은 잘 믿어지지 않았다.

《이 란시판에 어떻게 주선한단 말입니까. 지금은 붉은군대 수송렬차만이 움직인다는데―》

《자기 동포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쏘련사람들은 없어요.》

이렇게 되여 그들은 나쟈가 약속한 때로부터 한달 지난 늦은저녁 쏘련군 군수렬차에 올라앉게 되였다. 나쟈는 로씨야글이 적혀진 밑에 커다란 붉은 공인이 찍힌 종이장을 내보이며 그들이 타고갈 자리까지 잡아주었다. 성민이에게는 그 문서종이와 《일로사전》, 레닌저작집 두권과 얄팍한 소책자로 된 쓰딸린의 《민족문제에 관하여》라는 원서를 기념으로 주었다.

《그 녀잔 체까야. 체까란 로씨야의 제르쥔스끼가 만든건데 국내혁명이 승리한 뒤부터 세계의 프로레타리아화를 위해 각 나라들마다에 스파이들을 파견했지, 국제공산당의 프락치야들을 내세워서.

나쟈도 분명 그런 스파이야, 아주 로련한 스파이지. 누구나 녹여낼 미모에 기지까지 갖추지 않았던가. 하는 말도 그렇고 분명 체까야.》

명례는 붉은 공인이 찍힌 종이장을 내보일 때마다 깍듯이 거수경례를 붙이는 붉은군대 경무관들의 검열을 무사히 마친 뒤면 의례히 이말을 곱씹군 했다. 려순공대가 아니라 일본법대를 지망했던 명례는 그와 관련된 공부를 많이 해서인지 성민이 모르는 정치적인 비화들을 무척 많이 알고있었다.

차는 드레없는 완행이였다. 어떤 역에서는 2~3일씩 머물러있을 때가 있었다.

그통에 10월이 다간 마감날에야 목단강에 있는 집을 찾아들게 되였다.

집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밖에 없었다. 바줄로 동인 이불짐이며 세간살이짐들이 쌓인 방안에서 다 낡아빠진 농군복을 입고 저녁밥을 먹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수가 멀끔해 나타난 성민이를 보자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난것만치나 기뻐했다.

《따(때린다는 뜻. 중국말)를 받지 않았습니까?》

성민이의 첫 물음에 아버지는 그럴만하다는 태도로 웃었다.

《하마트면 우리도 따를 당할번 했다. 시안의 우리 비슷한 집들과 일본놈 집들은 거의가 다 따를 맞았다. 다행히두 네 외삼촌의 동무라는 사람들과 쏘련군대까지 와서 우리 집을 지켜주었다.》

아버지는 이 말을 하며 괴춤에 넣고있던 종이장을 꺼내보였다.

《이 덕을 단단히 보았다.》

성민이네가 차칸에서 내보이군 하던것과 비슷한 공인이 찍힌 종이장우에는 세 나라 글로 된 글발이 적혀있었다.

 

―이 집은 반일애국자의 가정이므로 각방의 보호를 요망한다―

 

《이건 누구한테서 받았습니까?》

《늬 외삼촌과 잘 아는 친구라고 하더라.》

성민은 만시름이 풀렸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입고있는 농군복에 시선이 갔다.

《한데 옷들은 왜 그 모양입니까?》

《말두 말어라. 요즘 밴밴한 옷을 입고 다니다가는 돌싸개에 든단다. 그 어른두 당분간은 이런 차림이 좋겠다고 하더라.》

《이런 문서장이 있는데두요?》

성민이 붉은 공인의 종이를 흔들어보이자 아버지는 흡족한 웃음을 머금었다.

《돌싸개를 당할 때 그걸 꺼내보일 여유가 있겠니? 하긴 그 종이장때문에 우리는 물론 옥영이네와 려아네 집에서도 톡톡히 신세를 졌다.》

《그들이 우리 집에 와있었습니까?》

《그래. 친일주구와 부자들, 일본놈 집들을 들이친다는 소문이 돈 다음날로 우리한테 왔댔다. 그때 굉장했다. 다들 거렁뱅이옷을 입고 우들우들 떨며 찾아들었는데 옥영인 재가루로 화장을 했더구나.》

《옥영이야 신경에 가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 그 앤 5족협환지, 친선인지 하는걸 보여주는 영화 찍는데 뽑혀갔댔는데 봉천에 와있던 태민이가 알고 되돌려보냈다는구나. 일본놈 선전영화에 얼굴을 들이미는것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하며…》

《형님의 소식은 모릅니까?》

《그애 일이 걱정이다. 엊그제 그한테서도 소식은 왔다. 무슨 피난민구조대인지 하는데서 책임을 지고있다는데 거긴 다 일본군대나 만주군에 있던 사람들이 모여있는데란다. 그 소식을 가지고온 사람두 사복을 입었더라만 내보기엔 군대더라. 지금 네 엄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너와 태민이 오기만을 눈이 까매 기다렸단다.》

《오겠지요 뭐. 근데 옥영이와 려아네는 지금 어데 있습니까?》

《조선으루 나갔다.》

《형님이 언제 오겠다는 말은 없었습니까?》

《편지엔 인차 떠난다고 했더라만 거야 알겠니. 거기 모여드는 피난민들을 죄다 조선에 보낸 다음 떠난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맥락없는짓인지 모르겠다.》

《형님의 성미로 봐선 그럴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자기의 처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습니까. 일본은 전범국이고 전범국군대의 장교들은 하나같이 전범자로 된다고 하는데 거기서 우물거리다가 어느 코에 걸려들지 무슨 장담을 한답니까.》

《그러게 말이다. 그래서 난 네가 오면 그 애한테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족도릴 끌어서라도 데려와야겠다고―》

《제가 가겠습니다.》

《아니, 네가 지금 제정신을 가지고 하는 소리냐?》

성민이의 저녁밥을 지어 들여오던 어머니가 까무라치는 소리를 했다.

《너도 오며 보았겠다만 지금 무슨 란시판인지 잘 알것 아니냐. 호박쓰고 도투굴(돼지굴)로 들어간다는게 이런 일을 두고 하는 소리다.

올 사람이야 오겠지. 난다긴다 하는 너의 형님이 아무려면 포승 쓸 일이야 하겠니. 아버지두 너두 안된다.》

어머니의 말로 하여 성민의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어머니, 가야 합니다. 형님으로서는 제절로 떠나오기가 힘들겁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벗을 저버려서는 안된다는것이 형님이 늘 하던 소리가 아닙니까. 보나마나 거기엔 형님과 가까운 사람들이 많을것이고 피난민소리를 한걸 봐서는 옥영이와 려아네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 빠진 조선사람들을 돕자는것일테니까요. 그러니 제가 가서 적당한 구실을 붙여 형님을 데려오겠습니다.》

《아이구, 갔다가 화를 당하면 어쩌니.》

《제가 무슨 철없는 어린앤줄 아세요. 이제 그냥 형님을 거기 뒀다가 후날 잘못되면 어떻게 합니까. 어머니 말씀대로 화를 당할수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안 간다는것은 가문의 법도에도 어긋나는것입니다.》

《성민이의 말이 옳소. 호박쓰고 도투굴로 간다면 다같이 가는것이고 그러니 일구이언할것이 없소.》

아버지의 이 말로 아퀴가 지어졌다.

성민이가 태민을 데리러 갔다오는 기간이 얼마나 될지 모를 형편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먼저 경성에 나가기로 락착을 보았다. 봉천까지 가고오는 문제를 의논하던 끝에 아버지는 괴춤에 넣었던 문서장을 다시 꺼내놓았다.

《이건 네가 건사하거라. 길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은을 낼거다.》

《전 필요없습니다. 건 아버지가 가지고 가야지요. 차를 타는데도 그렇고… 조선안은 더 복잡할지 모릅니다.》

《차를 타는건 념려말어라. 옥영이와 려아네를 보낼 때 역에 있는 사람하고도 안면을 익혔고 또 한 기관사와도 가까와졌다. 청진사람인데 이제 우리 집엘 또 올게다. 한데 돈은 좀 있느냐?》

《있습니다.》

성민이가 밥을 먹고났을 때 아버지는 이사짐안에 싸넣었던 함을 열고있었다.

《그건 왜 엽니까?》

《오가는 길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니. 지금 시국에도 어데 다니려면 돈이 푼푼해야 할거다.》

《그 돈은 그냥 건사하십시오. 저한테도 돈이 있습니다.》

《어떻게? 고학하는 애들처럼 돈벌이를 했느냐.…》

《아니, 그저 그렇게 있는거지요.》

성민은 집에서 보내주는 돈을 무척 아껴썼던것이다.

그 다음날로 성민은 집을 떠났다. 아버지의 말대로 역에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쉽게 차를 얻어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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