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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따르릉―》
수업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전기종소리가 만경대의 새 교사에서 경쾌하게 울려퍼졌다. 공부를 마친 학원학생들이 《와―》 하고 운동장으로 달려나와 즐겁게 뛰여놀기 시작했다.
교수참관을 마치신 김일성동지께서도 천천히 교실문을 나서시였다.
얼마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창건하는 력사적위업을 빛나게 실현하신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동안 너무도 바쁘시여 미처 시간을 내지 못하셨다가 오늘 이렇게 새 교사에서 수업을 시작한 학원아이들이 보고싶어 나오신것이였다.
그이께서는 함께 교수참관을 하고 나오는 리종익원장에게 물으시였다.
《그래 이제부터는 무슨 시간입니까?》
《간식시간입니다. 식당에서 빵, 사과, 과자를 비롯한 간식들을 먹습니다.》
《좋구만.》
그이께서는 만족하신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마음같아서는 식당에 가시여 간식을 먹기 시작했을 아이들의 모습을 한번 보고싶으셨지만 그 애들에게 방해가 될것 같아 생각을 단념하시였다.
《원장선생, 학원아이들의 생일은 어떻게 해줍니까? 간리에 있을 때처럼 쇠줍니까?》
《예, 꼭꼭 차려줍니다.》
《이젠 학생들이 많아 생일이 매일 있겠구만요.》
《예, 하루도 번지는 날이 없습니다.》
《그럴겁니다.》
그이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였다.
《혼자 생일음식상을 받으면 아마 옆의 동무들이 목에 걸려 마음껏 먹지 못할겁니다. 내 생각에는 한주일에 한번씩 날을 정하여 그 주일에 생일이 있는 아이들을 따로 모여앉히고 생일을 쇠게 하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어쩌면 오실적마다 꼭꼭 신통하신 방안들을…》
리종익이 생일쇠는 방을 따로 꾸리겠다고 말씀올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렇게 하자고 하시며 본관문을 나서시였다.
운동장에서 뛰여놀던 아이들은 이미 간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들어가고 밖은 조용하였다. 그이께서는 운동장쪽으로 걸음을 옮기시며 원장을 돌아보시였다.
《오늘 교수참관을 하면서 보니 우리 학생들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간것이 알립니다. 그런데 실험들을 한방에서 진행하게 하는것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큰 교사에 방도 많은데 왜 그렇게 하겠습니까. 실험실들을 한방에 합쳐놓지 말고 물리실험실, 화학실험실 그리고 생물표본실을 따로따로 크게 잘 꾸려야 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리종익이 나란히 걸을수 있게 걸음을 멈추시였다가 다시 천천히 발길을 떼시였다.
《실험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공장과 농촌을 많이 견학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배운 지식을 더 잘 익힐수 있고 쓸모있는 산지식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교수과정안을 더 따져보고 실험실습시간을 더 늘이도록 하겠습니다.》
그이의 가르치심을 수첩에 적어넣느라 원장의 걸음이 또 떠지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더러 적느라고 그러지 말고 함께 이야기나 하자고 하시면서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일전에 학원교기를 만들어온것을 보았는데 인민군대의 군기형식으로 한것이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기발이 좀 작은감이 들더군요.》
《저… 학원이 군부대가 아니기때문에 군기보다는 좀 작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것 같습니다. 원장선생, 학원교기에는 혁명가유자녀들이 혁명의 대를 꿋꿋이 이어나갈데 대한 우리 당과 정부의 크나큰 신임과 혈육의 정이 깃들어있습니다. 그들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크고 또 그들의 포부도 큰것만큼 교기의 크기를 군기만 하게 해줍시다. 학원교기는 학원준공식때 의의가 있게 수여하려고 합니다.》
리종익은 또 수첩에 부지런히 그이의 가르치심을 받아적었다.
그러다가 그이의 눈길과 마주치자 면구스러운 빛을 지으며 《이젠 나이가 있다보니…》하며 혼자소리처럼 말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정어린 눈길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시였다.
왜 나이때문에 그런다고 하랴. 그의 높은 책임감과 고정한 인간미때문이 아니겠는가. 그에 대한 믿음이 다시금 젖어오시였다.
《원장선생, 교기는 그렇게 하면 되겠는데 원가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제는 학원이 훌륭한 제 집을 가졌는데 자기 기발과 함께 자기의 노래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정치부원장동무가 책임지고 재능있는 문학교원들과 음악교원들을 망라하여 원가창작을 하고있습니다. 아마 창작이 쉽지 않은가봅니다.》
《그럴겁니다. 나도 혁명투쟁만 아니였더라면 작가가 되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더러 글을 써보니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을 창작한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원가를 몇몇 사람들만 모여서 짓느라 그러지 말고 학생들과도 의논을 해보는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학원학생들이 부를 노래인데 그 애들의 심정이 담겨져야 할것이 아닙니까.》
이야기를 나누시며 걷다보니 어느 사이에 운동장 한끝에 이르시였다.
운동장앞으로는 만경봉이 보이고 옆으로는 논벌이 펼쳐져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누렇게 잘 익은 벼이삭들이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논판을 바라보시다가 문득 원장에게 말씀하시였다.
《벼가을을 해놓으면 논판이 꽤 널직하겠구만.》
그이께서 무엇때문에 논판의 넓이에 관심을 가지시는지 알수 없었던 원장이 그 평수를 말씀드렸다.
그이께서는 만족한 표정을 지으시였다.
《겨울에는 저 논판에 양수기로 물을 퍼넣어 스케트장을 만들어주면 좋을것 같습니다.》
《예? 스케트장…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아이들때에야 스케트와 썰매타기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논판이니 사고위험성도 없을겁니다.》
리종익은 환하게 웃으시는 그이의 모습을 뜨겁게 우러렀다. 어쩌면 이렇듯 걸음걸음, 마디마디 아이들을 위한 사랑과 보살피심으로 일관되여계시는가! 아직 더위도 채 사라지지 않은 이 가을날에 벌써 겨울에 스케트타기와 썰매놀이를 하고싶어할 아이들의 속마음까지 다 헤아려보시니 이 세상에 과연 이런 천품을 지니신 위인이 또 어디 있겠는가!…
리종익이 후더워오르는 가슴을 애써 누르며 섰는데 김일성동지께서 갑자기 《아니, 저기서 웬 연기가 납니까?》 하고 놀라시였다.
아닌게아니라 앞에 보이는 만경봉기슭에서 연기가 피여오르고있었다.
《혹시 산불이 난게 아닙니까?》
김일성동지께서는 마음이 급해지시여 다급히 그쪽으로 달려가시였다.
원장도 헐떡거리며 그이의 뒤를 따라섰다. 산굽이를 돌아서니 불길과 연기가 어우러진 사이로 두세명의 아이들모습이 눈에 띄였다. 얼핏 보기에도 학원복을 입은 학생들이라는것이 알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것만 같아 불안한 마음으로 먼저 소리치시였다.
《얘들아! 무슨 일이냐?》
연기발사이로 울려오는 뜻밖의 목소리에 아이들이 후닥닥 놀라 무작정 달아났다.
김일성동지께서 그곳에 다가가시였을 때에는 한 아이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며 그냥 서있었다.
살펴보니 산불은 아니고 아이들이 한창 밤청대를 하느라고 피워놓은 불이였다. 마음이 놓이시였다. 허거픈 웃음이 나오시였다.
《아니, 장군님!》
그제서야 설펴진 연기속에서 그이의 모습을 알아본 학생이 닁큼닁큼 다가왔다. 그러더니 제법 거수경례까지 붙이며 보고했다.
《장군님! 학생 김백산 밤청대를 하고있습니다.》
《음, 백산이 이녀석! 너였구나.》
김일성동지께서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시다가 그의 당돌한 모습을 보고는 그만 참지 못하시고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하하… 다른 녀석들은 달아났는데도 그냥 뻗치고 있는걸 보니 우리 백산이가 담이 있어. 사내답거던!》
《장군님!―》
어느새 장군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달아났던 아이들이 되돌아왔다.
《도주병들이 누군가 했더니 송봉이와 창완이였구나. 사내녀석들이 달아나긴 왜 달아나?!》
그이께서는 여전히 웃음을 머금으시고 말씀하시였다.
《우린 정치부원장선생님인줄 알았습니다.》
《만경봉에서 불을 피우면 욕먹습니다.》
송봉이와 창완이가 머리를 수그리며 대답했다. 그때에야 리종익원장이 숨을 톺으며 다가왔다. 그도 때아닌 연기의 진상을 첫눈에 알아본듯 혀를 찼다.
《다리부러진 노루 한곬에 모인다더니 우리 학원의 애군들이 여기 다 있구나. 허허… 원, 녀석들두, 먹으라는 간식은 안 먹구 여기서 밤청대를 하고있어?!》
원장을 조금도 어려워하지 않는 학생들은 머리만 수그린채 시물시물 웃고있다.
이때 다 익어 벌어진 밤송이들에서 《탁! 탁!…》하며 밤알들이 튀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에 원장이 와뜰 놀랐다. 아이들이 입을 싸쥐고 키득거렸다.
김일성동지께서도 웃으시였다.
《자, 원장선생! 밤들이 어서 우릴 먹어주십사 하고있는데 욕은 그만하지요.》
그이께서는 껍질이 툭 터진 밤알을 아이들에게 쥐여주시였다.
《자, 어서 먹어라. 기껏 해놓은 밤청대인데 우선 먹어야지. 욕은 그다음에 먹기로 하구…》
아이들은 그이께서 차례차례 손에 쥐여주는 밤을 받아쥐고 서로 흘끔흘끔 바라보기만 했다.
《왜? 먹질 않니?》
김일성동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셔서야 송봉이 주밋거리며 대답했다.
《저… 사실은 우리가 먹자구 그런건 아니구 특별반의 꼬마들속에 밤청대를 못 먹어봤다는 애들이 많길래…》
《오, 그러니 동생들한테 가져다주자고 밤청대를 하댔구나.》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들의 기특한 마음을 대번에 깨달으시였다.
원장의 얼굴에도 대견해하는 빛이 력력히 어리였다.
《글쎄, 우리 창완이나 송봉이가 그러면 그렇겠지… 용타! 백산이는 이 애들보다 나이가 더 어리겠는데 정말 용타. 동무들을 생각하는 너희들의 그 마음이 얼마나 훌륭하냐.》
그이께서는 마음이 훈훈해오시였다.
이 애들이 이젠 다 자랐구나 하는 대견함과 기쁨이 그득히 차오르시였다. 그이께서는 사랑스러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시였다.
《그런데 그 좋은 일을 왜 너희들끼리만 하느냐. 원장선생님에게 말씀드려서 저기 운동장같은데서 판을 크게 벌리면 더 좋지 않겠니?! 그러면 만경봉에 산불이 날 위험도 없고 또 오늘처럼 너희들이 간식시간에 빠지는 일도 없을게 아니냐.》
그러시면서 원장에게 이번 휴식일에 밤을 털어서 더러 밤청대를 해먹이는게 좋을것 같다고 말씀하시였다. 원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올렸다.
《자, 이건 너희들의 소중한 마음이 깃든것이니 어서 다 모아서 동무들에게 가져다주거라.》
그이께서는 불이 다 죽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보시고나서 원장과 함께 걸음을 옮기시였다. 몇걸음 채 옮기기도 전에 《장군님!―》 하고 부르며 백산이가 뒤쫓아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두줌이 벌어지게 밤을 쥐고 달려오는 그를 돌아보시였다.
《장군님, 이걸, 이 밤을 우리 어머님께 전해주십시오.》
《응?》
《잘 익은걸루 골랐는데 김정숙어머님께 맛보이고싶어 그럽니다. 송봉형과 창완형도 같은 심정입니다.》
《…》
김일성동지께서는 찌르르― 전류같은것이 온몸으로 흐름을 느끼시였다.
달아난 백산이를 찾기 위해 한겨울의 추위속에서 정숙동무가 고생하며 뛰여다니더니 이 애가 그 고마운 정을 못 잊어 그런다는것을 그이께서는 너무도 잘 알고계시였던것이다. 왜서인지 백산이와 저 애들의 소박하고 깨끗한 진정을 무시하고싶지 않으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원 이녀석아, 장군님께서 그 험한걸 어디 들고가신단 말이냐?!》 하는 리종익의 핀잔을 만류하시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시였다. 그리고 손수건을 벌려 밤알들을 담으시였다.
《고맙다. 백산이가 보내는 밤이라고 하면 어머니가 아마 맛있게 들게다.》
백산이의 얼굴에 함박꽃같은 미소가 활짝 피여났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의 어린 마음에 믿음을 보태주고싶으시여 손수건에 담은 밤을 양복저고리 옆주머니에 우정 넣어보이시였다. 주머니가 불룩해졌다.
백산이가 싱글벙글하며 동무들이 있는쪽으로 껑충껑충 뛰여갔다. 그곳에서 송봉이와 창완이가 백산이를 둘러싸고 좋아서 환성을 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리종익원장이 껄껄 웃으며 그이께 말씀드렸다.
《장군님, 어서 그걸 저에게 주십시오. 제가 들고가서 운전사동무에게 주겠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고개를 가로저으시였다.
《일없습니다. 우리 애들의 부탁인데 좀 불편스럽더라도 내가 직접 전해줘야지요.》
《저녀석들이 저렇게 엉큼하답니다. 아마 장군님과 녀사님께서 자기들을 위해 얼마나 마음을 쓰고계시는가를 어린 마음에도 다 느끼는가봅니다. 하기야 정에는 정으로 통하는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