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9

 

아침녘이 되자 30만산대발파를 위한 모든 굴진작업이 끝났다. 그것은 채굴장의 폭을 크게 넓히는것과 함께 갱정도 10여메터나 낮추는, 생산능력의 2배확장이라는 목표에로 진입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발파였다.

굴진공들이 련이어 장약작업에 돌진하고 압축기며 굴착기, 변압기들의 철수가 시작되였을 때 렴진욱은 번듯하게 새로 일떠선 영양제식당으로 갔다. 여느때도 그렇지만 오늘은 더 특별히 광부들에게 푸짐한 상을 차려주고싶어서였다. 이를 위해 새벽부터 광산수산부업조가 봄철의 첫 물고기잡이에 출동되였었다. 연혜천의 미광침전지에는 언제부터 길러오던 팔뚝같은 잉어들이 겨울을 나고 보란듯이 수면우에 떠올랐다는것이였다.

식당주방칸에는 온밤 선동과 노래로 광부들을 불러일으켰던 일군들까지 모두 들어와 붐비고있었다. 언제 준비한것들인지 그들은 각종 떡이며 만두, 두부 등속을 버치채로 꺼내놓아 식당취사원녀인들의 입을 딱 벌리게 했는데 갓 돋은 참나물로 담근 김치냄새가 특히 후각을 기분좋게 자극하는것이였다. 그속에는 리성혁부비서의 싱글벙글 웃는 모습도 보였다. 버섯재배장의 느타리버섯을 실어온것이였다. 버섯이 어찌 큰지 한송이가 둬키로는 나갈것 같은것도 있었다.

《거 모두 몇키로요?》

렴진욱이 구미가 돌아 슬쩍 물어보았다.

《70키로입니다.》

《며칠동안이나 모았소?》

《이거 어떻게 보시고 하는 말씀입니까? 매일 정상수확량인데요.》

부비서는 짐짓 노여운듯 말했으나 두눈은 긍지에 차서 웃고있었다. 렴진욱도 벙싯 웃었다. 그러나 눈시울은 뜨거웠다. 당위원회가 후방사업을 틀어쥐고 내밀어 염소목장의 젖은 이미 정상적으로 탁아소와 유치원, 영양제식당들에 공급되고 토끼곰도 한달에 한번씩은 광부들에게 차례지고있었다. 벌써 도투골의 콩밭씨붙임도 전부 끝난 상태이니 가을부터는 두부와 콩나물, 기름공급이 정상화될것이다.

흡족해서 식당을 나서는데 안해가 슬그머니 따라나왔다.

《그렇게 움직여도 일없겠어요?》

어깨를 고정시키려고 목에 건 붕대를 눈짓하며 묻는 말이였다. 렴진욱은 버릇처럼 눈꼬리를 치켜올렸다.

《이건 뭐 칭찬해주지 않아 말시키는거요?》

《아이구머니!》하고 안해가 맞받아 눈을 흘겼다.

《그럼 칭찬해주시구려. 밥상을 지키지 않았다고 사방 전화질하며 귀먹은 욕을 하지 마시고.》

절로 혀가 차졌다. 안해가 달라진것이였다. 그것도 아주 도담하고 활달한 성미로 변하였다. 그래, 뭘 탓하랴. 남편만을 위하는 보통 주부로부터 광산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 부흥을 떠받들고저 마음쓰고 한몸 내대는 어엿한 광부가 됐음에랴.

《내 졌소. 따끈한 밥 못 먹어도 좋으니 계속 이대로만 해주오.》

렴진욱이 진심으로 말하자 이번에는 최금숙의 억실억실한 눈에 물기가 핑 고여올랐다.

《제가 좀더 빨리 채심했더라면… 그러면 청주도 상하지 않았을걸, 당신도…》

렴진욱은 새삼스럽게 어깨가 쑤셨다. 보다는 마음이 쓰렸다. 청주는 가까스로 의식은 회복했으나 상처가 심하여 아직 오래동안 더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가슴깊이 진실한 사랑의 박동을 묻어두고 살아온 그를 좀더 일찌기 발견하고 꽃피워주었더라면!… 그렇게 광부들은 쉽게 자기의 심장을 드러낼줄 모른다. 바로 그런 웅심깊고 무게있는 사람들이여서 천길땅속깊이 묻혀있는 진짜 값진 보화를 안아올리는것이리라!

방송차가 달려왔다. 그속에서 전주석이 내렸다. 그는 렴진욱의 붕대 감은 어깨를 미타하게 훑어보더니 불쑥 뜻밖의 말을 꺼냈다.

《실태료해조가 슬그머니 떠나가버렸습니다. 부국장이란 사람이 지배인동무에게 편지를 남겼더군요.》

전주석은 웃옷주머니에서 딱지처럼 꼼꼼히 접은 편지를 꺼내여 내밀었다. 편지는 길지 않았다.

《진욱동무, 부끄럽네. 언젠가 동무는 말했지. 자신을 못 믿으면 래일이 암담한 법이라고. 옳았네. 난 그 래일을 암담하게 봤기때문에 나 자신도 로동계급도 믿지 못하는 패배주의자로, 인간추물로 되고말았네. 당조직에 솔직히 털어놓고 처벌을 받겠네.

장군님을 꼭 모셔주게. 장군님께서 바라시는 선군선경으로 광산을 꾸려놓고 말이네. 난 믿네, 믿네! 박치명.》

믿는다고 반복하여 쓴것이 렴진욱을 저으기 감동시켰다. 허물없는 어투를 씀으로써 박치명은 오래전 화령광산시절과 같은 친밀한 관계를 재개할, 자신을 그 시절의 깨끗한 마음으로 되돌려세울 의사를 표명하고 있었다.

렴진욱이 말없이 넘겨준 편지를 다 읽고나자 전주석은 큰 숨을 내쉬였다.

《생각깊은 반성입니다. 좀 때늦긴 했지만… 믿어야 할가봅니다. 자기를 발견하기가 헐할수 없지요. 그러나 발견하면 새 인간이 되는겁니다.》

그다음 전주석은 불쑥 활기를 띠였다.

《지배인동무, 방수직장에서 밤사이 장검유물을 하나 발견했는데 보겠습니까? 제방기초를 파다가 옛 보루터밑에서 얻었답니다.》

눈치빠른 방송차운전사가 제꺽 장검을 꺼내왔다. 놀라운 유물이였다. 수백여년세월 땅속에 묻혀있었으련만 강질이 특수해서인지 형체가 거의 그대로였는데 칼끝이 부러진것이 흠일뿐 넙적한 칼날이며 손잡이에 새겨진 돋을무늬장식이며가 가히 희귀한 력사유물이라고 감탄할만 했다. 어찌 묵직한지 체구가 장대한 축인 렴진욱도 휘두르기가 용이할것 같지 않았다. 《보루에 칼짚고 섰네》라는 옥준보로인의 옛 노래구절이 절로 떠올랐다. 모름지기 그 보루에 칼짚고 높이 올라섰던 무명의 장수가 외적과 싸우다가 칼날과 함께 꺾이여 쓰러진것은 아닌지… 나라의 먼 북방 전초보루가 바로 이 땅이였노라고 말없이 증언하는듯싶은 장검, 그 보루를 오늘은 우리가 지키고 가꿔가는것이다.

《이걸 어떻게 한다?》

《력사박물관에 보내면 어떨지… 그 어른들이 이걸 알면 너무 좋아 한달음에 달려올겁니다.》

《난 반댑니다.》

전주석이 즉시 잘랐다.

《우리 이제 당장 연혁소개실을 새로 멋지게 세웁시다. 위대한 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어떻게 이 광산을 찾아 개발해주시고 오늘과 같이 부흥하도록 현명하게 이끌어주셨는가를 광부들에게 늘 새겨주자면 현재의 건물로는 빈약합니다. 크게 짓고 내용도 풍부히 합시다. 이 장검도 거기에 전시하면 이 땅의 유구한 력사를 더잘 알게 될겁니다.》

연혁소개실신축문제는 이미전부터 론의되여왔는데 숨가쁜 건설때문에 살림집건설이 끝난 다음 품들여 짓기로 내정되였었다. 하지만 이 순간 전주석은 그것을 더이상 미룰수 없다고 결심한듯 했다. 옳았다. 일군이라면 그 작전의 출발점을 광부들의 정신력에 불을 거는데 우선 두어야 하는것이다.

《찬성합니다.》

렴진욱은 즉시 대답했다.

《돌격대에 연혁소개실을 맡깁시다. 이제 1차파쇄장 전면갱신을 끝내고는 곧! 그런데…》

렴진욱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화제를 휙 돌리였다.

《당위원회에 한가지 제기하겠습니다. 돌격대가 밤잠도 안 자고 숱한 건설을 맡아하는건 사실입니다. 때문에 그들을 내세우는것은 응당하지만 정보화시대인것만큼 기술자들을 더 내세우는것도 중요하지 않을가요. 그들이 해놓는 일은 우리가 잠을 잊고 투신한 노력몫의 열배, 백배가 되기도 하니까요.》

전주석은 껄껄 웃었다.

《류병근기사가 이번에 실수률을 또 대폭 올린 얘기구만. 알겠습니다. 환갑은 넘겼지만 내세울 자격이 있지. 청주도 그래, 류기사의 조수 옥수금이도 그래, 지배인동무의 제기대로 그들을 먼저 내세웁시다. 》

그다음 비밀얘기처럼 렴진욱의 귀에 대고 슬쩍 덧붙였다.

《벌써 그들을 료해하는중입니다.》

렴진욱은 마음이 훈훈해났다. 손발이 맞는 당일군 아니, 당위원회의 세심한 관심과 지지와 떠받들림속에서 날개를 펴고 일하는 행정일군의 보람이란 얼마나 큰것인가.

《한가지 더 있는데…》

렴진욱이 생각을 고르며 새로운 문제를 꺼냈다.

《몇해전에 리정우기사장이 청주를 기술과로 소환하자고 제기한적 있습니다. 이젠 때가 된것 같습니다. 그가 퇴원하면 제꺽 옮겨앉히는게 어떻습니까? 그는 앞으로 큰 일군이 될 재목입니다.》

이번에도 전주석은 시원히 동의했다.

《지배인동무가 이전부터 탐내는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마침 기술부기사장 김지택이 그들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장약이 끝났는데… 시작할가요?》

김지택은 고민과 자책때문인지 눈이 우묵 꺼져있었다. 그러나 그 깊숙한 눈속에서는 어떤 갱생의 의지를 보여주는 저으기 사납기까지 한  정력적인 불꽃이 이글거리고있었다. 그것이 렴진욱은 기쁘고 고마왔다.

그는 김지택의 돌가루묻은 손을 꽉 잡았다.

《그건 부기사장동무가 다 맡아해주시오.》

《알겠습니다!》

김지택은 고함치듯 웨치고 삑 돌아서자 땅이 쿵쿵 울리게 채굴장쪽으로 달려갔다. 전주석이 다시 껄껄 웃었다.

《저 사람이 젊어졌군. 젊어졌어!》

그리고는 비로소 생각난듯 렴진욱에게 찡그린 미간을 돌렸다.

《지배인동무도 이젠 병원에 가야겠습니다. 부기사장동무도 펄펄해졌으니 마음 푹 놓고 치료를 받아야지요.》

《아니, 전 이제 화령으로 가야 합니다.》

당장 생산능력확장을 위한 선광장증축공사를 시작하게 되여있는것이였다. 그러자면 마광기부터 끌어들여야 했다. 벌써 렴진욱의 지시를 받은 운수직장에서는 기중기차를 위시한 석대의 모차가 화령으로 떠날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대기하고있었다.

전주석이 벌컥 성을 냈다.

《그거야 기사장을 시키면 되지 않습니까. 업무부지배인을 시키던가.》

《괜히 그러는군요. 업무부지배인이야 세멘트때문에 나가 사는거고 기사장은 생산지휘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럼 내가 가겠습니다.》

《살림집건설은 팽개치고요?》

《젠장.》하고 전주석은 입이 뚜해서 툴툴거렸다.

《나도 모르겠습니다. 어깨병신이 되여 지배인자리에서 떨어져도 날 원망하지 마시오. 어림없소!》

벌써 대발파를 예고하는 방송원의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로를 따라 줄지어 달리던 승용차며 소형뻐스행렬이 멎어서고 수많은 사람들이 하얗게 내리는것이 보였다. 사방에서 사진기불빛들이 번쩍거렸다. 광산전경을 찍는것이였다. 두말할것 없이 대발파장면도 화면에 담으려 할것이다.

절로 광산을 돌아보게 되였다. 연두봉허리를 쭉 가로질러나간 장거리벨트콘베아며 대양에로 진수하는 거대한 선박인양 우뚝 솟은 선광장의 웅자 그리고 수천마리의 학무리가 깃을 퍼덕이며 그 어떤 희망의 세계로 호기있게 날아오르는듯싶은 눈부시게 하얀 살림집행렬, 아직도 집들은 더 지어야 했다. 그러나 낡은 집들의 형체는 이미 없었다. 그 자리에는 기초들이 규모있게 쳐져있어 이 한해동안이면 모두 새로운 《학무리》를 불러들이게 될것이다.

특별히 눈을 끄는것은 집집의 울타리마다 무덕무덕 하얀 사과꽃《구름》이 활짝 피여 짙은 향기를 뿜어올리는 풍경이였다. 그것을 보고 며칠전 옥준보로인은 말했었다.

《농구나문 이 연하땅의 백년대계를 상징했었지. 헌데 너무 촌티나구 떫은 열매만 주었거던. 저 사과꽃이야말루 우리 연하땅의 천년, 만년대계를 기약하는 단 열매를 줄걸세. 》

렴진욱의 마음속으로 긍지로운 웨침이 터져올랐다. 그래, 찍으라, 우리 광산의 변모된 새 모습, 래일엔 더 황홀해질 모습을, 그것은 강성대국의 대문으로 소리치며 들어서는 사회주의조선의 풍요한 모습 그대로 이거니 어서 찍으라, 그리고 세상에 대고 소리높이 공포하라!

마광기를 실으러 가는 자동차행렬이 연남령길에 접어들었을 때 드디여 땅이 움씰하더니 천지를 뒤흔드는 대발파의 폭음이 울렸다. 렴진욱에게는 그 소리가 세상에 대고 더 휘황한 래일을 안아올 광부들의 결심을 선포하는 장엄한 메아리로 들렸다.

《지배인동지.》

운전사의 부름에 렴진욱은 머리를 돌렸다. 그러자 장난궂게 벌쭉벌쭉 웃는 운전사의 눈길과 마주쳤다.

《사람들이 말입니다.》하고 운전사가 계속했다.

《지배인동지를 두고 두가지 못 배운 말이 있다고 수군거리는데… 그걸 알고계십니까?》

렴진욱은 눈꼬리를 치켜올렸다. 괴이쩍은 소리였다. 아이라면 몰라라 흔히 통용되는 말쯤 못 배울 어른이 어디 있겠는가. 자기에게 무슨 흉볼만 한 구석이 있어 놀리는 소리겠지… 그러건말건 운전사는 여전히 벌쭉거리며 계속했다.

《이런겁니다. 〈천천히〉,〈좋다〉… 어떻습니까?》

웃지 않을수 없었다. 어떤 장난꾸러기녀석이 궁리해냈는지 제법 신통하기도 했다. 그만큼 자기가 평소에 입에 올리기 영 질색하는 말들이였던것이다. 어쨌든 그것을 제3자의 입을 통해 듣고나니 생각이 깊어졌다.

어찌 잠시인들 쉴수 있으랴. 위대한 장군님께서 미제의 끈질긴 압살책동을 짓부시며 우리 인민을 세상에서 제일 잘사는 인민으로 되게 하시려고 밤잠마저 잊고 쉬임없는 선군장정길을 이어가시거니 그 위대한 헌신의 자욱에 걸음을 따라세우려면 잠시나마 탕개를 풀고 쉴수도 천천히 갈수도 없다. 또 위대한 장군님 펼쳐가시는 강성대국의 래일은 그리도 휘황한것이여서 현재를 두고 좋다고 만족할수는 더우기 없다. 그렇게 끊임없는 비약속에 내닫고 부단히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해나가는 삶이야말로 얼마나 흥미있고 또 무거운것인가. 문제는 위대한 장군님 계시여 강성대국이라는 그리도 좋은 래일이 꼭 오리라는것을 굳게 믿는 인간들만이 큰 사랑을 지니고 그 래일을 힘껏 당겨올수 있다는것이다.

렴진욱은 이제 곧 시작하게 될 방대한 건설전투를 다시한번 차근차근 작전해보았다. 이미 마음속으로 수십수백번나마 따져본 승산있는 그러나 견인불발의 의지로 치르어야 할 전대미문의 돌격전투였다.

멀지 않아 신문과 텔레비죤에서는 연하광산이 단 70일이라는 비상히 짧은 기간에 이전에는 6년이나 걸렸던 선광장확장공사량을 완전히 해제끼고 1차파쇄장도 전면갱신한 기적을 대서특필하며 널리 소개하게 될것이다. 그 기적의 창조를 위해 광부들은 물론 온 광산가두녀성들과 년로보장자들까지 한사람같이 떨쳐나 스물네시간의 중단없는 전투를 벌리게 될것이다. 그런 속에서도 생산은 생산대로, 살림집건설은 건설대로 동시에 추진되는 경이적인 성과가 이룩될것이니 광산사람들의 심장에 타 끓는것은 오직 하나의 열망, 위대한 장군님을 가장 큰 기쁨속에 모시려는 절절한 소원뿐이기때문일것이다.…

그 모든것을 렴진욱은 지금부터 미리 환하게 내다볼수 있었다. 그만큼 그는 광부들의 심장의 열도를 잘 알고 그에 불을 지필 치밀한 작전을 짜놓았기때문이였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많은것을 알지 못했고 알수도 없었으니 자신과 광산에 베풀어질 영광이 그리도 분에 넘치고 그만큼 너무도 뜻밖의것이기때문이였다.

이제 한해가 지나면 그에게 로력영웅칭호가 수여되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까지 선거될것이다. 그리고 또 한해후에는 온 광산이 그리도 간절한 그리움속에 꿈꾸던 아름찬 영광의 순간이 찾아와줄것이다. 그때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정월달의 혹한속에서 자강도에 대한 현지지도를 마치신 다음 평양으로 돌아오셨다가 연하광산에 들리지 못한것이 너무도 마음에 맺히시여 그밤으로 되돌아서 수천리 먼 북방길에 오르시였다. 연하광산에 도착한것은 방금 정열적인 주홍빛노을이 불타오르기 시작한 새벽녘이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광산의 모든 생산공정이 두배로 껑충 확장되고 고도로 현대화되였을뿐아니라 수천세대의 살림집모두가 독특한 형식미를 갖추고 일떠선 황홀한 광산풍경을 부감하시고나서 몹시 만족하시여 광부들의 수고를 거듭 치하하시였다.

《얼마나 좋습니까. 나라의 최북단 전초보루였던 연하땅!… 이 땅이 오늘은 사회주의경제건설의 전초선으로 부흥하고 굳건히 다져졌습니다. 동무들은 그 전초선의 전초병들이고 나는 동무들이 자신의 땀과 지혜, 신념과 락관으로 강성대국의 래일과 제일먼저 상봉한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연의 아침노을은 저 동해에서 먼저 피지만 강성대국의 아침노을은 여기 북방땅 연하에서 선참 피여올랐습니다!》

그러신 다음 그이께서는 렴진욱지배인을 대견하게 돌아보시며 동무야말로 선군시대의 애국자라고 분에 넘친 평가를 해주시였다.… 그리도 크나큰 감격과 환희로 온 광산을 타끓게 한 영광의 시각은 아직도 래일의 현실이였을뿐이였다. 그래서 렴진욱으로서도 그날을 믿었을뿐 도저히 알수는 없었던것이다. 어떤 불같은 예감만이 심장을 울렁이게 했을뿐…

차행렬이 연남령마루에 올라선 순간 눈부신 아침해살이 퍼져올라 멀리 압록강수면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 수면우에 광산의 전경이 한폭의 황홀한 그림처럼 비껴흘렀다. 렴진욱의 가슴속에서 절로 옥준보로인의 옛 노래구절이 경건히 울리기 시작했다.

 

보루에 칼짚고 섰네

압록수 흘러흘러도

네우에 비낀 이 모습

천년코 지워낼손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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