련 시

여기는 이국이다!

-남조선을 찾은 한 해외동포의 일기중에서-

 

차라리 이런 날 없다면

짜증도 덜 날걸

《한글날》이라는것을 만들어놓고

그 뺨을 치는 남조선에서

몇사람의 골동품처럼 되여버린

10월 9일 《한글날》

나는 우는 《한글》을 붙잡고

분노의 시를 격문으로 뿌린다

 

1

 

옛 고향 찾아가는 재미는

귀에 익은 사투리 듣는데 있다

이국에서 조상의 땅 찾는 감회는

같은 언어로 얘기할수 있어 뜨겁다

 

할아버지 태묻은 여기 충청도

남조선으로 올 때 즐거웠다

우리 말 세상에 풍덩 빠져

나 조선사람임을

하늘아래 새삼스레 떠들고싶었다

 

그런데 여기는 이국이다!

신문과 방송 책이름 영화제목

공공기관 주식시장 앞거리 뒤골목

모두 외래어 락서질이다

언어공해에 정신조차 희미해진다

 

력사소설책 옆에 끼고

찾아간 이모의 집 조카녀석들

《쥬쥬 스케치 일기》

《포켓몬스터 배틀 스테이지》

장난감을 사달라 앞섶에 매달린다

 

언제 남조선사람들모두

외래어능수들이 되였나

제 마누란 와이프

길은 로드

동네 이름엔 테크노

국어사전엔 엣센스

학교이름은 카이스트

공장이름은 시그네 틱스…

 

이역에서 우리 말 지키려

마음 그리 썼던 몸

조상의 땅에서

번역없인 말을 알아 못 들어

귀바퀴를 세우는 이 비극

어머닌 방송 들으며 리해 못해

-금방 뭐라노? 짜증을 낸다

 

짜증이 난다 화가 난다

오매불망 그리던 고국에서

문득 이방인이 되여버린

이 억울함 이 분통함

어디가 하소연할텐가

여기 남조선은 분명 이국이다!

 

2

 

누가 조선사람이냐

30여개 타민족언어에 깔려

지금 고운 우리 말이 신음하는데

그 말을 붙잡고 아파하는 이 몇이냐

 

도대체 그 몇이냐 이 남조선땅에

예쁜 우리 글 짓밟혀 뒹구는데

그래도 상관 없고 상관 말고

도대체 이런 《세계화》 그리 소원이냐?

 

글은 민족혼이고 얼이고 넋이다

일제가 어제날 우리 글 없애려

그래서 그리도 미쳐날뛰였다

어제날 이름마저 빼앗겼던 식민지

어쩌자고 오늘은 이 모양됐냐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세계 제1위의 조선글자

지구상 2 900여종 언어가운데서

단연 첫자리에 뽑힌 최고의 문자

세계민족박물관에 가장 과학적이며

가장 발전된 문자로 전시된 우리 글자

 

이리 영광되고 이리 자랑스러운

우리의 글 왜 기쓰고 버리나

언어머슴들 《세계화》타령 그만두고

지구촌의 자랑 우리 글을 존대하라

조선옷 입고 조선말을 하라

 

법을 세운다는 《국회》의원님들

외래어를 박아쓴

가슴팍휘장부터 당장 떼여버리라

우리 글 맞춤법도 몰라 조롱거리된

《MB》는 조선글 문법부터 배워라

 

배워서 동족인 북과도

조선말로 말하라

《그랜드 바긴》

《을지 포커스 렌즈》

《패스트 로프》…

양말로 지껄이며

양키식으로 뜀박질하지 말라

 

《기다리는 전략》

《흡수통일》

《인권》…

이것도 조선말이냐

제 정신 제 넋이 없어

수입해온 중고품 펼쳐놓고

개똥폼 잡지 말라

 

봐라, 저기 평양 대박산기슭

단군할아버지 가슴을 친다

5천년의 력사로 눈씻고 봐도

여기 남조선엔 조선사람이 적다

여기 남조선은 분명 이국이다!

 

3

 

훈민정음 만든 세종대왕동상

광화문광장에 뻐젓이 세워놓고

후손들이면서도 후손이길 그만둔

언어식민지 식민인들

사대로 벌리는 외래어잔치

 

외래어로 웅얼거리고

외래어간판을 내걸어야

값도 나가고 돈도 벌고

현대인 답다는 남조선사람들

넋을 빼았기면 더 잃을것 없다

그럼 하늘땅 금수와 다른것 뭐냐

 

미친등록금 빨아내여

젊은이들 이렇게 키우지 말라

민족의 넋과 얼이 빠져나간

남조선의 앞날은 치욕뿐임을

이제 분분초초 가다듬으라

 

그리고 머리들어 한번 새겨라

세계에 특보된 이북의 유명구호

민족이 민족으로 살게 하는

그래서 남조선에도 생명되고 보약되는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하자!》

 

그 구호 지하철이며 거리마다

대학가며 교과서마다에 써넣으라

이역에서 조상의 말 그리워

찾아온 조상의 땅에서 이역에 온듯

가슴아파 문득 분격해질 때

 

불쑥 솟구쳐오는 메아리

흙속에서 떨려오는 귀익은 메아리

백의민족 치마저고리 오마니

단젖을 물려준 그 생명의 품이

심혼에 울려주는 아리랑곡조

 

오, 아리랑 아리랑 민족의 노래

-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

순간 초라해지는 언어식민지

사대로 명이 끊기는 땅에

백두의 언어가 와닿는다

 

단군의 후손들아

피줄을 언어를 력사를 잃지 말라

몸에 조선사람의 피가 흐르거든

그 피줄기의 생을 엮어라

그래야 가슴뜯던 세종대왕도

기뻐 춤을 출게다!

 

주체100(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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