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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는 한달전 미국에서 이곳 일본으로 건너왔다. 동업자들은 여러 나라들을 순방하면서 언론계에서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보이는 이 녀기자의 도꾜정착을 무심히 보지 않았다. 그의 예리한 입부리와 손끝에서 또 어느 각성되지 못한 정객이나 실업자가 데친 나물신세로 될가 하는데 호기심을 모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의 목표가 평범한 조선의 늙은이인 지성병원 원장이였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저 평범한 녀성한테 무슨 뉴스감이 있겠다구. 무엇때문에 그한테 촉수를 돌리는가? …

그러나 누구도 쉽게 그의 목적에 대해 선언적으로 결론하지 않았다. 언행에서 다방면적인 그가 앞으로 어떤 극적인 사건을 세상에 공포하겠는지는 알수 없었던것이다.

《보라매》는 지금 도꾜 한복판에 있는 호텔방에서 눈아래에 펼쳐진 거리바닥을 내려다보고있었다. 비록 시선은 차들로 번잡한 도로에 가있었지만 생각은 다른 곳에서 헤매고있었다.

방금전 한 사나이가 알려준 전화내용이 머리에서 맴돌고있었다.

《아가씨, 어제 밤 부향녀원장선생님이 심장쇼크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뭐예요, 그게 사실이예요?!》

《보라매》의 생각은 깊었다. 분명 어제 밤 무로우 고이찌로라는 인물의 TV출연이 큰 타격을 준 모양이다.

《그래, 지금은 어떤가요?》

《예, 회복한것 같습니다. 그리구 또 한가지 있습니다.》

《뭐예요?》

《다른게 아니구 그 TV출연과 함께 그의 딸도 몹시 놀랐다는것입니다.》

《보라매》는 한쪽입귀를 찡그리며 랭소를 뿜었다.

《하루에가요?》

《예. 제가 그 무로우 고이찌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만두세요. 그 일은 야마모도를 통해서 알아보겠어요. 당신은 내가 보낸 <동양의 사꾸라>에 대한 자료를 더 연구해보세요.》

《아가씨, 현재 상태에서 더이상 그 <동양의 사꾸라>에 대해 관심할 필요가 있을가요?》

순간 《보라매》의 입에서는 매몰찬 목소리가 튀여나갔다.

《무슨 말을 하는거예요. 난, 결코 무로우 고이찌로가 <동양의 사꾸라>라고 말한적은 없어요.》

《알겠습니다.》

《보라매》는 팔짱을 낀채 천천히 방안을 거닐었다.

강해보이던 그가 심장쇼크라?! … 아니, 그는 그렇게 연약한 나무가 아니다. 단지 무로우의 화살이 그의 육신을 심하게 흔들어놓았을뿐이다. 그렇다면 하루에의 고민은? … 혹시 무로우와 어떤 인연이라도 있는게 아닐가?

그는 콤퓨터에 다가가 무로우의 출연을 기록한 록화물을 켰다. 한동안 그의 말과 행동, 표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주시해보았다.

무로우 고이찌로를 감싸고있던 안개가 서서히 걷혀지기 시작했다.

그는 결코 부향녀를 고립시키고 격리시킬만 한 인물은 못된다. 단지 그 어떤 원한을 품었을뿐이다. 그것으로 하여 력사학자라는 명분으로 칼을 날린것이다. 그것도 어떤자의 사촉을 받은게 분명하다. 무로우의 언행과 관상을 보면 그런 비렬한짓을 자행할 인물은 못된다. 그렇다면 추종자는 누구일가?

이때 초인종소리가 울렸다.

《들어오세요.》

《민족시보》의 편집원처녀였다.

《저-어…》

《무슨 일이예요?》

《우리 사장님이 아가씨의 이 원고를 이번 호에 실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더 수정하거나 보충하실게 없는가 해서…》

《보라매》는 그의 손에 들려있는 원고를 바라보았다. 며칠전에 《재일한국민주통일련합》의 기관지인 《민족시보》에 투고했던 기사였다.

《알겠어요. 거기 책상우에 놓으세요.》

처녀는 원고를 놓고 돌아서며 다시 물었다.

《언제쯤에 제가 다시 올가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사장님한테는 출판하는가 마는가 하는것은 내가 한번 더 보고 결심하겠다고 전해주세요.》

《그렇게 전달하겠어요.》

처녀를 바래우고난 《보라매》는 원고를 손에 들었다.

《… 이렇듯 그 녀자는 가책의 사슬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허나 량심의 족쇄만은 도저히 벗을수 없었다. 걸음걸음 따라서는 아츠러운 마찰음이 그의 전반생은 물론 후반생에까지 여전히 뇌리를 긁어내리며 자극하고있었다. 과연 누가 그를 구원해줄수 있겠는가?》

그의 입가에서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까만 눈동자에는 추연한 기색이 흘렀다. 민단계의 한 동포녀성의 운명을 취급한 기사였다. 애잔한 눈빛으로 탁류속에 흘러간 인생을 토설하던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다.

《기자선생, 세월이 아무리 야박하기로서니 좀벌레같은 나한테까지 이렇듯 가혹할수 있을가요? 어디에 뿌리를 두고 살아야 할지 알수 없단 말이예요. 말씀해주세요. 진정한 조국이라고 불러야 할 그 땅은 과연 어딘가 말이예요?》

《보라매》는 살며시 두눈을 감았다. 생각할수록 불가사의한 일이다. 어찌 보면 그 녀자의 운명에서 자신을 보는것만 같았다.

어디선가 둔중한 교회당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여러분은 주님을 아십니까? 예수님의 얼굴을 본적이 있습니까? 형제자매여! 나는 주님을 보았습니다.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주님은 무릎을 꿇고 참회하는 사람에게만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회개할줄 모르는 인간을 경멸하십니다. 지금 주님께선 사악한 령혼들을 겨냥해 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활시위를 당기고계십니다. 너희 사악한 령혼들이여, 주님께서 내리시는 심판의 화살이 너희의 가슴을 꿰뚫을것이다! 형제자매여, 늦기 전에 죄를 뉘우치고 주님의 은총을 받읍시다!》

어머니는 딸의 손목을 잡고 허겁지겁 목사앞에 머리를 숙였다.

청초한 꽃처럼 한창 피여나는 소녀애는 어머니를 따라 참회했다. 무엇때문에 모녀가 이렇게 속죄의 굴레를 써야 하는지 리해되지 않았다.

이미 저승에 간 아버지를 대신해서? … 아버지가 팔아버린 량심과 넋으로 연명한 이 목숨때문에? … 그래, 온몸을 땅바닥에 붙이고 참회하면 정말 예수의 은총을 받을수 있을가?

허연 연무처럼 가닥없이 맴도는 기대에 모녀는 육신을 떠맡겼다.

《오, 너희 죄인들이여, 무릎을 꿇어라! 여호와앞에서 두려움에 떨지어다. 너희의 사악한 행동이 예수그리스도를 상심케 했으며 이제 너희는 그분의 아버지 여호와의 진노를 받을것이다! 자, 주위를 둘러보아라! 욕정으로 잉태된 저 죄로 가득찬 어린아이들의 얼굴을 보아라! …》

차디찬 교회당안은 무거운 진폭으로 울리는 목사의 목소리로 드렁드렁 떨었다.

소녀애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며 앞에 놓여있는 나무의자등받이를 꽉 잡았다. 정신없이 주변을 살펴보았다. 금시 무서운 악마의 거치른 손이 뒤덜미를 잡아 지옥의 기름가마에 처넣을것만 같았다.

이어 풍금에 맞추어 성가대의 노래소리가 울렸다.

 

    …내 오래도록 념원해온 안식처 천국에 이르고싶네

 

그날부터 소녀는 어서 아늑한 보금자리가 찾아오기를 념불처럼 외워왔다.

천국!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도 허무한것이다. 노아의 방주에 몸을 싣는다 해도 도저히 가닿을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다. 한생을 회개한다고 해도 숙명의 굴레는 여전히 연약한 몸을 짓누르지 않는가.

그는 손에 든 원고를 내려다보았다.

흥, 속죄… 구원의 손길… 이 모든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눈물이나 흘리고 손발이 닳도록 빈다고 주어진 운명에서 벗어날수 있단 말인가. 출로는 오직 하나 타고난 박복과 불행한 운명에 도전해야 한다. 대담성과 과단한 용단은 결코 남자들의 무기만이 아니다. 이제는 녀자들이 눈물로 자기를 이겨내야 하는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도전! 이것만이 생을 살수 있는 열쇠이다.

《보라매》는 책상우에 있는 라이터로 원고에 불을 달았다. 그리고는 담배를 붙여물었다. 타들어가는 담배의 심지처럼 종이장은 허연 재로 변하고있었다. …

차집에 들어선 《보라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쪽구석에 앉아있는 몸집이 작은 사내가 그의 눈에 비껴들었다.

사나이는 주변사람들을 주시하며 홀로 차를 마시고있었다. 방금 물에 씻어낸듯 한 고리눈에는 영채가 돌았다.

《보라매》가 다가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부인님, 앉으십시오.》

녀자쪽에서 낮으면서도 칼날같은 목소리가 튀여나왔다.

《례절이 없는데요. 내가 미혼녀성이라는걸 알텐데요.》

사나이는 어쩔바를 몰라하며 사죄했다.

《이거 정말 실례했습니다.》

《보라매》는 그제서야 차겁던 표정을 풀었다.

《야마모도씨, 그래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됐어요?》

야마모도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속삭이듯 말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중점적인것만 알아봤습니다.》

《그래요? 정말 수고했어요.》

접대원이 다가와 식탁에 차잔을 내려놓았다.

야마모도는 그가 물러나자 품속에서 자그마한 문건봉투를 꺼냈다.

《여기에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보라매》는 봉투속의 문건을 꺼내 펴들었다. 피뜩 훑어내려가던 그의 두눈은 갑자기 반쯤이나 더 커졌다.

《이게 사실이예요?》

《아가씨, 절 믿으십시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자기가 생각했던것보다 일은 너무도 박력있게 진척되고있었던것이다. 그것도 부향녀 개인에게만 국한된것이 아니라 그의 아들에게도 검은 화살이 집중된것이다. 이런 속도이면 부향녀라는 인물이 꺼꾸러지는것은 시간문제라고 할수 있었다. 그가 이제 한발자국만 더 내짚으면 엄청난 비극의 주인공으로 화할수 있었다.

《보라매》는 긴장된 표정으로 문건을 자기의 손가방에 넣었다.

《그래 그 금융업자의 이름은 뭐예요?》

《구리시마 미찌다로라고 합니다.》

《구리시마 미찌다로?! … 그러니 그 은행은 분명 그 사람의 아버지이며 자민당소속 중의원 의원인 구리시마 다께시의 소유이겠군요?》

《그렇습니다. 명색상 미찌다로가 총재로 되여있지만 실지는 그의 애비가 부정축적한 소유물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보라매》는 차를 조금 마시고나서 물었다.

《참, 그 무로우 고이찌로란 어떤 사람이예요?》

야마모도의 표정은 굳어졌다.

《아가씨는 그에 대해서까지 관심하십니까?》

《보라매》는 얼굴에 볼웃음을 지었다.

《나도 녀자인데 당신의 친구이며 독신인 그에게 관심을 가지면 안되는가요?》

《아니, 그걸 어떻게? …》

야마모도는 한순간 얼떠름해있었다.

이 녀자가 어떻게 무로우에 대해 이렇듯 구체적으로 알수 있을가?

그는 차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내키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그는 평범한 력사학자에 불과하답니다.》

《보라매》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미소가 남실거리고있었다.

《당신은 내앞에서까지 자기한테도 의리가 있다는 흉내를 내시는군요. 내가 알기에는 그가 리혼한 후로는 당신의 발길이 떠졌다고 하던데요.》

야마모도는 얼굴이 붉게 상기되여 황황히 부정해나섰다.

《아, 아니요. 누가 그런 허튼 나발을 불어대오, 누가? …》

《보라매》는 순간적으로 안색을 바꾸며 랭기를 내뿜었다.

《흥분하지 말아요. 그래 당신이 친구라는 명색으로 그의 집에 드나들면서 무로우의 이전 안해와 간통한것도 다 나발인가요?》

《아니, 그럼?! …》

야마모도는 모닥불을 뒤집어쓴듯 어쩔바를 몰라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보라매》는 부드러운 인상으로 주눅이 든 그의 손을 잡았다.

《그렇다구 너무 실망할것은 없어요. 그 녀자는 이미 미국인의 품에 안겨 그 나라의 국민이 되지 않았나요. 난 신용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의 추문까지도 제 무덤에 안고가는 녀자랍니다.》

얼굴색이 거멓게 죽은 야마모도는 안도의 숨을 내그었다.

《절 믿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야마모도는 손수건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무로우는 우리 일본력사계에서 전도가 촉망되는 력사학 박사로 인정받고있습니다. …》

이렇게 말꼭지를 뗀 야마모도는 무로우 고이찌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보라매》는 도간도간 자기의 의문점을 질문했다.

《… 그후 그는 몇년전에 안해와 리혼을 했습니다. 현재 무로우는 <력사검토위원회>가 후원하고있는 <새로운 력사교과서 만드는 모임>에서 주요인물로 일하고있습니다.》

《보라매》는 심중한 기색을 지었다.

《참, 당신은 무로우에게는 홀어머니밖에는 없다고 했지요?》

《예, 내가 알기에는 그 늙은이는 어느 궁벽한 산골에서 살고있다는겁니다.》

《그렇다면 참 이상하군요. 무로우가 대학기간 그 많은 학비를 어떻게 댔는가 하는거예요. 늙은 어머니의 형편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부담일텐데…》

야마모도는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머리를 주억거렸다.

《정확히 봤습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해서 몇달동안은 정말 힘겹게 공부를 했답니다. 그런데 한 학년 진급해서부터는 그의 생활이 달라지더군요. 학비와 하숙비 같은것은 전혀 걱정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더란 말입니다.》

그의 말은 《보라매》의 호기심을 부쩍 동하게 했다.

《아마 귀인이라도 만났는가 보죠?》

《예, 한번은 내가 어떻게 된 일인가고 물었지요. 그는 누가 자기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준다고 하면서 편지까지 보여주는게 아니겠습니까.》

《편지요?! …》

《예, 무명의 편지였는데 돈걱정은 하지 말고 력사공부만 잘하라는 내용이더군요. 그때 무로우도 에라 모르겠다, 들어온 돈이야 쓰고봐야지 하는 심산이였습니다. 그걸 거절하다가는 대학을 그만둬야 할 형편이라 별수 없었지요.》

《보라매》는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

《아마 그가 공부를 잘했던 모양이군요?》

《예, 천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실력은 입학초기부터 대학에서 인정하고있었답니다. 또 그 역시 보기 드문 글뒤주였구요.》

《그후에도 그 고마운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는가요?》

야마모도는 아리숭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본적은 없지만 졸업전에 한 고위정객이 찾아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무로우의 장래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했다는겁니다. 이를테면 후견인이라고 해야지요.》

《보라매》는 심중한 어조로 다시 물었다.

《후견인이라? … 혹시 그후에도 그 사람에 대해 들은적은 없는가요. 그의 이전 안해한테서도 말이예요?》

야마모도는 심드렁해서 머리를 가로저었다.

《무로우는 그런 내색을 전혀 내지 않는 사람이랍니다. 또 안해와도 마음이 맞지 않아 티각태각하는 사이라 더 말할나위 없지요. 게다가 워낙 고위정객들은 그런 일로 제 이름이 남의 귀에 들어가는것을 싫어하는 인물들이 아닙니까.》

《보라매》는 웃음을 지으며 차를 한모금 마셨다.

《당신은 그와 어떻게 알게 되였는가요?》

《예, 우린 서로 한대학에서 공부했고 그는 우리 이웃에 하숙집을 정했답니다.》

《보라매》는 허리를 펴며 상냥한 표정을 지었다.

《야마모도씨, 내가 자꾸 이렇게 묻는다구 나무람하시지는 않겠지요?》

야마모도는 두손을 황황히 내저었다.

《원,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아가씨를 도와드리는것자체가 제 일이라고 할수 있지요.》

《그렇게 생각한다니 정말 고마워요. 그런데 무로우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좀더 알고계시는게 없는가요?》

야마모도는 한손으로 턱주걱을 문지르며 생각깊은 표정을 지었다.

《전 그의 어머니를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아마 이곳에는 전혀 발길질을 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이상하군요. 제 자식을 품에서 떼여놓고 찾아와보지 않는 어머니는 세상에 없겠는데? …》

《참, 몇해전에 그가 술을 마시고 취중에 한 말이 기억납니다.》

《뭔데요?》

《그날이 아마 그의 어머니 생일이였던것 같습니다. 무로우는 술을 마시며 내게 하소연하더군요. 자기는 여직껏 어머니에게 불효한 자식이라고 말입니다. 난 도꾜로 모시고 와서 효도를 하면 되지 않는가고 했지요. 그러자 그는 자기 어머니는 괴벽스러운 녀자라고 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자꾸 멀리하려고 한다는게 아니겠습니까.》

《보라매》는 의문이 짙은 눈길을 보냈다.

《그래 그 원인은 무엇인것 같애요?》

《그에 대해선 전혀… 어쨌든 무로우는 어머니에 대한 고까운 생각으로 자기의 후견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보라매》는 손에 든 차잔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 녀자는 무엇때문에 자식을 멀리할가? …

《혹시 이붓어머니가 아닐가요?》

야마모도는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그래요?! … 그렇다면 당신은 왜 무로우가 TV에서 지성병원 원장에 대한 인신공격을 했다고 생각하세요?》

야마모도는 사설탐정이라는 의무를 자각한듯 심중한 표정으로 자기의 가설을 펴나갔다.

《전 세가지의 요인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우선 첫째는 일본력사학자인 그는 자기들의 력사정책에 대한 비난을 듣고 참을수 없었을겁니다. 두번째 조건은 이전에 무로우가 부향녀의 딸과 련인의 관계였다는것입니다.》

《그럼, 하루에와 말이예요?! 그런데 무엇때문에 결렬되였는가요?》

야마모도는 차를 한모금 들이키고 말을 이었다.

《리유는 부향녀에게 있었답니다. 그가 일본사람이 아닌 조선녀자이니까요. 물론 이것은 오래전의 일이지요. 안해의 배척을 받은 무로우에게 있어서 그는 애틋한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첫사랑으로 목표를 돌린거지요. 다행스럽게도 하루에 역시 남편을 잃은 과부가 아닙니까. 옛사랑의 불찌를 다시 살릴수 있다는 희망앞에 가로놓인 장벽은 역시 부향녀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TV에서 하루에를 이야기의 중심고리에 놓고 그의 어머니를 공격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보라매》는 코웃음을 쳤다.

《흥, 일본의 사내들은 녀자라면 하나와 같이 그렇게 오금을 못쓰는가 보죠?》

《아가씨, 무로우는 그런 부류가 아니랍니다. 그는 원래 성정이 부드럽고 고지식한 사람이지요. 바로 그 약점이 세번째의 요인으로 될수 있는 근거입니다.》

《? …》

《그런 성격의 소유자인 그가 의식적인 행동을 하기보다는 다른 3자의 요구에 의해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겠는가 하는것입니다.》

《보라매》는 속으로 탄복하지 않을수 없었다. 역시 탐정의 재능과 능력이 엿보였다. 모든 문제의 답이 론리적이고 분석적이였다.

《그래, 당신은 어느쪽을 더 중시하는가요?》

야마모도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굳이 선택하라면 세번째를 짚겠습니다.》

《리유는 뭔가요?》

《전 무로우와 많이 상대해봐서 그에 대해 잘 알고있습니다. 그는 그렇게 공개적인 석상에서 남의 인격에 대해 모욕할 비렬한 인간은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누가 그를 사촉한것 같아요?》

《내 생각에는 혹시 그의 후견인이라는 사람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후견인이라! …》

《보라매》는 자기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문제는 그 후견인이 누구인가 하는것이다.

《야마모도씨, 정말 고마워요. 당신은 이제부터 부향녀를 감시하면서 무로우 고이찌로의 후견인이 누구인지 알아봐주세요.》

《걱정마십시오.》

《보라매》는 손가방에서 두툼한 돈뭉치를 꺼내 식탁우에 놓았다.

그러자 야마모도는 자기의 본색을 드러냈다. 너무도 황송해서 입은 귀밑까지 찢어지고 두손은 벌써 돈에 가있었다.

《보라매》는 그를 노려보며 자기 손으로 돈뭉치를 덮었다.

메사해진 야마모도는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보라매》는 미소를 머금고 강조했다.

《야마모도씨, 난 우리 일에 제3자가 끼여드는것을 바라지 않는답니다.》

야마모도는 밝은 인상으로 머리를 주억거렸다.

《아가씨, 그런 일이라면 마음을 놓으셔도 됩니다. 저도 살자니 이런노릇을 하는게 아닙니까.》

《그렇다면 좋아요.》

《보라매》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야마모도는 녀자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돈묶음을 안주머니에 간수했다.

저 《보라매》는 정말 보통녀자가 아니다. 아무리 소문난 탐방기자라고 해도 저렇듯 뛰여날수 있는가. 저 독살스러운 행동은 꼭 먹이감을 노리는 독사를 방불케 한단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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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問者 - -- - ISO ul - 2017-09-05
세상에는 책도 많지만 어머니 조국에서 발행한 소설 책이 좋아요!

잘 읽고 갑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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