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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그래 어떻게 됐다구?》

《국회에서는 경찰청에 부향녀를 교통질서위반죄로 체포하려던 우리의 계획을 취소하라구 지시했습니다.》

전화를 받고있던 마에다는 자제력을 완전히 잃고말았다. 모든것이 무너져 통채로 자기의 육체를 덮는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간주해온 필생의 념원이 추풍락엽의 신세로 되고말았다. 풍을 만난듯 사지가 푸들푸들 떨렸다. 어제는 품들여 키워온 무로우 고이찌로가 자기가 오끼나와에서 강간한 유끼오의 아들로 둔갑하여 량심선언이라는것을 발표하고 《새로운 력사교과서 만드는 모임》의 허황성을 낱낱이 까밝혔다.

그러나 한마리의 개미가 아무리 날고뛴다 해도 큰 산을 허물수 없다고 마에다는 생각했다. 무로우가 력사교과서의 외곡을 이러쿵저러쿵해도 눈섭 한오리 까딱하지 않을 우리 일본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초에 그런 일을 벌려놓지부터 않았을것이다.

그보다 더 무서운것은 바로 부향녀였다. 어떻게 그의 손에 《황군》시절의 자기 일기장이 들어갔는지 알수 없다.

일기장과 히사즈네의 참회록, 이 물질적인 증거앞에 뭐라고 변호해야 하는가?

신문, 통신들에서는 이에 대해 지금 대서특필하며 마에다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공격하고있다.

단말마적으로 생각해낸것이 부향녀의 체포였다. 그의 입을 틀어막고 보수적인 언론매체들을 통해서 이 모든것을 부정하게 할 결심이였다. 문제는 지금까지 자기를 부추겨오던 당국자들이 목을 움츠리고있는것이다. 저마다 모든 책임을 마에다 사부로에게 넘겨씌우고말았다. 한 늙은 국회의원을 희생시켜서라도 저들에게 날아드는 불똥을 막을 심산이다.

허, 이젠 단즙을 다 빨아먹었다는거지! …

마에다는 신경질적으로 전화기를 내던졌다. 이어 그는 탁우에 놓인 소주를 잔에 부어 꿀꺽꿀꺽 마셨다.

《차를 준비하게.》

마치 미친것처럼 헤덤비는 늙은이의 신상을 공포의 눈길로 바라보던 운전사가 물었다.

《선생님, 어디로 가시렵니까?》

마에다는 그를 노려보았다. 그의 언행이 부아를 더욱 돋구었다.

《준비하라면 하는것이지 무슨 말이 많아. 그래, 이 마에다 사부로가 다 죽은줄 아는가?》

《죄송합니다. 선생님! 하지만…》

운전사는 손에 들고있던 종이장을 내보였다.

《저, 이건 구리시마 다께시의원님이 보내는것입니다.》

마에다는 누에눈섭을 꿈틀거리며 힐끔 그를 쳐다보았다.

운전사는 가볍게 목례하고는 자리를 떴다.

종이장을 내려다보던 마에다의 얼굴색은 거멓게 죽어가고있었다.

《오늘 10시부터 국회청문회가 있으니 참석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청문회의 내용과 대상에 대해서는 본인이 잘 아시리라고 봅니다. 구리시마 다께시로부터.》

내용은 간단했다. 그러나 마에다는 이 편지가 얼마나 엄청난것을 요구하는지 잘 알고있었다.

허, 이젠 이 《동양의 사꾸라》의 그늘이 필요없단 말이지…

안락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여앉은 그는 괴롭게 살진 눈두덩이를 내리깔았다. 패전의 그날 《천황페하 만세!》를 부르짖으며 군도로 배를 가르던 옛친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이젠 나도 그들이 걸은 길을 택할 때가 되였지.

더이상 피할수 없는 운명앞에 울화가 치밀었다. 가문의 명예와 대일본제국의 꿈을 빛내려고 고군분투해왔다고 자부하는 자신이였다. 허나 바라던 빛을 보지 못하고 결국은 한줌의 재로 되여야 했다. 너무도 큰 싸움에서 너무도 보잘것없는 한 조선녀성에게 패한 사무라이의 넋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그가 내쏘는 화살을 더이상 피할수 없었다. 아무리 두터운 방패도 무의미했다. 과거사를 위조하고 정객으로의 출마, 일기장의 공개, 무로우 고이찌로의 량심선언, 고성길과 리민수, 히사즈네에 대한 살인사건… 이 여러개의 화살들은 지금 자기의 심장을 겨누고있다. 아니, 그것들은 마에다 사부로와 같은 극우보수세력에 준엄한 심판을 선언하고있었다. 바로 력사의 공정한 판결을 피하려고 구리시마 다께시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마에다를 방패막이로 내세우려는것이다. 청문회에서 비발치는 질문과 정객으로서의 파멸, 그에 따르는 검찰의 호출…

아니, 이 마에다는 결코 그런 비참한 운명을 용납할수 없다. 죽어도 사무라이의 정신을 안고 죽을테다. …

마에다는 무겁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까지 그렇듯 위엄있어 보이던 그의 모습은 송장이나 다름없었다. 주름발들이 깊은 골을 패웠고 머리칼은 무섭게 희여져있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벽장으로 다가간 그는 떨리는 손으로 우아하게 세공한 병을 집어들었다. 반나마 남은 액체가 있었다.

마에다는 기다싶이 쏘파에 다시 가앉아 잔에 그것을 부었다.

투명한 액체가 들어있는 잔이 무섭게 안겨들었다. 그것은 술이 아니라 항주제였다. 그동안 자기의 앞길을 막아서는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쓰던 독약이였다.

잔을 든 그의 손은 가볍게 떨렸다. 볼편이 푸들푸들 경련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무색의 액체가 아니였다.

허, 종당에는 내가 이것을 마셔야 하는 신세가 되였군. 하긴 이 손에 묻은 다른 사람의 피를 제 피로 닦는것이 응당하다고 봐야지.

그는 스르르 두눈을 감았다.

아, 과연 이 일본이 다시 부활할수 없단 말인가? 나의 꿈과 리상이 이 한잔의 액체에 의해 영원히 지옥행을 하는것인가. 이것이 피할수 없는 나의 운명, 이 일본의 운명인가.

그는 천천히 술잔을 입가에 가져갔다. 주저없이 단숨에 그것을 들이켰다. 이어 내장을 갈기갈기 토막치는듯 한 동통이 느껴졌다.

부향녀! …

입귀로 선지피가 흘러내리는 속에 그는 전자시계에 눈길을 주었다. 비행기가 도착할 시간이 되려면 아직 30분정도는 있었다.…

하네다비행장은 벌써 기자들로 붐비였다. 지금 부향녀가 도이췰란드에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나온것이다.

요즘 며칠동안 그에 대한 기사가 지면을 거의나 독차지했고 최대의 관심사로 되였다.

이윽고 비행기가 도착했다. 부향녀가 역구내에 들어서자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무로우가 공개한 마에다 사부로의 일기장에 대해서와 옛 지도에 대한 문제를 물었다.

《기자선생님들, 아무리 값지고 화려한 보자기로 오물을 싼다고 해도 악취는 감출수 없습니다. 바로 과거 일본이 우리 조선인민에게 범한 죄악의 력사는 수정한다고 해서 절대로 지워지는것이 아닙니다.》

기자들은 그의 말에 수긍하듯 머리를 끄덕이며 그를 주시했다.

《그런데도 오늘 일본의 극우보수세력들은 진심으로 저들의 과거사를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대신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류의 앞길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수 없다는것을 똑똑히 명심해야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는 부향녀의 두눈빛은 자신심에 넘쳐있었다. 오늘의 이 기자회견장을 통해 일본의 과거진상에 대해 낱낱이 발가놓고싶은 심정이였다.

《뉘우칠줄 모르는자는 다시 죄를 범하는 법입니다. 바로 일본국회의 중의원 의원인 마에다 사부로의 행위를 놓고서도 잘 알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자의 일기장을 통해서 과거 일본이 얼마나 많은 반인륜적인 행위를 범했는가를 잘 알고있을것입니다. 바로 이 시각도 일본의 우익정객들은 자기들의 과거죄악을 뉘우치고 반성할 대신 <야스구니진쟈>에 머리를 숙이고 대륙침략의 옛꿈을 망상하고있습니다.》

질문은 계속되고있었다.

《전 이번 기회에 원장선생님에 대해서 잘 알게 되였습니다. 진정으로 자기 조국을 위하는 선생님의 애국심에 대한 공경이라고 할가…》

《그렇다면 제가 기자선생에게 감사를 드려야겠군요.》

《아니, 전 그런 의도에서 말한게 아닙니다. 이번에 선생님은 테로의 위협을 당하면서까지 베를린을 다녀오셨는데 이런 길에 나서는것이 두렵지 않습니까?》

부향녀는 선한 웃음을 지었다.

《저도 사람인데 왜 무섭지 않겠나요. 그렇다구 목숨이 아까워 제 조국의 살점이 떨어져나가는것을 보고만 있을수야 없지 않나요. 기자선생, 이 세상에 력사를 외곡하는자들이 있는 한 그것을 지키는 길은 피와 목숨을 요구하는 길이예요.》

기자들은 모두 그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며 박수를 쳤다.

부향녀는 침착하면서도 정확하게 자신만만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기자선생님들이 정의와 진리의 필봉으로 력사외곡문제를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 땅에서 자라는 수천수만에 달하는 어린이들의 의식을 마비시키는 독소나 같은것입니다. 외곡된 력사를 주입받으며 자란 세대들이 주인으로 등장하게 될 일본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바로 그들에 의해서 또다시 이 땅이 파쑈의 란무장으로 화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말입니다. 명백히 확언하건대 력사는 바로 어느 특정한 인물이나 사이비력사가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진실한 량심에 의해 씌여지고 지켜지는것입니다.》

기자들은 카메라에 부향녀를 담느라고 급급했다.

《정말 옳은 말씀입니다.》

부향녀는 자기의 뒤에 서있는 한스를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여러분, 이 선생님이 바로 동방의 력사에 해박한것으로 하여 세계력사계에 널리 알려진 한스 베르메트선생님입니다.》

기자들은 한스에게 초점을 돌리며 연방 샤타를 눌렀다.

《한스선생님! 선생은 방금 부향녀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생은 원장선생과 오래전부터 깊은 인맥관계를 가지고있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한스선생님은 우리 일본의 력사외곡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가요?》

한스는 그들의 질문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일본에서 벌어지고있는 력사외곡이 이렇듯 위험천만한 수준에서 벌어지는줄은 몰랐습니다. 전 이 자리에서 단 한가지만 명백히 말하겠습니다.》

그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말마디를 씹으며 말했다.

《우린 다같이 전범국이자 또 전패국이였던 나라의 국민들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마땅히 한 민족이 다른 민족에게 들씌운 참화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하며 새로운 길로 나가야 할것입니다. 현재 우리 도이췰란드의 전역에는 50여개의 유태인수용소 추모관 및 박물관이 건립되여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하고있습니다. 인류에 대한 범죄에는 시효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당시의 잔혹한 행위에 대해 전하고 기억을 유지해야 할 영구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지금 우리 도이췰란드와는 달리 계속 자기의 죄과에 대해 부인하고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있습니다. 오히려 군국주의길로 줄달음치면서 세계제패의 야망을 버리지 않고있지요. 바로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위이며 또 그 불찌로 인한 피해가 다름아닌 당신들의 머리우에 떨어지리라는것은 너무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나는 일본이 이렇게 계속 그릇된 길로 나가다가는 종당에는 스스로 파멸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은 쑤셔놓은 벌집처럼 웅성거렸다.

이번에는 한 기자가 부향녀에게 다시 마이크를 내댔다.

《원장선생님, 언제부터 꼭 묻고싶은것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되여 선생님은 칠십고령의 나이에도 이처럼 활력에 넘쳐계시는지? …》

부향녀는 입가에 연한 미소를 지었다.

《기자선생, 뿌리가 없는 나무는 쉽게 꺾이우는 법이랍니다. 내가 오늘까지 이렇게 생의 활력과 미래에 대한 확신을 안고 사는것은 바로 나에게 든든한 뿌리가 있기때문이랍니다. 다시 말한다면 우리 해외동포들을 한품에 안아 조선민족의 넋과 피줄을 꿋꿋이 이어주는 조국이 있기때문입니다. 그 품이 바로 저의 정신육체적기둥으로, 뿌리로 되여주었습니다.》

요란한 박수갈채속에 기자들은 환한 미소가 어린 그의 얼굴을 촬영기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회견을 마치고 나서니 김성진을 비롯한 여러명이 부향녀를 기다리고있었다.

무로우와 하루에가 부향녀에게 인사했다.

《어머니, 먼길에 정말…》

하루에는 말끝을 흐리며 그의 품에 안겼다.

《넌 그새 눈물이 더 헤퍼진것 같구나. 옆에 있는 무로우선생이 흉을 보겠구나.》

무로우가 다가들며 자기의 심정을 터놓았다.

《원장선생님! 전 정말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전 선생님을 저의 스승으로 모시고싶습니다.》

부향녀는 그의 두손을 잡으며 사뭇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송구스럽군요. 이렇게 훌륭하게 자란 자식들을 보면 어머니들이 얼마나 기뻐하시겠나요.》

《원장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만하세요. 한다하는 력사학자선생이 이게 뭐예요?》

《아닙니다. 제 나라의 력사가 있어야 력사학자도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불행하게도 우리 일본엔 옳바른 력사가 없습니다. 있다면 허위와 거짓으로 위장된것뿐입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이것을 가르쳐주었으며 력사학자의 깨끗한 량심을 심어주셨습니다.》

진정이 어린 그의 말은 부향녀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었다.

무로우는 그에게 허리굽혀 다시 인사했다.

《선생님!》

기자들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조선녀성을 스승으로 모시는 일본인 력사학 박사… 이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에게는 특종보도감이 아닐수 없었다.

부향녀가 승용차에 오르려고 하는데 그의 옆으로 까만 유리로 덮인 승용차가 달려와 멈춰섰다.

이어 《선생님!》 하는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손잡이를 잡았던 부향녀의 손은 스르르 풀어졌다. 너무도 귀익은 목소리였다. 당장 달려가 부여안고 못다 준 사랑을 부어주고싶었던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는 돌아섰다. 허둥지둥 그의 모습을 찾았다.

까만 승용차에서 내린 한 녀인이 다가오고있었다.

네가?! …

그 녀인은 자기가 지금껏 보아오던 《보라매》가 아니였다. 보기에도 흉측스러운 옷가지와 길고 갈색인 머리칼은 온데간데 없다. 대신 조선치마저고리와 윤기를 머금은 까만 머리태가 눈에 안겨들었다. 유아독존으로 검은 안경을 끼고 차겁고 랭담한 자세로 나타나던 그가 아니였다. 그는 분명 어릴적에 품에 안겨 생글생글 웃던 그 소녀, 민족의 넋을 찾고 자기의 옛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조선녀성 리진미였다.

목이 꽉 메였다. 눈굽이 찌르르해왔다.

《진, 진미야!-》

《선생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리진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푹 숙였다.

부향녀는 그 녀자의 두팔을 잡았다.

《아니다. 용서는 내가 네게 빌어야 한다. 20여년전에 벌써 내가 너를 찾았어야 했었는데…》

《아니예요. 전 성진아저씨한테서 다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큰아버지를 잃은 마음속 고통을 안고 저를 찾아 고생하시다가 심장병까지 만났다는것을 말입니다. 제가 나쁜 년이였어요. 제가…》

리진미의 눈가에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있었다.

부향녀는 그의 량어깨를 부여잡았다.

《아니다. 네가 이렇게 자기의 모습을 찾은걸 보니 난 기쁘기만 하구나.》

리진미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이제부터는 이전처럼 큰어머니라고 불러도 될가요?》

《큰어머니! …》

혼자소리로 뇌이던 부향녀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리진미의 눈가에는 실망의 빛이 어렸다.

《그러니 아직도 절…》

부향녀는 자애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미야, 난 네 어머니가 되고싶구나!》

《예- 에?! …》

놀라움과 기쁨의 환희가 리진미의 목구멍을 꽉 메워놓았다.

《어… 어머니!-》

리진미는 드디여 어머니를 찾았다. 수십년세월 차디찬 풍토의 칼바람속에 잊고 산 어머니였다. 이제는 자기에게 더는 포근하고 따스한 품이 없다고 스스로 포기한 그였다. 그런데 오늘은 이렇게 더러운 부패물에 오염되였던 자기에게도 뜨거운 모성애를 지닌 어머니가 두팔을 벌려 안아주는것이 아닌가.

그는 부향녀의 품에 와락 안겼다.

《엄마야!-》

《내 딸아!-》

《다시는… 다시는 엄마의 품을 떠나지 않겠어요.》

《오냐, 우리야 한식솔인데 왜 갈라져서 살겠느냐.》

《어머니!-》

그들의 눈가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솟구치고있었다. 그것은 바로 서로가 마음과 마음을 함께 한 두 인간의 뜨거운 화합의 열광이였다. …

며칠후 그들을 태운 승용차는 도꾜의 거리를 누비며 달리고있었다. 갈라져있던 친구들인 고성길과 리민수를 나란히 묻은 묘를 찾아가는 길이다.

부향녀의 무릎에는 그동안 젊은 력사학자들과 함께 완성한 론문이 놓여있었다. 옆에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리진미가 앉아있었다.

《어머니, 이걸 보시면 우리 아버지들이 기뻐하시겠지요?》

부향녀는 한손으로 진미를 꼭 껴안았다.

《그렇지 않구. 옛시절의 불쾌한 감정을 버리고 우리가 함께 완성한 이 론문을 보시면 그분들은…》

부향녀는 말끝을 흐렸다. 그의 눈가에 물기가 핑하니 돌았다.

리진미는 얼른 제 손수건으로 부향녀의 눈굽을 닦아주었다.

《전 지금에야 사람이 사는듯 한 느낌을 가지군 해요. 우리 집에 걸려있는 <만경대고향집>을 보면서 인제야 나 같은 인간도 마음편히 안겨살 마음의 집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말이예요. 어머니, 난 오늘에 와서야 자기의 정신적기둥을 가지게 되였어요.》

《그래, 우리 민족의 운명이시며 미래이신 위대한 김정일장군님의 사랑과 믿음이 없다면 우리 해외동포들이 어떻게 애국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수 있겠니.》

《저도 그분의 대해같은 민족사랑의 뜻을 받들어 어머니처럼 애국애족의 푸른 잎새를 피워가겠어요!》

리진미의 가슴은 흥분으로 끓고있었다.

지금까지 이 진미는 인생의 거처지도, 정착지도 없이 살아온 방랑기자에 불과한 몸이 아니였던가. 비로소 오늘에야 나의 거처지, 정착지인 우리 민족의 품, 진정한 조국의 품을 찾았다. 새롭게 태여난 이 걸음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길에 바쳐질것이다.

부향녀는 뜨거운 격정으로 상기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꼭 그렇게 해다오. 그게 우리 세대들의 절절한 부탁이다.》

《참 어머니, 생각나세요?》

《뭘 말이냐?》

《내가 언제인가 어머니에게 한 질문이 말이예요?》

《원 자식두, 갑자기 지나간 소리는 왜 하는거냐?》

리진미는 심각한 기색을 지었다.

《아니예요. 결코 이것은 무심히 흘러보낼 일이 아니예요. 그때 난 어머니에게 갈라진 민족, 모래알처럼 지구상에 뿌려진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력사를 지키고 민족의 흥망을 담보할수 있는가고 물었지요.》

부향녀는 진미를 바라보며 머리를 끄덕이였다.

《그랬었지. 그때 나는 비록 오늘은 외세에 의해 갈라진 민족이지만 육체에 흐르는것은 하나와 같이 조선사람의 피라고 말했지.》

리진미는 다시 부향녀의 팔을 껴안고 품에 파고들었다.

《그래요. 그러면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 우리 민족은 불신과 오해의 언덕을 넘어 화해와 단합의 령마루에 올라서게 된다, 서로의 붉은 피들이 하나로 융합되면 화산의 용암보다 더 뜨거운 애국애족의 분출로 민족의 기개와 위용을 떨쳐가게 될거라구 말이예요.》

부향녀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넌 아직도 기억하고있었구나.》

《아니예요. 전 이 심장속에 깊이 새기고있어요. 민족의 화해와 단합! 바로 여기에 우리의 밝은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예요.》

《네 말이 옳다. 그래서 민족이란 흩어지면 약소민족이 되고 합쳐지면 강한 민족이 된다고 하지 않느냐.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외세를 몰아내면 우리 같은 해외동포들이 분렬의 장벽이 없는 조국땅에 모여살 날도 결코 먼 앞날의 일이 아니란다.》

부향녀는 리진미를 꼭 껴안았다. 그들은 서로 한몸이 되여 하나의 목소리로 웨치고있었다.

겨레의 화해와 단합에 민족의 미래가 있으며 바로 여기에 조국의 흥망성쇠가 있다고!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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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問者 - -- - ISO ul - 2017-09-05
세상에는 책도 많지만 어머니 조국에서 발행한 소설 책이 좋아요!

잘 읽고 갑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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