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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김정일동지께서는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간밤에 외무성에서 제2차 제네바조미고위급회담이 열리는것과 관련하여 올린 문건과 또 다른 긴급히 제기된 문건들을 비준해주시였고 여러명의
일군들을 만나 담화하시느라 얼마 쉬지 못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는 2.8비날론련합기업소 수평방사공정에서 생산되고있는 눈처럼 하얗고 폭신폭신한 비날론솜, 방직공장에서 천을 짤수 있는 기본비날론솜을 만져보신것으로 하여 쌓인 피로를 싹 잊어버리시였다.
어느덧 승용차들은 흥남비료련합기업소 구내에 들어와 멈춰섰다.
차문을 열고 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중나온 구면이나 다름없는 기업소일군들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시였다. 량손을 허리에 얹으시고
은빛으로 번쩍거리는 수소정제탑들과 합성탑, 응축분리탑들, 산소분리기와 대형탕크들이 밀림처럼 일떠선 기업소구내를 둘러보시는
대흥청년영웅광산, 룡양광산, 2.8비날론련합기업소… 어제부터 다니시는 곳마다
《웅장하구만… 페허나 다름없이 되였던 구내가 세상에 소리치며 자랑할 화학비료산업기지로 되였소. 흥남의 로동계급이 갈탄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생산 1계렬공정을 완공하느라 수고를 했습니다.》
이 몇해사이에
《비료지배인, 기사장동무는 어데 있나?》
김정일동지의 다정한 물으심에 동안이 지나 수행일군들의 뒤쪽에서 약간 주눅든 그러면서도 감격에 목메인 소리가 울리였다.
《여기… 있습니다.》
《기사장동무, 어서
도당책임비서옆에 서계시던
《비료공장, 화학공장에서야 기사장이 기본이지. 비료기사장, 이리 오라구.》
김정일동지께서는 다가온 기사장을 친근한 눈매로 보시였다.
《가스발생로가 말썽을 부려 철직될번 했다지? 섭섭했겠지만 기사장의 중임이 그렇게 무겁다는걸 인식하면 돼. 기업소일이 잘되면 지배인, 당비서가 칭찬받지만 생산이 안되거나 사고가 나면 기사장이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아. 기업소에서는 기사장이 참모장이 돼서 달리할수 없겠지만 공평한것 같지는 못해. 도당책임비서, 그렇지 않은가?》
《
《그래야지. 공장, 기업소에서는 지배인, 당비서, 기사장이 3위1체니만큼 평가나 후과, 책임을 걸머지는것도 같아야 돼.》
김정일동지께서는 신중한 어조로 뇌이시고 다시금 밝은 안색을 지으시였다.
《기사장동무, 지시봉을 들지 마시오. 해설하지 않아도 되오. 동무가 나한테 갈탄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생산공정도를 해설하던게 어제같소. 난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있소. 갈탄가스화공정은 크게 세가지공정으로 나눈다고 했지. 가스발생공정과 산소분리공정, 청정공정으로 되여있지. 가스발생공정에서는 원료공급계통에서 보장되는 석탄을 연소시켜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가스를 얻어낸다, 그때 기사장동무는 이런 식으로 복잡다단한 비료생산의 매 공정을 간명하게, 알기 쉽게 설명했지. 그날의 암모니아생산공정도가 저렇게 현실로 훌륭히 일떠섰으니 얼마나 기쁩니까. 이번엔 지배인과 기사장동무가 실제 공정을 돌아보면서 설명하라구. 화학공정해설보다도 종전의 해묵은 낡은 시설을 털어버리고 어떻게 저렇게 멋진 반응탑들과 설비를 들여앉혔는지 흥남로동계급의 투쟁을 이야기해주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흥남땅에서 원철로의 흔적을 송두리채 들어내고 2011년까지 갈탄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생산공정건설을 끝내야 한다고 강렬히 호소하시던 일이 다시금 돌이켜지시였다.
당은 흥남의 로동계급을 믿는다, 흥남비료련합기합소 일군들과 로동자, 기술자들은 나와 보조를 맞추어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자, 함경남도
당위원회에서는 흥남비료의 가스화대상건설을 자기 사업의 총적목표, 중심고리로 정하고 도안의 모든 력량을 총동원, 총집중하여야 한다.… 생산이 멎어
한산한 구내에 궂은비 쏟아지던 그날,
《
김정일동지께서는 격렬했던 공사의 나날을 추억하는 기사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였다.
한세기동안 땅속 깊은 곳에 굳어질대로 굳어진 콩크리트암반을 까내는 일은 그야말로 《낡은 과거산업과의 전쟁》이였다. 오랜 세월 쌓인 매캐한 류산재먼지가 폭연처럼 흩날리는 속에 남녀로소, 직업과 직급을 가릴수 없는 수천수만의 흥남사람들이 한덩어리로 뭉쳐 과거를 무찌르는 처절한 싸움을 벌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강성부흥의 그날을 앞당기려고 피와 땀을 바쳐온 흥남인민의 불굴의 정신력을 생각할수록 목이 메여오시였다.
해빛을 받아 번쩍거리며 하늘을 꿰지르고 솟은 은백색의 대형탑들과 탕크들, 설비들이 단순히 콩크리트기초우에가 아니라 흥남인민의 비상한 창조력, 애국의 넋에 받들려있다고 생각되시였다.
《흥남의 애국자들이…》
《10년동안에도 건설하기 힘든 가스화공사를 2년반사이에 완공했으니 정말 대단합니다. 도당책임비서동무,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발휘하여 우리 당의 주체적인 화학공업건설정책을 관철한 흥남의 애국자들을 축하합니다. 흥남비료련합기업소와 룡성기계련합기업소, 설비조립련합기업소, 락원기계련합기업소… 그리고 또 있지.》
《함흥산업건설사업소, 화학건설련합기업소, 함흥화학설계연구소 로동자, 기술자들과 전체 건설자, 지원자들에게 나의 인사와 감사를 전달해주시오.》
대형탑들이 쩌렁쩌렁 울리는듯 한
《도당책임비서, 룡성기계련합기업소 지배인이 왔지?》
《그새 잘있었소? 어째 건강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는다.》
《에네르기절약형지열설비를 만드느라 잠을 좀 설쳐서 그럽니다. 저는 건강합니다.》
《지배인, 룡성기계에 가면 지열설비를 볼수 있겠소?》
《
《열뽐프도 그렇고, 공기압축기도 전혀 새로운거지? 다른 나라 기술을 빌리지 않고 우리 기술로 지열설비를 만들자니 힘들거요. 이제 가보자구. 룡성기계지배인이 그래서 얼굴이 많이 상했나…》
《지배인, 지열설비를 채 못만들었다고 걱정말라구. 나는 언제든지 룡성기계로동계급을 믿소.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무엇을 달라고 손을 내밀지 않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설비를 돌려 당에서 준 과업을 무조건 수행한건 룡성기계로동계급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서 동무를 찾은건 2.8비날론련합기업소와 흥남비료련합기업소에서… 비날론섬유와 화학비료를 쏟아낸 눈부신 성과의 기저에 룡성로동계급의 막중한 힘이 있었다는걸 말하고싶어서입니다. 바로 룡성기계에서 흥남비료생산공정의 심장부인 저 수소정제탑들과 탄산가스흡착탑, 응축분리탑을 멋쟁이로 만들지 않았소. 미국이 우리가 이 흥남비료련합기업소를 현대화하지 못하게… 비료생산에 저해를 주려고 제재의 빗장을 질렀지만 룡성기계로동계급은 조선의 자존심, 조선의 창조본때를 가지고 저 굉장한 반응탑들을 만들어냈소. 얼마나 장하오. 지배인, 수소정제탑에 붙인 저 대형구호를 보시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룡성로동계급이 실천으로 보여준 이것이 조선의 정신이고 조선의 창조불길입니다.》
《도당책임비서, 락원기계련합기업소에서 만든 산소분리기의 원심압축기도 잘 돌고 가스화1계렬대상설비들이 다 잘 돌아가는구만. 이제 비료생산에서 제기되는게 뭐가 있소?》
《
《흥남지구 공장, 기업소들의 공업용수… 그래, 침전지문제가 있지.》
《공업용수의 질이 낮아 비날론이나 비료생산이 지장을 받아서야 안되지. 며칠간 생산을 멈추더라도 침전지감탕을 빨리 퍼내야겠소. 감탕이 6만립방메터나마 된다지?》
《그렇습니다. 수십년동안 침전지보수를 못해서 감탕이 많습니다. 도당위원회에서는 공업용수를 쓰는 흥남지구의 큰 공장, 기업소들에서 긴급히 돌격대를 무어 10월중으로 감탕을 다 퍼내자고 합니다.》
윤정기는 700명이라는 돌격대 인
《책임비서, 돌격대인원으로 그 엄청난 감탕을 다 퍼낼수 있을가? 한사람이 하루 0. 5립방메터의 감탕을 퍼낸다 해도 1만명의 로력이 있어야 할거요.》
…
…
제가 급수분직장 침전지에 가서 실태를 직접 료해하여보았습니다. 침전지를 수십년동안 사용하다보니 중간도류벽이 무너지고 감탕과 모래가 바닥에 절반나마 차있습니다. 불순물때문에 깨끗이 정화된 공업용수를 보장하지 못해 생산제품의 질을 떨구고있습니다.
…
2.8비날론련합기업소나 흥남비료련합기업소 로동계급이 돌에서 비날론솜을 뽑아내고 석탄을 가스화하여 비료를 생산하느라 하많은 수고를 하였는데 침전지에서 감탕을 퍼내는 방대한 공사는 인민군대가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인민생활과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일을 하여
…
《도당책임비서, 침전지공사는 걱정하지 마오.》
《
《비료가 쏟아지고있구만! 쏟아져!》
천정높이에 있는 하조장출구에서 뇨소비료가 폭포마냥 쏟아지고 잇달아 폴리에틸마대에 그득그득 포장되여 벨트콘베아에 실려가 넓은 하조장 한켠에 더미로 쌓이고있었다.
《저게 갈탄가스화1계렬공정에서 쏟아지는 비료란 말이지…》
《비료지배인, 기사장, 시운전생산이니 비료가 많지 못하구만. 가스화1계렬공정을 만부하로 돌리라구. 그래서 비료를 자동차와 기차에 가득 실어서 우리 사회주의협동벌에 보내줍시다. 농민들이 비료걱정없이 마음껏 농사를 짓는 그날은
비료출하장을 나서신
《앞으로 농촌에서 요구되는 비료를 더 많이 생산하자면 흥남비료가스화2계렬공사를 해야 합니다. 어떻소, 도당책임비서, 비료지배인, 할수 있겠소?》
《있습니다.》
윤정기와 흥남비료련합기업소 지배인은 힘있게 대답올렸다.
《좋소, 기백이 있구만. 그런데 2계렬공사에서도 기본은 고압설비제작이겠는데 룡성기계가 맡아야지? 제기되는 문제가 있는가?》
《
《그래, 걱정할게 없단 말이지. 무엇이든 자체의 힘과 기술로 마음먹은대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룡성로동계급입니다. 나는 룡성기계로동계급이 있어 언제나 마음이 든든합니다. 룡성기계련합기업소는 영웅적인 기업소입니다.》
《지배인, 수소정제탑을 만들 때 용접가스에 질식되면서도 동체안에서 나오지 않던 제관직장의 작업반장이 잘있소?》
《진태범반장동무는
《
《지배인은 고난의 행군시기에 아들을 잃었지?》
《예, 지배인동무의 며느리는 지금껏 단칸짜리 집에서 아들애를 키워왔습니다.》
《남편잃은 설음도 크겠는데… 며느리한테 좋은 집을 줘야지 않겠소?》
《그렇게 하겠습니다.》
《조창주동무가 고난의 행군때 로동자들과 같이 양배추뿌리를 캐먹으며 기계설비를 지켜냈고 매달 생산계획을 수행했다는걸 내 다 압니다. 지배인성품이 그렇게 청렴하니 기업소 로동자, 기술자들이 합심해서 일을 잘하고있는겁니다. 아무리 어려운 중요대상설비과제가 떨어져도 조건에 빙자하거나 뭘 해결해달라고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도당책임비서동무, 그런데… 무리해서 그런지 룡성기계지배인건강상태가 좋지 않아보입니다.》
《
《그래서?!》
《협심증이였습니다. 마침 기업소 책임비서동무랑 가까이 있어서 의식을 잃은 지배인동무를 급히 공장병원에 실어가 주사를 놓고 응급치료를 했더니 피여났습니다.》
《큰일날번 했구만. 협심증환자는 제때에 구급치료를 받아야 소생할수 있습니다. 관상동맥부위의 피줄막힘이 20분을 초과하면 경색이 오고 생명이 위험합니다.》
《룡성기계 지배인이 협심증이 올 정도면 밤을 패는 사업긴장으로 해서… 피로가 쌓일대로 쌓였댔겠는데 제때에 휴식을 못시켰구만.》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기야 윤정기동무도 지배인과 같이 제관작업장에 사무실을 옮겼지.》
나라의 전반적경제의 축도이고 중추적역할을 하는 함경남도를 일떠세우기 위해, 함경남도에서 대고조진군의 불길을 지펴올리기 위해 강행군현지지도를 하는
근래에 와서
《도당책임비서, 조창주지배인의 심장병을 어떻게 치료할가?》
《
《휴식을 시켜야지. 한달정도면 쌓인 스트레스도 좀 풀리겠지. … 그런데 지배인의 거무죽죽한 얼굴을 보니 병세가 대단히 나빠보입니다. 료양소에 보내 치료가 되겠는지…》
×
이날 저녁,
《내가 함경남도의 사업에 대해 관심을 많이 돌리고있는것은 경공업발전과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는데서 함경남도가 차지하고있는 몫이 대단히 크기때문입니다.》
자그마한 앞차대에 수첩을 펴놓고 앉으신
《함경남도는 경제발전에서 의의가 큰 공장, 기업소들이 많아 나라의 축소판이나 같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몇해동안에 함경남도에 거의 매달 오다싶이 하였습니다.》
《함경남도의 일군들과 로동계급이 일을 정말 잘하고있습니다. 2.8비날론련합기업소와 흥남비료련합기업소가 현대화되여 비날론섬유와 화학비료생산을 정상화할수 있게 되였습니다. 대흥청년영웅광산과 룡양광산을 비롯하여 단천지구가 무진장한 마그네사이트광석으로 제품들을 꽝꽝 생산하여 인민생활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있습니다. 눈부신 성과들입니다. 어제 대흥청년영웅광산에서 렬차를 타고오면서 보니 철도역들과 철길주변, 도로주변을 깨끗이 잘 꾸렸습니다. 시, 군 마을들을 선군시대 사회주의선경으로 잘 꾸리고 사는것만 보아도 함경남도사람들이 생활력이 강하고 강성국가건설의 주인다운 일본새를 지녔다고 볼수 있습니다. 함경남도당위원회가 아래단위에 대한 지도사업을 잘하였습니다.》
윤정기는
《내가 느낀바이지만 함경남도에서 일이 잘되고있는것은…》
《도당위원회가 당정책을 무조건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조직정치사업을 잘했기때문입니다. 도당위원회가 사상을 기본으로 틀어쥐고 대중의 정신력을 폭발시켜나간것이 비결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도당책임비서를 비롯해서 모든 일군들이 현실속에, 대중속에 깊이 들어가 그들과 고락을 같이 해나가니 함경남도의 공장, 기업소들에서 대고조의 불길이 세차게 일어나게 되였습니다. 지난 시기 라남의 봉화, 성강의 봉화를 따라 혁명과 건설에서 혁신을 일으키도록 한것처럼 이제부터는 함경남도에서 타오르는 대고조의 불길, 다시말하여 함경남도사람들의 정신세계와 창조본때인 함남의 불길을 따라 전국이 일떠서도록 하여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함경남도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난과 시련속에서도 자기 힘이 제일이고 제정신이 제일이라는 투철한 신념을 가지고 함경남도에서 사회주의를 지켜왔고 강성부흥의 대문을 남먼저 열어제끼려고 분투해왔습니다. 당의 구상을 받들고 제힘으로 세계에 솟구쳐오르려는 강한 민족자존의 정신, 자력갱생의 정신이 분출했기에 대흥과 룡양은 일약 부자광산이 되였고 룡성과 흥남의 로동계급은 선군시대의 거창한 창조물을 일떠세웠습니다. 우리는 함경남도에서 타오른 이 불길이 한개도의 불길만이 아닌 강성국가건설의 불길로, 수령님의 탄생 100돐이 되는 2012년에로 향한 총진군대오를 더 높은 앙양에로 떠미는 불길로, 기치로 되게 하여야 합니다.》
윤정기는 이제 혁명과 건설을 승리에로 이끄시는
《도당책임비서동무, 아무래도 내가 함남의 불길을 창조한 동무들에게 수고했다는 말만 해서는 안될것 같소.》
《함경남도의 일군들과 로력혁신자들, 과학자, 기술자들을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의 명의로 평양에 특별초청하겠습니다.》
《평양에서 뻐스들을 내려보내여 그 동무들을 데려오시오. 평양고려호텔에 들이고 대우를 잘해주어야겠습니다. 대동강과수종합농장과 현대화된 두단오리목장을 참관시키고 연회도 차려주어야 하겠습니다. 그전에
《대흥국수집의 〈평양처녀〉들을 빼놓지 말고 데려오시오. 그 동무들이 먼 대흥땅에서 오래간만에 평양의 친정집에 오겠는데… 1백화점에 들려 당과류랑 사가지고 부모형제들과 친척들을 찾아볼수 있게 하시오. 값은 내가 물어주겠습니다.》
《
윤정기는
《책임비서, 서있지만 말구 쏘파에 앉으라구.》
《
《이제 평양으로 가면서 렬차칸에서 자면 되오.》
《저… 오늘 밤만이라도 여기 조용한 숙소에서 편히 주무시고 래일 떠나주십시오.》
《그랬으면… 나도 좋겠소.》
《도당책임비서, 내가 함경남도에 올적마다 한 단위라도 더 지도해달라고 욕심을 부리더니 이번에는 어떻게 그러질 않는구만.》
《
《허, 그래서 동봉협동농장에 가보잔 말도 못 꺼냈구만. 동봉에서도 가을걷이가 한창일테지. 영옥관리위원장이 잘있는가? 취장염이 도지진 않았소?》
《일없습니다. 동봉관리위원장은 감기 한번 앓은것 같지 않습니다.》
《작황은 어떤가? 봄에 영옥관리위원장이 서해곡창벌 농장들과 경쟁을 하겠다고 했는데…》
《
《그렇단 말이지…》
김정일동지께서는 나직이 뇌이시였다.
기가 꺾여 동봉벌에서 맥을 놓고있을 관리위원장의 얼굴이 선히 떠오르시였다. 봄철에 그리도
생각같아서는 이제 당장 동봉에 가서 관리위원장을 만나보고싶으시였지만 밤중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밤렬차로 평양에 가서 아침에는 당중앙위원회청사에 나가실 계획이시였지만 일정을 미룰수밖에 없으시였다.
×
이른아침,
관리위원장이 심은 살구나무가지에 분홍빛꽃망울이 다롱다롱 맺혔던것이 어제같은데 어느새 봄도 가고 여름도 가고 마가을이 와 살구나무잎새들이 누렇게 물들었다.
찬비가 그칠새없이 내리여 신발에 진흙탕이 달라붙는 질쩍질쩍한 포전길을 걸으시여 비닐박막을 씌운 강냉이영양단지모를 살펴보셨던 둔덕배기밭에는 수확을 앞둔 강냉이숲이 우거졌다.
방금 떠오르는 해빛에 시누런 강냉이잎사귀들에 앉은 하얀 서리가 반짝거렸다. 실한 강냉이대들마다 엇비스듬히 처져 달린 이삭들에는 밤빛수염이 거미줄처럼 엉켜붙고 황금알갱이같은 여문 강냉이이삭들이 오사리를 헤치고 삐주름히 내밀었다. 작황이 그닥 나빠보이지는 않았다.
가없이 높고 푸른 하늘에는 외토리구름송이들이 널려있었다. 잠풍한 날씨였으나 구수한 낟알향기가 섞여 간간이 불어오는 벌바람은 랭기가 실려 산산하였다.
콩꼬투리가 맺힌 논뚝에는 붉은 기발들이 나붓기고 이른아침부터 벼가을에 여념이 없는 농장원녀인들의 노래소리가 들판에 울려퍼졌다.
염소떼가 흐르는 언덕배기 풀밭사이길로 관리위원장 영옥이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
《잘있었나, 관리위원장?》
《관리위원장이 봄에 만났을 때보다 얼굴이 더 탔구만. 농사지을래기 수고를 했겠소.》
《영옥동무는 봄내, 여름내 벌에서 살다싶이 했습니다.》
곁에서 윤정기가 말씀드렸다.
《그랬을테지. 내 전에도 말했지만 그전에
어떻게든 죄스러운 마음을 풀어주시려는 그 과찬의 말씀에 영옥은 참고 참아오던 괴로움과 설음이 한꺼번에 터졌다. 영옥의 살갗이 거친 거무스름한 볼언덕으로 두줄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
영옥의 눈물젖은 목소리는 죄책감에 메이고 꺼져들었다.
《제가… 농사를 잘 짓지 못했습니다. … 예상수확고를 판정해보니 지난해보다 정보당 한톤이 떨어집니다.
온 한해를 하루같이 별을 이고 벌에 나가고 별을 지고 농장사무실에 들어왔을 관리위원장, 랭해가 들이닥칠 때는 곡식이 서리맞는것이 안타까와 강냉이짚단으로 불을 피우며 벌에서 밤을 지새웠을 관리위원장, 농사조건이 좋은 서해안 농촌들에 지지 않고 알곡생산을 더 많이 하겠다고 고심참담한 노력을 바쳐오고서도 자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이 녀성실농군관리위원장이 미덥기만 하시였다.
《
윤정기가 말씀올리였다.
《지난해보다는 떨어지지만 농업성에서 하달한 올해 국가알곡생산계획은 넉근히 수행하는것으로 됩니다.》
《국가계획은 미달하지 않으면 됐구만. 그것도 성과지, 응? 관리위원장, 울지 말라구.》
김정일동지께서는 정담아 말씀을 이으시였다.
《올해 기상조건이 정말 나빴지. 내 여름철에 함남도에 자주 와봤는데 안개가 짙게 껴서 해를 못 보겠더구만. 일조률이 낮고 랭해가 여간심하지 않았던것 같애. 도당책임비서, 그렇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혹심한 자연재해를 당하면서도 알곡생산계획을 수행했으니 됐소. 오면서 보니 강냉이작황은 괜찮은것 같아. 벼가잘 안됐겠지. 아지를 치고 이삭패는 시기에 랭해를 많이 받았겠으니… 관리위원장, 논벌쪽으로 가면서 이야기하자구.》
《내가 봄에 왔을 때 동해안의 협동농장들에서 나쁜 자연기후조건을 극복하고 농사를 잘 짓는 방법을 세가지로 꼽았는데… 관리위원장이 종자선택과 두벌농사와 같은 옳은 경작체계를 세우는데서는 등탈이 없었으리라고 보오. 중요한건 포전의 지력을 높이는건데 관리위원장이 힘들었을테지. 고리형순환생산체계의 효과성을 살려 농장의 부침땅을 비옥하게 만든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요. 영옥동무, 말해보라구. 농장축산과 작업반축산, 농장원세대축산을 어떻게 해왔는지… 집짐승마리수를 불구고 거름을 생산하는데서 다른 협동농장들에 일반화해야 할 좋은 경험은 어떤거고 페단은 무엇인가.…》
아침해빛에 서리가 녹아 물기축축한 풀숲에서는 논메뚜기들이 푸릉푸릉 날았다.
뾰족뾰족한 잔가시들이 박힌 여문 도꼬마리씨들이
윤정기는
윤정기는 영옥관리위원장이 더없이 행복한 녀성으로 생각되였다. 동봉에서 기대하셨던것이 허물어지고 올해농사를 잘 짓지 못했건만
관리위원장은 그저